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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의 서재

돌아온 패황의 현대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수생가
작품등록일 :
2021.05.05 17:56
최근연재일 :
2021.05.19 22:0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8,542
추천수 :
131
글자수 :
113,320

작성
21.05.18 01:12
조회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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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제17화 : 보은(2)

DUMMY

<17화>



구두계약이 성사되고, 계약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둘은 혜은이가 투병 생활을 보내고 있는 병원으로 왔다.


“그러니까, 영약이 있으면 된다는 거예요?”

“응···”

“아무 영약이나 상관없어요?”

“아니···어느 정도 효능이 있어야 되더라구···. 그나마 가격이 낮은 것이 50억 정도···”

“흐음···일단 혜은이부터 만나보죠.”



곧 혜은이가 투병생활을 보내고 있는 병실에 도착했고, 그곳에는 혜은이 몹시 야윈 상태로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는 상태였다. 혜림은 혜은이를 보자마자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 한편, 율은 침착하게 상태부터 살폈다.


‘흐음···그냥 몸이 많이 약해진 건가? ···음? 이건···’


상태를 관찰하던 율에 눈에 띈 것은 낯익은 구조의 마나서클이었다.


‘각성한 건가? 그나저나 이 구조는···’


혜은의 마나서클 구조는 율이 많이 봐온 구조였다.

율이 스스로 만들어낸 율만의 전유물인 이기(異氣).

그 기운을 받아내는 데 가장 적합한 구조를 띄고 있었다.


‘버티기만 한다면 치료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걱정은 없을 텐데···’


율만의 전유물이지만 친동생 같은 혜은이에게는 나눠주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강한 힘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얻을 수만 있다면 통제의 능력이 아닌 통제의 ‘권능’을 가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이기(異氣)는 아무리 마나서클의 구조가 적합하다고는 해도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오빠”

“···혜은아?”


순간 숙면을 취하고 있던 혜은이 두 눈을 살짝 뜨고서는 미소를 지으며 기력이 없는 목소리로 율을 불렀다.


“···돌아왔구나.”

“응.”

“어디 다녀왔어···?”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듯 안색이 파리해지는 혜은의 모습에 율이 말을 그만두게 하려했으나 혜은은 계속해서 질문을 했다.


“먼 곳에 다녀왔어.”

“재밌었어?”

“아니···”

“풋-그럼 왜 간 거야···”

“그러게나 말이다.”

“···이제는 안 떠날 거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혜은의 눈빛은 불안에 사무친 눈빛이었다. 마치 자신에게서 떠나지 말라는 듯이···.

그런 혜은의 눈빛에 율은 혜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응. 이제는 안 떠날 거니깐···가고 싶지도 않고···이제 일어나야지?”

“헤헤···그럴 수만 있다면 좋겠다···. 오빠랑 또 놀고 싶네.”

“크큭···누님은 안 보여?”


그제야 혜림이 눈에 들어온 혜은.


“언니···”

“···흐윽···흑···”

“미안해···”

“···왜···왜 미안한건데!”

“···나만 아니었으면···언니는 행복했을 텐데···”

“시끄러워! 네가···네가 없으면 난···!”

“···내가 미워···히힛···”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혜은의 모습에 슬피 우는 혜림···

자신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살지도 못하는 혜림에게 미안한 혜은····


“제, 제발···힘내자 혜은아···”

“···언니.”

“나, 나는 너 없으면 못 살아···그러니까 제발···”


혜은이는 자신의 곁에서 흐느끼는 혜림의 손을 그저 어루만질 뿐이었고, 율은 그런 모습들을 그저 보고만 있었다.


“혜은아.”

“···응, 오빠.”

“일어나야지.”

“···풋···오빠는 여전히 바보네···이 바보 오빠를 누가 데려 가려나···. 아, 수연언니?”

“그래, 이 오빠는 이미 임자가 있단다.”

“···헐···진짜 수연 언니한테 천만번 절해.”

“킥···안 그래도 떠받들며 살고 있어.”

“아쉽다···나도 건강했으면···오빠한테 들이대볼 텐데···”

“나이나 먹고 오렴 꼬맹아.”

“피이···나도 이제 18살이거든? 좀만 있으면 성인이야···근데···”


혜은은 말을 다 끝맺지 못했다.

자신의 몸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얼마 살지를 못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나도 학교 가고 싶어···”

“가면 되잖아.”

“나도 맛있는 거 먹어보고 싶어···”

“먹으면 되잖아.”

“언니랑 같이 놀러가고 싶었는데···”

“놀면 되지.”

“오빠랑 데이트도 해보고 싶었는데···”

“···응?”

“히이···왜 대답을 하다 말아···?”


울먹이던 혜은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걱정시키지 않으려하듯이.


“오빠.”

“응.”

“언니.”

“흐윽···왜!”

“고맙고···미안해.”


호명하는 말에는 잘 대답을 하던 둘이 혜은의 마지막 말에는 굳어버렸다.

떠나기 전, 작별인사 같은 그 말.

혜림은 그저 구슬프게 울기만을 했고···

율은 잠시 말없이 서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꼬맹이주제에 사람 슬프게 하네.”

“히힛···사실, 나 오빠 좋아했는데.”

“그래그래.”

“사실 도시락들도 내가 진짜 정성스레 싼 거다?”

“응. 엄청 맛있었어.”

“그래? 또 해주고 싶네···”

“그럼 또 해줘.”

“···응.”


다시 말이 없어지고···슬피 울던 혜림이 다가왔다.


“···율아···정말로 살 수 있는 거지···?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손이 덜덜 떨리고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리는 혜림이 율에게 물었고


“응, 걱정 마.”


그저 믿기만 하라고 말한 율이 혜은에게 다가갔다.


“혜은아.”

“응.”

“다 나으면 놀러 갈까?”

“···응, 좋아.”

“맛있는 것도 먹고, 학교도 갈까?”

“···으응···”


율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털고 일어나야겠지?”

“응···.”

“나을 수만 있다면 조금 아픈 것은 견딜 수 있겠어?”


순간 ‘이 오빠가 장난하나···’라고 생각하던 혜은은 율의 진지한 눈을 마주했다. 율의 그 눈빛에는 진지함과 자신감이 들어차있었다.


“응. 그쯤이야.”

“엄청 아플 텐데?”

“조금 아프다며···이 오빠가 금세 말 바꾸는 것 보게···.”

“큭···아무튼, 견딜 수 있겠어?.


율의 말에 혜은이는 아무 말 없이 혜림을 빤히 쳐다봤다. 계속 쳐다보던 혜은은 이내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부탁해. 언니를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런 기특한 혜은이의 모습에 그저 율은 가볍게 미소를 짓더니 아공간을 열어 힐링포션을 하나 꺼내서 건넸다.


“이걸 먹으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을 거야.”

“응···. 언니.”

“···왜.”


힘들어보이던 표정은 사라지고 최대한 밝게 미소를 짓는 혜은.


“나 병 나으면 꼭 같이 놀러가자.”

“응···.”


마주보며 웃는 혜림을 보던 혜은은 이내 결연한 표정으로 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빠···잘 부탁해···”


그저 고개만 끄덕인 율이 혜림을 바라보았다.


“누님. 보기 힘드실 텐데···밖에서 기다리실래요?”

“···응, 나가 있을게···부탁해 율아···.”


혜림의 간절한 부탁에 율은 답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을 뿐이었지만, 혜림은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혜림이 나간 뒤, 혜은과 율만 남은 병실 안. 긴장감이 맴돌았다.


“헤헤···오빠···이제 둘만 남았네···?”

“시끄러 꼬맹아.”

“에이···나는 오빠라면 괜찮은데?”

“임자 있어서 그럴 마음이 없네요. 아니, 그 전에 너 미성년자잖아.”

“피이···”


혜은이 떨리는 긴장감을 농담으로 풀었다. 다행히도 효과가 있었는지 떨고 있던 혜은이 진정되어갔다.


“오빠···나···나을 수 있겠지···?”

“그래.”

“꼭···진짜루 꼭···나으면 같이 놀러가자.”

“나을 거라니깐.”

“나랑 오빠랑 언니랑···아! 수연언니도.”

“그러자.”

“그러니까 참을게. 아프고 고통스러워도 참을게.”

“대견하네.”

“응. 헤헤···이제 시작해줘.”

“그래. 조금만 참아.”


혜은이 눈을 감았고 율은 이기(異氣)를 다루기 시작했다.

회색빛을 띠던 기운이 점점 작아져갔다.

혜은의 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양만 주입할 생각인 율은 계속해서 크기를 작게 만들었다.


‘좀 더···. 더, 더 작게···’


주먹 하나의 크기이던 기운이 점점 작아지면서 이내 모래 알갱이정도의 크기로 작아졌고···


“혜은아, 시작할게.”

“응···”


혜은의 마나서클에 가져다가 흡수시키기 시작했다.


“크읏···”


마나서클이 미증유의 기운에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격통이 유발됐다.


“끄읍···오, 오빠···”


혜은의 부르는 소리에 율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기운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해선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한 탓. 되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혜은은 고통 속에서도 말을 이었다.


“···나···너무 아파···”

“···”

“몸이 찢어질 것 같아···”

“···”

“흐윽···”

“···”

“오빠아···”

“···이제 곧 끝날 거야.”


기운을 겨우 자리 잡게 한 율이 입을 열었다. 곧 몸이 재구성될 차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격통이 유발될 것이다.


“참을 수 있지···?”

“···몰라···.”

“모르긴 왜 몰라.”

“···너무 아픈데 어떡해···”


그저 혜은의 머리를 쓰다듬는 율. 이마가 뜨거웠다, 아니, 이마뿐만 아니라 온 몸이 불덩이 같았다.


“대견하네. 혜은이는.”

“넌 정말 대단한 아이야.”

“꼭 이겨낼 수 있어.”


아프다고 칭얼대던 혜은이는 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넌 내 동생이니까.”

“내가 지켜줄 테니까.”

“걱정 마.”


율의 말이 끝나자마자 혜은의 몸이 푸르스레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몸의 재구성된다는 신호. 몸이 뒤틀리기 시작했고, 차원이 다른 통증이 찾아왔다. 그런 고통 속에서 혜은이는···


“···든든해서 좋다···”


웃으며 한 마디를 하곤 고통 속에 휩싸였다.



***



병실 근처 휴게실.


8평 남짓한 공간에는 소연의 마수에서 탈출한 늑돌이(글라트니)와 차마 동생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피한 혜림이 있었다.


무릎을 감싸 안고서 흐느끼는 혜림과 그저 그녀를 바라보는 늑돌이.


‘···인간이라는 건 영 모르겠군···남의 고통에 공감하다니?’


평생을 홀로 살아온 늑돌이는 연대감을 느낄 기회가 없었기에 우는 혜림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다만, 혜림을 보면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남에게 공감해서 우는 여성.


‘부질없는 짓이건만···저리 한다고 고통이 덜어지기라도 하나···’


속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마음 한편이 간질거리기도 하였다.

늑돌이가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던 사이, 흐느끼고 있던 혜림이 늑돌이를 바라보았다.


“너는 이름이 뭐니···?”


폴리모프 상태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늑돌이. 혜림은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너는 가족이 있니?”

‘없다만.’

“어미와, 아비가 없니?”

‘···왜인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나쁜데···‘

“형제는 있니?”

‘없다고.’

“···내가 애완견을 잡고 뭐하는 거람.”

‘개가 아니라 늑대이다만.’


그렇게 개 같은 늑대인 늑돌이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혜림의 마음이 진정되어 갈 때였다.


드르륵-


닫혀 있던 휴게실의 문이 열렸다. 문 여는 소리에 혜림의 시선이 그쪽으로 옮겨졌고···


“···혜, 혜은아···”

“응···언니···”

“혜은아!!”


병약했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스스로 서있는 혜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달려가 껴안고서 울음을 터트렸다.


“···흐윽···다행이야···정말로 다행이야···”

“···응···미안했어 언니···”


둘이 완치의 기쁨을 나눌 때, 뒤이어 율이 휴게실로 들어왔다. 언제 어디서 사왔는지 모를 드레스 한 벌과 함께.


“혜은아, 완치된 기분이 어때?”


그 말에 혜은이 돌아서서는 활짝 웃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답했다.


“너무 좋아!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

“그래?”

“응! 그리고 예전보다 힘이 넘치는 것 같아!”


물론 그것은 율이 주입한 기운 탓이었지만 굳이 알려주진 않았다.


‘아직 개화하려면 멀었으니깐···’


손에 들고 있던 드레스를 혜은에게 주며 말했다.


“이제 진짜 가야지? 옷 갈아입고 와.”

“응!”


밝게 웃으며 드레스를 건네받고서는 휴게실을 나서는 혜은을 보던 혜림이 다가왔다.


“···율아···”


여전히 울먹거리는 혜림의 모습에 율이 단호하게 말했다.


“저한테 고마워할 건 없어요.”

“응···?”

“계약이잖아요, 계약.”


혜림은 율의 의도를 알아채곤 그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니깐···”

“나 일 열심히 할게···.”

“네, 네.”

“이 은혜는 꼭 갚을 테니까···”


그렇게 혜림이 결초보은의 의지를 다질 때, 드레스로 환복한 혜은이 나타났다.


“짠! 어때? 괜찮아보여?”


예전부터 이쁜 축에 속했었지만, 신체가 변화하면서 완전무결하게 변한 혜은의 모습은 가히 천사같았다.


“응, 정말 이쁘네.”

“헤헤···언니는 나 어때?”

“으응···이쁘다. 정말···”

“히힛. 그럼 나 이 옷 입고 놀러 가야겠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미(美)를 뽐내는 혜은의 모습에 율과 혜림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무척 행복하고 따스한 웃음이.




선호작, 추천,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업로드 시간을 잘못 설정하고 잠들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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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화 : 보은(2) 21.05.18 190 2 14쪽
17 제16화 : 보은(1)(수정) 21.05.14 232 3 15쪽
16 제15화 : 폭식의 대공 늑돌이 21.05.13 254 4 12쪽
15 제14화 : 대오각성(大悟覺醒) +4 21.05.12 318 7 13쪽
14 제13화 : 발각 +2 21.05.11 335 4 16쪽
13 제12화 : 진짜 나한테 왜 그러는데 +2 21.05.10 365 5 13쪽
12 제11화 : 호구는 호구다 21.05.10 369 5 14쪽
11 제10화 : 나 소름 돋았어 21.05.09 363 5 12쪽
10 제9화 : 황제의 과거 +2 21.05.09 411 5 16쪽
9 제8화 : 나텔 루 윌렉 +2 21.05.09 434 8 13쪽
8 제7화 : 그는 신이야! 21.05.08 477 6 16쪽
7 제6화 : 아동학대 21.05.08 552 8 13쪽
6 제5화 : 그렐름 21.05.08 560 10 14쪽
5 제4화 : 집 장만(수정) 21.05.07 583 10 18쪽
4 제3화 : 소연 +2 21.05.06 633 10 10쪽
3 제2화 : 맛없는 패황의 음식 21.05.06 688 10 13쪽
2 제1화 : 재회 21.05.06 758 11 11쪽
1 프롤로그 : 지구로 +5 21.05.05 826 1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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