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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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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27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0.25 18:00
조회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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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유명인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일순간 장내는 침묵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쥬코의 기운이 장내의 모든 시선을 끌 만큼 화려하면서도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발출된 기운으로 인해 생긴 회전력은 마치 용오름처럼 주위의 모든 흙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집중된 힘을 내리쳤다. 용오름은 그대로 낙하하여 앞에 존재하는 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용오름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반으로 쪼개져 버리고 말았다.


퍼어어어엉!!! 떠더더덩!


섬전과 같은 사신의 검이 칠흑을 토해내며 용오름을 가르자 관객 모두가 느낄 수 있을 만큼 가슴을 때리는 충격파가 몰아쳤다.


위이잉!


일순간 화려했던 경기장은 태풍이 몰아쳤다가 날씨가 맑아지듯 조용해졌다.


폭풍으로 인해 잠시 비산했던 먼지들과 낙엽들 그리고 모래알갱이들이 다시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앞을 가리는 시야가 조금씩 맑아져 왔다. 그곳엔 두 명의 인형이 서 있었다. 리안은 올려베기 그대로 멈춰있었고 쥬코는 부러진 검을 지면에 향한 채 멈춰있었다. 둘 다 최후의 기술을 쓰고 가만히 서 있지만 잠시 뒤 끔찍한 장면이 연출되며 승자가 가려졌다.


풀썩

땡그랑!


[저, 정말 믿기 어렵습니다. 그가 그가 해냈습니다!!]


장내는 그야말로 조용했다. 믿기 힘든 결과가 지금 눈앞에 그려져 있었다.


[승자는!!! 검은사신 뤼~~~~안!!!!!]


빠밤 빠밤 빠밤 빠밤 빠밤!!!


와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


폭풍전야의 침묵이 끝나는 순간 엄청난 함성이 글라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가득 채웠다. 엄청난 함성이 떠나가라 울려댔다. 리안의 탐천(貪天)이 쥬코의 볼텍스(Voltex)를 종이장 가르듯 쉽게 갈라버리고 쥬코의 전신을 정확히 이등분해버렸다. 사타구니부터 정수리까지 정확히 갈라진 그의 시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쓰러졌을 때 장내는 쥐죽은 듯 조용했지만 나팔소리와 함께 엄청난 함성으로 되돌아왔다.


리안!! 리안!! 리안!!


장내는 리안의 이름을 연호하며 새로 탄생한 제왕을 축복하였다. 그게 A급 보단 한 수 아래로 치는 B등급의 검투사 일지라도 엄청난 사건이었고,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이제 그의 나이 18세였다.


* * *


“어디에서 그런 보물을 얻었는가?”


어두운 밀실, 그곳 천장에는 라이트 마법이 걸려있는 밝은 구 하나가 떠 있으며 그 아래로는 값비싸 보이는 원탁이 있었다. 그 주위에는 5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매서운 눈매와 건장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50대의 노인이 있었다. 그가 멋들어진 수염을 쓸어내며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크흠.


그러자 질문을 받은 남자는 공손히 그 물음에 답을 올리는데.


“왕도로 복귀중에 길에서 우연히 조우하였는데 그의 잠재력을 보고 권유를 하였을 뿐입니다.”

“대단한 원석을 발견했군. 그 나이에 그만한 실력을 가추고 있다니 정말 오래살고 볼 일이지. 정말 운이 좋아 제롬.”

“감사합니다. 회주님.”


그렇다. 이 밀실에 모인 자들은 회주라 불린 마리오체 후작을 필두로 모인 그의 상단 연합회의 단주들이였다. 정기적인 모임이 있는 날에 모여 서로의 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회의 이익이 되는 사업을 연계하여 다음의 안건을 수립한다. 존재 목적은 역시 부를 축적하는 것. 그것이 그들의 목표이며 회칙이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자금은 거의 마리오체 후작에게 들어간다. 후작은 단주들에게 국가단위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과 가장 빠른 정보를 제공하여 그들이 마음껏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무형적인 권력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단주들은 후작의 아래에서 마음껏 사업을 확장하여 수익의 60~70%를 지불하는 것으로 회는 유지되고 있었다. 그렇게 순환되는 구조에 그들의 세력은 엄청나게 거대해졌고 마찬가지로 마리오체 후작은 그들이 모아 준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앙 정계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로 거듭나게 되었다.


하이젠의 금력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이를 뽑으라면 마리오체 후작이 다섯 손가락에서 상위권에 무조건 포함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아이를 한번 보고 싶군. 이번에 B등급 검투사 중에서 1위가 되었으니 우리가 진행하려는 사업에도 포함을 시켰으면 좋겠어. 우선 그를 내 자택으로 데려오게.”

“회주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것으로 회의는 마치겠다.”


그렇게 정기모임은 끝마쳤다.


‘리안에게도 좋은 결과로 이어 지겠군. 목적이 그곳이니 말이야.’


제롬은 어서 이 소식을 리안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회주가 탐내고 있는 이상 자신이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 그만큼 회주의 명은 절대적이었으며 진행하려는 사업에 리안 만큼 좋은 인물도 없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동안 솜씨 좋은 마부는 어느새 제롬이 운영하는 검투장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막 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 정문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낮선 사내를 볼 수 있었다.


“자네는 누구인가? 남의 집을 엿보고 말이야.”

“죄, 죄송합니다. 제롬님의 검투장에 볼 일이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

“우리 검투장에? 우선 사연이 있는 표정이니 안으로 들게.”


제롬은 무엇이든 허투로 하는 법이 없는 인물, 무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이 남자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운이 좋으면 새로운 사업의 단서도 얻을 수 있으니 사소한 것이라도 간과하지 않는 그의 경영철학을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홍차를 사이에 두고 본론을 물었다.


“그래. 내가 제롬일세. 무슨 일인가.”

“여기가 혹시 리안님이 지내는 곳인지 알고 싶어서 찾아 왔습니다.”

“리안을 말인가? 흠. 나에게 용건이 있는 게 아니었군. 리안이라면 여기에서 지내긴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물어도 되겠는가?”


앞전에 스토리지가 찾아와 리안을 데려가겠다는 둥 한차례 소란이 있었으나, 리안이 그를 따라가지 않아 계약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또 다른 인물이 또 리안을 언급하자 제롬이 먼저 듣고 자기 선에서 정리를 하려고 하였다. 어찌 되었든 리안은 연합회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꼭 필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저번에 목숨을 구원받았습니다. 루시라는 아가씨와 리안님께 구명를 받았는데 감사하다는 인사도 하지 못해서 이렇게 불쑥 찾아왔습니다.”

“그렇군.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그런 일이 있었구만. 자네 보기드문 상냥함을 가지고 있군.”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청이 있어서 왔습니다. 그건 제롬님께 드리는 청입니다.”

“청이라. 무엇인가?”


잠시 앞에 놓여있는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청년,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곳에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 말인가? 흐음...”


청년의 눈빛이 제법 진지하다. 마주보는 제롬의 눈에 이체가 잠시 스쳐 지나갔다. 약간의 고심이 있었으나 저런 강단 있고 맑은 눈을 한 사람은 거두어 잘만 키운다면 배신하지 않고 충실하게 자기의 몫을 해나간다. 안 그래도 자신을 도와 행정을 맡을만한 인제를 구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행정이라는 것이 아무나 붙잡고 하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무색하게도 깔끔하게 해소되었다.


“어떤 생각이신지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보여도 아카데미에서 행정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성적도 순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우수했습니다만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니 부끄럽네요.”

“오호! 그런가? 그런데 자네가 갑자기 왜?”

“실은 이야기 하자면 깁니다.”


그 사내의 이름은 아이솔, 나이는 올해 20세라고 밝혔다. 중소규모 상단인 푸른바퀴 상단에서 몸담고 있던 차에 상단이 망하게 되자 스폰서가 끊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카데미 과정은 현재 2학년까지 수료한 채 답보상태, 이대로 있을 수 없던 아이솔은 마지막 3학년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손을 대지 말아야하는 돈을 빌렸다고 한다.


“후....”


한숨을 쉰 그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대부업자는 예상과는 다르게 상냥하게 맞이해 주었고 그가 졸업 후 취업을 하여 천천히 돈을 갚아도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원금의 15%만 더 받겠다고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 대부업을 안 좋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되려 이상하였다. 오히려 그 사람들을 욕할 만큼 대부업자는 매우 친절하고 상냥했으며 나쁘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을 도와주었다. 우선 자신에게는 급전이 필요했고 그의 말대로 한다면 취업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값을 수 있다고 여겼다. 계약을 채결한 그는 그 자리에서 돈을 받아 그 길로 아카데미로 향했다.


“대충 감히 잡히는 군.”

“예...”


그 길로 오는 도중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습격을 받아 허망하게 돈을 강탈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순진한 그는 떠오르는 사람이 대부업자였다. 가서 솔직히 이야기하고 돈을 다시 빌려 등록금을 우선 해결을 해야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엔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대부업자의 사무실을 방문한 순간,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냉랭한 반응과 싸늘한 눈빛이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그 돈이 비록 큰돈이긴 하지만 나중에 졸업 후 행정관으로 취업을 한다면 고급인력인 그는 충분히 돈을 값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전박대를 당하다니.


“그렇게 되었군. 내 생각에는 자네도 의심하겠지만 돈을 강탈해 간 녀석들이 그 대부업자의 하수인이겠군.”

“예.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입니다. 제가 돈을 강탈당할 당시 몸싸움을 해서 그 자의 옷깃을 조금 찢었습니다. 그 천 조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중에 찢어진 옷이 있었습니다. 조각을 맞춰보니 역시 맞더군요.”

“흠. 사정이 딱하게 되었군. 그래서 우리 검투장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안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능력을 펼칠 수 있다고 여겨서?”

“맞습니다. 저를 거둬 주신다면 몸이 부수어져라 일하겠습니다. 이제 아카데미 졸업에 미련은 없습니다. 행정이라는 것이 기초를 다지게 되면 모든 게 응용이 되는 학문입니다. 저를 한번 써보시고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내보내셔도 저는 절대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하하하하하. 패기가 좋군. 그럼 좋다. 오늘부터 넌 우리와 함께 지낸다. 그들에게 빌린 액수는 내가 대신 갚지. 당분간 월급은 없을 줄 알아라.”

“저, 정말이십니까!! 가. 감사합니다.”


용기를 가지고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가까스로 기쁨을 참아내고 더 깊이 제롬에게 숙여보였다. 착한 루시와 멋진 리안이 몸담고 있는 곳이라면 분명 제롬은 소문과는 다른 사람일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이곳에서 어떻게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되는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였다. 사람을 잘 믿는 성격이 흠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자신을 믿어주는 윗사람에게는 한없이 충성하는 청년이었다.


똑똑!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도리스입니다.”

“들어오게. 무슨 일인가?”

“크라데이번 백작께서 보내신 서신입니다..”


음...


“알겠네.”


리안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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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9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4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5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79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2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5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2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5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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