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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809,667
추천수 :
19,289
글자수 :
548,659

작성
19.02.10 23:30
조회
5,250
추천
146
글자
10쪽

재앙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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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교황 미카엘은 황궁의 꼭대기로 달렸다.

늙은 몸을 비틀거리며 한 걸음, 한 온힘을 다했다.


교황으로서의 품위 따위는 버린 채 절망에 빠진 노인처럼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교, 교황 폐하!”


꼭대기 층을 지키던 성기사가 그런 교황의 몰골을 쳐다봤다.


“폐하! 이곳은 위험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비, 비켜라! 내 두 눈으로 꼭 확인해봐야겠다!”


직접 확인해야 했다.

정말로 그들이 왔는지, 정말로 괴물의 군단이, 아니 신의 군단이 이곳에 왔는지 확인해 봐야 했다.


자신이 벌인 짓이 얼마나 큰 죄이며,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래, 신이 되고자 했다. 유일신을 쓰러트리려 했다.’


그런 신이 과연 얼마나 위대한 지를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황궁의 뾰족한 첨탑, 꼭대기 층에 올라간 그는 방문을 열고 휘청거리며 성기사를 밀어냈다.


그리고 발코니로 향했다.


커튼을 열자, 눈 부신 태양과 함께 신에게 선택받은 도시, 신성 교단의 수도가 눈앞에 보였다.


미카엘은 미소를 지었다.


봐라. 신성 교단은 아직 무사하다. 감히 누가 교단을 위협한단 말인...


"...!"


교황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

수도를 넘어 진을 친 존재들이 있었다.


빽빽하게 모여 있는 군대.


검은 연기를 뿌리며 검고 황금빛의 진지가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그런 군대는 침략할 생각 따위는 없어 보였다.


그들은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무장을 해제한 채 건물을 짓고 있다.


신성 교단의 수백만 명이 사는 거대 도시를 포위한 채, 그것을 감쌀 거대한 성벽을 쌓아 올리고 있다.


드워프들의 지시에 따라 거인들이 움직였다.

정교한 건축물들이 차례로 만들어지고 있다.


신성 교단의 성벽보다 높고, 장엄한 대도시가 맞은편에 단시간만에 만들어지고 있었다.


신의 도시, 교황의 권위를 나타내는 거대 도시를 초월하는 거대 도시가 바깥에 건설 중이었다.


불과 반나절 만에 만들어진 도시였다.


“교황 폐하!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성기사들이 미카엘을 잡고 호위하며 안으로 들였다.


힘이 빠진 미카엘은 끌려 나오다시피 성기사들에게 옮겨졌다.



* *


유아는 제단 앞에서 손가락을 굴렸다.


신앙심을 소모해,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자연환경을 조절했다.


이제 곧 제3의 테라가 완성된다.


신의 도시가 될 영토이며, 악마가 잠들 도시였다.

땅이 기름지고 푸른 숲과 들판, 광산 지대를 만들었다.


대지가 진동하며 나무와 호수, 산이 솟구쳐 자연을 일구었다.


짐승을 소환해 풀고, 그런 자연을 이용해 수십만 대군이 만들어낼 도시의 자원과 식량을 보충했다.


반대로 신성 교단은 수백 만명이 살듯한 도시가 고립되어 버렸다.


식량도, 물도 모두 한정되어 있다.


“공격할 필요도 없겠군요.”


홀프의 말에 유아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맞아요. 우리가 공격할 필요는 없어요.”


신성 교단의 수도를 포위하고, 사방에 ‘움직이는 제단’을 만들었다.


유아가 사용할 수 있는 신의 권능으로 영역 일부를 조절할 수 있다.


외벽을 무너뜨리는 형식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변 땅을 천박하고 메마르게는 가능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지독한 재앙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제단이 좀 더 안쪽으로, 신성 교단의 도심 중심으로 가야만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하던 유아는 미소를 지었다.


“이거 아세요?”


홀프는 그런 유아를 쳐다봤다.


“신은 온갖 재앙으로 인간을 시험한다는 거.”


홀프는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아는 깍지를 끼며 옥좌에 몸을 기대었다.


“인간들의 인내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지켜보도록 하죠. 아, 서신을 좀 보내주세요.”

“서신이라면?”

“악마 미카엘은 스스로 목을 베어 바쳐라. 그렇게 한다면 사악한 이교도들에게 기회를 주겠노라.”

“...”

“물론, 그를 따르는 신도들이 개종하겠다면 저는 그들을 용서하겠지만요.”


유아의 말에 홀프는 눈웃음을 짓고 고개를 숙였다.


“참으로 자비로우십니다. 테라시여.”


그것은 자비였다.

살고자 한다면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오직 죽음뿐이다.


그것은 신성 교단을 섬기는 백성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였다.


“레트맨.”

“네, 말씀하시지요.”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유아의 말에 레트맨은 고개를 숙였다.


* *


어두운 밤, 드워프들이 곡갱이질을 했다.


땅굴을 파고 흙을 날랐다.

그들은 신성 교단의 수도로 향했다.

난쟁이들이 지나가는 그 좁은 공간 속에서, 드워프들은 신성 교단의 하수로를 발견했다.


레트맨들이 하수로에 ‘움직이는 제단’을 가지고 갔다.


‘테라의 영역’을 선포하며, ‘신의 권능’을 줄 수 있게 해주는 제단이 신성 교단의 중앙, 지하수로에 배치되었다.


레트맨들은 눈웃음을 지었다.


“위대한 테라께서 어리석은 이교도들에게 심판을 내리리라!”


땅을 파고 지하수로에 제단을 묻었다.

이것으로 신성 교단 안쪽까지 ‘신의 권능’이 발휘될 것이다.


대재앙이 수도에 닥칠 것이며 이단들은 고통받아 서서히 죽게 될 것이다.


레트맨 중 일부가 도시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곳곳에 벽보를 붙였다.


[유일신을 등진 이교도들이여. 그대들의 죄는 사교도의 수장, 미카엘을 섬기는 것이다. 더럽혀진 영혼을 정화하기를 원한다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라. 이것이 가이아의 뜻이니라!]


레트맨들은 급히 지하수로를 빠져나왔다.

드워프들은 좁은 통로를 다시 메웠다.


제단이 신성 교단의 중앙, 물속에 파묻힌 채 빛을 뿜어냈다.


* *


다음날.


신성 교단의 수도는 혼돈에 빠져 있었다.

바깥에 괴물 무리와 함께 그들에게 홀린 황금 십자군을 보며 겁에 질려 두려워했다.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어째서 황금 십자군이 있는 거야?”

“그게 정말이야? 악마를 토벌하러 갔다며! 그런데 왜 그들이 이곳에 있는 건데!”

“악마에게 홀린 모양이야.”

“뭐?”

“하, 하지만 악마들도 큰 피해를 입은 모양이야. 아는 성직자분께 들었는데 신성 교단은 승리하고 있대!”

“그, 그럼 괜찮겠지. 이곳은 신을 모시는 교황께서 계신 곳이야. 가이아께서 우리를 보호해주실 거야.”


아직은 괜찮다.


상대가 포위를 한 채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신의 도시.

기름진 땅과 도시 내에서는 수많은 가축, 풍부한 식량이 저장되어 있다.

또한 수년은 버틸 수 있도록 자급자족이 가능한 영토였다.

그야말로 신에게 선택받은 도시라고 볼 수 있었다.


황궁에서 식량을 제한하고 또한 도시의 시민들이 가축을 잘 보살핀다면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괴물들이 지쳐 돌아갈 때까지 버틸 수 있거나, 혹은 다른 국가들이 악마의 군단을 몰아낼 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일이다.


그것이 현 신성 교단의 백성들이 가진 생각이었다.


“그런데 얼마나 사악한 악마들이길래 신성 교단의 수도를 포위하고 있는 거야? 외벽 위에서 바깥을 보는 것도 금지라며?”

“바깥을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썩어버리고 정신은 미쳐버린다고 하더군. 그러한 저주를 악마들이 펼치고 있데.”

“또한 성기사들이 바깥 세상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어. 악마들이 열세에 몰렸다 하니, 이 사태도 금방 끝날 거야. ”

“하지만 너무 조용한데? 간혹 뭔가 만드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정말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악마들이 주술을 부려 자신들의 약함을 숨기고 있다고 하더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우리는 승리할 거야.”


백성들은 외벽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병사들이 막아 세웠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로는 외벽 위에 올라가거나 나가게 된다면 사악한 악마들에게 현혹되어 미쳐버린다고 한다.


다만, 악마들과 성기사들이 싸워, 수십 차례에 승리해 귀환했다고 한다.


“하지만 벽보에서는...”

“쉿! 그 이야기를 하면 안 돼.”


시민들이 말을 하다가도 입을 다물었다.

시선을 돌리자 성기사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었다.

성기사가 지나가자 시민들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그 벽보를 봐도 저주에 걸린다고 하더군.”

“헛! 정말로 그런 거야?”

“옆집 한스씨가 벽보를 보고 미쳐서 성기사에게 끌려갔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도 악마들의 수작이라고 하더군. 열세이니만큼, 내부에서 분열을 일으킬 속셈이라고 하더군.”

“그, 그게 정말이야? 신을 배반했다느니, 신의 재앙이 닥칠 거라느니. 그러던데.”

“그게 악마들의 수작인 거지. 그러니 조심해야 해. 알겠지? 벽보에 대한 이야기가 퍼지면 혼란을 초래하고 악마들의 뜻대로 된다고 하더군.”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조용히 기도를 올리며 성기사분들이 악마를 퇴치하는 걸 기다리면 돼. 그것이 곧...”


시민들이 당당하게 가슴을 피며 말했다.


“우리의 신앙심이니까! 가이아께서는 우리를 지켜주실 거야.”


그때였다.


“큰일 났어요!”


시민들이 고개를 돌렸다.

어린 소년 하나가 헐떡거리며 시민들에게 다가왔다.


안색이 창백한 소년을 보자 시민들은 불안에 섞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무슨 일이야?”

“호수가, 신성 교단에 있는 호수가...! 피로 물들었어요!”


시민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신성 교단의 도시 내부에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호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곳에는 물고기들이 많으며, 간혹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도심의 거대 호수가 피처럼 물들어 물고기들이 배를 내밀며 떠올라 죽어 있었다.


그곳뿐만 아니라 도심의 하수로와 우물 또한 피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빨간 호수를 바라본 시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떨리는 손으로 호수에 손을 당갔다.

걸쭉한 것이 피처럼 보였다. 더불어 끔찍하리만큼 악취가 돌았다.


“이게 무슨....”

“설마... 진짜 악마가 재앙을...!”


시민들은 숨을 들이켰다.


그것이 신성 교단에 닥친 첫 번째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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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둥가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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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재앙의 도시. +26 19.02.18 4,882 15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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