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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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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659

작성
19.05.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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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신기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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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 *


‘아버지 말이 맞았어!’


신기 사용자, 그건 신에게 축복받은 존재였다.


하지만 셀리가 듣던 것과는 달랐다.


신기 사용자는 마법 같은 것을 행했지만, 이처럼 기적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럼 신의 기적을 행하는 건가요?


어렸을 적 셀리가 빌에게 한 말이었다.


-아니, 그건 아니란다. 신기 사용자를 만나봤지만, 불꽃을 뿜어내거나, 얼음을 소환하거나 하는 등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더구나.


빌은 깊이 생각에 빠진 듯하다가도 가볍게 말했었다.


-신의 기적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건 없어. 무엇보다 사용하는 모습은 놀라웠지만, 헉헉거리며 지친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울 정도 불쌍해 보이더구나.


“...아빠, 그건 아니었어.”


셀리는 오크통에 채워진 와인과 식수를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또한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빵도 있다.

이건 신의 기적이었다.


“어서 먹어요.”


셀리는 소년을 쳐다봤다.

미소 짓고 있다.


이 지옥에서 어떻게 저렇게 여유로울까? 게다가 이런 상식에 벗어난 능력이라니?


셀리는 덜컥 겁이 났다.

그녀는 소년을 보며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에 소년은 놀란 표정을 짓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무서우세요?”


섭섭하다는 목소리톤이다.

표정마저 가여워 보인다.

그 모습에 셀리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 뭐하는 거야.’


이 지옥 속에서 이 소년의 힘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필요한 식량과 식수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만큼 이 소년은 위험에 노출 되어 있다는 소리였다.


셀리는 왜 소년이 혼자 있는지 알 거 같았다.


분명 수많은 어른들에게 이용당했겠지.

그리고 도망쳐 겨우 생존했을 것이다.


아버지 빌의 말대로라면 신기라는 이상한 힘도 무한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용 후, 사용자가 매우 지친 듯했다.


셀리는 소년에게 다가가 끌어안았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생존자를 보며 유아에게 속삭였다.


“유아, 절대로,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 능력을 보여서는 안 돼.”


유아는 힐끔 셀리를 쳐다봤다.


“알겠니? 너도 알겠지만, 몹시 나쁜 어른들이 많단다. 그러니···.”


진심으로 걱정스러운 말투다.

그리고 유아는 그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유아는 살며시 눈을 감고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착한 여인이다.


“알았어요.”

“그래, 아, 배고프지?”


셀리는 잠든 아서와 생존자를 바라봤다.

완전히 숙면에 빠진 듯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 기회다.


“어서 먹으렴.”


아서가 깨어나면 식량을 독점하려 할 것이다.


셀리는 커다란 빵 중 아주 작게 일부를 때어냈다.

남은 와인과 식수도 따로 퍼서 가죽 주머니에 넣었다.


“먹으렴.”

“셀리는요?”

“나는 나중에.”


셀리는 아서와 생존자들이 잠든 틈을 이용해 창고의 구석으로 갔다.

바닥을 손으로 매만졌다.


그 중, 판자가 들리는 곳을 확인하고 빵과 와인, 식수가 담긴 가죽 주머니를 따로따로 넣었다.


식량과 식수를 보관하기 위해서다.


“제가 따로 만들어도 됩니다.”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말투에 셀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


‘신기라는 건 무한적이지 않아, 분명 유아가 지치겠지.’


그것이 셀리의 생각이다.

유아는 입맛을 다지며 셀리가 준 빵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셀리에게 내밀었다.


“먹어요.”

“그래, 고마워.”


셀리도 빵조각을 받아들였다.


* *


“아직 부족해!”


교황 미카엘은 굶주린 눈빛을 내비쳤다.

그의 방에는 수많은 시체가 깔렸다.


미카엘은 미친 듯이 시체를 장식처럼 벽에 걸고, 바닥에 깔았다.


희생자의 피를 뽑아, 방 곳곳을 더럽혔다.


피로 룬문자를 새긴다.


“부족해. 부족해!”


미카엘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봤다.


성기사들이 몸을 떨었다.


“조,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생존자들을 잡아올 것입니다.”

“워낙 인원이 부족한지라···.”


성기사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음식을 가져왔다.


약탈해 가져온 식량이다.


성기사들은 음식에 시선이 쏠렸다.


먹음직스럽다.


커다란 빵과 깨끗한 물, 따뜻한 수프가 담겨 있다.

하지만 독 또한 담겨 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미카엘은 욕을 하면서도 피로 얼룩진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었다.


빵조각을 뜯어먹고, 물을 마신다. 그리고 수프 또한 한 번에 들이켰다.


그 모습에 성기사들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그중 하나가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을 때.


“쿨럭!”


미카엘이 피를 토해냈다.

미카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독?”

“지금이다!”


성기사의 외침.

그리고 검을 뽑아드는 동료들.


반란.


더는 미카엘의 말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들로서는 미카엘을 제압하고, 가이아께 바칠 수밖에 없다.


오직 그것만이 살아남을 방법이다.


검을 뽑은 성기사들이 몸에 성력을 주입했다.


지면을 밟고, 있는 힘껏 미카엘에게 날아가 검을 휘둘렀다.


“죽이지는 마!”

“팔과 다리만을 베어라!”


산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어리숙했다.


미카엘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성기사의 검을 움켜잡았다.


“...!”

“이 이단자들 같으니!”


미카엘은 피를 흘리는 입을 손등으로 흘쳐냈다.


검을 잡은 또 다른 손에서는 마력이 흘러나왔다.


“...맙소사!”

“마, 마력···?”


성력이 아니라?


손이 검을 으깼다.

그의 손이 뻗어 나간다.


성기사의 머리통을 잡고 두개골을 부숴버렸다.


“하하! 그래, 제물이 더 늘어나는구나. 성기사를 제물로 바치면 악마도 좋아 하겠지!”


미카엘이 손을 휘둘렀다.

그럴 때마다 피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미카엘의 방에서 성기사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추기경과 대주교들은 신음을 흘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실패다.


상대는 교황.


결코 손쉽게 죽을 인물이 아니다.


이를 악문 그들이 방안이 조용해지자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교황 폐하!”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다급히 다가온 듯한 모습으로 주변에 죽은 성기사를 보며 깜짝 놀라는 척했다.


“반란이다. 반란!”


미카엘이 피 묻은 손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이놈들, 모두 제물로 쓸 것이다!”

“...”

“그리고 제물을 가져와라.”

“그, 그것이···.”


추기경과 대주교들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현재 병력이 부족합니다.”

“황궁을 지키는 자 외에는 수색대를 파견하기가···.”


굶주림과 역병에 성기사와 신관들도 버티지 못했다.


하나둘씩 죽어 나가니, 황궁에는 기껏해야 2, 3천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중 500명 정도가 도심을 나가 200여 명 정도의 생존자를 데리고 왔지만.


100명 정도가 희생되고, 50명 정도가 실종되었다.


말이 실종이지 황궁에 있다간 목숨이 위험한 걸 알고 도망친 것이다.


결코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


“그럼 인원을 늘리면 되지 않은가?”


미카엘은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죄수들을 사용해, 제물로 데려온 놈들도 함께 사용해라. 그럼 인원이 충당될 터! 아, 그리고···.”


미카엘이 휘청거리며 추기경과 대주교에게 다가갔다.


손가락으로 그들의 이마를 짚었다.


“반란군이 더 있을 수 있다.”


추기경과 대주교가 멈칫했다.


“만약 그들이 있다면, 허튼 생각이 못 들도록 잘 대처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도망칠 생각도 하지 말고.”

“...”

“어차피 가이아는 벽을 쳤다. 이 수도에서 벗어날 방법 따윈 없어.”


마치 주범이 누구인지 안다는 듯한 말투다.

미카엘의 말에 추기경과 대주교들은 두 눈을 질끔 감았다.

그들로서는 미카엘을 죽이거나 따를 수밖에 없다.


“제물을 가져와라. 그럼.”


미카엘은 추기경과 대주교에게 말했다.


“너희의 죄를 용서해주지. 이 자비로운 신이 말이다!”


* *


“먹을 거다!”

“물이야, 깨끗한 물이라고!”


생존자들이 기뻐했다.

그 모습에 아서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그의 손에 들린 빵조각, 차갑기는 했지만 갓 만들어진 듯 상당히 깨끗하다.


곰팡이나 썩지도 그렇다고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도 없다.


버려진 식량치고는 너무 깨끗했고, 갓 구웠다고 하기엔 이곳에서는 시설이 부족했다.


아서는 시선을 셀리에게로 향했다.


“천천히 먹으렴.


셀리가 품에 안은 소년에게 빵조각과 식수를 준다.


매우 아끼는 가족처럼 보인다.


주변 생존자들은 소량의 빵과 식량을 먹으며 셀리에게 고마워했다.


그 모습이 아서로서는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거 어디서 구한 거지?”


아서는 빵조각을 흔들었다.

그러자 셀리가 움찔거렸지만, 뻔뻔한 미소로 말했다.


“찾았다고 말했잖아요.”

“어디서?”

“몇 번을 말해요?”


셀리는 벽에 쌓여 있는 수많은 오크통을 가리켰다.


“저기서요.”

“왜 저런 곳에 식량이 있지?”

“생존자가 있었나 보죠.”

“그 생존자는?”

“식량과 식수를 구하기 위해 나간 거겠죠.”

“식량과 식수가 이렇게 많은데? 게다가 왜 돌아오지 않는 건데?”

“뻔하잖아요. 먹을 건 많을수록 좋죠. 게다가 죽었겠죠.”

“...”


아서는 의심쩍은 눈빛을 보냈다.


“먹기 싫으면 줘요. 어렵게 찾은 거니까.”

“...”


아서는 빵을 뺏길까 서둘러 입안에 넣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갔다.


식량과 식수가 바닥이 났다.


결국, 출입구의 오크통을 꺼내고, 문에 붙은 판자를 때어냈다.


식량과 식수를 구하기 위해 수색대를 만들었고, 셀리는 자진했다.


그녀는 짐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조를 형성, 가까운 집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셀리는 뒤지는 척을 하면서도 가방 속 식량과 식수를 확인했다.


유아가 만들어준 것들이다.


그것을 다시 짊어지고 자신의 조에게 말했다.


“찾았어요! 식량과 식수!”


그런 식으로 몇 번을 반복했다.


어떨 때는 생존자를 발견하고, 합류했다.

7, 8명밖에 되지 않았던 수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10명, 20명, 30명, 40, 50...


이상하게 가는 곳마다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희생자가 나오기 전, 식량과 식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모두가 셀리를 경이로워했다.


어느 순간, 무리의 수장은 셀리로 바뀌고 있었다.


“쳇, 운이 좋았을 뿐이겠지.”


아서는 혀를 찼다.

셀리는 유아의 상태를 살폈다.


“몸은 괜찮니? 지치거나 무리하지는 말렴.”


유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셀리는 수색을 위한 준비를 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가운데, 혼자 자리를 떴다.


와인 창고의 모퉁이를 돌아 구석진 곳으로 갔다.


바닥 판자를 열어, 식량과 식수를 짐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색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희생자 없이 성공하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너 뭐하는 거야.”


셀리의 몸이 굳어졌다.

그녀가 뒤를 돌아봤을 때, 아서가 우뚝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서의 시선이 뚫린 판자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가죽 주머니가 있다.

또한 오랫동안 땅을 파묻은 듯 오크통 몇 개 있다.


저것이 모두.


“식량?”


먹을 것이었다.


도저히 밖에서 구해왔다기엔 불가능한 수준의 물건들이다.


모두 보관상태도 양호하다.

깨끗하며, 만들어진 지 한 달조차 되지 않은 것들이다.

아서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의 시선이 오돌토돌 떠는 셀리에게로 향했다.


“네년.”


아서의 입꼬리가 잔혹하게 올라갔다. 또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마녀였냐?”


그가 손을 뻗어 셀리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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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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