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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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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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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9
글자수 :
548,659

작성
19.06.0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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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글자
11쪽

용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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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아서가 셀리를 바닥에 내쳤다.


와인 창고에서 소란이 일어나자, 잠에서 깬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 여자가 마녀였다!”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증거가 저기에 있다.”


손가락으로 판자가 벌어진 바닥을 가리켰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식량과 식수가 보였다.

이곳에 있는 인원이 일주일은 먹고살 양이었다.


인파 속에서 유아는 아차 싶어 이마를 짚었다.


잠시 딴 곳에 한눈을 판 사이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마녀? 무슨 소리야?”

“세상에···. 엄청난 식량이잖아!”

“뭐야, 지금껏 숨겨놓고 자기가 독점한 거야?”


셀리 덕분에 식량과 식수를 얻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배신감을 느꼈다.

셀리가 독점한 게 아니냐는 의욕을 품은 것이다.


“아니요, 저는···!”


셀리가 소리치려 하자, 아서가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이년이 또 거짓말을 하려는군. 네 말에 현혹될 사람은 더는 없어!”


악감정이 소용돌이친다.

사람들이 셀리를 노려봤다.

그것에 유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서는 셀리를 넘어뜨리고는 말했다.


“독점한 게 아니라 마녀가 요상한 술법을 쓴 거다! 그래, 저주받은 마법을 쓴 거야!”


아서는 생존자들을 설득시키려 했다.

마녀로 몰고 가고, 식량을 자신이 독점하며, 다시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여태껏 구하기 힘든 식량과 식수가 갑자기 쉽게 손에 들어오다니!”


생존자들이 멈칫 놀라며 수긍하기 시작했다.

그들로서는 비정상적으로 깨끗한 물과 식량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 신의 기적이고, 가이아께서 자신들을 버리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헌데, 눈앞에 있는 아서는 그것을 부정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건 신과 악마뿐이야.”


아서가 손가락으로 셀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여자는 마녀다. 악마 숭배자야!”


생존자들이 속닥거렸다.


“...저, 정말일까?”

“확실히 이상하기는 했어.”

“하지만 악마라니.”


셀리 덕분에 목숨을 건진 자들이 대부분이다.

이제와서 셀리를 의심할 이는 몇 없었다.


“식량과 식수, 그것이 갑자기 나왔다. 악마 숭배자가 그냥 줄 리 없지. 분명 제물을 바쳤을 것이야.”


아서가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니, 어쩌면 그 제물이 우리일지도 몰라! 놈은 우리의 생명을 가지고 지금껏 먹을 것을 모아왔던 거야!”


그리고 소리쳤다.


“좀비들이 그녀를 물지 않았어. 그게 그 증거다!”

“진짜로 마녀?”

“...그럴지도 몰라.”


유아는 시선을 돌려 사람들을 쳐다봤다.

눈빛이 살벌해졌다.

증거는 필요없다.


얼마 전까지 어느 정도의 안식을 찾아 제정신이 돌아오고 있는 직후였건만, 또다시 광기에 휩쓸렸다.

유아는 혀를 찼다.


‘생각하기를 포기했어. 멍청이들 같으니.’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인간은 낯선 것, 그리고 미지의 존재를 배척하는 심리가 있다.


특히 공포에 얼룩진 지옥 같은 생활을 해온 이들이다.


정신적인 소모가 지혜는 물론, 지능적 퇴보를 일으켰다.


쉽게 선동당하며,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타인에게 돌리는 성향을 뛰었다.


이대로라면 마녀 재판이라도 열릴 터.


어떻게 할까?


자신이 하려 했던 일은 셀리를 또 다른 생존자 세력의 수장으로 만들고, 엘라이 일행과 합류.


그들이 황궁을 치는 걸 고려하고 있었다.


자신이 손을 대지 않고 황궁을 함락시키는 것.


이것이 재미난 게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헌데, 일이 틀어졌다.


그렇다고 어린 모습의 자신에 사람들이 설득당할 리도 없다.

이럴 때는 기적 한 두개 정도는 보여주는 게 좋을 것이다.

유아는 한숨을 내쉬며 생존자들을 노려볼 때였다.


쿵쿵-!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좀비일까?


생존자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들이 시선을 돌려 문을 쳐다봤다.


“거, 거봐! 이 마녀가 위험해지니 좀비들이 몰려왔잖아!”


아서가 소리쳤다.


“역시 마녀였어!”

“마녀!”


생존자들이 소리친다.

하지만 유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다.

저건 좀비가 아니야. 저건···.


“여기서 소리가 들렸다!”

“문을 부서!”


성기사들이다.


쾅-! 쾅-!

콰직!


문이 부서진다.


은빛 갑옷을 입은 이들이 들어선다.


생존자들은 흠칫 놀라며 겁에 질렸다.

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몇몇은 성기사라는 말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구원자다!”

“성기사님들이 드디어 우리를 구하러 왔어!”


눈치가 없는 이들이 성기사에게 다가갔다.


“안 돼요. 저들은···!”


셀리가 소리치려 할 때, 이미 늦었다.

성기사들이 메이스를 들어 올려 생존자를 후려쳤다.


“모두 잡아들여!”


성기사들이 곤봉과 철퇴를 들고 난입, 생존자들을 짓눌렀다.


유아는 이마를 짚었다.


아, 일이 꼬여버렸다.


빌 일행이 먼저 오기 전에 성기사들이 와버렸다.


‘오히려 잘 된 걸지도 모르지.’


이걸로 확정이다.


엘라이와 빌이 황궁을 습격할 명분이 생겼다.

또한 황궁 안을 직접 걸어서 분위기를 살피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유아가 시선을 들어 올릴 때, 성기사들이 메이스를 휘둘렀다.


* *


시야가 잡힌다.

유아를 감싸 안은 셀리가 있다.


얼굴은 멀쩡했다.


시선을 돌려보니 여인, 그리고 아이들은 상처가 거의 없다.


남자들은 두들겨 맞고 노예처럼 마차를 끌고 있다.

노인들은 다 죽은 모양.


이유가 뭘까?

아이들과 여자들은 손대지 않다니.


황궁 문이 열린다.


황궁에 들어서자 지쳐서 바닥에 앉아 있는 성기사와 신관들이 보인다.


그들이 마차에 모여들었다.


“머, 먹을 것은? 먹을 것은 가져온 것이냐!”

“그래, 이번엔 좀 많아.”


성기사들이 짐칸을 가리켰다.

와인 창고에서 발견된 음식들이다.


성기사와 신관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상당히 굶주려 있다. 또한 공포에 질려 있다.


유아는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두려움 때문에 미카엘에게 반기를 들기 꺼린다.


이러니 서서히 죽어갈 수밖에.


생존자들이 황궁의 지하 감옥에 갇혔다.


성기사들이 아이들과 부모를 따로 격리했다.


유아 또한 어린 모습이었기에 똑같았다.


“안 돼요! 이 아이는···!”


셀리가 비명을 질렀다.

성기사들이 유아를 셀리 곁에서 억지로 때어냈다.


“유아, 절대로, 절대로 보이면 안 돼. 알겠니? 그럼 너는 이용하려···!”


셀리가 절규했다.

어느새 누나가 아닌 어머니의 모성애가 생긴 모양이다.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점차 멀어지며 유아는 따로 성기사 한 명에게 이끌려 간다.


황궁 복도를 지난다.

그리고 음식을 내어주었다.


뭐지?


빵과 수프다.


현 황궁에서 먹기에는 너무나도 질이 좋다.

성기사가 굶주림에 침을 삼켰다.


성기사와 신관들이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러한 호화스러운 음식이라니?


의문이 있었지만,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유아는 음식을 먹었다.


다음으로 성기사가 유아의 손을 이끌었다.


“...네놈은 위대한 제물이 될 것이다.”

“제물?”


그때, 유아는 낯선 기운을 받았다.

성기사가 안내한 곳은 하나의 방문 앞이었다.


어둡고 칙칙한 느낌.

문틈으로 마력이 흘러나왔다.


마력?

성기사들이 있는 황궁인데?


문이 열린다.

성기사의 얼굴이 창백해져 겁에 질린 표정으로 유아의 등 뒤를 밀어냈다.


유아는 얼떨결에 밀쳐져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무거운 분위기다.

빛 하나 없는 어두운 방.


퍼른 대낮임에도 창가를 피로 물들여 빛을 차단했다.


유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둠 속, 방 전체가 룬 문자로 가득하다.


천장, 바닥, 벽까지 모두.


‘소환진’.


유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안에 펼쳐진 이상한 문양들.


이것이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아, 그렇군. 이게···.’


자신의 본체를 소환할 수 있는 술법이다.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게 누구인가?”


유아가 뒤를 돌아봤을 때, 동시에 머리통이 잡혔다.


“길 잃은 꼬마 도련님인가? 이런, 그럼 못써요. 함부로 남의 방에 들어오면.”


유아가 시선을 돌렸다.

머리통을 움켜잡고 유아를 들어 올린다.


교황, 미카엘.


알몸이었다. 또한 팔이 기괴할 정도로 길어져 있고, 손가락이 늘어나 있다.


등 뒤로도 종양처럼 부풀어 올라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잠시 후, 종양이 터지며 손이 뻗어 나왔다.


“...뭐야 이건 또?”


유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얼굴과 전신에 새겨진 룬 문자,

그것이 미카엘의 신체에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


비틀린 얼굴.

그가 흉측하게 일그러진 눈빛으로 유아를 노려봤다.


“뭐야라니, 어른한테 그런 소리를 하면 못써요~! 만약 그런 소리를 하면...”


목소리마저 갈라졌다.

이미 그는 인간인 상태가 아니다.


“언데드인가.”


반은 인간, 반은 언데드.

그 경계선에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저씨가 잡아먹어 버려요~!”


그는 더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기 힘들었으니까.


미카엘의 입이 쩍하니 벌어진다.


뺨이 찢어지며 입 사이에서 수백 개의 치아가 보였다.


또한 눈알이 그 속에 있다.


온갖 흑마법을 사용하다 보니, 온몸이 뒤섞이며 망가졌다.


대륙의 황제였던 자, 모든 인간이 고개를 숙였던 자.

참으로 비참하게 변질하여 버렸다.


유아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


“갈 때까지 갔구나. 교황 미카엘.”


벌어진 미카엘의 입이 유아의 머리통을 집어 삼켜버렸다.



* *


엘라이는 지팡이를 든 채 나무 앞에 서 있었다.


과실이 맺히는 성스러운 나무.


그곳에서 커다란 꽃봉오리가 피어올랐다.


꽃잎이 벌어지며, 그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걸쭉히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엘라이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모여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기괴한 모습에 깜짝 놀란 빌이 허둥거렸지만, 급히 다른 사람들처럼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사람의 모습을 형성하는 것을.


엘라이가 입을 열었다.


“오셨습니까, 성자님.”


빌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림자가 아름다운 모습을 한 사내로 바뀌었다.


그가 목을 어루만졌다.


“머리통이 뜯겨나가는 체험도 나쁘지는 않네.”


유아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시선을 돌려 빌을 쳐다봤다.


빌은 눈이 마주치자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오물딱거렸다.


그때, 유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셀리가 납치당했다.”

“...!”


유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악한···.”


골똘히 생각하며 턱을 짚었다. 그리고 뭔가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악마가 납치했더군.”

“아, 악마?”

“그래, 악마.”


유아가 찐한 미소로 빌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었다.

그리고 기억이 전이 된다.


어린 모습을 한 유아가 셀리를 만난 일.

셀리를 도와 생존자들을 모은 일.

성기사의 습격.


또한 방에 있는 제물을 잡아먹는 기괴한 괴물!


-갈 때까지 갔구나. 교황 미카엘.


그것이 끝이었다.

기억을 전이 받은 빌은 숨을 들이켰다.


황궁에 괴물이 있다.

성기사들은 그 괴물에게 생존자들을 먹이로 주며 점차 키워나갔다.


교황 미카엘, 그자가 괴물이 되어버렸다!


“...맙소사.”


빌이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괴물들의 소굴에 자신의 딸이 납치되었다.


유아는 빌의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빌 자네에게 신의 축복이 내릴 것이다.”


유아가 손을 내밀어 빌의 머리를 감쌌다.

재미난 또 다른 유희 거리가 생각났다.

그것은.


“용사로서 악마를 토벌하라.”


용사 게임이다.




오타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선호작, 추천, 댓글 등을 달아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후원은 NO! 작가를 응원하는 후원은 오히려 작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후원보다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것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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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 게임 +15 19.06.03 3,608 1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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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광기 어린 전쟁 +39 18.12.26 6,497 198 12쪽
70 광기 어린 전쟁 +32 18.12.17 6,554 244 12쪽
69 광기 어린 전쟁 +35 18.12.14 6,464 187 11쪽
68 광기 어린 전쟁 +21 18.12.12 6,729 19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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