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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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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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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536

작성
21.10.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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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다시만난 스토리지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밖은 어느새 황혼이 마지막을 달리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기 일보직전 넓은 연무장에는 일단의 무리들이 포진해 있었다. 바로 리안과 스토리지의 대결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검투사들이었다.


그들은 제롬의 지시에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멀리 그리고 넓게 산개하여 구경하였다.


“더 멀리 물러나거라. 어서.”


제롬이 대결을 구경하기 위해 자리잡은 검투사들을 더욱 뒤로 물리기 시작하였다.


“단주님은 왜 이렇게 멀리 가라고 하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이정도 떨어져 있으면 되는거 아니야?”


그들은 잘 모르지만 제롬은 이미 리안의 진면목을 봤기 때문에 더 물러서라는 것이었다.


한편.


리안과 스토리지는.


“경께서 말씀하셨다 시피 이 대결로 제가 이기면 더 이상 절 방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알겠다. 그리고 내가 이긴다면 다시 돌아가자. 널 위해 기사의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둘은 간단하게 대화를 마치고 저마다 자세를 잡았다.


“대결의 방식은 검에 오러를 깊게 주입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아도리스가 경기의 심판을 맡게 되었다.


“그러지.”

“좋습니다.”


둘의 동의가 있자 아도리스는 바로 경기를 시작하였다.


기사와 검투사의 대결. 아니 그전에 기사와 그를 모셨던 종자의 대결이 어울릴까. 잠시 생각한 아도리스는 힘차게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시작!”


둘은 한동안 서로를 보며 움직임이 없었다.


‘정말. 대단하군. 그 짧은 기간 이토록 강해졌다니. 도저히 빈틈이 없다.’


스토리지는 속으로 감탄을 연발하였다.


그렇게 허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리안이 먼저 움직였다. 서서히 달려오는 가 싶더니 한순간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빠르게 다가왔다.


챙! 챙챙챙챙채채채채채챙!


수십 합이 교차되었다. 그 동안 스토리지도 많은 발전을 한 모양인지 기사 특유의 단단함과 더불어 날카로움과 스피드는 배가되어 있었다.


챙챙챙!


리안은 전방을 공격하는가 하면 좌 우 옆에서 나타나는 신묘한 움직임을 자랑으로 뒤흔들고 스토리지는 굳건하게 다 받아 넘기며 반격까지 더했다.


리안의 가슴을 목표로 쓸려오는 검을 비스듬히 검날을 새워 비껴낸 뒤 절묘한 동작으로 하단을 쓸어갔다.


그에 스토리지 또한 더욱 신체를 가속하여 회피 후 검을 휘둘렀다.


둘의 검과 검이 부딪치자 그곳에서 파생된 파소성과 날카로운 풍압이 주변을 흩트려 놓았다.


“대단하군.”

“저 기사도 정말 대단한 실력자입니다.”


제롬도 아도리스도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모두가 감탄하며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기사님도 실력이 많이 오르셨어.’


예전의 그였다면 리안의 초반공세에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지 또한 많은 수련과 경험치를 대폭 습득한 모양인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노련해 지고 자랑하던 검속 또한 더욱 증가하였다. 또한 약점이라고 할만 했던 공간장악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빠른 검술이 장기였던 그의 공격일변도가 이제는 적당한 공방일체의 묘리를 담아내고 있었다.


챙챙!


둘은 수 분을 서로 뒤엉켜 주고받고 하더니 잠시 떨어졌다.


“대단하군. 내 전력으로 싸우고 있거늘.”

“이 대결 길게 끌지 않고 저도 본 실력을 발휘하겠습니다. 저는 꼭 가야만 하거든요.”

“좋다! 와라!”


호기롭게 리안에게 선수를 양보했다. 자존심이 있었기에 리안의 방금전 했던 말이 조금은 기분 상했지만 검으로써 알려주려고 한다.


비록 그의 검술은 대단하다. 어디서 배워 왔는지 모르지만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난 뒤지지 않는 검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에게 없는 경험이 나에겐 녹아들어있었다. 이 대결 무조건 이기리라 생각하였다.


“자 갑니다.”


리안은 스토리지를 향해 무영신을 펼쳐 쏜살같이 파고들었다.


그의 단단한 검을 뚫고 들어가야 했기에 순간 스피드와 현란한 보법이 필수였다.


그의 거리를 파고들어 혈전보를 시전. 작은 눈속임과 더불어 현란한 보법까지 더해지자 스토리지의 시야는 어지러울 것이 분명하였다.


그에 반증이라도 되는 듯 그의 검속은 더 높아져 가고 리안도 수라검술의 묘리를 발휘하여 상대해 나갔다.


챙챙! 팡!


서로의 검이 허공에 붙고 반탄력에 튕겨 나가길 몇 번, 갑자기 손에 힘을 푼 리안은 물이 흐르듯 스토리지의 검을 타고 더욱 가까이 밀고 들어갔다.


그리고 검을 잡은 오른손은 스토리지를 밀어내며 다른 한손은 스토리지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자 스토리지 또한 리안과 똑같이 리안의 손목을 잡았다.


그렇게 둘이 서로 밀어내다 둘이 동시에 공중에서 회전하며 서로를 밀어냈다. 다시 지면에 착지한 둘.


스토리지기 쏜살같이 먼저 달려와 폭풍처럼 회전하며 검을 휘두른다.


반면 뒤로 물러나며 리안은 흘러내거나 피해내는데.


챙챙! 세엥! 채챙챙!


스토리지는 리안과 거리를 유지하며 그 폭풍같은 검술로 몰아치다 검 손잡이를 순간 놓아다 다시 집었다.


갑자기 길어진 검에 리안은 약 5m 가량을 뒤로 도약하여 물러났다.


그때 스토리지 또한 도약하여 리안에게 계속 따라 붙었고 둘은 다시 서로 뒤엉켰다.


챙챙챙! 휘리리 펄럭 펄럭!


둘의 흐트러진 옷이 펄럭거리며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계속 울려퍼졌다.


“히아압!”


스토리지의 단발성 기합과 동시에 전면을 쓸고 지나갔지만 리안은 그를 쏜살같이 지나쳐 팔을 얇게 베어냈다.


그러자 스토리지는 자신의 팔을 천천히 바라봤다.


“하하하하하.”


이 상황이 너무 웃겼다. 도저히 믿어지질 않는다.


그를 못 본지 4년을 지나 5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게 말이나 되는 건가. 고작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을 뛰어넘다니. 상상을 뛰어넘는 성장이다. 이건 마치.


“후우...”


다시 시선을 리안에게 둔 스토리지, 그의 시선이 리안과 허공에서 부딪쳤다.


꿀꺽


누군가의 목 울림이 정적을 깨고 들려왔다.


그만큼 이야기 하지 못할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때, 그러한 정적을 깨고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한바탕 강자들의 대결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시선이 천천히 그곳으로 돌아갔다.


작은 무언가에도 쉽게 반응하는 만큼 저 둘로부터 발산되는 긴장감은 대단하였다.


어느새 어두워진 연무장을 곳곳에 설치된 마법 등이 작동함으로써 발생하는 작은 소음이었다.


- 지이잉! 번쩍


그리고


휘이이이이잉


밝은 달이 잠시 밤하늘의 구름을 비껴내고 세상에 비출 때 그와 맞춰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땅에 떨어진 낙엽들을 쓸어간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대치하고 있던 누군가가 먼저 정적을 깨고 움직였다.


타다닥!


스토리지는 그 폭풍같은 검술로 더욱 리안을 압박하며 전방을 휩쓸었다.


하지만 리안은 차분히 피하거나 흘려내며 피했다. 그렇게 대치한 상태로 전방을 압박하던 스토리지, 집중적으로 공략하던 전방을 갑작스레 하단으로 바꿔 공격하였고 리안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자리에서 도약하여 피해냈다.


펄럭펄럭!

채앵!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피한 리안의 주위로 옷이 펄럭거리는 소리에 이어 다시 낙하하는 힘으로 스토리지를 내리찍었다.


그러자 검을 들어 올려 막아낸 스토리지.


타앙!


그리고


퍽!


검을 붙인 그 상태로 조금 밀어 낸 리안은 쏜살같이 회전하여 스토리지의 가슴팍을 발로 가격하여 멀찌감치 튕겨냈다.


“흐흡.”


그 충격에 스토리지가 10m쯤 날아가 땅을 굴렀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그때.


일섬영[一殲影]


바람을 가르며 지면에 붙다시피 날아온 리안이 어느새 스토리지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크윽.”


손속에 사정을 둬 그나마 이렇게 끝날 수 있었다.


아쉽게 대결에 졌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었던 스토리지는 가슴에 가해진 발차기로 인한 고통으로 허리가 굽혀졌다.


그렇게 쓰러지려는 스토리지를 황급히 부축한 리안은 미안한 마음에 이야기를 건넸다.


“죄송합니다. 기사님.”

“네가 왜 죄송해하느냐. 넌 정말 훌륭하였다. 날 이미 뛰어 넘은지 오래였구나. 리안.”

“...”

“약속을 지키마.”


둘은 조금은 후련하고 씁쓸하지만 오묘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정적을 깨는 건 경기를 관람한 모두로부터 시작되었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짝짝!

짝! 짝! 짝짝짝짝!

와아아아!


이 자리엔 승자나 패자가 있는 게 아닌 남자와 남자의 뜨거운 우정만 있을 뿐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느꼈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모두에게 잘 전달되었다.


그래서 그런 사정을 알기 때문일까. 한쪽에서는 주책마냥 눈물을 찔끔거리는 우람한 검투사들도 몇 있었다.


근육이 꿈틀거리면서.


“리안. 너의 승리다. 기사인 날 이길 만큼 성장했으니 마음껏 기뻐해도 좋다.”

“제가...감히 어떻게.”

“아니다. 넌 나의 가족이다. 그레이트 홀 같은 감당할 수 없던 재능으로 네가 시련에 겪을 때 정말 힘이 되어 줄 수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단다. 하지만 보란 듯이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였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느냐. 기뻐해도 좋다. 어깨 당당히 펴라. 그게 너의 모습이고 바로 내가 원하는 모습이다.”

“기사님...”

“그래. 리안아. 아 한가지 당부해줄 말이 있다.”

“네?”

“이걸 봐라.”


바닥에 삼각형에 가운데 점을 그리는 스토리지.


“이 문양. 본적이 있느냐?”

“삼각형, 삼각형. 아. 있어요. 정확히는 이렇게요. 오르크의 이마에 이런 문신이 찍혀있었거든요.”

“오르크의 이마에 삼각형, 외눈 문신.”


삼각형에 외눈.


“외눈? 점이 아니라 외눈. 음. 아무튼 다행이구나. 오르크를 만나서 이기다니.”

“겨우 이겼습니다.”

“장하다. 아무튼 그날, 북부에서 마드리안 단장님이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 당하셨다. 그분이 죽기 직전 남기신 흔적인데 도무지 어떤 놈들인지 모르겠더군. 부단장이신 샤샨크 프로스트 경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중이다. 그리고 소정의 성과를 얻었지.”

“무언가 내막이 있었군요.”

“그래. 북부의 몬스터 침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단장을 공격한 마법이 흑마법이라는 점. 흑마법사들은 아주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고 알려진 놈들이다. 다시 활동을 하기 시작한거야. 그러니 리안. 신대륙에 가서도 조심해라. 그놈들은 분명 그곳과 연관이 있다.”

“알겠습니다.”

“그래. 너만 믿으마.”


리안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의 앞길은 승리만 가득할 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네.”


리안의 가슴한쪽이 뭉클하면서도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시야가 뿌옇게 변함을 느끼고는 감추기 위해 황급히 오른손에 쥔 시라스를 더욱 강하게 잡으며 번쩍 손을 들어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와아아아아!----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모두 따뜻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봐 주웠다. 그때 찔끔찔끔 눈물을 감추던 감성이 여린 우람한 검투사들이 리안을 번쩍 들어 올렸다.


“다들 이럴 때 헹가래 하라고 못 배웠어?”

“그래. 한번 해주자고 우리.”

“어어어. 이러지 말아요. 우아아아악.”

“좋으면서 왜 그래!”

“그러게 말이야. 다들 간다. 받아라! 근육 통통 헹가래다.”


으차!


“우아아아!!”


어샤!


“워어어어.”


아사아아아아!!!!!!


“우아아아악.”


그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있던 스토리지는 그가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말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놓아줄 때가 된 것이다.


‘그래. 리안아. 넌 충분히 잠재력이 있고 싸워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게 너의 길이였구나. 내가 잠시 어리석었어. 그래 앞으로 창공을 누벼라. 신대륙은 분명 위험하지만 너라면 어쩌면 잘 극복해 나갈 것 같구나.’


스토리지는 리안을 진정으로 자신의 품에서 보냈다.


지금 저 기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어찌 막는단 말인가. 몬스터로부터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저 아이를 어쩌면 아들처럼 혹은 동생처럼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그런 녀석이 이제 품을 떠나려고 한다.


섭섭하지만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주군에게는 미안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거짓을 고하려 한다.


그날 모두가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고 마시며 흥겹게 보냈다.


어느새 달은 구름을 모두 밀어내 있었다. 그의 앞길은 분명 저 달처럼 밝을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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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9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85 개천에서 난 용 21.11.30 79 0 11쪽
84 팀에서 적응하기 21.11.29 74 0 12쪽
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5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79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2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5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2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5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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