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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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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18 23:24
최근연재일 :
2022.06.29 16:29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4,799
추천수 :
301
글자수 :
13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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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6 09:22
조회
164
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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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 좀비 (3)

DUMMY

10.


- 다시 한 번 알린다. 우리는 도미니티카 제국 제 6마법병단이다. 즉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면 간단한 검사 이후...


“저... 절대로 투항하면 안 돼요! 커... 커뮤니티에서 봤는데, 이번 좀비 사태는 도미니티카가 생체병기 실험하려고 벌인 자작극이란 말도 있다구요!”


작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루비. 허나 이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제 6마법병단, 제 6마법병단... 웬김나유트루카니까... 아라야. 제 6마법병단 대장이 루이스였나?”


“... 네. 대장이 루이스 씨고, 부대장이 델마죠.”


“그치? 야! 루이스!”


주위를 둘러싼 불의 장막을 향해 소리치는 이원. 루비가 ‘이 인간이 정신이 나갔나? 왜 도미니티카 군부에 왜 깝치지?’하는 눈으로 쳐다보던 바로 그 때.


- 우리는 너희들을 적대시하지 않는... 네? 대장님. 확성기는 갑자기 왜... 앗!


아직 앳된 남자가 무미건조하게 자기들의 의사를 전하던 것처럼 들리던 확성기의 목소리가,


- 도련님? 이원 도련님이십니까?


순간 나이 지긋한 남자의 한껏 당황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어! 루이스. 난데, 일단 이거부터 치우고 이야기하는 건 어때?”


- 아... 알겠습니다!


화르르르...


모든 것을 태워버릴 것처럼 이글대던 불기둥이, 순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사라졌고 남색 원단에 금빛 자수, 도미니티카의 고위 장교 제복을 입은 열한 명의 남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이원 도련님. 대체 왜 이런 곳에 계십니까?


“어머. 정말 이원 도련님이시잖아... 이젠 완전히 성숙해지셨네. 하아... 꿀꺽.”


“도련님...? 선배님. 선배님은 저 사람들이 누구-”


“야. 대장님들 말씀하시는데 감히 어디서 주댕이를 열어! 신입 주제에!”


이원을 보고 수군대는 제 6마법병단. 이원은 그 열한 명 중 가슴팍에 가장 많은 훈장을 단 대머리의 콧수염 남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루이스 씨.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아... 아니. 저야 잘 지냈지만... 그보다 도련님께선 대체 왜 이곳에 계십니까? 혹시...?”


“내가 한 일 아니니까, 잠깐 저기 가서 얘기나 좀 하자고. 괜찮지?”


“예? 예... 괜찮습니다. 전원, 이곳에서 대기!”


“아라야. 너도 루비랑 여기서 잠깐 기다려.”


끄덕-


주위에 일러둔 루이스와 이원이 골목으로 향하자, 거리에는 제 6마법병단 구성원과 아라, 루비밖에 남지 않았다. 아라는 아직 단검을 손에서 채 놓지 않은 상태고, 마법병단 구성원들 또한 별로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대기하는 상황.


‘씨발. 이게 뭔 상황이래?’


그저 가운데에 껴서 루비가 여기 눈치 저기 눈치를 보던 그 때, 마법병단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들려왔다.


“선배님. 방금 그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새끼는 대체 누굽니까?”


“응? 아. 넌 신입이라 모르겠구나?”


“예. 대체 뭐 하는 놈이길래, 싸가지 없이 루이스 대장한테 반말을 찍찍-”


“이원 도련님. 도미니티카 회장님 아드님이셔.”


“... 선배님. 방금 제가 했던 말은 전부 잊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데 사생아라 그런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제 발로 도미니티카에서 걸어 나가셨어. 도미니티카는 자기랑 안 맞는다나 뭐라나.”


“그럼 그렇지. 여자를 둘이나 끼고 다니는 게, 딱 봐도 제정신 아닌 놈 같아 보이긴 했습니다. 선배님 보시기에도 아까 그 녀석-”


“그런데 또 회장님께선 집 나간 이원 도련님을 상당히 아끼신다던데...”


“... 선배님. 저 지금 놀리시는 거죠?”


“오. 이제 알았어? 아무튼 아끼실 만하긴 한 분이셔. 회장님 후계자들 중에서 이영웅 전무님을 제외하면 독보적으로 유능하시기도 하고. 여러 모로.”


루비가 귀를 쫑긋 세워, 마법병단 사람들끼리 말하는 것을 듣는 동안.


“어머. 아라 씨. 오랜만?”


“... 오랜만이네요.”


제 6마법병단 부대장 델마는 아라 쪽으로 다가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잘 지내지? 원이 도련님 근처에서 지내니까 어때?”


“잘 지냈습니다.”


“잘 지냈어? 하긴 도련님 근처에서 지내면 잘 지낼 수밖에 없지. 도련님 맘씨가 워낙 고우시니까. 조그마한 행성의 이름 없는 가문 딸내미가, 뭐가 그리 불쌍해서 데리고 다니시는지..”


“... 헛소리 말고 꺼지시죠.”


“어머어머. 아라 씨 표정 너무 무섭다. 그래도 아라 씨 얼굴만큼은 쪼오금 봐줄만 한데, 좀 웃는 건 어때? 이렇게, 이렇게 스마일. 스마일~”


“꺼지시라고요.”


단검을 쥔 아라의 손에 핏줄이 솟아나고.


“어머. 한 번 해 보자고?”


델마의 손에선 스파크가 튀는 한편, 골목으로 들어갔던 이원과 루이스 두 사람은 아무런 것도 모른 채 느긋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대충 이렇게 된 거야.”


“흐음... 그런 연유로 이곳 행성 과아나크에 오시게 된 것이군요. 참 운도 없으십니다.”


“하하하. 내 운이 그렇지, 뭐. 그나저나 루이스 너가 여기 온 이유는... 역시 이곳에 터진 좀비 사태 때문이려나?”


“예. 그렇습니다. 6번 마법병단 대장 저 알렉산더 루이스, 이번 D-11구역에서 발생한 바이오쇼크, 이른바 ‘좀비 사태’의 해결을 위해 이곳 과아나크에 오게 됐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해. 루이스. 난 이제 슬슬 가 보려고-”


“허나 도련님께 이런 말씀 드리긴 좀 뭐하지만, 이번 사태 해결에 문제가 좀 있더군요.”


루이스의 말에, 이원이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를 쳐다보았다. 딱 봐도 아쉬운 소리 하기 전에 밑밥 까는 행위였으니까.


“... 문제는 무슨 문제.”


“도련님은 모르셨겠지만, 이번 좀비 사태는 정확하게 D-11구역에서만 일어난 사건입니다. 다른 구역으론 좀비들이 퍼져나가지 않았죠. 좀비들은 바로 퍼플호크 파크 옆에 있는 퍼플호크 호스피털을 중심으로, 반경 3km 이내에만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한 번 보시겠습니까?”


그리 말한 루이스가 작은 홀로그램 플레이어를 꺼내, 영상을 틀었다.


- 쿠우우우...


병원 수술용 침대에 누워 있는 한 남자와, 그의 머리에 달라붙어있는 문어와 곤충을 혼합한 것처럼 생긴 괴생명체. 그리고 그 괴생명체를 주위로 좀비들이 배회하는 모습. 징그러운 광경에 이원이 미간을 찌푸렸고, 루이스는 하던 말을 이었다.


“바로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이번 사태의 범인입니다. 좀비라 불리던 것들은 사실 이 괴생명체의 몸에서 나온 벌레들에 감염된 사람들이죠.”


“... 그래?”


“예.”


“그래. 그럼 수고... 아. 왜 그런 눈으로 보고 그래.”


이원이 이러지 말라는 듯 말했지만, 루이스는 오히려 좀 더 뻔뻔하게 나왔다.


“염치없는 말이지만... 도련님께서 저희를 좀 도와 주셨으면 합니다.”


“아니. 너희 일이니까 너희끼리 하면 되잖아. 애초에 이번 일이 도미니티카에서 벌인 자작극이라는 이야기도 있더만.”


“제 권한이 모자라 완전히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제가 알기로는 이번 사태가 도미니티카에서 주도한 일은 아닙니다.”


“... 그러면?”


“막연하게 [휴머니티]의 짓이라 추정중일 뿐... 자세한 건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루이스의 말이 사실이라 말하는 [진실의 눈]. 이내 한숨을 작게 내쉰 이원이 ‘그래. 너희 자작극 아닌 건 그렇다 치자. 그래서 뭐? 내가 왜 너희 도와야 하는데.’하는 표정을 짓자, 그 표정의 의미를 이해한 루이스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왜.”


“이번에 AC-03에서 죠죠.M.더크한테서 [진실의 눈] 빼앗으셨죠?”


“아니? [진실의 눈]? 그건 또 뭔데.”


“시치미 떼셔도 소용없습니다. 델마가 또 도련님 스토커 짓 하다가, 도련님께서 아라 씨와 썬피아 호텔 포커 파티에 갔다는 사실을 알아내 왔기 때문이죠. ‘미혼’이신 도련님이 그 기혼자만 참가 가능한 파티에 참석했다는 것은... 이유가 하나뿐이지 않습니까?”


“...”


“[진실의 눈]은 희귀 아티팩트... 노리는 해적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 도련님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알면...”


“... 그래서, 너 입 닫는 조건으로 도와달라고?”


“예. 도련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제가 원래 입이 좀 무겁지 않습니까? 계속 무겁게 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하아. 그 무거운 입이 왜 내 앞에서만큼은 깃털보다 가벼운 건지 좀 알려주는 건 어때. 루이스.”


“허허. 제가 업어키운 도련님 앞에서는 살짝 가벼워도 되지 않겠습니까?”


“... 각설하고, 내가 뭘 해줬으면 하는데?”


허허하고 웃다가, 순간 딱 정색하고는 영상 속 괴생명체를 가리키는 루이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괴생명체가 [휴머니티]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여러모로 생물병기의 느낌이 심하게 나기 때문입니다. 도련님도 얼핏 느껴지시죠?”


“응. 대충 그래 보이네. 그래서 뭐, 생포하려고?”


“예. 아시다시피 저나 델마가 가진 능력은 ‘생포’에 별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태우고, 델마는 지지고 볶는 능력이니까요. 그렇다고 부하들을 시키자니, 괜히 피해만 커질 것 같은 상황인지라.”


“... 그러니까...”


“예. 도련님이 이 괴물을 생포, 못해도 이 괴물의 표본만이라도 따 와 주셨으면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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