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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님의 서재입니다.

수라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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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
작품등록일 :
2021.08.17 21:24
최근연재일 :
2021.12.22 18: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4,637
추천수 :
223
글자수 :
549,536

작성
21.10.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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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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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다시만난 스토리지

안녕하세요! 사과농장 입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DUMMY

경기 일정을 모두 끝낸 제롬과 검투사들은 모두 좋은 성적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에 기분이 좋아진 제롬은 좋은 결과를 낸 검투사들의 이름으로 좋은 고기와 술을 배풀라 지시하기 위해 아도리스를 찾았다. 이것도 사기진작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오늘 경기 내용이 좋으셨나 봅니다.”

“좋았지. 아주 좋았어. 물건이야. 물건.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오늘 술과 고기를 풀게나. 녀석들의 이름으로 말일세.”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아도리스는 제롬의 명을 받고 추가로 보고를 이어 나갔다.


“단장님, 도로스 자작가에서 사람이 와있습니다.”

“음? 도로스 자작가에서? 내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던가?”

“자작의 기사라고 하는데 리안을 찾아온 모양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가 단장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듣지 못했습니다.”

“으음...리안과 도로스 자작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던가? 아무튼 알겠네. 만나보지.”

“모시고 오겠습니다.”


아도리스는 정중히 예를 표한 후 나갔다. 잠시 후 아도리스의 안내를 받은 스토리지가 제롬의 집무실에 찾아왔다.


“반갑습니다. 이곳 검투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롬이라고 합니다.”

“만남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로스 자작님의 5번째 검인 스토리지라고 합니다.”


신분은 상인인 제롬보다 기사인 스토리지가 더 높았지만 단순한 상인이 아닌 마리오체 상단 연합회의 일원인 제롬을 함부로 하대할 수 없었기에 스토리지 또한 경어를 사용하였다.


둘은 서로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간단한 인사치례를 마치고 앉았다.


사무실의 쇼파는 부호답게 매우 훌륭한 가죽으로 제작된 고급의 쇼파였다.


“저희 검투장을 방문하신 목적이...”


아도리스에게 대충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상대의 의중을 알기위해 뒷말을 흐리며 물었다. 역시나 노련한 그답게 상대의 목적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말솜씨였다.


리안과의 검투사 계약을 지금에 와서 철회하기에는 아쉽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하기 있었다.


“그럼 본론으로 바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도로스 자작님께서는 리안을 기사로 서임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는 제 종자이며 도로스 자작님이 거두신 신하이기 때문입니다.”


“종자라구요? 어찌 종자가 홀로 다니며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게 다 사정이 있습니다.”


스토리지는 리안의 출신부터 시작하여 고아가 된 그를 거둬 검을 익히게 해주고 북부의 대대적인 몬스터침입을 막는 와중에 잃어버렸다고 하였다. 그런 후 몇 년이 지나 지금에 와서 찾게 되었다는 말이다.


“흠. 그랬군요. 하지만 경께서 이야기 하신 내용 중 상당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오.”

“이미 실종되어 죽은 사람으로 처리된 그를 이제와서 종자라고 거두기에는 무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모르고 있었을 뿐입니다.”

“더군다나 종자가 신하로 취급을 받습니까?”

“음.”

“그리고 또 한가지. 리안을 거두신 자작님의 의중은 아무래도 도의적인 책임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쯤으로 생각이 듭니다.”

“흠... 하지만 리안은 제가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닙니다. 몬스터에게 납치를 당했을 뿐입니다. 그런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오기란 아무래도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에서야 나타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기사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제가 리안이 욕심이 나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살아서 돌아왔는데 자작님의 성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게 과연 무슨 뜻이겠습니까? 그게 본인이 원하지 않는 뜻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만약 리안이 자작님의 밑으로 들어가면 제가 기꺼이 가는 걸 말리지 않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계약이 되어 있으나 그가 원한다면 보내드리지요.”


스토리지는 제롬의 말에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고 여겼다. 확실히 종자는 서임을 받기 전이며 자작의 정식적인 신하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또한 그가 단순히 고아가 아닌 영지전으로 파생된 사각으로 몬스터들이 침입하여 가족과 마을사람들을 모두 잃은 사례이기 때문에 이와같은 경우에 부하로 거두었다가 보다는 대외적인 차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지었다. 라고 봐야했다.


특히 중요한 건 그가 왜 돌아오고 나서 복귀하지 않았냐는 점이었다.


“확실히 그 말씀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럼 리안에게 직접 묻겠습니다. 그를 불러주시지요.”

“좋습니다. 아도리스. 그를 부르게.”

“알겠습니다. 단장님.”


스토리지의 기분은 불안감과 기대감이 섞여있는 혼란의 경계에 놓여있었다.


한편 리안은 식당의 분주함에 들떠있었다. 단장이 좋은 경기력으로 인해 흡족했나 보다. 술과 고기의 냄새가 검투장 구석구석에 퍼지며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돼지가 통으로 구워지는 건가. 이건 무슨 냄새지. 오! 소스가 진짜 맛있겠다. 이거 스승님이 좋아할 만한 맛인데? 오! 이것도 우와.’

속으로 연이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겉으로 의젓하게 행동하나 그도 아직 고기가 좋은 나이였다. 편식을 하는편은 아니나 맛있는 고기라면 벌떡 일어나는 고기킬러였다. 그때 리안의 곁으로 아도리스가 찾아왔다.


“여기 있었군. 단장님이 찾으신다.”

“네? 무슨 일이신데요?”

“가보면 안다.”


‘쳇. 알려주면 덧나나.’


불만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표정에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그렇게 아도리스를 따라 단장의 집무실에 들어가니 의자에 단장이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남자의 뒷모습이 무척 익숙하였고 그의 기운도 무척이나 누군가가 흡사하였다.


‘설마.’


그 남자는 서서히 뒤로 고개를 돌렸다. 어찌 잊겠는가. 그리워하던 사람이거늘.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았다.


세월도 세월이지만 다시 가면 스승과의 약속을 못 지킬 것 같아서 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그날 잊혀진 존재로 기억되길 바랬을 뿐.


“기, 기사님.”

“리안.”


미소를 짓는다.


“많이 컷구나.”


복잡한 심경을 두 눈에 가득 담아 서로를 바라본다.


그런 어색한 가운데 제롬이 끼어들었다.


“자자. 두 분 다 앉으시지요. 아도리스 그 심신을 안정케 하는 그거 있잖아. 그 차를 좀 내어오게.”

“알겠습니다.”


아도리스는 나가고 제롬의 말대로 리안은 제롬의 옆 좌석에 앉았다. 마치 할아버지와 손주 같았지만 둘은 피 한방울 나누지 않은 관계. 오히려 스토리지의 곁에 앉을 수 없었던 리안의 심리가 자연스럽게 제롬의 옆으로 가게 되었다.


“리안.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 왜 돌아오지 않았어.”


스토리지가 먼저 리안에게 물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날 어떻게 아시리아 산맥에 끌려가 살아남았으며 누굴 만나 이토록 강해졌는지 그리고 왜 돌아오지 않았는지.


“전...”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죄를 지은 것처럼 숙연해졌다.


왜 이래야만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흠.”


이야기를 끝으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괴물같은 독수리에게 끌려가 먹잇감이 될 뻔한 걸 가까스로 기지를 발휘하여 탈출 한 점과 은거한 기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현재는 그가 스승을 만나기 위해 여행중이라는 점. 그곳이 신대륙이라고 알려진 서부의 무법지대라는 것을 말이다.


“절대 안된다!”


서부는 정말 안된다. 그곳이 어디인줄 알고 간다는 말인가.


스토리지는 리안이 허무하게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곳이 어떤 곳인가. 그곳은 엄청난 실력자들이 몰려드는 곳. 부와 명예와 꿈을 이루어주는 로엔하임을 향하여 인류가 개척하고 있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런 곳에 아직 리안 같은 약한 사람이 갈 수 없었다.


그렇다. 이처럼 대단한 재능을 가진 자라도 초반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후반부 마을에 도달할수록 그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극악의 위험성과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 신대륙이라고 알려진 서부의 대륙이다.


“네가 아직 그곳을 몰라서 그래. 더군다나 그라니안이라고 하면 현재 인류가 개척한 지 얼마 안된 곳이다. 내가 듣기론 그곳은 열손가락에 들어갈 만큼 엄청난 실력을 가진 자들이 겨우 개척한 곳이야. 그런데 네가 어떻게 그곳을 간다는 말이냐.”

“그래도 전 갈 겁니다. 스승님이 기다리고 있고. 저 또한 사내대장부. 목숨을 걸었습니다.”

“좋다. 그럼 실력으로 증명해라. 날 이기면 내 아무 말 하지 않으마.”


스토리지는 모든 걸 다 떠나서 리안이 그곳에 가는 걸 극구 반대하였다.


같이 가지 않아도 좋다. 정말 그곳은 무슨일이 있어도 안된다.


아무리 날고 긴다는 강자들도 그곳에서는 뼈를 못추린다. 신대륙에 진입하는 순간 목숨을 내놓고 질주하는 무한 경쟁이 시작된다.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부나방 같은 존재들도 몰려든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강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신대륙에서 원래부터 살고 있던 고대종과 동대륙을 버리고 이주한 다양한 수인족들까지 살아가고 있는 곳이 신대륙이다.


‘바보같은 놈. 그곳이 어떤 곳인 줄 알고 간다는 말이냐.’


“왜? 날 꺾지 못하겠느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리안이 고집을 꺾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토리지는 유약했던 리안만을 기억할 뿐. 이제 그는 예전의 리안이 아니었다. 살생도 스스럼없이 하는 그야말로 신교의 교리에 철저히 따르는 한명의 무인이자. 강함을 추구하는 마인이라는 것을.


“좋습니다. 전 이미 예전의 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경께서도 절 어린아이 취급하지 마십시오. 전 앞으로만 나아가기 위해 모든 걸 버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리안의 눈에서 깊은 적의가 피워 올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라심법의 농밀한 마기가 제롬의 집무실을 잠식하였다.


‘크흑.’


둘에 비해 평범한 축에 있는 제롬이 리안의 마기에 숨이 턱 막혀 괴롭게 되었다.


리안의 본연의 실력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던 제롬은 생각했던 것 보다 괴물 같은 기운에 소름이 돋고 땀을 비오듯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크, 크허헉.”


‘이, 이건 인간의 기운이 아니다. 어찌 인간이 이런.’


제롬은 무시무시한 리안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찌 된 영문인지 순간 계약서가 떠올랐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고 했을까. 계약서를 위조했다는 걸 들키게 되면 상식이라는 선에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겨우 시선을 돌려 스토리지를 바라봤다.


그도 역시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나 가늘게 떨려오는 어깨가 보인다. 그도 지금 참아내고 있는 듯 보였다.


‘계약서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겠다. 이, 이놈은 정말 위험한 놈이다.’


그렇게 제롬은 계약서를 다시 정상적으로 되돌릴 마음을 가지는 동안 리안과 스토리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둘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지금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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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가자! 신대륙으로 (1부 종료) +2 21.12.22 119 0 13쪽
101 재판 21.12.22 31 0 12쪽
100 재판 21.12.21 37 0 12쪽
99 정치 21.12.20 32 0 12쪽
98 정치 21.12.17 43 0 12쪽
97 정치 21.12.16 46 0 12쪽
96 일상 21.12.15 52 0 11쪽
95 일상 21.12.14 43 0 12쪽
94 일상 21.12.13 50 1 13쪽
93 분수령 21.12.10 64 0 13쪽
92 분수령 21.12.09 63 0 12쪽
91 분수령 21.12.08 62 0 12쪽
90 분수령 21.12.07 69 0 12쪽
89 개천에서 난 용 21.12.06 74 0 12쪽
88 개천에서 난 용 21.12.03 78 0 12쪽
87 개천에서 난 용 21.12.02 66 0 12쪽
86 개천에서 난 용 21.12.01 7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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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팀에서 적응하기 21.11.26 75 1 12쪽
82 숙련평가 21.11.25 79 1 12쪽
81 숙련평가 21.11.24 72 1 12쪽
80 숙련평가 21.11.23 76 1 11쪽
79 합류 21.11.23 82 1 12쪽
78 합류 21.11.19 93 1 12쪽
77 기초평가 21.11.18 86 1 12쪽
76 기초평가 21.11.17 83 1 12쪽
75 기초평가 21.11.16 94 1 13쪽
74 기초평가 21.11.15 9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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