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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이계의 몬스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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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20.05.17 02:24
최근연재일 :
2021.01.17 21:45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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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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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4,520

작성
20.09.0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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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새로운 준비

DUMMY

#


황궁의 회의실.

멀린은 앞을 바라봤다.


아갈드의 최정예 맴버가 모였다.


오우거 슈렝, 고양이 나비씨, 마녀 안나, 웨어울프 제니와 고블린 반장 등.


모두 전투에 특화된 레이드 맴버이며.

또한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자들이기도 했다.


이제 이들과 함께 앞으로의 일.

아벨에 대한 처분을 결정해야 했다.

제니는 쭈뼛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맴버들은 제니의 기록을 공유했다.

그리고.


“아벨이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고?”


안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확인을 위해 제니를 쳐다봤다.


제니가 부정해줬으면 했지만, 제니는 움츠러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나는 좌절한 표정을 지었다.


기록에 따르면 친동생처럼 아꼈던 인큐버스가 지금은 진짜 악마가 되어 미쳐 날뛰고 있다.


소중한 동료의 자식들마저 죽여버린 것이다.


“아벨을 처벌할 생각이다.”


회의실에 있던 맴버들이 멀린을 쳐다봤다.


“놈은 도를 넘었어. 단순히 우리를 방해하는 수준이 아니야. 우리의 목숨마저 노리고 있다. 게다가 100년간 이곳에 있던 놈을 내버려두기엔 위험요소가 너무 커.”

“···.”


안나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래서 너희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


멀린은 동료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검지와 중지를 펼쳤다.


“놈의 처벌을 결정한다. 일단 생각 한 건 두 가지. 하나는 아벨을 잡아 지하감옥에 가둔다.”

“부길드장, 게일론처럼 말입니까? 그럼 형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대장.”


고블린 반장의 말에 멀린이 말했다.


“최소 500년, 지금으로써는.”


악마의 육체를 가졌다고 해도 500년간 지하에 갇힌다면 정신이 피폐해져 폐인이 될 것이다.

어쩌면 정신이 죽어 육체만 살아있는 꼭두각시가 될지 모른다.

그걸 감안하고 말한 멀린이었다.


“그럼 또 다른 건 뭡니까?”


나비씨의 질문에 멀린이 담담하게 말했다.


“죽인다.”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서로 눈치를 본다.


“더 좋은 의견이 있는 자가 있나?”


모두가 침묵했다.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졌다.


“그럼···. 우선 기권부터 거수.”


손은 드는 자는 없다.

의외라는 듯 길드원들은 안나를 쳐다봤다.


손을 들지 않았던 건 친동생처럼 아꼈던 아이를 처벌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뜻이었으니까.


안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평정심을 되찾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멀린은 안나를 쳐다보다 말했다.


“그럼 그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 거수.”


이번엔 나비씨, 슈렝이 손을 들었다.


“그래도 옛 동료입니다. 죽이기엔 꺼림칙합니다.”

“나도-, 그래-. 하지만-, 처벌은- 받아야···.”


멀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남은 이들.


“죽이는 쪽 거수.”


멀린, 고블린 반장, 제니.

그리고 안나가 손을 들었다.


이들 모두 ‘죽이는 쪽’에 찬성하고 있었다.


멀린은 안나를 바라봤다.


“괜찮은가?”


멀린의 질문에 안나는 쓰게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벨이 한 짓이야. 자기행동에 대한 책임은 자기가 져야지.”


빛도 보지 못한 채, 그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채,

500년간 지하에 갇힐 뿐이라면 차라리 죽이는 쪽이 구원받으리라.

아벨 토벌에 안나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었다.


“그럼 아벨의 처분은 처형이다.”


결정되었다.


이제 아벨을 토벌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멀린은 회의실을 나왔다.

걸음을 옮겨 황궁의 복도를 걸을 때, 그의 귓가로 쇠 마찰음이 들려왔다.


챙-!


멀린은 복도에서 걸음을 멈춰 창가를 내려다봤다.


조금 떨어진 황궁의 정원이 보인다.


그곳에서 루비아가 성검을 뽑아 무언가와 싸우고 있었다.


“후우···!”


루비아는 뒤로 물러섰다.


성검을 양손으로 쥔 채 허리를 낮추며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상대방을 노려봤다.


“젠장... 젠장...! 차라리 죽여라. 죽여-!”


온몸이 쐐기에 박히고, 쇠사슬로 묶인 양의 머리를 한 반마가 비명을 질렀다.


그 주변에서는 황제의 정예부대, 아타나토이들이 쇠사슬을 붙잡고 반마를 통제하고 있다.


팔다리가 찢긴 반마는 루비아의 대련 상대였다.


루비아가 반마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성력이 담긴 검날이 두부를 자르듯, 악마의 가죽을 너무나도 쉽게 베어냈다.


“대단하군.”

“과연 아르티오의 영웅이야.”


아타나토이들이 철 가면 사이에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일반적인 창으로는 꿰뚫기 힘든 반마의 가죽을 너무나도 쉽게 베어낸 것이다.


“이 계집 따위가···!”


소의 반마가 괴성을 지르며 손톱을 휘둘렀다.

순간 검은 오라가 형성되어 칼날을 만들었다.

칠흑의 참격이 루비아에게 날아갔고, 루비아는 멈칫 놀라며 검으로 막아냈다.


콰직-!


루비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근육이 파열되는 느낌을 받았다.


-반마와 싸워 경험을 쌓아라.


루비아는 멀린의 말을 떠올렸다.


‘베어내!’


성검이 루비아의 생각을 읽어낸 듯 칠흑의 참격을 베어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 반마의 가슴에 검을 꽂았다.


“끄아아아악!”


반마가 무릎 꿇는다.

루비아는 그런 반마를 내려다봤다.

일부러 심장을 비겨나가 죽이지는 않았다.


멀린이 자신을 위해 잡은 반마였다.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이용하리라.


아타나토이들이 쇠사슬을 끌어당겼다.


반마가 뒤로 엎어졌고, 아타나토이들이 창으로 반마를 짓눌러 고정했다.

그리고 질질 끌며 이동용 감옥에 가두었다.


“으아악! 차라리 죽여!”


반마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타나토이들이 감옥을 수레에 옮겨 이동했다.


“열심히군.”


루비아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멀린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아르티오의 왕궁에서도 저 악마가 침입했었습니다.”


만약 멀린이 없었다면 루비아는 악마에게 살해당했을 것이다.


“저 자신을 지킬 힘 정도는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

“그런데···. 이런 늦은 시간에 왜 이곳에···?”


사실 이곳에 올 필요도 없었다.

그저 회의했고, 이제는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산책을 하려고 온 거뿐이다.


하지만 루비아가 이곳에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 소식 들었나?”

“소식이라니요?”

“크로스트 교단의 이야기.”


루비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크로스트 교단 이야기가 왜 나온 것일까?


“크로스트 교단에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


루비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목표는 예륨이다. 그리고 목적은 게일의 성배, 네가 가진 성검.”


루비아는 성검을 바라봤다.


“하, 하지만 명분이···.”

“이교도들이 크로스트 교단의 성유물을 훔쳤다고 하더군.”


루비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 말은 크로스트 교단은 게일과 루비아을 노린다는 말과 같다.

또한 루비아가 관여되었다면 아르티오 왕국 역시 무사하지 못하리라.


“어떻게 할 텐가, 아르티오의 여왕이여.”


멀린은 그녀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


-크로스트 교단, 그곳에는 악마가 있다.

-악마라니요?

-아벨이라는 악마. 뒤에서 크로스트 교단을 조종하고 있더군. 우린 그놈을 토벌할 준비를 하고 있다.


멀린은 복도를 걸었다.

그러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 아벨이라는 자가 대륙에 대재앙을?


루비아의 말이었다.

그럴 리가.

하지만 거짓말하는 건 쉬운 일이다.


-그래, 그들이 대륙에 죽음을 퍼트렸다. 그리고 이제는 너와 너희 왕국을 노리고 있지.


사실상 크로스트 교단이 노리는 건 게일과 루비아 뿐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분명 아벨이 끼어들었겠지.

루비아와 게일은 단지 핑계일 뿐.


진짜 목적은 아갈드다.


결국 아갈드 길드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거겠지.


하지만 그걸 아는 자는 당사자 외에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용할 수 있다.


아르티오와 예륨을.


멀린은 복도, 황궁의 지하로 내려갔다.


황제에게 부탁해 지하 감옥을 통째로 빌렸다.

그곳에는 항구에서 나온 아갈드의 몬스터 병력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오크 전사들이 좌우로 도열해 멀린을 마중했다.


오크 전사 하나가 멀린에게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녀석은?”

“루루 님과 루리 님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가.”


멀린은 지하 깊숙이 내려갔다.

일백의 오크, 오십의 켄타우로스가 경계하며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그리고 지하의 가장 깊숙한 곳.

죄인을 가두는 쇠창살 앞에 쌍둥이 묘인족.

어쌔신 루루와 워리어 루리가 서 있었다.


“젠장, 누나를 세뇌했던 놈을 왜 우리가 지켜줘야 하는 거야?”

“저기... 루루, 대장님 명령이잖아. 응? 그러니까 참아. 대장님 덕분에 우리가 자유로워진 거잖아.”


그 두 사람은 멀린을 보고 멈칫했다.

루루는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고.

루리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오셨어요.”


루리가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멀린이 물었다.


“놈의 상태는?”

“어, 그게···. 괜찮아 보여요.”


루루와 루리가 쇠창살 안을 들려다 봤다.

멀린 또한 고개를 들어 안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신성한 제단이 있다.

룬이 새겨진 쇠사슬로 제단 주변을 꽁꽁 묶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들려오는 음성.


ㅡ이게 누구신가?


제단 위에 있는 새하얀 두개골.

턱뼈가 움직이며 갈라진 목소리를 내었다.


ㅡ나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아닌가?


“네 도움이 필요하다.”


멀린은 두개골을 바라봤다.


“네게 잠시의 자유를 허락하마. 이 세상에 죽음을 퍼트리는 자유를. 어떤가?”


멀린은 미소를 지었다.


“게일론.”


아갈드의 부길드장, 게일론의 두개골에 안광이 번뜩였다.




오타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고 태풍 때 몸 조심 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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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침략 전쟁 +10 20.09.12 1,689 8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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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새로운 준비 +34 20.09.05 1,932 106 13쪽
» 새로운 준비 +16 20.09.02 1,941 93 10쪽
50 새로운 준비 +13 20.08.31 1,922 103 14쪽
49 새로운 준비 +21 20.08.27 2,067 113 10쪽
48 새로운 준비 +7 20.08.25 2,104 94 12쪽
47 웨어울프의 자손 +11 20.08.23 2,227 9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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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웨어울프의 자손 +19 20.08.16 2,350 1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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