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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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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18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1.05 18:00
조회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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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제안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검 끝을 따라 지상으로 낙하한 초열의 어둠이 시라스로부터 폭사되었다. 반경 수십 미터를 쓸어버리며 주변의 생태계를 지옥의 한복판 그 자체로 만들어 버렸다. 어딘가로 피할 수조차 없었다. 한 번의 내리침에 검은 불꽃이 강림하니.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소실되고 소멸되었다. 그야말로 지옥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참상이다.


“크헉...”


은빛의 광휘는 점점 사그라들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의 외견은 이미 소생 불가능의 타격을 입은 듯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검을 지면에 꽂은 자세로 서 있었고 신체의 일부는 이미 30% 가까이 소멸되어 있었다.


쿨럭.


입과 잘려나간 신체에서는 피가 흘러나왔으나 곧 주변에 작렬한 초열로 인해 중간에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어, 어째서냐... 쿨럭...어째서... 내가...지, 진 것인...”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한 라우펠로스, 곧 비틀거리더니 무릎이 꺾였고 풀린 눈동자는 생기를 잃었다. 그렇게 쓰러진 신체는 잔불이 달라붙어 더욱 타들어갔다.


“이겼다. 이겼다. 으하하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광소를 터트리며 웃고있는 리안, 동시에 눈동자도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모든 기운을 사용한 것이었다.


“재미있군.”


그리고 잠시 후 모든 기운을 소진한 대가로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아쉬워, 힘을 많이...”


말을 더 이상 이어나갈 수 없었고 의식이 끊겨서 그런지 불꽃은 소멸되어 갔다. 주위에는 싸움의 여파로 황폐화 된 환경과 타다 남은 라우펠로스, 그리고 쓰러진 리안만이 남아 적막감을 만들어 냈다. 곧 세상은 조용해졌고 싸움이 끝났다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이 달려왔다.


* * *


화창한 날씨, 북적거리는 중앙의 광장에서 약간 외각에 떨어져 있는 곳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소음이 아닌 함성이며 일사분란하게 지휘하는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이봐. 더 빨리 내려치고, 아니지, 몇 번을 설명해야 알아 듣겠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제롬 검투장의 교관이자 지배인 역할을 하고 있는 아도리스였다. 오전은 단체훈련으로써 그의 밑에서 모두가 기초와 기본에 입각한 검술과 효과적인 움직임, 방어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런 그의 목소리에 하나가 되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 그들은 검투사 들이었다. 잠시 후 휴식이 찾아왔다.


“휴식이다.”


하나 둘 그 자리에 앉거나 가까운 나무의 그늘을 찾아가 앉는 검투사들, 아도리스는 그런 광경을 한번 둘러본 뒤 아직까지 행방이 없는 리안을 떠올렸다.


‘이 녀석 말도 없이 떠난 것인가?’


리안은 자신의 주인인 제롬이 특별이 아끼고 신경 쓰는 메인 검투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며칠째 용병일을 한다고 나간 뒤 소식이 없었다.


‘음.’


하이젠시아를 완전히 벗어나는 게 아니라면 숙식은 이곳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는데 이는 그와의 연을 끊기 싫어한 제롬이 먼저 권유를 한 사항이었다. 그래서 그가 어디로 가든 정말 떠날때에는 소식을 전해달라고 하였고 리안도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였다. 그 옆에 아도리스 또한 같이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로서 10일이 지나가고 있었고 이정도로 먼 여정을 떠나는 의뢰였다면 미리 소식을 알려왔을 것을 생각하였을 때 무언가 이상하였다. 혹시 아이솔이 리안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언제나 열심히 하는군. 아이솔.”

“어서오세요. 교관님.”


단주의 집무실에는 언제나 아이솔이 서류에 묻혀 일하고 있었다. 일을 단순하게 하는 편인 제롬은 머릿속에서 구상을 하고 정리를 하여 약간의 서류를 작성하는 편인반면 아이솔은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 자료와 현황을 작성하여 보관하고 때때로 그런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하는 등 꼼꼼하게 일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책상은 항상 난잡해 보이지만 일처리가 확실하여 트집을 잡을 곳은 없었다. 그 덕분에 제롬은 한껏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이었고 그가 확실하게 일처리를 잘 해준 덕분에 검투장의 안살림을 맡았던 아도리스도 여유를 가지고 교관임무에 충실해 질 수 있게 되었다.


“혹시 리안에 대한 소식, 들어온 것 있나?”

“그렇지 않아도 단주님께서 알아보라고 하셔서 이틀 전에 용병길드에 문의를 해봤는데요. 소식이 없다고 하네요. 확인되면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그렇군. 내가 한번 길드에 가보지.”

“그렇게 해 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마저 지시하신 게 있어서 끝내고 가려 했는데 교관님께서 직접 가시면 저도 안심입니다. 단주님께서도 그 것 때문에 요즘 걱정하고 계세요.”

“그럼 더 빨리 가봐야겠군.”

“언제나 수고가 많으십니다.”

“자네도 수고가 많아. 그럼 난 길드에 가보지.”

“예. 다녀오세요.”


집무실을 나선 아도리스는 남아있는 오전 훈련을 개인 훈련으로 전환하고 검투장을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당연히 광장에 있는 용병길드였다.


오랜만에 광장을 찾았다. 주위에서는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목소리들이 울려왔다. 아이들 뛰어 다니며 장난치는 소리부터 시작하여 연인들이 이야기하는 소리와 물건을 더 많이 팔기위해 목청 높여 외치는 장사꾼들의 목소리까지 이곳 광장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곳이었다. 그런 광장을 관통하여 규모가 있는 건물 앞에서 멈추게 되었다.


‘이곳이군.’


[용병길드 – 하이젠시아 지부]


주위에서도 알아볼 만큼 거대한 크기의 건물이다. 3층높이를 자랑하는 건물의 입구에 큼지막하게 간판이 달려있었고 그 문을 밀고 들어가자 목재로 재작된 문 특유의 소리와 함께 실내의 전경이 펼쳐졌다.


“어, 어서오세요. 저희 용병길드 처음 방문하신 건가요?”


험상궂게 생긴 아도리스의 외모를 보고 웬만해서는 접근하기가 꺼리겠지만 서비스 정신이 뛰어난 안내원은 용기를 가지고 다가가 아도리스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성공하였다.


“호크미온 용병대를 찾아왔소.”

“아, 호크미온 용병대를 찾아오셨군요. 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도리스를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안내원, 잠시 뒤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


“실례지만 어떤 관계이신지요.”

“리안이라고 해서 저희 제롬 검투장의 검투사인데 며칠 째 소식도 없고 복귀도 안하고 있어서 말이오. 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해서 찾아왔소.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되오?”

“그, 그게 행정상으로는 의뢰를 나간 기록이 없습니다.”

“의뢰를 나가지 않았단 말이오?”

“네. 의뢰를 길드로부터 받게 되면 행정기록이 남아있을 텐데 호크미온 용병대도 그렇고 아직 대기중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 어디서 뭘 하는 건지.”

“잠시 호크미온 용병대에 연락을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시오.”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던 안내원은 급히 통신수정구가 있는 방으로 사라졌다. 그런 그녀를 보고 눈치 빠른 아도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무언가 있다. 내게 말 못할 무언가가 있어.’


그로부터 잠시 뒤 안내원과 한명의 여성이 나타났다.


‘마법사인가?’


“안녕하세요. 리안과 같이 의뢰를 했던 셀리아입니다.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제롬 검투장의 교관을 맡고 있는 아도리스라고 합니다. 혹시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그녀의 표정은 좋지 못하였다. 우선 그녀에게 사정을 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사실은...”


아도리스는 셀리아로부터 정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 *


“허억!”


낮선 공간.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녀석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날아갔었지. 그리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아 쓰러졌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는데.


‘으흠...어지러워.’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지?”


온몸에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외상은 어느 정도 치료를 받은 것 같은데. 대체 누가 날 이리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아. 호크미온 씨.’


그러고 보니 다른 일행들이 안보였다. 이 방안에 있는 건 나뿐이고 모두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가 어딘지 부터 알아야 돼.’


우선 방 내부를 살펴봤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에 간단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침대가 끝인 방. 확실히 용병대의 하우스는 아니었다. 그럼 신전인가?


“저기요. 밖에 아무도 없나요!”


누군가 치료를 해주었으면 악의는 없다고 생각되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치안청 마크를 단 기사가 나타났다.


“깨어났군. 몸 상태는 어떤가?”


다행히 여기는 치안청 이거나 치안청이 관리하는 어딘가 인 것 같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치안청 인가요?”

“맞네. 자네가 쓰러지고 나서 이리로 곧장 데려왔지. 보다시피 외관으로 보이는 상처들은 모두 신관을 불러 치료를 해 두었네.”

“그럼 다른 일행들은 어디에 있어요?”

“모두 숙소로 돌아가고 자네만 남겼네. 그때당시 자네는 죽을 위기에 놓여 있었고 어딘가로 옮길 수도 없었어. 우선 치료를 받고 의식이 깨어나면 그때 돌아가도 되기 때문에 말이야.”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자네의 공이 매우 크네. 이번일, 상부에서도 매우 골머리 아픈 사건이었고 실력자들도 필요했던 일이었는데 역시 호크미온 용병대가 일을 잘 해주었군.”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실력도 출중한데 겸손하군그래. 우선 자네가 깨어나서 그러니 난 보고를 해야겠네. 우선 쉬도록 하게나.”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끼이이 달칵.


대화를 통해 간단한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뭐랄까.


‘골치 아프게 됬네.’


첫째. 호크미온 용병대를 돌려보냈다는 점.


‘아마 고립시키려는 의도이려나. 날 이렇게 내버려 두고 갈 사람들이 아닌데.’


둘째. 신관의 외관적인 치료능력은 한순간이다. 쉽게 말해 치료의 성력에 상처가 닿는 순간 순간적으로 아문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럼 의식을 잃은 것 빼고는 출혈에 의한 2차적인 위험은 사라진다. 그럼 여기 있으나 용병대의 저택에 있으나 똑같은데.


‘강제로 돌려보냈군. 역시.’


셋째. 밖을 향해 외쳤을 때 기사가 바로 들어왔다는 점. 처음부터 문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병사가 아닌 기사나 되는 전력이 말이다. 즉 내가 위험인물이거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상태인가.


‘어째서지?’


이렇게 있는 걸 보니 의뢰는 끝났으나 내게 볼일이 있는 건가. 아니. 잠깐만. 가장 중요한 걸 놓쳤어.’


분명 총 감독관인 백작이라는 놈은 녀석을 라우펠로스라고 하였다. 어쨌든 그 녀석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똑똑


상념에 빠져있는 그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우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모르는 척 해야겠군.


“하하하. 의식이 깨어났다고 들었는데 다행이군. 반갑네. 난 이곳 치안청에서 부청장을 맡고 있는 크라데이번 이라고 하네.”


방금 전 대화를 나눴던 기사와 더불어 몇 명이 더 같이 왔고 지금 내게 말을 건네는 사람은 푸른머리의 중년신사다. 턱에는 적당한 수염이 나있으며 고급 진 옷을 걸친 그는 딱 보아도 매우 높은 신분임을 알 수 있었다.


‘푸른머리 녀석. 페트라 크라데이번이라고 했었던가?’


크라데이번, 어쩐지 생소하지 않다고 느꼈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 아니다. 저 사람은 검투장에서 만난 재수 없던 푸른머리의 아버지 인가.


“리안이라고 합니다. 우선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곳에서 쉬게 되네요.”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지. 자네는 정말 휼륭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네. 아주 훌륭했어.”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치하해 주시려고 여기까지 오셨는지...”


의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어 그의 본론을 끄집어내기 위해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그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지.”

“...”


잠시 후 푸른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에 시선을 둔 그가 웃음기를 흩어내며 입을 열었다. 그건.


“신대륙에서 모험할 생각은 없는가?”


한 가지 제안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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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8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4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5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79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2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5 1 11쪽
79 합류 21.11.23 81 1 12쪽
78 합류 21.11.19 92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5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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