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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입니다. 마늘마늘...아니 난 소금이었지.

배우다시서다 관련


[배우다시서다 관련] 무제 (4)

태화가 촬영에 집중하고 현규가 그것을 지켜보는 사이, 나래는 슬쩍 뒤쪽 벽으로 빠졌다.

평소라면 차로 돌아갔겠지만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매니저를 장의 스텝들 사이에 홀로 버려두기 그랬다.


그런 그녀의 옆에 다니엘이 다가섰다.


「할 말이라도?

「그냥 좀 멀리서 보고 싶어 왔습니다.


겸사겸사 시선 좀 피해 쉬러 온 거라며 다니엘은 살며시 벽에 몸을 기댔다.


두 여성 중 먼저 침묵을 깬 건 침묵에 익숙하지 않은 나래였다.


「……아까 들어보니 꽤 오랫동안 뮤즈가 없었나 봐요? 향수가 꾸준히 나와서 몰랐는데.

「저흰 장 말고도 여러 사진작가를 고용합니다. 장에게 완전히 기대서야 세잔이란 이름이 울죠.

다니엘의 자부심을 들으며 나래는 뭐 그럴 수 있지란 표정으로 설렁설렁 고개를 끄덕였다.


세잔은 일 년에도 몇 번에 걸쳐 새로운 향수를 발표했다.

시기에 따라 급이 나뉘었는데 그걸 전부 장에게 맡기는 건 웃긴 일이었다.


「물론 장은 뮤즈가 아닌 다른 피사체도 잘 찍습니다. 뮤즈가 아닌 사람의 향기는 인조향처럼 느껴진다고 질색하지만요.


다니엘은 징징거리던 장을 떠올리며 설풋 웃음 지었다.


롤라 때도 봤던 모습이나, 결별하고 한 동안은 참 잘 찍는다.

모델의 느낌보다 본인의 분위기가 깊게 묻어나 슬픔과 이별의 향이 맡아지긴 해도……. 그것이 또 대박을 내서 ‘pleur(눈물)’같은 향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근데 베티. 혹시 샤를로트란 모델과 친척이에요?


의외의 질문이었는지, 다니엘은 슬쩍 눈썹을 꿈틀거리며 나래를 쳐다봤다.

하지만 곧, 원래의 평정을 되찾으며 담담하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좀 닮았거든요., 샤를로트의 얼굴은 당신이 주고 간 사진으로 본 게 다에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우습게보지 마요. 화장 밑의 얼굴을 가장 잘 꿰뚫어 보는 게 우리니까.

「딱히 무시하진 않았습니다. ……네, 맞습니다., 아닌 샤를로트는 제 고모죠.


궁금증은 풀렸냐고 묻는 그녀에게 나래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촬영에 빠져있는 태화와 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래는 다시금 다니엘에게 말을 걸었다.


「장은 뮤즈에게 어떤 사람이죠?

「무슨 의민지?

「저희 매니저가 진짜 사랑이니 뭐니 했던 말로 쓸데없이 겁을 먹은 거 같아서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워낙 많잖아요. 뮤즈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예술가들이 말이죠.


예술가들의 사랑엔 운명과 낭만이 있으나 그것은 마치 하늘을 부유하는 민들레 씨를 닮아서, 좀처럼 바닥에 닿아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저 사람에겐 평생 뮤즈가 셋뿐이었다지만 하나가 아닌 이상 뭐…….’


그러니 태화를 향했던 찬사도 진심이되 진심이 아닐 것이다.

그녀는 다니엘의 신뢰성 있는 답변을 받아 현규를 안심시켜줄 생각이었다.


진짜 은근히 손가는 오빠라니까. 그런데도 부인 분껜 믿음직한 가장으로 보인다니 역시 사랑의 위대…….’


「진심일겁니다. 장은 자기 뮤즈에게 온몸으로 표현을 하고 버려지기 전까진 최선을 다하는 남자라서.

「……네?

「단지 그 진심이 살짝 어긋나 있다고 제 고모는 그러더군요.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털어놓고 싶었던 탓일까. 다니엘은 쉽게 입 밖으로 나오는 진실에 속으로 놀랐다.


은근히 민감한 이야기라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언제나 혼자만의 비밀로 숨겼던 내용이다.

당시 조금씩 부서지고 있던 당사자는 어렸던 조카가 이 사실을 안다는 것조차 모르리라.


퍼지만 귀찮아질 텐데. 장이나 롤라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고.’


하지만 곧, 프랑스어를 할 수 있지만 완전히 방관자로 돌아선 나래가 좋은 고해 대상임을 깨닫고 다니엘은 말을 이었다.


「샤를로트는 싫어했습니다. 장은 모델 속의 향과 사랑에 빠지는 거니까. 자기 속의 무언가를 사랑하는 남자를 고모는 참지 못했거든요.


열다섯이란 어린 나이에, 장의 뮤즈가 되었던 여인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봐주는 남자에게 빠졌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는데, 3년 만에 그녀는 사랑하는 이가 보는 여성이 자신이면서 자신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열여덟 소녀의 첫사랑은 끝을 맺었다.

 

샤를로트는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남자를 밀어내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의 청혼을 거절할 때마다 절망했다.


또 다른 사랑이 나타났을 때, 그녀가 망설임 없이 은퇴를 선언하고 포로로 날아간 이유였다.


「참고로 지금은 고모부 되시는 분과 아주 행복하게 살면서 장을 한 때의 추억으로 욕하십니다. 그걸 보고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한다는 말을 이해했죠.


다들 샤를로트가 장을 싫어해서 그랬는줄 안다.

하지만 그녀는 진심으로 장을 좋아했고 그래서 죽어갔다.


, 역시 사랑의 나라 프랑스. 러브 스토리가 참 흥미진진하네.’


나래는 프랑스 유명 사진가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며 팝콘이 없다는 것에 아쉬워했다.


, 다니엘이 원하는 정도의 흥미와 관심이었다.


「이게 아니야! 그래, 그 화장도, 렌즈도 다 벗어 보게. 어서!


날카로운 외침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던 이들 사이를 갈랐다.


나래와 다니엘은 동시에 현장을 바라봤다.


머리를 한껏 헝클어트린 장, 그리고 곤란한 얼굴을 한 태화가 그녀들의 시선에 들어왔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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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1. Lv.27 마늘소금

    18.12.31 19:19

    이런 연애 이야기 은근히 재미있는데 본편이랑 1도 관계가 없다....ㄸ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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