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퀵바

타로핀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오메가쓰리
작품등록일 :
2019.10.14 17:41
최근연재일 :
2019.11.15 20:0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8,334
추천수 :
6,189
글자수 :
190,290

작성
19.11.01 20:00
조회
6,902
추천
215
글자
18쪽

Episode 18. 소환의 보주

DUMMY

인기 채널을 보유한 자의 특권이라면 역으로 후원자들에게 미션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적당한 선을 지켜 미션을 걸어야지 잘못해 나대다가는 배척당한 채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건 도박 미션은 이러한 선을 지키면서 충분히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수천 개의 칼날로 고문을 행하는 자가 당신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첫 번째부터 거절이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저 고문 변태 녀석은 내게 노골적인 적의를 보이는 존재. 당연히 제안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수천 개의 칼날로 고문을 행하는 자가 들을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며 외칩니다.]

[최초의 살인자가 닥치고 있으라며 눈을 부라립니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갑니다.]


내게 호의를 지닌 카인은 물론 녀석이 모시는 상전도 마땅치 않은 반응을 보인다.

새끼, 나대더니 꼴좋다.


[채널에 모인 일동이 칼날 무덤 수호자를 바라봅니다.]


과연 상위 위원.

아마도 이토록 많은 후원자가 모인 것도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방문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따르는 이들, 혹은 그와 적대적이어서 감시를 위해 찾아온 이들이 대다수일 터.

그렇다는 건 뭐다?

녀석의 행동 하나에 내 제안의 가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당신의 죽음에 10,000F를 걸었습니다.]


왔다!


[빛을 쫓는 구도자가 질 수 없다는 듯 당신의 죽음에 10,001F를 걸었습니다.]

[머리에 금관을 쓴 원숭이가 당신의 죽음에 5,000F를 걸었습니다.]


죽음, 죽음, 죽음.

내기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내 죽음에 베팅했다.


[용맹한 자의 팔을 뜯어먹은 늑대가 당신의 죽음에 3,000F를 걸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범죄를 조장하는 자가 당신의 죽음에 2,000F를 걸었습니다.]


내게 그나마 호의를 보이던 펜리르와 범죄자 녀석도 죽음에 걸었다.

그러나 어떤 감정도 없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고 그랬다. 인간을, 플레이어를 단순한 병정이라고 여기는 존재들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저 녀석들의 주머니를 털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최초의 살인자가 당신의 보물 획득에 1,000F를 걸었습니다.]


이런 반전이?

최초의 살인자, 우리 카인 형님께서 1,000F를 내게 걸었다. 물론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의 베팅이 내 성공을 향해 있다는 점이다.


[최초의 살인자가 당신에게 회심의 윙크를 날립니다.]


과연 내가 설정한 후원자 중에서도 가장 똘끼 넘치는 캐릭터답다고 해야 할까?


“대충 베팅이 끝난 것 같군요. 거의 모두가 제 죽음에 걸었군요. 문제는 배분이겠죠. 만약 제가 정말로 후원자 여러분들의 바람대로 죽게 된다면 저와 최초의 살인자님이 베팅한 금액을 나눠 가지면 될 것 같고, 반대로 제가 살아남아 보물을 획득한다면 둘이서 나눠 가지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최초의 살인자를 포함한 모두가 내 죽음에 걸 줄 알았다

씨마트에 도사리고 있는 보물, 그것 역시 내가 기획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 좀처럼 활로를 찾을 수 없는 보물을 알고 있는 후원자라면 당연히 내 죽음에 걸 수밖에 없었다.


“민아.”

“네.”


마치 내가 부를 것은 예측한 듯 금방 내게 다가온다.


“네가 모시는 분에게 언질을 받았지?”

“네. 들었어요. 무조건 이번 일에서 손을 떼라고 하던데요.”


그럴 줄 알았다.

이건 보물찾기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사도의 안전을 우려한 조언. 그렇기에 다른 후원자들도 그의 개입을 인정할 것이다.


“넌 빠져도...”

“같이 갈래요.”

“...엉?”

“같이 간다고요.”

“아니, 왜?”


분명 펜리르가 경고했을 것이다.

이번 일에 끼어든다면 사도의 자리도 보장할 수 없다고. 물론 그건 사도의 안전을 고려해야 했던 그의 협박성 발언이었겠지만, 받아들이는 사도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펜리르의 말을 어기고 나와 함께 간다고?


“아저씨가 제 엄마, 아빠의 원수를 대신 갚아줬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그건 네 원수가 된 줄 몰랐을 때 일어난 우연에 불과하니까.”


솔직한 내 심정을 전했다.

적어도 이번 일에 관해서 녀석이 참여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을 억지로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나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다.

그런 사지에 이제야 고작 10살이 된 어린아이를 밀어 넣는다? 그러기에는 아직 내 양심은 건전했다.


“우연이면 어때요. 아저씨는 분명 내 원수를 갚아준 은인이에요. 그리고 아까 아저씨가 뭐라고 했어요?”

“내가 뭘...?”

“어디 가서 개죽음당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했잖아요. 난 아저씨를 믿으니까 개죽음당하지 않도록 지켜주세요.”

“...”


생각지도 못한 말에 한동안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해야만 했다.

덜덜덜.

미세하지만 이 작고 여린 아이는 손을 떨고 있었다.

당당한 게 아니라 애써 당당한 척하고 있는 거다.

내게 뺀질거리며 투닥거린 것도 그 약한 마음을 숨기기 위함이었겠지.

그래.

부모를 잃은 녀석이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은 이제 내가 유일하다.

그러니까 배제당하고 싶지 않은 거다.

혹여 자신이 쓸모가 없다면 버림받을까 봐.

세상은 변했으나 녀석은 한창 어리광을 부려야 할 10살 꼬맹이에 불과했다.


“그래. 같이 가자.”

“알겠어요.”

“컹컹!”


떠는 것을 멈춘 채 힘차게 대답한다.

그래. 너는 그렇게 떨고 있는 것보다 밝게 미소 짓는 게 어울린다.


“가자!”


그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는 사지. 나는 민아, 그리고 한 마리의 개와 함께 그곳에 진입했다.


*


“꺄악!”


마트에 진입한 후 가장 먼저 들을 수 있었던 건 민아의 비명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다.

다만 마트 안에 펼쳐진 광경이 10살 소녀가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그렇다.


“아주 잔치를 벌여놨구나.”


입구부터 펼쳐진 건 줄줄이 이어진 인간의 시체였다.

복부가 터져 내장을 줄줄 쏟아내고 있거나 사지가 뜯겨 나갔거나, 온전한 시체는 하나도 없었다.

보물을 찾기 위해 마트를 찾은 이들의 처참한 최후였다.

펄럭!


“온다, 주의해!”

“으르릉!”


민아에게 경고했고, 조이가 민아를 보호하듯 낮은 울음 소릴 냈다.

하지만 적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보이지 않는 거다.

씨마트에 주둔하고 있는 괴물 중 하나인 갈뤼드는 자신의 육신을 감출 수 있는 변신의 귀재.

아공간에 보관해 둔 몇 자루의 비도(飛刀)를 꺼냈다.

이 역시 범죄자 녀석들을 처리하고 얻은 전리품 중 하나.

새로운 마나의 힘을 시험해 볼 기회다.

스으으.

마치 찰흙을 떼어내듯 몸속을 휘감아 도는 마나를 떼어내어 비도에 부여했다.

웅웅!

검명을 토한 비도에 마나 덩어리가 안착했다.

전(傳). 마나를 물건에 부여하여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합!”


내 감각에 잡히는 그곳을 향해 비도를 뿌렸다.

퍽!


“퀘엑!”


분명 아무것도 없었던 허공에 박힌 비도. 그리고 잠시 후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스스스.

잘 익은 수박 정도의 몸체를 가진 박쥐 하나가 지면으로 떨어진 것.

녀석이 바로 갈뤼드. 주변과 완벽히 동화해 접근해 피를 빨아먹는 흡혈박쥐다.

파파팟!

지체 없이 비도 세 자루를 뿌렸다.

쿠쿵!

마나가 담긴 비도는 순식간에 두 마리를 쓰러뜨렸지만, 하나는 빗나가고 말았다.


“크와왕!”


민아의 옆을 보호하던 조이가 뒷발에 힘을 주어 높게 도약했다.

콰득!


“케켁!”


내가 놓친 갈뤼드 하나를 문 녀석이 맹렬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후두둑!

몸체가 찢긴 녀석의 일부분이 사방으로 비상했다.

과연 개새끼. 후각을 이용해 녀석을 찾아내어 단숨에 죽인 것이다.

쿠웅!

하지만 안심할 새가 없다.


“크와악!”


육중한 덩치를 드러낸 건 살덩이가 추욱 늘어진 비만 괴물, 라프톤이었다.

육중한 덩치와 살덩이를 장식한 8개의 팔, 온몸에 박힌 200개의 눈은 녀석에게 사각이라는 약점을 없애버렸다.

저 위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녀석은 씨마트 안을 순찰하며 침입자를 찾아내어 잔인하게 죽이는 임무를 부여받은 괴물이다.

당연히 갈뤼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더 강하니까.


[치트키, 솟아나요 호랑이 같은 파워를 발휘합니다.]


AP 5%의 상승. 뭐, 고작해야 능력치 2가 오르는 셈이었지만, 지금 상태에선 이 2의 상승도 감지덕지다.

녀석을 보기 무섭게 마나를 몸에 둘렀다.

합을 이룬 상태. 이로써 육신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콰앙!

지면을 박차며 녀석에게 쇄도했다.

파파팟!

대응하듯 뻗어오는 건 8개의 팔이 쥐고 있는 다양한 무기. 하지만 물러서지 않는다.

카카카캉!

불꽃이 튀었다.

녀석의 움직임을 간파하여 그 모든 경로에 창을 찔러 넣어 상쇄시켰다.

엑스퍼트에 달한 창 기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움직임.


“크왕!”


기회를 노리고 있던 조이가 달려들었다.

한 줄기 선이 된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라프톤의 신경을 교란한다.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건가?

함부로 전투에 끼지 않는 게 전투 지능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게 내가 원하는 조이의 역할이기도 했다.


“흐읍!”


손에 쥔 창귀에 마나를 한껏 부여했다.

웅웅!

더욱더 구슬프게 창명을 토하더니 검게 물든다.

단(團). 육체 혹은 물건에 마나를 단단하게 뭉쳐 그 파괴력을 더하는 마나 응용법.


“그만 꺼져!”


스팟.

내 손에서 이어진 검은 궤적이 그대로 라프톤의 머리를 향해 쇄도했다.

그러나 녀석은 조이의 견제 속에서도 용케 공격을 감지했다.

파파팟!

4개의 팔이 움직여 창귀의 경로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소용없는 짓.

빠캉!

경로를 가로막은 무기는 수수깡처럼 부러졌다.

마나가 깃든 창귀는 웬만한 무기는 그냥 부숴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퍽!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은 창귀가 그대로 전진해 라프톤의 머릴 관통했다.

털썩.

비대한 몸체가 지면에 쓰러진다. 그리고 녀석의 시신에서 떨어지는 건 순찰자의 상징이기도 한 은혼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은혼은 반드시 획득해야만 한다.

빠른 속도로 떨어진 은혼을 집은 후 주위를 둘러봤다.


“키리릭!”

“캭, 캬악!”


냄새를 맡은 다수의 괴물이 몰려들고 있다.

보물의 마력에 이끌려 찾아들어 온 중상위의 종. 녀석들은 밖에 있는 괴물과 달리 허투루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설마 개새끼에게 이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컹!”

“개새끼, 개새끼 하지 말라는데요. 듣는 개새끼 기분 나쁘다고.”


그래. 어련하시겠냐.


“민아, 조이. 등 뒤를 부탁한다.”

“컹!”

“맡겨만 주세요.”


민아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능을 발휘해 조이의 능력을 더욱더 극대화했다.


“우우!”


파파팍!

푸른 스파크를 튀긴 녀석이 긴 울음을 토하며 전의를 다졌다.

꽈악.

창귀를 손에 쥐며 정면을 응시했다.

낯설지만 익숙한 괴물이 내 생명을 끊어놓기 위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

믿을 건 손에 쥔 창귀, 그리고 내 뒤를 받쳐주는 동료.


“하압!”


힘찬 기합성을 터뜨리며 녀석들을 향해 마주 달려갔다.


*


“허억, 헉...”


숨이 끝까지 차오른다.

당장 누워서 쉬고 싶지만, 이곳에 내가 쉴 곳은 없다.


“캬악!”


녹색 점액질로 이루어진 젤루틴이 튀어 올라 몸집을 불려 내 몸을 집어삼키려고 했다.

촤악!

하지만 마나가 담긴 창귀를 사납게 휘둘러 녀석의 끈적한 몸체를 그대로 갈라버렸다.


[축하합니다. 정교한 창 솜씨를 통해 창 기술 노멀 3레벨로 상승합니다.]

[보정 효과가 더욱 강력해 현재 기술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엑스퍼트에 이른 창 기술은 내게 창의 길을 알려주었다.

씨마트의 괴물들을 쓰러뜨리던 도중 노멀 1레벨의 창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고, 그것이 지금은 3레벨에 이른 것.


“헥헥헥...”


마지막 젤루틴을 끝으로 조이가 바닥에 엎드렸다.

녀석도 거의 탈진 상태였다. 단지 기력이 다한 것뿐만 아니라 털 사이사이로 보이는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이, 괜찮아?”


쉴 새 없는 권능의 발현으로 지친 민아가 무릎을 포개어 앉아 열심히 조이를 쓰다듬었다.

단지 쓰다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다가 아니다.

옅은 연녹색 빛에 휩싸인 손이 닿을 때마다 조이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고 있다.

전투적인 능력은 없으나 부가적인 버프, 혹은 치료를 담당하는 게 민아의 역할. 조이는 민아를 통해 지속력을 얻는 셈이다.

잠시 녀석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갤 돌렸다.

장난감이 엉망으로 널린 정면, 가장 눈에 띄는 건 붉은색과 금색으로 조화된 거대한 궤짝이다.

보물이 숨겨진 궤짝. 저것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찾던 물건이 든 보물 상자였다.


“드디어 이곳까지 왔네요.”


조이의 치료를 마무리 지은 민아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아니. 지금부터 시작이야.”


녀석은 모른다.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그게 무슨...?”

“민아야.”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채 녀석을 똑바로 응시했다.


“아저씨 믿지?”


진중한 내 말에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던 민아.


“네. 믿어요.”


뭔가 결심한 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조금 전의 대화를 통해 녀석도 뭔가를 느낀 바가 있는 모양이다.


“그럼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행동해 줄 수 있겠니?”

“시켜만 주세요.”

“좋아.”


대답을 듣는 즉시 손에 쥔 창귀, 그리고 대지의 갑옷을 벗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라 아공간에 보관하고 있던 대다수 무구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걸 가지고 씨마트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

“...”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민아. 초롱초롱한 눈동자는 마치 내 마음을 꿰뚫는 듯했다.


“이것만 가지고 가면 되나요?”


평소처럼 토를 달지 않는다.

한껏 진지한 내 행동과 태도에서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일까?


“그래. 이 일만 마무리 짓는 대로 합류할 테니까 가만히 대기하고 있으면 돼.”

“알겠어요. 금방...돌아올 거죠?”

“오냐. 금방 합류하마.”


확답을 받은 녀석이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조이의 도움을 받아 바닥의 무구를 챙긴 녀석이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갔다.

녀석이 씨마트를 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기다린 후.


[AP 42점을 MP로 전환합니다.]

[DP 59점을 MP로 전환합니다.]

[HP 39점을 MP로 전환합니다.]

[AGP 37점을 MP로 전환합니다.]


능력치 편집을 발휘, 모든 능력치를 MP로 전환했다.

착용한 모든 무구를 해제하고, 현재로선 전투 능력과는 크게 상관없는 MP의 몰빵.

혹여 이런 변화를 눈치챈 존재가 있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수천 개의 칼날로 고문을 행하는 자가 비릿한 미소를 짓습니다.]


반응은...평범했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거대한 존재, 초월자라 부를 수 있는 그들도 내 에디팅 능력을 파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 보물 상자를 향해 접근해 그것을 열었다.

딸칵!

잠금장치는 없었던지 작은 소음과 함께 상자가 열렸다.

지잉-

찰나의 순간, 마치 무언가가 뇌 속을 파고든 것과 같은 이질감이 나를 덮쳤다.

시야는 칠흑으로 물들었고, 다시금 세상이 환해지는 순간.


“안녕?”


보물 상자 앞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존재, 놀랍게도 그건 나였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이 나와 똑같은 외형을 한 존재가 서 있었다.


“도플갱어(Doppelganger)!”


상자의 수호자 도플갱어.

이 위험한 지역에 따로 네임드 괴물을 설정하지 않은 건 결정적인 순간 나타나는 녀석으로 인해서였다.

상자를 건드리는 여는 순간 봉인되어 있던 도플갱어가 풀려나고, 인근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를 복사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가 당신의 죽음을 예견합니다.]

[빛을 쫓는 구도자가 당신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머리에 금관을 쓴 원숭이가 당신의 절망을 원합니다.]


죽음, 공포, 절망!

나타난 도플갱어를 본 후원자 녀석들은 내게 한 가지 길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복사된 도플갱어는 대상 플레이어의 능력치를 다섯 배 뻥튀기시킨 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잠재된 스킬이나 권능은 사용할 수 없으나 무구를 그대로 착용한 채, 게다가 다섯 배 능력치를 지녔기에 나타난 순간 반드시 상대를 죽인다.


“그럼 맛있게 먹겠...음?”


나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짓던 또 하나의 나. 하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돌연 안색을 굳힌다.


“뭐, 뭐야? 대체 넌 뭐하는 녀석이기에 이런 능력치를...”

“닥치고 뒈져!”


곧바로 능력치를 복원, 본래 능력치로 되돌렸다.

문답무용(問答無用)!

녀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 주먹이 대신할 것이다.

퍼억!

전력을 다한 주먹, 그 궤적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도플갱어의 왼쪽 가슴을 꿰뚫고 나왔다.


“이럴 수가...”


인간의 장기마저 복사한 녀석은 심장에 전해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투툭.

가진 거라곤 MP밖에 없는 나약한 네임드는 쓰러졌고, 고유의 아이템을 드롭했다.


[칼날 무덤의 수호자를 비롯한 후원자 일동이 당신이 벌인 일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내기는 싱겁게 끝이 났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녀석이 드롭한 아이템이나 내기의 승패 따위가 아니었다.


“드디어!”


감탄사를 내뱉으며 상자 안의 물건, 오색 영롱한 보주를 손에 쥐었다.

휘이잉!

강렬한 빛무리를 발산하는 그건 내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얻고 싶었던 보물 중의 보물.


[소환의 보주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원하는 후원자의 진명을 말하십시오. 그 누구든 당신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할 것입니다.]


소환의 보주.

그것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후원자를 선택할 수 있는 절대적인 명령 실행 아이템이었다.


작가의말

*패치 노트*

-드세 보이는 꼬맹이, 민아의 성격을 다운 그레이드 시켰습니다.

-시각 장애인 설정을 제거했습니다. 민아는 평범한 10살 꼬맹이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14 19.11.18 1,429 0 -
공지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 19.11.06 739 0 -
공지 후원금 감사합니다!! 19.10.29 376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입니다. +2 19.10.21 8,614 0 -
30 Episode 29. 아르고 원정대 +17 19.11.15 3,459 139 15쪽
29 Episode 28. 부화 +27 19.11.14 3,803 170 15쪽
28 Episode 27. 오늘부터 1일 +37 19.11.13 4,078 168 13쪽
27 Episode 26. 당신을 가지고 싶습니다 +34 19.11.12 4,372 190 16쪽
26 Episode 25. 얼음 여왕의 성 +24 19.11.11 4,376 178 14쪽
25 Episode 24. 부동산의 큰 손 +12 19.11.09 4,970 180 13쪽
24 Episode 23. 튜토리얼을 종료합니다 +17 19.11.08 5,033 181 14쪽
23 Episode 22. 게이 볼그의 위력 +13 19.11.07 5,215 182 16쪽
22 Episode 21. 게이 볼그의 잔재 +28 19.11.06 5,460 190 15쪽
21 Episode 20. 해충 박멸의 시간 +11 19.11.05 5,853 181 15쪽
20 Episode 19. 쿠란의 맹견 +19 19.11.04 5,962 193 12쪽
» Episode 18. 소환의 보주 +17 19.11.01 6,903 215 18쪽
18 Episode 17. 뜨거운 감자 +9 19.10.31 7,520 181 14쪽
17 Episode 16. 즐거운 보물찾기 시간 +8 19.10.30 7,967 184 13쪽
16 Episode 15. 연쇄할인마의 능력 +15 19.10.29 8,326 217 20쪽
15 Episode 14. 사도(使徒)와의 조우 +9 19.10.28 8,297 206 16쪽
14 Episode 13. 기적은 단 일격에! +8 19.10.25 8,675 196 13쪽
13 Episode 12. 세계 유일의 굴러가는 자동차 +18 19.10.24 8,603 226 11쪽
12 Episode 11. 골렘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9 19.10.23 8,749 205 13쪽
11 Episode 10. 자혼이 드롭되었습니다 +17 19.10.22 9,495 211 15쪽
10 Episode 9. 에디터 능력의 성장 +7 19.10.21 10,164 226 17쪽
9 Episode 8. 최초의 살인자 +9 19.10.18 10,213 235 14쪽
8 Episode 7. 점수 모으기, 참 쉽죠잉? +10 19.10.17 10,888 236 17쪽
7 Episode 6. 과금러 잡는 무과금러 +9 19.10.16 10,854 249 13쪽
6 Episode 5. 에디터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7 19.10.15 11,119 244 16쪽
5 Episode 4. 네가 가진 물건, 다 꺼내 +9 19.10.14 11,187 231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오메가쓰리'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