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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의 서재

돌아온 패황의 현대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수생가
작품등록일 :
2021.05.05 17:56
최근연재일 :
2021.05.19 22:0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8,529
추천수 :
131
글자수 :
113,320

작성
21.05.19 22:05
조회
172
추천
5
글자
12쪽

제18화 : 갑질(1)

DUMMY

<18화>



율을 비롯해서 혜림과 수연, 혜은이 같이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율은 다시 MF 테크로 향했다.


‘갚을 건 갚아야지.’


혜림이 당했던 일들에 대해 가만히 냅둘 수는 없었기에.

또한···


‘엿 같은 사회생활의 기분은 나도 잘 아니까.’


회사를 다닐 때, 상사의 갑질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율은 더욱 더 강도가 심해졌다는 상사의 횡포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


···


사실 정의감에 불타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재밌어 보이잖아?’


누구나 사회인이라면 한 번쯤은 꿈꾸어도 봤을 상사에게 갑질하기···

예전부터 율의 마음속에 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에 몸소 나서는 율이었다.


“킥킥···”


입꼬리를 올려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 낄낄거리면서 회사로 향했다.



***



딸칵, 딸칵


안내데스크에서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이며 업무대신 명품가방을 검색하고 있는 여성.


갈색 웨이브 머리카락의 귀여운 상의 얼굴인 그녀의 이름은 안지은.


“하아···사고 싶다···“

“뭐를?”

“꺄악!”


갑자기 말을 걸어 놀래키는 여성과 갑자기 걸어온 말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안지은.

그녀의 비명에 로비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사람들의 눈빛에 자신을 놀래킨 여성을 원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안지은.


“···유정언니!”

“왜?”


작은 소리로 고함을 쳤지만, 놀래킨 당사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의아하게 묻기만 하였다.


“놀래키지 좀 마요!”

“그러니까 누가 딴 짓 하래?”


거듭되는 질책에 능글맞게 씨익 웃으며 넘기는 정유정. 그런 정유정의 모습에 그저 안지은은 한숨을 푹 내쉬며 샐쭉하게 눈을 떴다.


“이건 제 삶의 낙이라구요.”

“에휴···그러다가 잘려도 난 모른다?”


그렇게 자신은 경고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곤 시선을 돌려 로비 출입구를 바라보던 정유정의 눈에 한 남성이 들어왔다.


순간 정유정이 눈을 화등잔만하게 떴고,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시선에는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띄는 인상적인 은백색 머리카락의 한 남성이 있었고, 이내 그가 안내 데스크로 성큼성큼 다가와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야? 정유정.”



***



율이 회사로 들어서고 나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안내데스크의 한 여성.

반갑다고 묻는다면 나름 반가운 인연.

아니, 악연.


자신과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대학을 같이 나오고 결국에는 이 회사까지 이어진 입사 동기인 정유정.


원래는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모르는 사이에 가깝다고나 할까. 다만 승진과 성과에 눈이 먼 정유정이 율의 모든 성과를 가로채고, 매장에 가깝도록 율을 쓰레기로 만들었다.


다행히도 성혜림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회사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그때의 절망적인 상황은 마음속에 응어리가 맺혀 잊을 수가 없는 율이었다.


율이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짓고서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야? 정유정.”


미소를 짓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웃고 있지 않은 율과 눈을 부릅뜬 채로 몸을 덜덜 떠는 정유정.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선 2년 동안 아무 소식이 들려오지 않다가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율의 모습에 정유정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왜 내 앞에 나타난 거지?’

‘이제 와서 나타난 이유가 뭔데!’

‘2년 동안은 아무 소식이 없더니 왜 이제야!’

‘이제 와서 복구라도 하려고?’

‘이제 와서 복수? 킥. 호구인 주제에 녀석이 뭘 할 수 있겠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정유정의 머릿속에서 충돌을 거듭했고···


이내 생각들이 정리되더니 정유정의 얼굴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표정이 사라지고 비릿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응. 오랜만이네? 어쩐 일이야?”


낯빛 하나 안 바뀌고 당당하게 용건을 묻는 그녀. 율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코웃음밖에 안 나왔다.


“···그래. 넌 원래 그랬으니까.”

“무슨 소리일까나? 아, 굳이 다시 회사에 나올 필요는 없어. 이미 퇴사 처리가 끝났거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떼며 굳이 필요 없는 정보를 알려주는 정유정.

남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과 지금의 비릿한 미소가 섞여져 보였다. 속이 올라오는 역한 미소.


하지만 율은 감흥이 없다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만 내비추곤 발길을 돌려 안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안내 데스크에서 멀어져 가는 율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유정은 찜찜한 기분에 휩싸였다.


‘···재수없는새끼가 왜 온 거야.’



***



악연을 지나쳐 내부로 들어선 율은 자신이 일했던 곳으로 향했다. 물론 지금은 과거와는 달라진 부서가 자리 잡고 있겠지만.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이동한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과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용도를 모를 장비들과, 흰색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사람들마다 들고 있는 작은 기계장치.


그렇게 율이 달라진 공간을 잠시 둘러보다가 한 곳에서 시선이 멈추었다.


-사체가공기술개발부


몬스터 사체를 가공하는 기술. 현재로서도 어느 정도 가공은 가능하지만 사체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또는 강도가 높은 사체의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부서.


‘과거에는 마케팅부였는데···’


과거와는 달라진 공간의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던 중 한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일 안하고 뭐하고 있어!!! ···그러고 보니··· 못 보던 얼굴인데?”


중년의 남성은 율을 못 알아봤지만 율은 그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최고인.

과거 마케팅부의 부장.


그의 능력이 최고라는 것이 아닌 그저 이름이 특이한 중년의 남성은 율의 상사였었다.

그것도 갑질이 아주 심한. 전형적인 꼰대랄까.


‘엿 같은 새끼였지. 틈만 나면 여직원 성희롱에 회식만 주구장창.’


율의 안면이 일그러졌다.


‘오자마자 엿 같은 년놈만 만나네.’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악연인 정유정과 엿 같은 상사인 최고인.

두 명을 만났는데 두 명 다 좋지 않은 인연이라니.


‘뭐, 이제는 상관없으려나.’


일그러졌던 율의 안면이 원래대로 서서히 돌아오면서 율의 얼굴에는 비릿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자조적으로 율이 피식 웃었고, 그 웃음이 마치 자신을 향한 비웃음으로 받아들인 최고인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이 새끼가!”.


말보다는 주먹부터 나가는 최고인이 금방이라도 뺨을 칠 것 같이 손바닥을 치켜 올렸으나, 그저 율은 벌레의 발악이라도 보는 듯 웃을 뿐이었다.


율의 뺨을 향해 내려쳐지던 손바닥이 정처 없이 허공에서 멈췄다. 최고인이 영문을 파악하다가 율이 자신의 팔을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안 놔!? 내가 누군지 알아?”


그렇게 율의 팔을 뿌리치려고 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최고인의 모습에 일하고 있던 직원들이 모두 이 상황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모습에는 그토록 엿 같던 상사가 불쌍해 보일지경.


눈에 띄는 체급 차이와 정작 잡고 있는 사람은 무표정으로 일관되어있지만, 최고인 혼자서 얼굴을 붉히며 아등바등거리는 모습. 결정적으로 50대인 최고인의 머리···의 상태가 최고인의 안쓰러움을 부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불쌍하다고 도움을 줄 것은 아니었다. 위계를 내세워서 맨날 갑질 하던 상사를 무엇이 이쁘다고 도움을 주겠는가. 그저 즐거운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그렇게 직원들과의 사정과는 다르게 열심히 발악을 하는 최고인.

그런 최고인을 벌레 보듯이 바라보던 율이 다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꼰대새끼.”


4글자의 단어. 짧지만 효과는 굉장했다.

안그래도 붉던 최고인의 얼굴이 터질 듯 팽창했다.


율은 멈추지 않고 덧 붙였다.


“대머리”


더 짧아진 글자 수. 하지만 오히려 효과는 더 좋은 듯, 붙잡힌 팔을 풀던 최고인이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근처에 있던 날카로운 흉기를 들어 율을 향해 휘둘렀다.


“애송이새끼가! 죽어!!!”


그렇게 살의를 품고 진짜로 사람을 죽일 듯 덤벼드는 최고인을 보며 율이 생각했다.


‘진짜로 사람 죽일 생각이네. 역시 쓰레기는 쓰레기야.’


아마도 사람을 죽이고선 어영부영 힘으로 찍어 눌러서 넘어갈 생각으로 보이는 최고인은 갱생의 여지가 없어보였다.


율이 날아드는 흉기는 일체 상관을 쓰지 않고, 잡고 있는 최고인의 팔에 힘을 주었다.


“끄, 끄아아아악!!!”


갑자기 팔에 밀려드는 극심한 고통에 율을 향해 날아들던 흉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파, 팔! 팔!!”


최고인이 아프다며 비명을 지르든 말든 율은 팔을 비틀었다.

그러자 손목이 비틀리면서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끄아아악! 끄와아아악!!”


이전보다 더 큰 비명을 내지르는 최고인.


그런 최고인을 바라보던 율이 입을 열었다.


“벌레새끼는”


최고인의 반대쪽 팔을 잡았다.


“갱생의 여지가 없으니.”


팔에 힘을 강하게 주었다. 두부처럼 으스러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죄를 짓지 못하게”


손목을 비틀었다. 또 다시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팔을 잘라야 하지만.”


고통으로 인해 눈을 까뒤집고 거품을 물고 있는 최고인의 목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런 최고인의 엉망진창인 얼굴을 바라보던 율이 나지막이 내뱉었다.


“벌레는 벌레답게 대해주어야겠지.”


말을 내뱉은 율이 잡고 있던 최고인을 그대로 창가로 던졌다.


쿠웅 - !


힘 조절을 한 탓에 깨지지는 않은 강화유리.

그저 둔중한 굉음이 났다.


유리창에 부딪혀 쓰러진 최고인을 바라보던 율이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기다려라. 벌레는 한꺼번에 쓸어야 하니.”


그렇게 직원들이 보는 한복판에서 정말로 벌레 잡듯이 최고인을 잡은 율이 발길을 돌려 부서를 떠났다.


율이 사라지고 난 뒤 사체가공기술개발부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야, 야 누구야 저사람!”

“와···나 10년 묵은 체중이 싹하고 사라졌어.”

“최고인 저 시발새끼 당하는 게 왜 이렇게 시원하냐.”

“나도 좀 밟아볼까?”

“오! 나도 밟아야지.”


그렇게 말한 직원들이 기절해있는 최고인에게 다가가선 그동안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받은 치욕을 갚기 위해 발길질을 하며 폭행을 가하는 동안 율의 모습을 보고 제자리에 얼어붙은 한 여직원이 있었다.


“···소 율?”



***



14층의 사장실.


금한돈이 분주하게 이동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기업에 발을 걸친 중소기업이라지만 완전한 대기업은 아닌 MF 테크.

금한돈이 그토록 원하던 대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오늘의 계약이 가장 중요했다.


대한민국의 별이라 불리는 무제 길드와의 계약.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큰 거래였기에 이번 계약을 따내야만 했다.


‘사장인 내가 직접 움직이는 계약이라니. 타인의 모범인 금한돈!’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한 계약은 따 놓은 당상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칭찬하던 그가 준비를 마치고 사장실을 나섰다.


희희낙락하며 사장실을 나서던 금한돈의 시선에 사장실 쪽으로 다가오는 한 사내가 들어왔다. 옆에서는 새로 뽑은 미녀비서가 그 사내를 막고는 있었지만···


자신을 막든 말든 추호도 신경을 쓰지 않는 사내는 이내 금한돈의 코앞으로 와서 입을 열었다.


“금한돈.”


순간 금한돈의 안면이 일그러졌다.

초면에 무례한 언사라니. 그것도 곧 대기업의 회장이 될 자신에게?

안면을 일그러트린 채 눈살을 찌푸리던 금한돈이 입을 열려던 순간 그 사내가 말을 덧붙였다.


“벌레 새끼는···”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사내가 말을 이었다.


“밟아 죽여야겠지.”


그 순간.

금한돈의 시선에는 마치 거인의 발이 연상되듯 거대한 발이 자신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고···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이었다.




선호작, 추천,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다음 화 갑질(2)는 5/21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3 S수미르
    작성일
    21.05.25 22:20
    No. 1

    와아... 수생가 작가님.
    너무 놀랍습니다.
    재미 있어요. 심리묘사를 한 줄씩 띄어서 대사로 치신 부분은
    소름이 돋습니다.
    끝까지 정주행 하겠습니다.
    건필... 홧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수생가
    작성일
    21.05.28 21:35
    No. 2

    문피아에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감사의 댓글이.. 정말 감사합니다 수미르작가님. 작가님의 작품도 재미있게 보고 있었으나.. 요근래 바쁘게 생활하느라 조금 묵혀두고 있네요.. 얼른 일이 끝나고 다시 정주행하고 싶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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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화 : 갑질(1) +2 21.05.19 173 5 12쪽
18 제17화 : 보은(2) 21.05.18 189 2 14쪽
17 제16화 : 보은(1)(수정) 21.05.14 232 3 15쪽
16 제15화 : 폭식의 대공 늑돌이 21.05.13 254 4 12쪽
15 제14화 : 대오각성(大悟覺醒) +4 21.05.12 318 7 13쪽
14 제13화 : 발각 +2 21.05.11 335 4 16쪽
13 제12화 : 진짜 나한테 왜 그러는데 +2 21.05.10 364 5 13쪽
12 제11화 : 호구는 호구다 21.05.10 369 5 14쪽
11 제10화 : 나 소름 돋았어 21.05.09 363 5 12쪽
10 제9화 : 황제의 과거 +2 21.05.09 411 5 16쪽
9 제8화 : 나텔 루 윌렉 +2 21.05.09 434 8 13쪽
8 제7화 : 그는 신이야! 21.05.08 476 6 16쪽
7 제6화 : 아동학대 21.05.08 551 8 13쪽
6 제5화 : 그렐름 21.05.08 559 10 14쪽
5 제4화 : 집 장만(수정) 21.05.07 583 10 18쪽
4 제3화 : 소연 +2 21.05.06 633 10 10쪽
3 제2화 : 맛없는 패황의 음식 21.05.06 686 10 13쪽
2 제1화 : 재회 21.05.06 756 11 11쪽
1 프롤로그 : 지구로 +5 21.05.05 823 1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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