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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타락의 군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6.08.19 22:20
최근연재일 :
2017.06.11 02:51
연재수 :
156 회
조회수 :
1,228,143
추천수 :
27,063
글자수 :
1,044,756

작성
17.04.27 01:39
조회
3,410
추천
90
글자
20쪽

<연합군>

.




DUMMY

“네크로맨서. 사령술을 중지한다!”

네크로맨서들은 벨브를 힐끔 쳐다봤다.

벨브는 지팡이를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마력을 모아라! 외벽 위에 공격 마법을 사용한다.”

네크로맨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언데드들이 사라집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마법은 사령술이다. 공격 마법을 사용하면 마력이 바닥날뿐더러 언데드들이 소멸하며 혁명군들의 방패막이가 사라지게 된다.

“그건 상관없다! 어차피 성수가 있어! 신의 믿음만 있다면 신자들은 버틸 수 있다! 그리고 공격 마법이 아니면 외벽을 탈환해 외문을 열 방법도 없어진다! 이건 명령이야! 신에게 선택 받은 성직자의 명령을 거역할 셈이냐!?”

벨브의 외침에 네크로맨서들은 언데드의 마력 공급을 중단했다.

마력이 사라지자 언데드들은 뼛가루를 뿌리며 무너져 내렸고, 그 모습을 지켜본 혁명군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뭐야!? 언데드가...!?”

“어, 언데드가 사라졌다! 지금이야! 죽여!”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활시위를 혁명군에게 겨누었다.

화살이 쏟아지고, 돌이 던지며, 투석기에서 쏘아 올린 바위 덩이가 혁명군을 덮쳤다.

“모, 모두 당황하지 마!”

“지금 물러설 수는 없어!”

"돌격!"

혁명군이 다시 사다리를 오르자, 네크로맨서들이 지팡이를 모아 주문을 외웠다.

수백 명에 이르는 네크로맨서가 이구동성으로, 그것도 마력과 수명을 바치며 강력한 주문을 영창했다.

“...뭐?”

외벽 위에 있던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눈앞에 거대한 불덩이가 보이는 것이다.

“도, 도망쳐!”

“이곳에서 벗어나-!”

성황법국의 병사들이 당황해하며 외벽에서 벗어날 때, 거대한 화염이 외벽에 부딪혔다.

불꽃이 사방으로 튀기며 정면으로 맞은 자는 뼈조차 남기지 않고 타들어 갔고, 그 주변에 있던 이들은 불에 붙거나 화염의 열기에 화상을 입으며 도망쳤다.

“자, 잠깐···!”

“마도사들은 뭘 하는 거야! 여기에 아군이···. 으악!”

외벽 밑, 혁명군에게도 불꽃은 튀기며 불타버린다.

하지만 외문 근처에 있던 성황법국의 병사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사실.

그것을 본 벨브가 외쳤다.

“지금이다! 외벽을 올라가 성문을 탈환하라!”

벨브의 외침에 혁명군은 외벽을 쳐다봤다.

불길에 의해 이글거리는 벽이 뜨거워 보인다. 저곳을 올라가다간 살점이 타들어 갈 게 뻔했다.

“마, 말이 되는 소리를···!”

혁명군들이 주춤거리자, 벨브가 외쳤다.

“너희에게는 신께서 함께하신다! 성수가 너희를 치료할 것이다! 신께 인정받고 싶지 않은 것이냐!? 설마 또 저따위 타락한 성직자들에게 패해 도망칠 것이냐!”

혁명군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제 곧 그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나라가 탄생한다. 또 다시 도망친다면... 그것은 지옥 뿐이었다.

“오르자!”

“성수가 있어! 작은 화상 따위, 더러운 성직자들이 말하는 화형보다는 훨씬 나아!”

혁명군들은 사다리를 놓고 오르기 시작했다.

벽에서 흘러나오는 열기에 손가락과 얼굴이 타 화상 자국이 생겼지만, 그마저 이를 악물었다.

그들로서는 성직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지금 느끼고 있던 고통보다도 더 큰 것이다.

“미, 미친놈들!”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외문 근처의 외벽을 다가가지 못했다.

아직도 열기가 남아 불타는 외벽에 다가갈 배짱이 없는 것이다.

그런 병사들로서는 혁명군의 증오로 얼룩진 ‘집착’은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저놈들···. 정말로 미친 거야!?”

“이래서 사교도 놈들은···!”

“도망···. 갈까?”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동료를 쳐다봤다.

그는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외쳤다.

“보라고! 아무리 봐도 제정신들이 아니야! 다들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고! 그런 놈들에게 어떻게 이겨!?! 높으신 분들은 성전에서 문을 잠그고 나오지도 않는다며! 그런데 우리라고 가만히 당하고 있으라고!?”

병사의 외침에 지휘관은 인상을 와락 구겼다.

“네놈도 이단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냐! 우리는 성스러운 신의 병사···!”

“신의 병사 좋아하네! 그럼 저놈들은 뭔데? 죽지 않는 언데드에, 다쳐도 금방 상처를 치료하는 물약까지 있어! 정말로 우리가 신의 병사인 게 맞아? 축복? 은총? 내가 보기엔···.”

병사는 손가락으로 혁명군을 가리켰다.

“저놈들이 신의 병사들 같다고!”

“...반역자는 즉결 처분이다.”

지휘관은 이를 악물며 검을 뽑았다.

그가 검을 들어 올려 병사를 베려고 하는 순간, 지휘관의 등 뒤에 창날이 찔렸다.

“...!?”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상태로 지휘관을 찌른 인물을 쳐다봤다.

“...혁명을 위해!”

“신의 대리자, 릴리 골트님을 위하여!”

"라니아의 악마를 따르라!"

방패막이로 사용되던 시민이 광기에 취해 창을 움켜쥐고 있었다.

병사들은 굳어진 채 시민들을 쳐다봤다.

그들 모두 무기를 움켜잡고 혁명군을 겨누는 게 아닌, 자신들에게 겨누고 있었다.

“바, 반역자!?”

“신의 영광이 있기를···!”

“타락한 성황법국을 무너뜨려라!”

시민들은 성황법국의 병사들을 덮쳤다.

도심에 있던 건물들은 불타 올랐고, 시민들이 병장기를 쥔 채 성황법국의 병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외벽 위에 있던 혁명군들은 시민들의 반란에 얼굴이 밝아졌다.

“반란? 폭동인가?”

“어쨌든 우리 편이야!”

“어이! 문을 열어줘! 너희도 자유를 얻고 싶다면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혁명군의 외침에 시민들은 외문으로 달려갔다.

“외문을 열어!”

“으럇!”

성황법국의 병사들을 죽이고 외문을 탈환한 시민들이 있는 힘을 다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굳건히 닫쳐 수도를 지키던 외문이 열리는 걸 확인한 벨브는 희열에 찬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보아라! 이게 신의 은총을 받은 우리의 힘이다! 그 강대한 성황법국의 수도가 이렇게 쉽게 함락되다니!”

벨브는 천천히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네크로맨서들이 따른다.

“후퇴!”

“후퇴하라!”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결국 싸우기를 포기하고 도망쳤다.

“승리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

“법황 셀롬 갓슈란체를 잡아라!”

승리에 심취한 혁명군의 함성이 울리며 벨브와 신자들은 법황이 있는 성전으로 향했다.

전쟁이 고조되었다.

함성과 병장기 소리, 비명이 울리고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혁명군의 진지, 천막에 있던 새장 속 톰의 까마귀가 서서히 눈을 떴다.

[...?]

황금빛 안광이 주변을 둘러보며 근처에 벨브가 없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 벨브 녀석, 명령을 어겼군.’

까마귀를 통해 소리를 들은 톰은 신음을 내뱉었다.

까마귀가 부리를 열어 새장을 물어뜯는다.

새장이 부서지고 그 틈으로 빠져나온 까마귀는 천막을 나와 하늘로 날아올랐다.

보이는 건 전장이었다.

불타는 잿더미에 의해 하늘은 검게 물들었고, 외벽 근처에는 시체와 피로 얼룩져 있다.

까마귀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의아한 눈빛을 내비쳤다.

[함락시키고 있다? 성황법국의 수도를···?]

겨우 혁명군만으로···?

까마귀의 안광이 수도 안, 도시를 쳐다봤다.

틈틈히 성황법국의 병사들이 보이지만 수는 아주 작다.

전쟁을 대비해 수도권을 지키기 위한 병사치고는 질과 양에서 너무나도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뭐지? 어떻게···?]

아무리 성수와 네크로맨서 집단이 있다지만, 그들만으로도 수도를 함락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외문을 뚫고 도시를 점령했다는 것은 성황법국측에서 ‘함락시켜봐라.’라는 듯 문을 열어주는 거 같다.

의아함에 빠진 톰은 까마귀를 벨브에게 보냈다.

“이제 곧 성전을 함락시킬 수 있다! 우리의 승리다! 모두 나를 따르라!”

피냄새와 승리의 함성에 심취한 벨브는 흥분한 채 선두로 혁명군을 이끌었다.

그 뒤를 언데드 군단과 네크로맨서들이 따라붙었다.

그가 거대한 성문과 성벽, 궁전이 있는 곳에 도달하자, 벨브는 두 손을 펼쳐 외쳤다.

“성전이 눈앞에 있다! 성문을 열고 놈들을 깨부숴라!”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당연하지! 이것으로 라니아의 악마께 인정받을 수 있···.”

벨브는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까마귀 한 마리가 바닥에 내려 앉자, 벨브는 얼굴이 창백해져 급히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어떻게든 머리를 까마귀 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런 벨브의 모습에 또 다른 네크로맨서들과 혁명군도 깜짝 놀라 바닥을 엎드렸다.

“라, 라니아의 악마시여···!”

까마귀는 그런 벨브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명령을 어기고···. 잘도 이런 짓을 하는구나. 벨브!]

“아, 그, 그것이···. 당신께 인정받고 싶어···. 과한 충성심에 의해···.”

[네 녀석은 나의 꼭두각시다. 그런데 그런 꼭두각시가 줄을 끊고 스스로 움직였다? 나로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다.]

“아, 아니···. 그것이···!”

벨브는 몸을 떨었다.

웬지 모를 실망감이 마음 속을 검게 물들였다.

승리하고 있다. 자신이 믿는 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목숨을 걸고 움직였건만, 상대는 오히려 질책하고 있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벨브는 이를 악물었다.

"보, 보십시오! 저희가 이기고 있나이다!"

[이건 함정이다. 지금껀 수천년간 대륙을 지배했던 놈들이 이렇게 나약할 줄 아느냐? 그것도 모르다니 네놈도 참으로 무능하군.]

벨브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함정···. 입니까?”

[그래, 놈들은 뭔가 있으니 수도를 이리도 허술하게 했겠지.]

“아, 아니옵니다! 저의 책략과 신자들의 힘으로 함락시킨 것이옵니다! 이제 곧 성전만 점령하면 그 가증스러운 법황의 목을 딸 수 있습니다···! 그 목을 라니아의 악마께 바치겠사옵니다! 저의 충성심, 아니! 신앙심을 보여드리겠나이···.”

그때였다.

성전의 성문이 열렸다.

문이 좌우로 갈라지고, 그 사이에서 우람한 덩치, 그리고 온몸을 빈틈없이 감싼 백색의 갑주를 입은 병사들이 걸어 나왔다.

한 걸음 한걸음에 바닥이 파이고, 투구 속에서의 안광은 이글거리며 혁명군을 노려봤다.

그들의 시선에 혁명군과 성황법국의 병사들은 싸움을 멈추며 뒤로 물러섰다.

“아아, 이거···. 재밌는 장난감이 잔뜩 있군!”

“모두 죽여도 되는 거겠지?”

“법황 폐하를 죽이려는 놈들이잖아? 당연히 되는 거지!”

“몇 놈을 살려둬. 고문하면서 가지고 놀아야 하니까.”

200여 명에 이르는 성기사.

그들은 몸을 풀고 조롱이 섞인 말을 내뱉으며 걸어 나왔다.

이블리스 성기사단.

법황 셀롬이 인간을 제물로 수명과 힘을 극대화한 용사급의 괴물 집단.

지금까지 법황이 비밀리에 기른 이들이었기에 벨브는 바닥에 엎드린 채 그들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것들은...?"

[그렇군. 이게 법황이 파놓은 함정인가?]

“하, 하하! 저것 따위는 별거 아닙니다! 기껏해야 성기사! 사령술과 네크로맨서들이 진을 치고 있사옵니다! 5만, 아니! 폭동을 일으킨 시민들과 함께라면 7만이 넘는 병력이 있습니다! 이미 끝난 싸움, 뭘 두려워하겠나이까!?”

벨브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아무리 강력한 집단이라고 해도, 수만에 이르는 병력을 상대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본 것이다.

[하나하나가 용사급이로군. 그것도 어중간한 수준이 아니야.]

“...요, 용사급?”

벨브는 움찔거리며 더듬거렸다.

“그, 그렇다 할지라도 대군을 상대로···!”

까마귀의 시선이 앞으로 향했다.

황금빛 안광이 분노로 일그러지며 누군가를 노려봤다.

[...가장 악질적인 놈이 나오는군.]

벨브는 시선을 돌렸다.

“아아, 이렇게 타락한 자들이 많다니!”

이블리스 성기사단이 좌우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가마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백색의 제의와 목장, 그리고 관을 쓴 옥좌에 앉은 존재.

법황 셀롬 갓슈란체.

그는 노예들을 시켜 들어 올린 가마에 탄 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혁명군을 쳐다봤다.

셀롬은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아, 신께서 슬퍼하실 것이다! 창조신 아르타르크님께서 사랑하는 신자들이 이렇게 타락해진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셀롬은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이블리스 성기사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성스러운 신의 기사단이여! 그대들은 신이 버린 이 불쌍한 어린양들을 어떻게 구원할 것인가···!”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일제히 무기를 움켜잡았다.

“법황의 명으로, 모두 정화의식을 치르겠나이다-!”

“그 정화 의식이란 무엇인가!?”

“그들의 몸을 태워, 영혼을 정화하는 것이옵니다-!”

“그래! 그렇지! 그런 거지!”

맞장구를 쳐주는 이블리스 성기사단의 대답에 셀롬은 웃음을 터트렸다. 희열에 찬 웃음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

셀롬은 손가락으로 혁명군을 가리켰다.

“신에게 버림받은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모두 쓰레기다! 쓰레기를 모두 불태워버리십시오!!”

까마귀가 눈을 가늘게 뜨며 톰의 말을 전했다.

[지금 당장 병력을 빼라. 모두···! 최대한 살 수 있도록 퇴각해.]

“퇴각···? 무슨 소리를···?”

톰의 말에 벨브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막 모두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법황이 있습니다! 성황법국을 무너뜨릴 열쇠가 바로 앞에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명령을 어기겠다는 것이냐?]

톰의 강압적인 태도에 벨브는 지팡이를 움켜쥐었다.

“저를···. 인정하시지 않으시는군요. 이렇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 했건만···! 당신은···! 으윽! 인정받겠습니다! 법황의 목을 따, 당신에게 인정받겠어요!”

벨브는 셀롬을 노려봤다.

셀롬의 손가락질과 비릿한 웃음, 그의 거만한 태도에 혁명군의 이성이 끊겼다.

“뭐야!?”

“지금 당장 저놈을 죽여!”

"이 상황에 우리를 비웃어? 네 놈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주지!"

혁명군이 분노에 빠지자, 벨브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신의 눈인 신수가 우리 앞에 있다! 신수 앞에서 법황을 죽인다면, 우리는 신께 정의를 보여드리는 것과도 같다! 신자들이여! 신께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 진격하라! 그리고 법황 셀롬 갓슈란체를 잡아라!”

“오오오오오오!”

혁명군이 무기를 치켜들고 달려들었다. 그들 앞에 언데드들이 살기를 뿜으며 진격한다.

수천의 언데드와 수만의 병력이 단 한 사람, 셀롬 갓슈란체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거···. 곤란합니다.”

이블리스 성기사 중 하나가 고개를 틀어 셀롬을 쳐다봤다.

“벌레들이 너무 많습니다. 단순한 벌레라면 청소할 수 있지만, 마도사가 끼어 있으니···.”

“그럼 어떻게 해주길 바랍니까?”

이블리스 성기사들은 웃음이 담긴 목소리로 과장된 몸짓으로 셀롬에게 고개를 숙였다.

“신의 대리자이신 법황 폐하께서 기적을 보여주십시오.”

셀롬은 이블리스 성기사의 몸짓과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목에 힘을 주었다.

“그렇군! 기적! 그래 얼마전 일깨워진 기적의 힘을 보여주지!”

셀롬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 이블리스 성기사들은 뒤로 물러섰다.

까마귀의 눈으로 보고 있던 톰은 의아해했다.

[뭔가···. 할 셈이로군.]

모두 법황의 뒤로 물러서자, 혁명군들은 함성을 질렀다.

“죽여라!”

“놈이 바로 코앞에 있다!”

혁명군은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

그들의 발걸음에 대지가 울리고 먼지가 뿌연 안개처럼 주변을 가렸다.

그들의 피묻은 검과 창, 화살은 셀롬에게 겨누어졌다.

지금껏 억압당한 분노를 눈앞의 법황에게 풀기 위해 모든 감정을 담아 달린다.

“신의 은총이 있기를···.”

셀롬은 숨을 들이켰다. 그의 목과 입속으로 성력이 모여들었다.

“쏴!”

“법황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려!”

혁명군들은 활시위를 매겨 당겨 쐈다.

수천개의 화살이 허공에 날아올라 그대로 셀롬에게 향했다.

숨을 들이켜 굳게 입을 닫고 있던 셀롬은 눈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을 때···. 모든 게 날아갔다.


* * *


“...!?”

마왕성의 집무실, 까마귀의 눈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통신용으로 사용하던 까마귀가 소멸했다.

셀롬이 입을 여는 순간, 빛과 함께 그대로 마력으로 이루어진 까마귀가 사라진 것이다.

‘.방금 건 도대체 뭐였지?’

톰은 당황한 채 상황 제대로 파학하지 못했다.

분명 까마귀는 셀롬에게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런데도 갑자기 셀롬이 입을 여는 순간 까마귀는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셀롬 녀석, 골치 아픈 힘을 손에 넣은 모양이로군.’

톰은 신음을 흘리며 집무실 의자에 앉았다.


* * *


벨브는 눈을 깜박거렸다. 시끄럽게 울리는 이명이 머리에 울려 정신을 어지럽혔다.

벨브는 어느새 자신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는 걸 인지하고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거린다.

눈동자를 굴려 주변을 살펴봤다. 뿌연 먼지가 눈앞을 가렸다.

쓰러졌던 것은 자신뿐만이 아닌지 혁명군들도 휘청거리며 머리를 흔들고 일어섰다.

그들은 입을 열어 소리를 내며 귀를 움켜잡았다.

고막이 터진 듯 사이로 피가 흐르며 고개를 젓는다.

누군가는 소리가 차단되고 시야가 먼지로 덮힌 것에 두려움을 느낀 것인지 입을 벌리며 뭐라고 소리치고 있다.

벨브는 이마를 짚었다. 있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귀가 조금씩 회복되었는지 서서히 소리가 들려왔다.

작지만 점차 커지는 병장기 소리, 비명과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들린다.

"죽... 여..."

"하...하...하하하! 죽여!"

“죽어라! 이단자들여!”

“법황 셀롬 갓슈란체님의 은총이 있기를···!”

벨브는 그때야 정신을 차렸다.

시야를 가렸던 먼지가 점차 사라져 갔다.

뿌연 먼지가 사라진 곳에는···. 학살이 펼쳐졌다.

백색의 갑옷을 입은 이블리스 성기사단이 혁명군을 도륙한다.

검으로 목을 절단하고, 메이스로 몸을 다진 고기로 만든다. 창으로 줄줄이 꿰뚫고 손으로 머리를 터트린다.

참혹한 현장을 바라본 벨브는 몸을 떨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왜...? 왜 우리가 당하고 있는 거냐? 언데드는...?”

그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뼛가루, 그것을 본 벨브는 조금 전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셀롬이 입을 여는 순간, 거대한 파동이 혁명군을 덮쳤다.

셀롬을 죽이기 위해 날아갔던 화살은 역으로 혁명군에게 날아갔고, 법황 근처로 달려가던 이들은 몸이 터져 죽어버렸다.

언데드들은 그대로 소멸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또한···.

벨브는 지팡이를 쥔 손으로 가슴을 어루만졌다.

“...마력이···. 소멸했다?”

있다고 해도 아주 미미한 수준, 적어도 제대로 된 마력을 공급하려면 3,4일은 있어야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서, 성수가 효과가 없어!”

벨브는 흠칫 놀라며 혁명군을 쳐다봤다.

혁명군은 각자 지급 받은 성수를 몸에 뿌렸다. 하지만 다친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신, 신의 기적이···. 사, 사라졌다.”

“맙소사···!”

“뭐야···!? 왜 효과가 없는데? 이건 단순한 물이잖아!?”

혁명군은 두려움에 떨며 뒷걸음질 쳤다. 그런 이들을 향해 이블리스 성기사단은 가차 없이 무기를 휘두른다.

벨브는 말도 안 된다는 손에 힘을 주었다.

“이, 이런 일이···! 라니아의 악마께서 내리신 축복이 소멸 돼···?”

마력과 성력, 그 모두를 소멸시키고 말았다.

법황 셀롬 갓슈란체, 단 한 명의 힘에 의해서···!

참으로 기괴하고 이능적인 힘에 벨브는 고개를 틀어 셀롬을 쳐다봤다.

“쿨럭! 쿨럭! 목, 목이 아프군! 하지만 이 정도 쯤이야 제물로 회복하면 되지! 그나저나 웃기군! 하하하! 봐! 쓰레기들이 죽어 나간다! 정화 당하고 있어! 정말 재밌어! 울면서 살려 달라고 외치는 꼴을 봐라! 하하하하하하하! 벌레들을 모두 짓밟아 정화하라!”

일방적인 학살 속에서, 자신의 백성이었던 자들이 죽는 것을 오히려 재밌는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셀롬은 웃음을 터트렸다.

벨브는 그를 보며 쥐고 있던 지팡이를 떨어뜨렸다.

‘...저 모습은 신의 대리자라고 칭해지는 법황의 모습이 아니다. 성직자가 아니야! 저건 신을 등진 타락하고 오염된···!'

“네놈은 법황이 아닌···.”

벨브의 뒤에 이블리스 성기사가 검을 치켜들었다.

“...악마인 거냐?”

그 말을 끝으로 벨브의 몸이 반으로 쪼개졌다.




안녕하세요! 그림자꾼입니다! 오타 및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리며, 재밌으시다면 [추천하기] 및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작가의말

조금 많이 올렸습니다. 요즘 계속 연재 주기가 어쩡쩡한 지라...

솔직히 요즘 글쓰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절대로 뭐라고 해도 포기 하지 않을 겁니다! 이 작품도 그렇고 다른 작품도...! 글쟁이를 손에 땔까보냐!? 비평 아닌 비난을 받는다고 해도 연재는 작가의 마음!! 끝까지 갈것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 작성자
    Lv.43 프나마
    작성일
    17.04.27 02:31
    No. 1

    잘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1:55
    No. 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카네키
    작성일
    17.04.27 02:38
    No. 3

    재밌게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1:55
    No. 4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까마귀마귀
    작성일
    17.04.27 07:51
    No. 5

    재밌게 보고 갑니다. 톰한테 안좋은 일은 생기지않았으면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1:57
    No. 6

    작가는 독자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결말은...! 일단 가봐야 알 거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황사빈
    작성일
    17.04.27 10:45
    No. 7

    항상 읽을때마다 작가님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마지막을 향해 가는데 아쉽기도 하고 또 많이 기대가 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1:58
    No. 8

    아니요.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 무료로 연재하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독자분들의 댓글 덕분이니까요. 댓글 보는 낙으로 연재하기에 이렇게 작게나마 적어주시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까마귀마귀
    작성일
    17.04.27 13:08
    No. 9

    아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외전 같은걸로 토마의 옛날이야기를 하는 건 어떨까요.용사시절이야기라든가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0
    No. 10

    아하! 사실 셀롬의 이야기를 적어볼까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솔직히 이 작품의 방향성과 스토리, 표현, 캐릭터성, 모두 부족한다고 판단되기에...;;(너무 아쉬운 나머지 조기 완결하는 것과도 같지만요; 원래 예정이 10권 이상 분량인데 6권 분량으로 축소한 거니;) 나중에 완전히 갈아엎어서 새로운 스토리라인으로 리메이크를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하세르
    작성일
    17.04.27 15:05
    No. 11

    토마가 어떻게 법황을 죽일 지 궁금해집니니다. 토마의 고통은 나의 즐거움...!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1
    No. 12

    최대한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4.27 16:18
    No. 13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왜 초반에 안죽이고 방치시켜서 법황이 강해질 시간을 줬는지 이해 안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2
    No. 14

    아하! 그건 아주 예전부터 독자분들이 해오던 질문입니다. 말씀드리자면 일부러 '방치'했다고 해야겠네요. 이것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시로입니다
    작성일
    17.04.27 17:35
    No. 15

    혹시... 수명을 늘리는마법즉 영혼을 대가로 하는 그마법이 사실은 신의 영혼으로 향하는게아닐까 하네요. 창조주의 영혼이 분사되어 수만은 영혼이 만들어진거고요. 그래서 첨에 토마가 윤회의 권리를 박탈할수 있던거였고 또한 신의 파편 즉 신의 육체를 가진 게속해서 부활하죠 대가가 있다는 암시도 글에 있었죠 그렇다면 그대가는 영혼 아닐까요? 아카레알도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다른이들의 수명을 늘렸듯이 말이죠 아무래도 자신에게 쓰는 영혼은 효율적인 이고 자신외 다른이에게 쓰는 영혼은 비효울적인듯하고 제예상에는 아카레알이 마지막에 토마 쓰러질때 자기영혼 희생해서 토마 부활하고 법황죽일듯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여행하는자
    작성일
    17.04.27 17:36
    No. 16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2
    No. 17

    저야말로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시로입니다
    작성일
    17.04.27 17:41
    No. 18

    그리고 반대로 법황이 능력쓸때 육체에 데미지가 간것보니 영혼의 능력을 쓸시 육체에 무리가가는듯하네요. 쉽게말해서 드래곤으로 비유하자면 영혼은 드래곤의 육체고 신의 파편인 신의 육체는 드래곤하트인거죠 토마는 드래곤하트로 무한한 힘을 얻었지만 무리가가고 제어가잘않되죠 법황은 효율적으로 쓸 수 있지만 무한한 힘이없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시로입니다
    작성일
    17.04.27 17:44
    No. 19

    그리고 초반에 토마가 주신의 무덤에서 힘얻을때 악마라고하고 토마가 대주교 죽일때는 천사급 성력이라하였죠 지금도 벨브가 악마라고 머라머라하는데 결말쯤에 작가님이 잘서술 해주겠죵?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4
    No. 20

    그렇게 해석도 가능하군요! 솔직히 작가로서는 머리가 단순하기에 충동적으로 적어놓고 까먹는 일들이 많지만요. 완결까지 여러 독자분들이 만족하실 글을 적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5차원영혼
    작성일
    17.04.28 12:17
    No. 21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꾼
    작성일
    17.04.30 02:04
    No. 22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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