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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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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오메가쓰리
작품등록일 :
2019.10.14 17:41
최근연재일 :
2019.11.15 20:0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8,335
추천수 :
6,189
글자수 :
190,290

작성
19.10.29 20:00
조회
8,326
추천
217
글자
20쪽

Episode 15. 연쇄할인마의 능력

DUMMY

“그러니까 아저씨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거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해 가는 길.

내 옆에 바짝 붙어 이동하던 민아가 물었다.


“뭐, 그렇지.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와 비슷한...음. 내가 너무 어렵게 말했나?”


이제 10살이다.

사이코메트리와 같은 단어를 알기에는 힘든 나이지 않을까?


“알아요. 사물에 손을 대 그 물건과 관련된 정보를 알아내는 일종의 초능력.”

“그걸 안다고?”

"책을 좋아해서 집에서 책만 읽었거든요."


그렇군.

어쩐지 또래보다 성숙해 보인다고 했더니 아마도 책을 많이 읽은 영향이 아닐까 싶다.


“알고 있으니 말하기 쉽겠네. 집중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대상이 지닌 생각이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지.”


내 능력을 궁금해해서 대충 둘러댔다.

어떻게 보면 거짓말도 아니다.

실제로 내게 주어진 캐릭터 시트는 독심술 계열과 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너무 쉽게 결정한 거 아니야?”


마침 말을 꺼낸 김에 조금 전부터 품고 있었던 의문을 꺼냈다.


“아저씨와 함께하는 거요?”

“그래. 통곡하다 말고 갑자기 그러겠다고 했잖아. 처음에는 네가 완전히 정신을 놓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니까.”


부모를 죽인 살인마의 죽음에 녀석은 하늘과 땅이 무너진 것처럼 서럽게 통곡했다.

그게 얼마나 서럽던지 감정이 메마른 내 눈가를 촉촉하게 적실 정도였었다.

이제 겨우 10살이 된 소녀. 한창 부모의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릴 녀석은 처참한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다.

아마 죽었다가 깨어나도 당사자가 아니면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없으리라.

그렇기에 울도록 내버려 뒀다.

한참 그렇게 울음만 터뜨릴 줄 알았지만, 웬걸?

마치 수도꼭지를 잠근 것처럼 울음을 그친 녀석이 내 제안을 수락하겠다고 한 것이다.

아무리 그것을 노려 캐릭터 시트를 편집했다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어차피 의지할 곳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내 힘을 이용하려면 했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나는 다른 것 같고?”

“그럼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부터가 이미 사기캐고, 또 그 나쁜 살인마도 아저씨가 죽였잖아요? 그럼 실력도 보통이 아니라는 건데, 이 정도면 충분히 절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짧은 순간에 그런 계산까지 끝냈다고?

고작 10살짜리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 녀석은 장차 크게 될 인물인 게 틀림없다.


“그래. 아마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는 일은 없을 거다.”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잡담을 나누는 사이 목적한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여긴 사람이 엄청 많네요?”


민아의 놀라는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이 터미널에 모여 북적거린다.

나도 그렇지만, 녀석 또한 세계가 변화한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 봤을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지.”

“왜요?”

“저길 봐.”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그곳에 보이는 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거대 고양이였다.


“냐아앙!”

“앗! 큰 고양이!”


물론 단순히 큰 고양이는 아니다.

저 거대한 고양이, 아니 고냥 버스는 플레이어들을 태워 지정된 장소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건.


“김해로 가실 분 얼른 탑승하십시오. 10분 후 출발합니다.”

“자, 마감입니다. 해운대로 출발합니다!”


거대한 고양이 옆에 서서 출발을 알리는 이종족이었다.


“어? 작은 고양이도 있네?”


민아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이족보행을 하는 고양이, 일명 냥족이라 불리는 종족을 볼 수 있다.

고블린과 마찬가지로 이차원 상단을 운영하는 중요 종족 중 하나.


“컹컹!”


고냥 버스와 냥족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조이가 위협적으로 짖었다.


“시끄러. 조이 앉아!”

“끼잉...”


억울하다는 듯이 그 자리에 주저앉은 리트리버.

아무리 봐도 저게 그 강력한 펜리르의 권능을 발휘할 수 있는 녀석인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럼 우리도 저 고냥 버스를 타기 위해 온 건가요?”


민아의 물음에 고갤 저었다.


“앞으로 우리가 고냥 버스를 탈 일은 없을 거야.”


굳이 비싼 값을 지불해가며 고냥 버스를 이용할 일은 없다.

내게는 세계 유일의 굴러가는 자동차인 람보가 있으니 말이다.

뭐, 그건 차차 알려주도록 하고.


“일단은 이동하자.”


민아의 손을 잡아끌었다.

터미널을 나와 이동한 곳은 지하도로 연결된 아울렛이었다.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유명 장인이 만든 강철 대검 2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는 사슬 갑옷이 1,000F!”

“장신구 판매합니다. 편하게 구경만 하고 가셔도 됩니다.”


변화하기 이전 의류를 판매하던 아울렛은 각종 무구, 그리고 장신구를 판매하는 종합 무구 판매 쇼핑몰로 바뀌어 있었다.


“세상에!”


처음 쇼핑몰에 온 촌놈처럼 구경하기 바쁜 민아. 하지만 녀석의 쇼핑 욕구를 지금 채워줄 생각은 없다.

다시금 민아의 손을 잡아 이끌어 구석진 곳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이끌었다.

목적지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최상층인 9층.


“여기는 장신구만 판매하는 곳인가 보네요?”


주변을 둘러보던 민아가 물었다.


“어. 꽤 고급의 장신구만 판매하는 장신구 전용층이지.”

“마침 잘됐다. 안 그래도 괜찮은 귀걸이 하나 가지고 싶었는데.”


번쩍이는 장신구를 본 녀석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아무리 10살 꼬마라지만 여자는 여자인 모양.


“응. 그럴 일 없어.”

“예?”

“여기서 볼 일 없다고. 따라와.”

“하지만 여기가 마지막 층 아니에요? 더 갈 데가 없을 것 같은데...”

“없긴 왜 없어.”


이곳이 엘리베이터로 갈 수 있는 마지막 층이긴 하지만, 아울렛의 최상층은 아니었다.

영문을 모르는 녀석과 함께 이동하던 중.


“민아야.”

“예?”

“너 펜리르와 소통할 수 있는 한계가 몇 번까지야?”

“늑대 아저씨요?”

“그래.”

“음. 조금 전에 말하기로는 하루 세 번까지 가능하다고 했어요. 근데 그건 왜요?”


역시.

아직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고작해야 하루 세 번의 소통을 가질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럼 당장 소통을 통해서 물어봐.”

“뭘요?”

“아이템 아울렛 사상점 VIP 회원권 좀 내려달라고.”

“예에?”


그건 내가 민아를 동료로 받아들인 이유중 하나였다.

고블린과 달리 냥족의 경우 따로 이스터 에그를 마련해 두지 않았다.

하지만 사도인 민아의 특권은 이용한다면 굳이 이스터 에그를 이용할 필요 없이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우리 수준에서 평범한 물건을 사는 건 점수 낭비야. 그러니까 VIP 회원권을 이용해서 제대로 된 물건을 구매하자는 거지.”


[용맹한 자의 팔을 뜯어먹은 늑대가 어처구니없어합니다.]

[어둠 속에 숨어 범죄를 조장하는 자가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최초의 살인자가 지금 상황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그 말에 먼저 반응을 보인 건 후원자들이었다.

하나는 황당해하고 나머지 둘은 재밌어하는 반응. 뭐, 자기들 일 아니라 이거지.


“늑대 아저씨 꽤 무섭던데. 일단 요청은 해 볼게요.”


어차피 해도 손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얼른 정신을 집중해 펜리르와의 소통에 들어갔다.


“컹!”


조이 녀석은 뭐가 그렇게 마음이 들지 않는지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뭐, 인마!

이건 나 혼자 잘 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살자고 하는 짓이란 걸 잊지 마라.


“아!”


소통을 끝낸 민아가 감탄사를 발했다.

대충 반응을 보니 결과를 알 수 있다.


“이걸...”


녀석이 아공간에서 꺼낸 건 작은 동전이었다.

특이하게도 고양이 발바닥이 앙증맞게 새겨진 황금색 동전.


“골든 코인?!”


그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과연 우리의 펜리르 형님. 상위의 존재답게 배포가 상당히 크시다.


[용맹한 자의 팔을 뜯어먹은 늑대가 이빨을 드러내며 이죽거립니다.]

[최초의 살인자가 별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칩니다.]

[용맹한 자의 팔을 뜯어먹은 늑대가 최초의 살인자에게 낮게 으르렁거립니다.]


싸움은 다른 곳에서 하십시오.


“이게 좋은 건가요? 늑대 아저씨는 크게 한턱낸다고 하긴 했는데...”

“좋지. 골든 코인은 12층, 진정한 최상층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권이니까.”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민아와 함께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에스컬레이터에 도착했다.


“손님, 멈춰주십시오. 이곳은 출입제한구역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지키고 있는 건 보통의 냥족과는 달리 2미터 신장에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전투 냥족이었다.

상점가를 지키는 녀석답게 강력한 힘을 보유한, 현재 상태에서는 화신이 아닌 이상에야 대적할 수 없는 강자들이기도 하다.


“여기.”


민아에게서 받은 골든 코인을 내밀었다.


“으음?!”

“골든 코인?!”


믿을 수 없다는 듯 코인과 나, 그리고 민아를 번갈아 바라본다.

나중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니 그렇지.


“골든 코인을 확인했습니다.”

“골든 코인은 12층, 최상층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행은 세 명까지 가능하지?”

“일행분은 여기 두 분입니까?”


민아와 조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코인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어차피 일행도 같이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으니까.


“입장하십시오.”

“즐거운 쇼핑 되시길.”


전투 냥족이 길을 텄고, 마침내 에스컬레이터에 오를 수 있었다.


나도 여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런 시선을 받을 줄은 몰랐다.

중간에 따로 들르지 않고 곧장 12층으로 직행했다.


“어서 오십시오. 명품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2층에 도착하기 무섭게 안내를 맡은 하얀 털의 페르시안 냥족이 우릴 반겼다.

어디 그것뿐일까.

매장의 분위기 자체도 다르다.

아래층이 약간 번잡한 도떼기시장과 같았다면 이곳은 명품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척 여유로웠다. 물론 손님이 우리밖에 없기에 더 그렇겠지만, 매장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들 자체의 품격이 다르다고 할까?

일단 생김새부터도 점박이, 치즈, 삼색이 등으로 이루어진 일반 고양이가 아니라 샴, 페르시안 래그돌 등 품종으로 분류되는 녀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민아야.”


명품관 분위기에 취한 꼬맹이를 불렀다.


“너 위업 점수 많지?”

“위업 점수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슬쩍 눈치를 살핀다.

요 앙큼한 계집. 머릴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인마, 내가 이 세계를 창조한 창조준데 펜리르의 씀씀이를 모를까.


“후원 많이 받았잖아.”

“후원요? 글쎄요. 늑대 아저씨가 그렇게 절 예뻐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녀석이 무슨 생각하는지는 빤하다.

혹여 내가 빼앗아갈까 봐 한 발 뒤로 빼는 것이다.

아무리 동료라곤 하지만, 가진 걸 빼앗기고 싶은 마음은 없을 터.


“안 뺏어가. 다른 게 아니라 괜히 헛한 데 점수 쓰지 말라고.”

“왜요? 여기서도 사면 안 되는 거예요?”

“물론 사긴 할 건 데 정해진 매장에서만 사.”

“그게 어딘데요?”

“여기.”


녀석을 안내한 곳은 흰색과 금색이 조화되어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명품관 매장이 아닌.


“여기...물건을 파는 곳이 맞는 건가요?”


의구심에 가득 찬 민아의 말처럼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명품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다.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매장은 허접해 보여도 굉장히 귀중한 무구를 판매하는 곳이랍니다.”


마치 포장마차를 연상케하는 흑색의 이동식 매장 안의 주인은 검은색 털을 자랑하는 호박색 눈의 냥족 네로였다.

하하. 이 녀석 봐라.

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태연히 거짓말을 하고 있네?

웃기고 있네. 너 장물 전문이잖아. 게다가 지금 판매하는 건 저주받은 물건이 대부분이면서 명품은 무슨.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차마 내뱉지는 못했다.

칼은 진정 필요로 할 때 꺼내야 하는 법.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녀석의 헛소리를 뒤로한 채 매의 눈으로 매대 위에 놓인 아이템을 살폈다.

하나같이 검거나 붉은, 어쩐지 불길한 기운을 스멀스멀 발산하고 있는 게 딱 저주받은 무구였다.


“아무리 봐도 좋아 보이진 않는데...”

“어허, 손님. 뭐든지 겉만 봐서는 잘 모르는 겁니다. 이 목걸이로 말할 것 같으면 수세기 동안 가장 권력을 잡아왔던 고귀하신 분들이 착용했던 것으로 일단 착용하기만 하면 그들의 기운을 빌려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는 행운의...”


불행의 목걸이겠지.

수많은 권력자가 저 블루 다이아 목걸이를 착용한 뒤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목걸이가 권력에 앉힌 게 아니라 권력자들이 목걸이를 찾은 것이다.

착용 효과는 불행의 씨앗.

처음에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겪게 해주지만, 후에는 착용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아주 사악한 녀석이다.


“진짜요?”

“아서라.”


혹하는 민아를 만류했다.

네로 녀석이 매섭게 날 째려봤지만, 지가 손님 앞에서 뭘 어쩔 텐가.

살벌한 그 시선을 무시한 채 눈앞의 아이템에 집중했다.

내가 디자인한 것이기 때문에 외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성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거, 그리고 이거, 그리고 이것도.”


고심에 고심해 고른 건 다섯 개 아이템이었다.

귀기를 내뿜는 창과 핏자국이 덕지덕지 묻은 흑색 무복(武服)은 내 것.

짐승의 이빨, 뼈 등으로 만든 반지 귀걸이, 그리고 목걸이 세트는 민아 것이다.


“오오! 과연 안목이 있으십니다. 이 창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죽을 때까지 창을 연마하여 그 혼이 깃든 귀창(鬼槍)으로...”

“설명은 됐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것도 녀석의 과장된 설명이 아니라 진실을 알고 있었다.

하나같이 대단한 성능을 자랑하는 무구. 그러나 그 반대급부도 강력하다.

일례로 이 귀기를 내뿜는 흑색 창은 귀창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미치광이 창사(槍士)의 영혼이 깃든 무기다.

귀신이 들었다고 해서 마냥 나쁜 건 아니다.

창사의 영혼이 착용자에게 힘을 주어, 마치 능숙한 창사처럼 창을 다룰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다만 창에 깃든 음기로 인해 체력이 계속 고갈되는 게 문제.

창을 사용하면 할수록 기력이 떨어지고, 종내에는 말라비틀어진 미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저주받은 창이었다.


“예에?! 이걸 사라고요?”


그리고 이 저주받은 아이템은 나만이 착용할 게 아니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착용할 것 같은 이 해골 장신구를요?”

“컹컹!”


질색하는 녀석과 함께 조이 또한 불만을 드러냈다.

‘왜 내 귀여운 주인을 더럽히지 못해 안달이냐’ 뭐 그런 불만의 시선이었다.


“아저씨 믿지? 보기에는 이렇게 흉악(?)해 보여도 성능 하나는 기가 막히니까 그냥 사자. 너도 오래 살아야 저기서 파는 고급진 장신구를 착용해 볼 거 아냐.”


나는 지금 진지하다.

고작 모양이 흉하다는 이유만으로 질색하는 꼬맹이에게 저주받았다는 말까지 더한다? 그건 설득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똑같다.

어떻게든 이 저주받은 아이템을 구매시키기 위해 비밀을 엄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근데 이게 얼만데요?”


나는 눈짓으로 네로에게 신호를 줬다.

명석한 녀석은 곧장 그것을 이해하곤 계산기를 두드렸다.


“귀창은 40,000F, 흑의(黑衣)는 30,000F, 장신구는 각각 20,000F씩 해서 60,000F 되겠습니다.”

“예에? 60,000F요?”


70,000에 60,000F. 나 같아도 놀라 자빠지겠다.


“아직 결정된 건 아니야.”


네로를 바라보며 녀석에게 바짝 접근했다.


“이제 어른들의 대화를 시작할 차례지?”

“...”


비장한 표정의 네로. 녀석 또한 지금부터 흥정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짐작한 듯했다.


“다섯 개나 구매하시니 특별히 10,000F를 깎아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특별히 할인한 가격이니만큼 더 이상의 흥정은 없습니다. 이 가격이 마땅치 않으시다면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일찍 선을 그어버린다.

아마 내가 범상치 않은 적수(?)임을 예감한 탓이겠지.

하지만 너는 모를 거다. 내게는 네가 모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개발자의 눈을 활성화합니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아이템의 능력 및 가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고철 골렘과 카트리나를 처치한 업적을 통해 DVP를 올렸고, 에디팅 능력을 두 단계 진화할 수 있었다.

그중 첫 번째로 얻은 능력이 개발자의 눈이었다.

아무리 내가 창조한 세계라지만, 나도 사람인 이상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은 눈앞에 놓인 귀창도 마찬가지. 그렇기에 이 능력의 등장은 꽤 시기적절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무기명 : 귀창(鬼槍)

위탁 가격 : 7,000F

시장 가격 : 30,000F』


바라보는 것만으로 위탁 가격과 현재 판매하고 있는 시장 가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하, 이 새끼 봐라.

위탁 가격은 7,000F에 불과한데 30,000F를 부른다고?

물론 위탁 가격으로만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 건 알고 있다.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유통되는 과정도 있고, 매장 임대료 등 가격이 더해질 여지는 무수히 많으니까. 하지만 그 과정을 모두 알아도 4배가 넘는 가격은 말이 안 된다.


“넌 양심이 있냐. 위탁 가격이 7,000F였던 걸 30,000F에 팔면서 뭐? 흥정의 여지가 없어? 에라이 사기꾼아.”


갈아두었던 칼을 빼 들 시기는 바로 지금이었다.

귀창의 가치를 확실히 알게 된 이상 녀석의 기를 확실하게 꺾어놔야만 했다.


“그, 그걸 어떻게...?”


놀란 녀석이 제대로 말을 잇질 못했다.

위탁 가격은 녀석과 같은 장사꾼들에게 있어서 금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위탁 가격이 밝혀질 경우 녀석들이 얼마나 많은 이득을 취하는지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감추고 또 감춰야만 하는 비밀이 발각되었으니 저리 놀라는 게 당연했다.


“어떻게 알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아무리 중간 유통 과정과 임대료를 낸다고 해도 4배가 넘는 가격을 후려쳐?”

“그건 어디까지나 임의로 책정한...”

“내가 펜리르와 소통할 수 있는 사도 한 명을 알고 있는데. 확 소문이라도 내보라고 찔러볼까?”

“...”


녀석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거대한 존재들 사이에서 가격을 후려쳤다는 소문이 돌게 된다면 녀석의 장사 인생은 여기서 끝이다.


“...그럼 얼마를 원하시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금방 백기를 들었다.

물론 녀석이 백기를 들었다고 해서 마음대로 가격을 후려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녀석이 손해를 보지 않는 한도. 그 적절한 한도를 생각해내야만 한다.


“귀창은 15,000, 흑의는 10,000F. 그리고 여기 장신구 세트는 40,000F로 하자.”


그나마 녀석이 손해를 보지 않는 최소한의 선을 유지해줬다.


“후우. 알겠습니다. 그 정도면 어찌 손해를 보진 않을 것 같군요.”


흥정할 생각도 없는지 그저 손해를 감수했다는 것 하나로 안도한다.

거의 50%를 후려쳤으니 이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한 번 더 가즈아!


[치트키를 활성화합니다.]

[현재 활성화 가능한 치트키는 아래와 같습니다.]

[솟아나요 호랑이 같은 파워 : AP 5% 상승]

[내 몸은 강철로 이루어져 있다 : DP 5% 상승]

[내 의지는 절대 꺾이지 않으니 : HP 5% 상승]

[날렵한 한 마리의 새가 되어 : AGP 5% 상승]

[한 푼 좀 줍쇼 : 모든 상점가 5% 할인]


에디팅 능력의 진화로 얻은 두 번째 능력은 다름 아닌 치트키였다.

그리고 많은 치트키 중 지금 사용하기 적절한 것은 상점가 할인.


[치트키, 한 푼 좀 줍쇼를 발휘합니다.]


“으음?”


별안간 눈을 동그랗게 뜨는 네로.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귀창은 14,250, 흑의는 9,500, 그리고 장신구 세트는 38,000F에 판매하겠습니다.”


치트키의 효과는 굉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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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pisode 19. 쿠란의 맹견 +19 19.11.04 5,962 193 12쪽
19 Episode 18. 소환의 보주 +17 19.11.01 6,903 215 18쪽
18 Episode 17. 뜨거운 감자 +9 19.10.31 7,520 181 14쪽
17 Episode 16. 즐거운 보물찾기 시간 +8 19.10.30 7,967 184 13쪽
» Episode 15. 연쇄할인마의 능력 +15 19.10.29 8,327 217 20쪽
15 Episode 14. 사도(使徒)와의 조우 +9 19.10.28 8,297 206 16쪽
14 Episode 13. 기적은 단 일격에! +8 19.10.25 8,675 196 13쪽
13 Episode 12. 세계 유일의 굴러가는 자동차 +18 19.10.24 8,603 226 11쪽
12 Episode 11. 골렘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9 19.10.23 8,749 205 13쪽
11 Episode 10. 자혼이 드롭되었습니다 +17 19.10.22 9,495 211 15쪽
10 Episode 9. 에디터 능력의 성장 +7 19.10.21 10,164 226 17쪽
9 Episode 8. 최초의 살인자 +9 19.10.18 10,213 235 14쪽
8 Episode 7. 점수 모으기, 참 쉽죠잉? +10 19.10.17 10,888 236 17쪽
7 Episode 6. 과금러 잡는 무과금러 +9 19.10.16 10,854 249 13쪽
6 Episode 5. 에디터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7 19.10.15 11,119 244 16쪽
5 Episode 4. 네가 가진 물건, 다 꺼내 +9 19.10.14 11,187 2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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