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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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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오메가쓰리
작품등록일 :
2019.10.14 17:41
최근연재일 :
2019.11.15 20:0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8,333
추천수 :
6,189
글자수 :
190,290

작성
19.11.12 20:01
조회
4,371
추천
190
글자
16쪽

Episode 26. 당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DUMMY

“이런 아름다운 성이 지하에 숨겨져 있었다니.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요...”


꿈을 꾸듯 몽롱한 표정의 민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눈 앞에 펼쳐진 성은 종말이라는 현재 상황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운 것이었다.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의 빛을 반사하는 투명한 얼음 성. 그것을 직접 디자인한 내가 봐도 새로운 감동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 성이 있는 줄 안 거예요?”

“...”


그 질문에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명지동 외곽에서 드롭되는 퀘스트 아이템을 획득한 후 얼음 여왕의 성에 관한 단서가 담긴 수많은 연계 퀘스트를 거쳐 전설의 얼음 성과 그곳으로 가는 특별한 신호를 알아내야 한다.

이 많은 과정을 설명할 수도 없고, 설명할 이유도 없다.

민아야. 그저 너는 내 덕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단다.


“혹여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 얼음 성이 우리 수중에 들어온 건 아니니까.”


그리 말하며 얼음 성을 향해 다가갔다.

퉁!

어느 정도 다가가자 무형의 장벽 같은 게 육신을 밀어냈고.


[‘던전 : 얼음 여왕의 성’의 경계에 닿았습니다.]

[던전에 출입하기 전 파티원을 지정하기 바랍니다.]

[얼음 여왕의 성에 입장할 수 있는 제한 인원은 3명입니다.]


얼음 여왕의 성은 던전이다.

물론 나중에는 나의 아득한 집으로 탈바꿈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파티를 꾸려 공략해야만 하는 살벌한 장소였다.


“민아와 조이...”


파티를 등록하려던 행동을 잠깐 멈췄다.

분명 민아는 파티원이 분명한데 조이는 어떻게 취급되는 거지?

형식은 소환수가 맞지만, 현실을 살아가던 개새끼니 파티원으로 취급되는 건가?


“민아와 조이를 파티원으로.”


떠오르는 의문과 함께 파티원을 등록했고.


[삑! 조이라는 파티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오호, 파티원이 없단다.

그 말인 즉 조이는 민아의 소환수로 취급된다는 말이다.


“으흐흐...”


뜻밖의 수확이다.

소환수라곤 하나 사실상 사도의 권능을 가진 개새끼를 덤으로 데려갈 수 있다니.

어쩌면 이 취약점을 이용해 난공불락의 던전을 공략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뭐, 당장은 실력을 키워야겠지만 말이다.


“어? 삼촌.”

“왜?”

“파티원으로 들어가겠냐고 묻는데요.”

“승낙해. 던전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파티를 맺고 들어가야 하니까.”


던전의 경우 일반 필드와 비교해서 한정된 공간에서 쏟아져 나오는 괴물을 상대해야 해서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다.

비록 보상을 분배하는 한이 있어도 파티를 맺고 공략하는 게 목숨을 보전하는 길이었다.


“그리고 들어가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

“네."

“던전에 입장하게 되면 별도의 명령 없이는 단 한 마디도 말하지 마. 그건 조이, 너도 마찬가지고.”

“그냥 입을 꾹 닫고 있으면 되는 거죠?”

“어. 그리고 한 가지 추가하자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의심하지 말 것. 이건 무척 중요한 사항이니까 반드시 명심하도록 해.”

“예. 그냥 삼촌이 따로 말하지 않으면 조용히 입 닫고 있을게요.”

“컹컹!”


민아와 조이의 다짐을 받은 후에야 던전에 입장했다.

지이잉-

던전의 결계를 넘자 이명과도 같은 낯선 반응이 두뇌를 강타했다. 하지만 그 이명은 찰나의 순간 사라졌고, 우리는 사방이 크리스탈로 장식된 얼음 여왕의 성에 입장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 ‘이정우’가 얼음 여왕의 성에 입장했습니다.]


이건 또 뭐야?

설마 채널에 홍보가 되는 거야?


[최초의 살인자가 입장했습니다.]

[쿠란의 맹견이 입장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범죄를 조장하는 자가 입장했습니다.]


한동안 채널에 입장하지 않았던 익숙한 삼인방이 등장했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입장했습니다.]

[빛을 따르는 구도자가 입장했습니다.]

[머리에 금관을 쓴 원숭이가 입장했습니다.]


익숙한 양반도 보이고.


[난폭한 늑대에게 팔을 뜯긴 용맹한 자가 입장했습니다.]

[12개의 고난을 극복한 전설의 사내가 입장했습니다.]


처음 채널에 입장한 이들도 다수 보였다.

아마도 특정한 던전에 입장하게 되면 후원자들에게 홍보가 되고, 이를 통해 채널에 입장하는 형식인 것 같다.


“와아...”


민아는 주변 광경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크리스탈처럼 반짝이는 성의 내부를 보고 있으면 꼭 자신이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가 된 기분이겠지.

굳이 녀석의 동심을 깨지 않은 채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하얀 실크가 깔린 복도의 양옆으로는 일정한 간격을 둔 방문이 나열해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조금 전에 한 말 잊지 않았지?”

“그럼요. 지금부터 할까요?”

“어, 무슨 일이 있어도 입 꾹!”

“꾹!"

“커엉!”


민아와 조이가 과장되게 입을 다물었다.

저벅.

느릿한 걸음으로 나아가며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하나, 둘, 셋, 여기!

기억을 더듬으며 마침내 하나의 문 앞에 멈춰 섰고.

딸칵!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었다.

방 안, 누군가의 침실로 짐작되는 단출한 그곳에는 주인이 있었다.

가만히 선 채로 우릴 바라보고 있는 건 눈꽃을 닮은 차가운 미녀였다.

찰랑거리는 백금발과 잡티 하나 없는 순백의 피부. 누군가가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것처럼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날씬한 몸매와 조화되어 궁극의 미를 뽐내고 있었다.

사라락.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길게 늘어뜨린 연녹색 드레스가 바닥을 쓸며 작은 소음을 발생시켰다.


“그대들은...?”


의문스럽게 나와 민아를 응시하는 여인.


“길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밖이 너무 추워서 잠시 몸을 피한다는 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최대한 공격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눈앞의 미녀의 심경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대화를 끌어내야만 한다.


“흐음. 길을 잃었다라...”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의 여인. 그러나 그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나저나 참으로 오랜만이로군. 이 성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 것은.”


잠깐 말을 멈춘 그녀는 이윽고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이방인이여. 그대에게 한 가지 부탁할 게 있다.”


결국, 흐름대로 가는구나.


“말씀하십시오.”

“그 누구에게도 나를 보았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겠느냐?”

“당신을 보았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겁니까?”

“그렇다. 내 사정이 있어서 그러니 여기서 나를 봤다는 일을 함구해주면 좋겠구나.”


따로 보상을 약속하거나 혹은 시스템적으로 퀘스트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어려운 일도 아니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녀와 약속했다.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대를 믿겠노라.”


휘이잉!

약속과 동시에 열린 창문으로부터 거센 눈바람이 몰아닥쳤다.

시야를 어지럽히는 눈이 그치고.


“어?”


사라진 미녀의 행적에 놀란 민아가 신음을 토했다.


“가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이번 임무는 타임 어택.

그녀를 발견하고 나서 30분 안에 왕좌에 도달해야만 한다.


「침입자 발견!」

「모든 병사는 전투태세로!」


방을 나오기 무섭게 복도에 울려 퍼지는 외침.

철컹철컹!

금속이 맞물리는 소음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건 얼음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었다.

얼음 성 병사.

높은 DP로 무장한 녀석들을 쓰러뜨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하압!”


유일의 무기 게이 볼그를 든 내게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파챠챵!

강력한 힘으로 얼음 갑옷이 부서지며 흩어진다.

물론 갑옷 속에 갇혀 있던 얼음 여왕의 노예는 소멸하고 말았다.


“조이, 뛰어놀 시간이다!”

“크와왕!”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 들은 조이의 몸집이 부풀었다.

콰직!

병사들에게 달려든 녀석이 앞발과 송곳니를 이용해 병사들을 찢어발긴다.

피피핑!

작은 소음과 함께 발사된 화살이 병사들의 갑옷에 꽂힌다.

높은 DP를 보유한 병사들의 갑옷을 뚫어버리는, 예사롭지 않은 저 궁술은 분명 ‘태양을 떨어뜨린 궁사’의 힘이었다.

새삼 생각해 보니 사기 파티다.

이른 시간에 유일의 무기인 게이 볼그를 쥔 개발자.

펜리르의 사도임과 동시에 전설 궁사의 후원을 받는 꼬맹이.

펜리르의 권능을 등에 업은 개새끼.

그리고 그게 다가 아니다.


“람보!”

“웅!”


아공간을 뛰어넘은 람보가 장내에 난입했다.


“웅웅!”


내 능력치의 일부분을 공유하는 강력한 골렘도 함께다.


“최대한 빠르게 가자.”


그리 외치며 필중의 힘을 담은 게이 볼그를 맹렬하게 휘둘러 적진을 돌파했다.


*


퍽!

검붉은 궤적을 그린 게이 볼그가 그대로 얼음 성의 기사를 관통했다.

푸스스.

오랜 세월 동안 갑옷 안에 갇혀 있던 얼음 여왕의 노예가, 그 혼이 갑옷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흩어진다.

끼이익!

녀석이 사력을 다해 지키던 거대한 문을 열었다.

문 너머로 보이는 건 곳곳에 기둥이 세워진 대전이었다.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병사들이나 기사들이 달려드는 일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더 불안한 듯 민아가 조심스레 내 옆에 붙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꼬맹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기에 나는 거침없이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자, 잠깐!”


거대한 기둥 뒤에 숨어 있었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만 대화를 할 수 있겠습니까요?”


우리 앞을 막은 건 화려한 보석으로 몸을 치장한 황금 고블린이었다.

이름은 없다. 이번만 특별히 출현하는 엑스트라였으니 말이다.


“거기, 플레이어분. 혹시 처음 성에 당도했을 때 누군가를 보지 않았습니까?”


익히 예상한 질문.


“없는데?”


물론 나올 답변은 빤했다.


“하하. 그러지 마시고. 제가 다 정보를 통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누굴 보았습니까. 만약 그것을 제게 이야기해 준다면 100,000F를 드리겠습니다.”


녀석이 제안한 100,000F. 확실히 일반 플레이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금액이긴 하다. 아니, 일반 플레이어가 아니라 사도인 민아도 놀랄 정도의 큰 금액이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본 게 있어야 봤다고 하지.”

“호오?”


마치 신비한 장난감을 본 듯 눈알을 굴리는 녀석.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플레이어분을 잘못 생각했군요. 100,000F가 부족하다면...”


녀석은 아공간에 감추고 있던 보따리를 꺼냈다.

어딜 봐도 범상치 않은 오색의 보따리. 그것을 주섬주섬 뒤지던 녀석은.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습니까.”


녀석이 꺼낸 건 찬란한 빛을 뿌리는 구슬, 초혼이었다.


“이것은 광혼(光魂). 흡수하는 순간 모든 능력치가 5 상승하는 귀중한 보물이지요.”

“거참 대단한 보물이네. 그런데 어쩌지. 진짜로 본 게 있어야 봤다고 말하지. 이거 참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솔직히 말해 녀석을 죽여서라도 저 광혼을 가지고 싶지만, 함부로 덤볐다간 내가 죽는다. 그렇기에 사양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하하하하하!”


갑자기 큰 웃음을 터뜨리는 황금 고블린.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다시금 보따리를 뒤지던 녀석이 꺼낸 건.


“이것은 황금 고블린 일족 대대로 내려져 온 보물. 가장 위대한 고블린 전사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황금 갑옷입니다.”


황홀할 정도의 광채를 뿌리는 갑옷은 어마어마한 DP 상승을 착용자에게 전해주는 보물인 황금 갑옷이었다.


“성에 들어와 본 것은 이야기해 준다면 100,000F는 물론 광혼과 황금 갑옷을 다 내어 드리겠습니다.”


씁. 이건 나도 순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제안이긴 하다.

녀석의 말이 거짓이 아니냐 의심할 수 있지만, 전혀.

내가 봤던 것을 이야기한다면 저 보물은 모두 내 차지가 된다.


“그가 무슨 보상을 약속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보물이라면 그 보상을 훨씬 상회할 것 같습니다만...?”


그것도 사실이다.

녀석이 제안한 보물은 최종적으로 그녀가 제안하는 보상을 뛰어넘는다.

수많은 연계 퀘스트를 거쳐 보상을 얻는 던전으로 설정된 만큼 여기서 타협한다면 저 강력한 보물을 모두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주면 안 될까? 진짜로 본 게 없어서 그래.”


끝내 녀석의 유혹을 뿌리칠 수밖에 없었다.


[쿠란의 맹견이 당신의 의지에 감탄합니다.]

[어둠 속에서 범죄를 조장하는 자가 당신의 어리석은 판단을 꾸짖습니다.]

[최초의 살인자가 당신의 다음 행동을 흥미롭게 관찰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 후원자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이 보물을 마다한다고? 어리석은 플레이어 같으니. 나도 더는 사양이라고!”


결국, 본색을 드러낸 녀석이 안개처럼 마술처럼 자취를 감췄다.

쩝. 안타깝지만, 별수 없다

녀석이 제안한 보물도 대단하긴 하지만, 결국에 내가 얻어가야 할 것이 더 대단하니까.

안타까움을 뒤로한 채 부지런히 걸었다.

어쩌면 보물에 대한 미련을 빨리 접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대, 약속을 지켰구나!”


휘이잉!

돌연 눈바람이 불어와 장내를 하얗게 수놓았다.

갑작스러운 눈바람과 함께 장내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 성에 당도했을 때 본 절세의 미녀였다.


“그 간악한 고블린의 유혹을 뿌리치고 약속을 지키다니. 정녕 대단하구나.”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고블린만이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나를 봤다고 이야기하지 않았겠지?”


그녀의 질문에 답할 건 하나다.


“그게 무슨 말인지?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은데 저는 당신을 본 적이 없습니다.”

“...”


내 대답에 오묘한 표정을 짓는 그녀.


“호호호호호!”


장내를 쩌렁하게 울리는 웃음과 함께 그녀의 육신은 하얀 눈이 되어 허물어졌다.


“놀랍구나. 내 마지막 시험마저 통과할 수 있는 자가 있을 줄이야.”


정면, 얼음의 옥좌에 앉은 미녀, 얼음 여왕이 턱을 괸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마련한 마지막 함정. 그것은 어느 누구라도 걸릴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분명 그녀는 누구에게도 자신을 봤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그건 그녀 자신도 포함되는 것.

만약 조금 전 상황에서 내가 그녀를 봤다는 내용을 언급했다면 그녀의 시험은 종료되고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이 성에서 추방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겁의 세월 동안 누구도 본 여왕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느니라. 하지만 오늘 그 절대의 법칙이 깨어졌구나. 현명한 자여. 그대의 업적을 기리며 내가 준비한 선물을 하사하노라.”


웅웅웅!

그녀의 손짓으로 허공에 생성된 건 새하얀 냉기를 발산하는 검과 방패, 그리고 갑옷이었다.

얼음 여왕의 무구.

수속성 내성과 빙결 효과가 부여된, 그야말로 보물이라 부를 수 있는 무구.


“특별히 그대를 위해 나의 권능이 깃든 무구를 하사하니 그대는...”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뭐, 뭐라?!”


보물을 거절하는 내 말에 당황하는 얼음 여왕.

솔직히 무구에 욕심이 있었으면 조금 전 황금 고블린이 제안한 보물을 선택했을 것이다.

굳이 내가 그녀의 시험을 통과한 이유는 내가 설정한 또 다른 비밀에 다가가기 위함이다.


“무구는 싫습니다.”

“무구가 싫다? 그럼 달리 원하는 것이라도 있느냐.”


[후원자 일동이 당신의 대답을 기대합니다.]


얼음 여왕은 물론 민아와 조이, 심지어 후원자 모두가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저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물, 당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것은 이 빌어먹을 던전에 숨겨진 또 다른 기능을 활성화하는 마법의 언어.


[얼음 여왕 체르네가 당신에게 기이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눈처럼 하얀 얼음 여왕 체르네의 볼에 홍조가 피어오른다.

그래. 내가 이 던전에 숨겨 놓은 건 연애시뮬레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 NPC의 호감도를 올리는 것이었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얼음 여왕 체르네가 당신의 말에 감동을 받습니다.]


빌어먹게도 체르네는 아주 느끼한 말을 좋아한다.


“웩!”

"커응웩!"

[후원자 일동이 헛구역질을 시작합니다.]


물론 주위에 있는 이 양반들은 그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작가의말

우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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