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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809,661
추천수 :
19,289
글자수 :
548,659

작성
18.12.30 17:50
조회
6,455
추천
197
글자
9쪽

광기 어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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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흑색의 군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존재가 있다.


ㅡ쿠오오오오!


흉포한 미노타우로스 떼가 줄에 묶여 이끄는 거대한 마차.


화려하며 웅장한 마차 위로는 천막이 처져 있고, 그곳의 옥좌에는 마신이라는 존재가 앉아 있다.


그는 따분한 듯 입맛을 다지고는 시선을 하늘로 향해 있었다.


눈앞에 있는 12만에 이르는 용혈병단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소름 끼치는 군대로군.’


기사들을 훨씬 능가하는 강자들이다.

온몸에 무장한 장비 또한 견고하게 만들어졌다.

두려움 또한 역시 없을 것이다.


용모가 인간이었다면 더없이 용맹한 ‘기사’들로 보인다.


실력과 장비,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사기!


정말로 탐나기 그지없는 군대다.


그에 비해 용혈병단은···?


“...맙소사.”

“저게···. 우리가 상대할 존재라고?”

“마신···? 인간처럼···. 보이지?”


현실을 외면하며 두려움에 뒤로 한 발짝 물러서는 기사들이 보인다.


이 중에는 분명 명예와 투쟁을 위해 모인 진정한 기사가 있지만,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 참전한 시골 촌구석의 기사들 또한 있을 것이다.


그걸 깨닫게 되자 알렉산더는 어깨가 축 늘어졌다.


‘...이럴 줄 알았다면 더욱 더 인내를 해야 했는데.”


충동적으로 싸움을 걸기보단 용혈병단을 소집하고 몇 달 동안 훈련을 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때 너무 흥분해 기다리지 못한 것을.

그때 인내를 헸었어도 얼마 참지 못해 다시 폭발해 시비를 걸었을 것이다.


알렉산더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것도 잠시, 입꼬리가 말아 올려졌다.


뭐,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결과만 있을 뿐이다.


“그래, 결과만 있겠지···!”


알렉산더는 양손을 등 뒤에 있는 소도를 향해 뻗었다.


양손에 움켜잡고 뽑아들며 안광을 붉힌다.


“시련이 있기에 신화와 전설이 기록되는 법.”


알렉산더는 입을 벌렸다.

그의 입에서 숨결이 흘러나온다.

광기에 얼룩진 안광이 마신을 노려본다.


이미 명예는 드높고, 명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이미 전설 속 인물이다.

하지만 아직 ‘신화’적인 인물이 되지 못했다.


“제군들이여!”


기사들은 흠칫 놀라며 알렉산더를 쳐다봤다.


“그대들은 무엇을 바라나?”


양손에 소도를 움켜쥔 그는 옥좌에서 일어서 마차에서 내렸다.

말 따위는 타지 않는다.


그는 직접 걸어서 기사들 사이로 걸어갔다.


“명예? 명성? 다시 생각해보니 별거 아닌 것들이라네. 그것에 목숨을 건다? 참으로 하찮은 생각이라네. 그건 ‘용사’가 될 제목이 아니야.”


그는 기사들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양손을 펼쳤다.


“그런 시답지 않은 것을 바라며 싸우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등을 보이고 도망치게나. 하지만 ‘신화’를 기록할 용사들은 나와 함께 하게.”


기사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과 함께 싸우는 기사, 그리고 마신. 어떤가? 전설과 신화를 넘어, 동화 속 이야기로 길이길이 이어질 이야기 아닌가?”


기사들은 검을 움켜쥐었다.


“내가 선봉에 서도록 하지. 싸움에 몸이 근질근질해 참지 못하겠거든.”


알렉산더는 허리를 낮추고 지면을 밟았다.


“싸워라. 투쟁하라. 용사들이여, ‘신화적 용자’가 되라!”


알렉산더는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용의 용언이 대지에 울려 퍼졌다.

그의 눈이 파충류처럼 변하고 얼굴의 일부가 비늘로 덮혔다.


“...가자, 용자들이여!”


알렉산더의 몸이 튕겨 나갔다.


지면을 벅차고 지나간 자리에 폭음이 들려오며 모래바람이 휘날렸다.


기사들은 그런 그를 보며 목에 핏대가 돋을 정도로 함성을 질렀다.


“우리는 용의 기사단!”

“용의 후예, 황제 폐하께서 함께 하신다!”


기사들 역시 진격했다.


말을 탄 기병이 고삐를 흔들고, 방패와 창을 쥔 군대가 진형을 만든다.


활과 석궁을 가진 자들은 높게 치켜들며 쏠 준비를 했다.


“...오호.”


미누타우로스가 끄는 마차 위에서 유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통 인간 병사들이 이 군대를 본다면 싸우기보단 등을 보이며 도망치기 일쑤다.


그리고 그것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건 덤이고 말이다.


하지만 상대는 ‘싸우기’를 원했다.

‘신화적인 기록’을 남기기 위해 투쟁하기를 원했다.


아니, 그건 기사들에게 있어서 목숨을 건 싸움.


하지만 용과 자신은 달랐다.


‘놀이.’


인간과 몬스터는 그저 소모품일 뿐. 이건 놀잇거리(유희)나 다름없다.


신과 용의 유희.


유아도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로 이런 놀이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유아는 시선을 옆으로 두었다.


그곳에는 지도가 보인다. 그리고 상대 지형의 병력이 움직이는 말이 있고, 테라 진형의 말이 보인다.


유아는 하나의 체스 게임처럼 말을 움켜잡고 앞으로 움직였다.


“...테라의 명이시다! 전열, 대형을 갖추라!”


오크 중장병들이 방패를 땅에 내려찍는다.

그 뒤로 창날이 치켜세워졌다.


뒤에서 고블린이 짝을 이루어 장궁을 잡고 겨눈다.


“투척 준비 완료.”


투석기에는 돌덩이, 그리고 슬라임과 레트맨이 만든 독약들이 올려진다.


“발사!”


투석기가 발사된다.


허공에 수많은 이물질들이 쏟아져 내려온다.


“기사단, 방패 들어!”


기병을 타고 돌진하던 기사들이 방패를 치켜든다.


화살과 독약, 슬라임들이 떨어져 내린다.


금속 방패가 화살을 막아냈지만, 흘러들어오는 독약에 맞아 피를 토해내고 움직이는 슬라임에 얼굴이 녹아내려 쓰러진다.


“물러서지 마!”

“수적으로는 우리가 위다!”

“용맹함을 보여줘라!”


기사들은 물러섬이 없었다.

눈을 붉히며 말발굽을 굴린다.

허리를 낮추고 창대를 치켜든다.


“하찮은 인간들-!”


오크들이 괴성을 지른다.


지면에 발을 지탱하며 흥분된 거친 숨을 내쉬었다.


기사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과연···. 저 철벽을 뚫을 수 있을까?


그때였다.


말을 탄 기사들보다도 빠르게 돌진하는 자가 있다.


“나를 막는 자는 곧 죽음이 있으리···!”


알렉산더는 양손에 쥔 소도를 한 번 휘둘렀다.

공기가 팽창한다.


바람의 칼날이 막아선 오크 중장보병을 베어낸다.


“어···?”


오크들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방패가 사선을 갈린다. 육신 또한 어긋난다.


죽음.


그것을 인지했을 때, 오크 중장병들은 이를 악물었다.


“쿠오오오오! 테라의 영광이 있기를···!”


그리고 죽기 전, 들고 있던 방패를 던져버리고 있는 힘껏 창을 던졌다.


“...오호!”


알렉산더는 날아오는 수십 개의 창날을 피하고는 그대로 무너진 진형을 파고들었다.


죽는 순간까지 신의 명령을 따르는 광신도 군대.


이 얼마나 멋진 군대인가!


“탐나도다!”


하지만 자신은 이런 군대를 가지지 못하겠지.

가지지 못하니, 이 군대를 전멸시킴으로써 자신의 만족감을 드러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마신···!”


이 세계의 유일신, 가이야를 죽여야 한다.

그는 오크들의 진형을 꿰뚫었다.

그를 향해 수십, 수백 개의 창날이 날아들어 온다.


알렉산더는 양손에 쥔 소도를 휘둘렀다.

수십 개의 섬광이 단 몇 초 만에 일어나며 주변에 피가 뿌려진다.


ㅡ쿠오오오오!


온몸에 철갑을 두른 기갑 오우거가 방패를 들어 그를 향해 내려찍는다.


알렉산더는 지면을 밟고 뛰어올랐다.


소도가 방패를 가른다. 작은 검신. 하지만 오우거의 육신마저 좌우로 갈려 피를 뿌리며 쓰러진다.


진형이 아수라장이 된다.


이쯤 되면 몬스터라도 패닉에 빠져야 한다.


대열이 무너져 내려야 한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뒤를 힐끔 쳐다봤다.


자신이 뚫었던 자리에 금방 오크 중장병들이 메꿔진다.


미동조차 없다. 등 뒤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들의 사기에는 아무런 흔들림이 없으며, 오직 맡은 바 임무를 다한다.


“...무섭구나.”


이들의 집념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강인한 것일까?


뒤늦게 오크 중장병들에게 기사들이 닿았다.


창날이 찍혀 낙마하거나 온몸에 걸레 짝이 된다.


기사들의 쐐기 대형에 격돌하고도 오크들은 미동만 있을 뿐이다.


한 번의 돌격으로 뚫지 못한 기사들은 급히 우회하려고 했지만, 좌우로 테라의 켄타우로스 중장기병대가 다가와 그들과 충돌했다.


말과 몸이 일체인 켄타우로스의 기마술은 인간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말을 탄 기사들은 순식간에 고깃덩이가 된다.


“이거 지원을 바라기는 글렀군.”


알렉산더는 숨의 흩트림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작은 눈높이에서는 태양마저 가릴 듯한 긴 창날들이 진을 치고, 거대한 거인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녹색의 괴수들이 한껏 숨을 들이켜고 내시며 그를 노려본다.


“...내 평생 오크와 오우거를 두려워할 날이 올 줄 몰랐도다.”


알렉산더는 히쭉거렸다.

그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전율에 묘한 희열을 느꼈다.


“그래도 이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어디냐!”


그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 괴수들의 너머에 신이 존재한다.

이들을 넘으면 신을 대면하고 이야기하고 싸울 수 있다.


이건 작은 시련.


신을 뛰어넘는 작은 계단에 불과하다.


“용사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괴물들이여-!”


알렉산더는 테라의 군세 중심에서 소도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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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재앙의 도시. +30 19.02.10 5,250 14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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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광기 어린 전쟁 +38 19.01.27 5,718 183 13쪽
74 광기 어린 전쟁 +53 19.01.14 6,428 20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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