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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도전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 전문가 인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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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도전
작품등록일 :
2019.07.14 00:32
최근연재일 :
2019.11.02 16:05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161,295
추천수 :
3,386
글자수 :
296,477

작성
19.09.16 17:05
조회
863
추천
19
글자
8쪽

시산혈해

DUMMY

힘이 성장한 이후 적응할 기간도 거치지 않고 바로 던전에 와서 그런지 윤희는 자신의 힘을 활용하지를 못했다. 물론 그녀의 특기는 마력을 기반으로 한 원거리 공격이지만 그녀 정도의 완력이면 나무 몽둥이로 오크의 두개골 정도는 박살 낼 수 있으며, 맨손으로도 망지원을 떨칠 힘은 차고도 넘쳤다.


서진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마구 차며 그녀의 손을 치료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괜찮아요 누님, 원래 형하고 같이 다니면 지능이 떨어져요. 아니 형 주변에는 지능 디버프가 일어나는 게 분명해요.”


종수의 위로는 그녀를 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자신이 종수와 같은 수준의 행위를 했다는 말인가. 혀를 확 깨물고 싶을 정도로 치욕적이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드론이 쫓아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찍고 있었다.


“오...오빠. 저거 타고 내려왔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무거운 건 못 들어.”


“저 가볍거든요!”


서진의 입이 헤! 벌어졌다. 정말 자신의 주변에 있으면 지능 디버프가 일어나는 것인가? 이쯤 되니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윤희는 서진이 말하는 무거움이란 결국 저만한 크기의 드론이 낼 수 있는 수송능력의 한계를 뜻함을 알았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자 카메라 보고 구독자들을 향해 ‘저는 바보입니다.’ 라고 해”


“저리 가요.”


치료가 끝나자 힘없이 서진을 밀친 윤희는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치욕을 기억에서 지우려 하고 있었다.


“이번 콘텐츠는 대박이겠네요.”


끝없이 몰아치는 먼지 바람 속에서의 처절한 전투와 절벽에서의 전투, 다양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상황은 볼만하리라 생각한 종수의 말에 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검은 늑대 사냥 영상은 촬영이 어정쩡하게 끝나는 바람에 재미도 없고 내용도 별로 없었다. 자막과 편집으로 어떻게든 볼만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서진이 볼 때는 ‘영 아니올시다’였다. 물론 꽃순이의 등장은 구독자들에게 열열한 반응을 이끌기는 했다. 특히 댓글에는 다음에는 가슴골이 파인 옷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구독자가 넘쳐나는 상태였다.


“흐흐, 그렇지.”


10만 구독자를 향한 서진의 욕망은 멈추지 않았고, 이번 콘텐츠는 그것을 충족시킬 내용이 충분하리라 서진은 생각했다.


“근데, 다시 지긋지긋한 환상인가요?”


종수의 눈앞에는 절벽 위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가을날의 오솔길 같은 것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환상이라고 여기는 상태였다.


“아니 저건 진짜다.”


“좋네요.”


“좋아? 뭐가?”


“예? 환상이 아니면 편하잖아요.”


“원숭이가 어디 살지?”


“망지원은 엄청 큰데, 나무 위에 올라갈 수 있겠어요?”


“저 나무도 엄청나게 크잖아.”


이번 말도 논리적으로 분명한 결함이 있는 말이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나무 위에서 서진의 일행을 내려다보는 수많은 망지원의 눈이 보였다. 그 긴장감 속에 자신의 기억을 조작하고 있던 윤희는 번쩍 눈을 뜨더니 망지원들을 향해 욕을 하며 마법을 날렸다.


“야이 X새끼들아 죽어! 죽어! 죽어!”


“누...누님?”


“무식한 것”


퍽퍽퍽퍽!쾅


그녀는 얼음화살을 날리다 화염폭발을 날렸다. 몇 마리의 망지원이 비명을 지르기는 했지만, 죽은 녀석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체력도 마력도 떨어졌는지 잽싸게 서진의 등 뒤로 다가와 그를 방패로 사용했다.


“무식한 게 아니라 얍삽해 보이네요.”


“닥쳐!”


서진은 고개를 저으며 오솔길로 발을 들였다. 망지원은 서진이 숲에 들어서자 영체공격을 해왔다. 환상 속을 돌아다니던 망지원과 다른 녀석들인지 서진 일행이 영체 공격을 방어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서진이 툭툭 망지원들의 영체를 흔들고 목을 자를 때, 종수 역시 활약을 시작했다. 이곳 안에서 전투가 그를 성장시켰는지, 종수는 자신보다 큰 짐승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확실하게 감을 잡았다.


망지원의 가죽은 질기고 뼈가 두껍다. 거기다 마력으로 강화된 몸은 일반적인 물리공격에 면역력이 있었다. 그런 녀석들을 마구 두들기는 것은 전혀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방어를 중시하지 않는다면, 목을 노리는 한순간 오러를 펼치는 것이 장기전투의 제일 나은 방법이었고, 종수는 그 방법으로 전투를 하였다. 서진처럼 오러로 망지원의 영체에 고통을 주고 단단한 육체의 급소를 일 검에 잘라내었다. 윤희는 달려드는 망지원에게 얼음 화살을 날리며 확실하게 견제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망지원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목을 자르고 몸통을 반으로 갈라도 녀석들은 틈을 노리고 계속해서 공격해 들어왔다. 마치 서진의 일행을 일생의 원수로 여기는 듯 멈추지 않고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던전의 몬스터들은 이런 식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그것들도 결국은 생물,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가기도 한다. 하지만 녀석들은 아니었다. 녀석들이 주춤거리는 것은 약점을 노릴 때나. 고통을 완화하려 물러날 때뿐이었다.


시산혈해란 표현이 있다. 시체로 산을 쌓고, 피로 바다를 만든다는 광우하기 짝이 없는 표현, 그러나 전투가 1시간을 지나자 그 표현은 단순한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었다. 피로 만든 웅덩이가 그들의 발을 붙잡고, 쌓여있는 시체가 시야를 막았다.


“영상으로 올리기 좋지 않은 장면이네.”


헉헉거리면서도 서진이 농담을 날렸다. 종수는 20분 전부터 그 가볍던 입을 놀리지 않고 검을 휘두르는 것에 열중하였고, 윤희는 마력 고갈 때문에 대답할 힘이 없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생각한 서진은 몸을 굽혀 넓게 펼쳐진 피 웅덩이 속에 자신의 손을 담갔다.


혈마법은 많은 세상에서 금기시되는 마법이다. 피를 마도구 제작에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만, 피를 마력의 원동력으로 사용하는 마법은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정신오염은 물론이고, 언데드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심지어 혈마법을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질병이 창궐하기도 한다. 서진이 걱정하는 것은 정신오염이다.


수천 번의 삶을 반복한 서진의 강대한 정신을 오염시킬 수는 없겠지만, 영혼이 아닌 육체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대한 영혼이라도 결국 육체 안에 묶인 신세, 그의 육체가 타격을 입어 뇌가 타격을 입는다면, 그의 영혼이 예측하지 못하는 인격의 비틀림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했다.


“흐흐 원숭이 놈들에게 씹혀 먹는 것보다는 났지. 머리 잡고 엎드려!”


서진의 선언에 종수와 윤희가 몸을 보호하는 자세로 땅에 누워 버렸다. 동시에 피어난 피 안개가 주변이 자욱하게 매웠다. 서진의 입에서는 기묘한 언어가 터져 나왔는데 그의 목소리는 단어 하나를 뱉을 때마다 거칠고 음침하게 변해갔다.


“쿠웨웨웩!”


위험을 느낀 것인지 망지원들이 서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육체와 영체는 붉은 안개에 묶이기라도 한 듯 느릿했고 힘이 없었다. 안개의 범위는 점점 넓어졌다. 땅에 흐르던 피가 마르고 시체에 남은 피까지 모두 안개가 되어 숲으로 스며들며 일대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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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핫플레이스 +8 19.09.22 826 24 7쪽
68 주인공 행새 +2 19.09.21 806 23 7쪽
67 골렘 등장 +1 19.09.20 831 22 8쪽
66 유적 발견! 2 +1 19.09.18 826 23 7쪽
65 유적 발견! +2 19.09.17 854 24 8쪽
» 시산혈해 +6 19.09.16 864 19 8쪽
63 암벽 타기 +1 19.09.15 917 26 8쪽
62 그들의 사정 +1 19.09.14 962 24 7쪽
61 황금옥 +3 19.09.12 954 21 8쪽
60 길드원 쉴드! +1 19.09.11 986 19 7쪽
59 본격적인 던전 탐험 +5 19.09.10 1,006 2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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