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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오메가쓰리
작품등록일 :
2019.10.14 17:41
최근연재일 :
2019.11.15 20:03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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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0,290

작성
19.11.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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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19. 쿠란의 맹견

DUMMY

내가 기획한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플레이어는 거대한 존재, 초월체의 손아귀에서 움직이는 장난감 병정 그 이상이 아니었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 성장에 성장, 그리고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다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도 있지만, 사실상 그건 희박한 ‘가능성’에 불과했다.

보통의 플레이어는 초월체에 의해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이 소환의 보주라는 유일의 아이템을 이용하면 그 상황을 잠시나마 뒤집을 수 있다.

선택되어야만 하는 운명의 플레이어가 유일하게 선택권을 가져갈 수 있는 회심의 카드. 그것이 바로 소환의 보주였다.


[후원자들과의 내기에서 승리하여 89,000F를 획득했습니다.]


기쁜 소식이 찾아왔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 기쁜 소식이 있으면 나쁜 소식도 따라오는 법이었다.


[플레이어 이정우가 강력한 보물을 차지했습니다.]

[‘위치’를 통해 플레이어가 보물을 차지한 장소를 확인하십시오.]


내가 기획했지만, 정말 엿 같은 콘텐츠다.

지금처럼 보물을 발견, 획득한 플레이어가 있으면 알림으로 현재 장소를 고지한다.

그게 무슨 뜻일까?

한 마디로 남 잘되는 건 보기 싫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탈하라는 뜻이다.

반대로 최초 보물을 획득한 플레이어는 개떼 같이 몰려드는 하이에나에게서 자신이 획득한 보물을 지켜야 하겠지만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당신에게 깊은 관심을 표하기 시작합니다.]

[빛을 쫓는 구도자가 당신을 매우 흥미롭게 관찰합니다.]


일련의 사태에 칼날 무덤 수호자를 필두로 수많은 후원자가 관심을 표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 내 죽음에 베팅한 것과는 상반되는 태도.

그도 그럴 게 이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유희(遊戲)다. 재미를 얻을 수 있다면 사소한 감정에 연연하지 않는 존재들인 것.


[수천 개의 칼날로 고문을 행하는 자가 당신을 매섭게 노려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좀생이 새끼도 있고.


[최초의 살인자가 당신을 향해 열렬한 구애를 펼칩니다.]


이제는 광적으로 집착하는 변태도 있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니만큼 그 반응 하나하나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선물, 도플갱어의 전리품을 살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찬란한 황금빛 광채를 발하는 구슬, 금혼(金魂)이었다.

무엇을 망설일까.

확인한 즉시 깨뜨려 기운을 흡수했다.


[금혼을 흡수합니다.]

[금혼의 강력한 축복을 통해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고유 능력치인 DVP를 제외한 5개 능력 모두가 1 상승했다.

새삼 내가 녀석을, 강력한 괴물인 도플갱어를 쓰러뜨렸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강력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허무하게 죽긴 했지만, 그건 녀석의 특성을 적절하게 이용했기 때문이다.

민아를 이용한 무구 해제, 그리고 에디팅 권능으로 MP에 몰빵하는 사전 작업이 없었다면 아마 저기 누워 있어야 할 건 녀석이 아니라 나였을 것이다.


“이건...?”


그리고 또 하나.

금혼 옆에 나란히 떨어져 있는 건 손바닥만 한 작은 거울, 지금은 좀처럼 볼 수 없는 동경(銅鏡)이었다.

연이어 권능 서적을 얻은 탓일까. 그 전리품에 조금은 실망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게 맞는 거다.

권능 서적을 얻을 확률은 1% 이하.

아무리 내가 운을 타고났어도 세 번 연속 권능 서적을 얻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것, 복제의 동경도 그리 나쁜 성능의 아이템은 아니었다.

어쩌면 이번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당신에게 1,000F를 선물했습니다.]

[빛을 쫓는 구도자가 당신에게 1,000F를 선물했습니다.]

[머리에 금관을 쓴 원숭이가 당신에게 1,000F를 선물했습니다.]


잠깐 상념에 빠진 사이 거대한 존재의 후원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 그것도 음성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1,000F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나를 후원자로 선택하라. 그리하면 너에게 크나큰 힘과 권력, 그리고 명예를 안겨줄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십시오. 특히 칼날 무덤의 수호자는 안 됩니다. 그는 매우 사악한 존재로...」

「야, 나랑 한번 보자. 지금 당장 내 진명을...」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나 일관되게 후원자로 지목하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하하. 슬며시 피어나는 웃음을 주체하기 힘들다.

저 초월적인 존재들이 애가 타 후원자 지목을 요구하는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에 쥔 소환의 보주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이 영롱한 광채를 뿌리는 보주는 거대한 존재를 소환하는 명령권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힘을 성장시켜주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저 시커먼 것들은 내게 호감이 있는 게 아니라 소환을 받아 보주를 꿀꺽 삼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말이다.


[최초의 살인자가 당신에게 10,000F를 선물했습니다.]

[열혈 랭킹의 최소 조건인 10,000F 이상의 후원금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높은 후원금을 기록한 최초의 살인자가 채널의 회장으로 등록됩니다.]


10,000F라는 거금을 들인 카인이 채널의 회장에 등록되었다.

아, 이 양반은 조금 다르겠네.

짐작하건대 카인은 다른 존재와 달리 진짜 내 관심을 받으려고 이러고 있을 것이다.


「와 씨, 내가 진짜 이런 거금을 들여가며 회장질을 할 줄이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동생, 내 말 잘 들어. 사실 다른 녀석들은 동생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소환의 보주를 꿀꺽하려는 거거든. 저게 우리 같은 초월체들에게 워낙 좋은 거라. 하지만 이 형은 달라. 정말 동생에게 관심이 있고, 계속 지켜보고 싶단 말이야.」


회장의 특권을 이용해 곧바로 음성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그 말을 대충 정리해보면.

나는 보주가 아니라 너라는 인간 자체에 관심이 있다.

애정도 있고, 이런 거금까지 쓰는데 나를 후원자로 선택하지 않으면 너는 정녕 사람 새끼가 아니다.

그 또한 자신을 후원자로 선택해 달라고 강력히 어필하는 중이었다.

솔직히 카인의 호의가 고마운 건 사실이다.

성격이 조금 예측할 수 없어서 그렇지, 확실히 다른 존재와는 달리 내게 과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정(情)으로 그를 선택할 순 없다.

이 계획을 떠올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한 존재의 진명을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다.


[소환의 보주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원하는 후원자의 진명을 말하십시오. 그 누구든 당신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할 것입니다.]


재차 보주의 속삭임이 파고들었다.

그래. 이제는 진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린.”


곧바로 생각하고 있던 존재의 진명을 읊조렸고.


[칼날 무덤의 수호자 및 후원자 일동이 당신의 선택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지켜보고 있던 후원자들은 그 선택에 감정의 동요를 숨기지 못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알 바가 아니다.

파삭!

깨어진 소환의 보주에서부터 형용할 수 없는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장내를 집어삼킨 빛은 찰나의 순간 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고, 이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시야를 방해하는 빛이 사라진 직후 정면을 바라봤다.

사라진 소환의 보주를 대신한 건 검붉은 아우라(Aura)를 발산하는 낯선 사내.


“왜지. 왜 소환의 보주로 나를 소환한 거지?”


산발한 머리카락 사이에 숨겨진 붉은 눈빛으로 나를 직시한다.

오싹!

낯선 감각이 육신을 지배했다.

고작 시선을 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아득한 느낌이라니.

하긴 화신도 아니고 진정한 초월체 본신으로 현신했으니 당연한 건가.


“만나 뵙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쿠란의 맹견, 마창의 주인 쿠 훌린이여.”


쿠 훌린.

필멸자로 태어났으나 수많은 시련을 견뎌내어 초월체에 오른 입지적인 영웅이었다.


*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영웅이라 하면.

12 공업(功業)을 완수한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래스.

위대한 영웅왕으로 알려진 수메르 신화의 길가메시.

저주받은 반지와 함께 비극적인 운명을 마감한 북유럽 신화의 지크프리트.

그 유명한 엑스칼리버의 주인인 브리튼 전설의 아서 펜드래곤.

하지만 나는 잘 알려진 대중적 영웅보다는 조금은 마이너한 영웅을 좋아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얼스터 신화의 영웅인 쿠 훌린이다.

마녀 스카자하에게서 하사 받은 마창 게이 볼그를 사용해 적군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던 전쟁 영웅. 끝내 자기 아들을 죽여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그는 내가 개발한 아포칼립스에서는 더욱더 강력한 영웅이 되었다.


“나를 안다고?”

“어떻게 모르겠습니까. 필멸자 운명에서 고난과 역경을 극복, 초월체에 오른 입지적인 영웅 아니십니까.”

“놀랍군. 일개 플레이어의 신분으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니.”


그걸로 놀라면 곤란한데.

아마 내가 가장 ‘고귀한 존재’의 진명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물론 이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초월체가 놀라 자빠질 것이다.


“놀랍긴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세계지 않습니까.”

“하긴 그것도 그렇지. 그건 넘어가도록 하고.”


역시 화끈한 양반.

자잘한 것에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대범함을 보라!


“그럼 묻지. 나를 소환한 이유는 내 후원을 받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군. 지금의 나는 초월체에 오른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활동하지 못해 가진 게 없는 신세니까.”


그건 거짓말이 아니다.

쿠 훌린은 가장 최근에 초월체에 오른 영웅인 데다가 잠적하다시피 한 한 행보로 점수를 거의 획득하지 못한 상태였다.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나를 선택할 일은 없었을 텐데.”

“글쎄요. 그것마저 알고 선택했다면 어떻겠습니까?”

“흐음?”


의문이 섞인 시선이 내게 향한다.


“당신은 초월체로 거듭났지만, 아직도 현세의 생이 남아 자유롭게 본신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다고?”


놀란 그의 물음이 뒤따랐다.

최근에 초월체가 된 쿠 훌린은 초월체이면서 동시에 현세를 활보할 수 있는, 나와 같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노린 것도 바로 그러한 점이었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지?”

“당신이 선배 플레이어, 즉 이번 성전(盛典 : 성대한 의식)의 스승 자격을 갖추었다는 말입니다.”

“흥미로운 발상이로군. 그래서?”

“여기 훌륭한 스승님이 계시는데 어찌 배움을 청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위대한 영웅을 제 스승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그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메인 퀘스트와도 연관되어 있다.

굳이 소환의 보주를 사용해 최하급 초월체에 불과한 쿠 훌린을 소환한 건 그가 비기를 전수해줄 가장 강력한 스승이었기 때문이다.


“나를 스승으로 모신다? 설마 그런 허점을 노릴 줄은. 정말 경이로운 발상의 전환이로군.”


내게 보이는 관심.

이 정도면 성공을 점칠 수도 있겠지만, 그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제안은...거절한다.”

“왜입니까?”

“그날, 나는 애창을 부러뜨렸다. 그것은 다시는 창을 잡지 않겠다는 각오. 내가 창을 잡는 일도,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습니까?”


하지만 그의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의 심경을 알면서도 여유로운 이유라면.

쐐액, 퍽!

힘차게 던진 그것이 정확히 쿠 훌린의 발치에 박혀들었다.

무심한 시선이 그곳에 다다랐고.


“이, 이건?!”


그것을 바라본 쿠 훌린이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네. 당신이 부러뜨린 게이 볼그의 잔재. 그 반쪽입니다.”


묵빛의 창. 현재는 묵향으로 알려진 창의 근원은 마창 게이 볼그. 그것이야말로 영웅 쿠 훌린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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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pisode 27. 오늘부터 1일 +37 19.11.13 4,069 167 13쪽
27 Episode 26. 당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34 19.11.12 4,363 189 16쪽
26 Episode 25. 얼음 여왕의 성 +24 19.11.11 4,370 177 14쪽
25 Episode 24. 부동산의 큰 손 +12 19.11.09 4,964 179 13쪽
24 Episode 23. 튜토리얼을 종료합니다 +17 19.11.08 5,028 180 14쪽
23 Episode 22. 게이 볼그의 위력 +13 19.11.07 5,210 181 16쪽
22 Episode 21. 게이 볼그의 잔재 +28 19.11.06 5,455 189 15쪽
21 Episode 20. 해충 박멸의 시간 +11 19.11.05 5,849 180 15쪽
» Episode 19. 쿠란의 맹견 +19 19.11.04 5,958 192 12쪽
19 Episode 18. 소환의 보주 +17 19.11.01 6,898 214 18쪽
18 Episode 17. 뜨거운 감자 +9 19.10.31 7,515 18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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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pisode 15. 연쇄할인마의 능력 +15 19.10.29 8,320 216 20쪽
15 Episode 14. 사도(使徒)와의 조우 +9 19.10.28 8,292 205 16쪽
14 Episode 13. 기적은 단 일격에! +8 19.10.25 8,670 19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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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pisode 11. 골렘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9 19.10.23 8,743 20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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