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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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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멸망한 세계의 개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오메가쓰리
작품등록일 :
2019.10.14 17:41
최근연재일 :
2019.11.15 20:03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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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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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0,290

작성
19.10.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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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Episode 12. 세계 유일의 굴러가는 자동차

DUMMY

본래의 폐차로 돌아간 잔해를 응시했다.

조금은 속이 쓰리다. 이 녀석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웠건만, 이렇게 허무하게, 그것도 창조주인 내 손에 의해 가버리다니.

아니, 아쉽긴 개뿔.

녀석의 죽음으로 인해 다량의 위업, 그리고 업적 점수를 획득했으니 그걸로 대만족이다.


“후아...”


그제야 긴장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고철 골렘을 쓰러뜨린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철 골렘의 유일한 약점인 코어(Core)의 위치.

필중의 능력이 부여된 묵향.

가고일을 통한 MP 노가다와 이를 통한 마나의 발현.

연화의 물약을 이용해 코어가 숨겨진 접합 부위 약화.

이 중 한 가지라도 빠뜨렸다면 쓰러진 건 고철 골렘이 아니라 나였을 것이다.

아무나 하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을 기획한 내가 아니었다면 결코, 실행할 수 없는 공략법인 셈이었다.


“으아아아...”


아, 아직 긴장을 풀기엔 이르다.

고개를 돌리자 액체와도 같은 길쭉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트리나다.

고철 골렘의 소멸과 함께 모든 원령을 잃은 녀석은 처음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저 꿈틀거리는 액체 괴물이 바로 카트리나의 실체, 엑토플라즘(Ectoplasm)이었다.


“억울해...나는...나는...”


질질질.

힘겹게 자신의 본체를 이끌고 있다.

그래. 억울하겠지.

원해서 탄생한 것도 아니고, 인간이 가진 부정적인 감정으로 태어난 괴물이었으니까.

하지만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지금은 저렇게 허약해 보이지만,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또 어딘가로 도망가서 원령을 흡수해 사고를 칠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끝내야만 한다.


“얌전히 내 성장의 양분이 되려무나.”


아공간에서 꺼낸 핏빛 도끼. 그것을 손에 쥔 상태로 가볍게 찍었다.

콰앙!


“켁!”


단말마와 함께 카트리나의 실체는 녹즙이 되어버렸다.

소환수를 제외하면 별다른 능력이 없는 소환사의 비참한 운명.


[악령의 집합체 카트리나를 쓰러뜨려 1,000F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카트리나를 쓰러뜨린 ‘첫 번째 플레이어’입니다.]

[퍼스트 블러드 달성으로 5,000F를 추가 지급합니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카트리나의 퍼스트 블러드를 통해 획득한 업적 점수는 200A입니다.]


어이쿠야!

위업에 이어서 업적까지. 가고일, 고철 골렘, 그리고 카트리나까지 이어지는 3단 콤보가 아주 환상적이었다.

보자, 그럼 지금 획득한 게 총 350A인가.

능력치로 전환하면 35를 얻을 수 있는 굉장한 수치였다.

장담하건대 35가 상승할 경우 에디터 능력은 또 한 번의 진화를 거칠 것이다.

툭.

하지만 당장 능력치로 전환하지 않았다.

강철 골렘과 카트리나, 두 녀석의 드롭 아이템이 지면을 구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리품, 사실 딱히 기대감은 없다.

히든에 네임드 몬스터지만, 어차피 초반을 장식하는 엑스트라였다.

굳이 녀석들을 쓰러뜨린 것도 전리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고유 아이템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담담한 심정으로 카트리나의 전리품을 살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호리병 모양의 유리병이었다.

진득한 녹색 액체가 찰랑거리고 있는 그것이야말로 내가 찾고 있던 ‘원한의 정수’다.

사실 이것만 얻었으면 다 얻은 거다.

어차피 다른 아이템도 드롭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


“이게 뭣이여?!”


깜짝 놀라 소리 지르고 말았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전리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원한의 정수 옆. 그곳에 버젓이 자리한 건 망자 속성을 상징하는 연녹색 표지의 책이었다.


“권능 서적?!”


미친, 권능 서적이 떴다!

그건 단순히 읽는 용도의 평범한 책이 아니다.

펼치는 즉시 기록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초희귀 아이템. 아니, 초희귀가 아니라 초초초 희귀하다 할 수 있는 특별하고 또 특별한 보물이었다.


“이게 여기서 왜 나와?”


슬쩍 기억을 떠올려본다.

카트리나가 고유의 권능 서적을 드롭할 확률은 0.1%. 그런데 운도 지지리도 없는 내가 그 0.1%에 당첨됐다고?

단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는 히든 보스 카트리나에게서?


“설마...?”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자릴 옮겼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고철 골렘의 일부를 장식했던 폐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녀석의 드롭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증오의 코어는 있고.”


애초의 목적했던 것. 푸른 귀기를 내뿜는 덩어리, 증오의 코어는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또 뭣이여?!”


조금 전과 다르지 않다.

증오의 코어 옆을 장식하고 있는 것, 그것 역시 망자 속성을 상징하는 연녹색 표지의 책이었다.


“꿈이냐? 시발, 꿈이라면 괜히 기대감 조성하지 말고 얼른 깨라.”


짝!

힘을 주어 뺨을 쳤다.

아프다. 이렇게 세게 칠 필요성이 있었냐고 스스로에 되물었지만, 일단 꿈이 아닌 건 알았으니 됐다.

와, 솔직히 말해 세계가 변화했을 대보다 더 실감이 안 난다.

그도 그럴 게 권능 서적이 드롭될 확률은 카트리나가 0.1%, 고철 골렘은 0.01%에 불과했다.

카트리나까지는 모르겠지만, 고철 골렘의 경우에는 아예 먹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것과 다름이 없는 확률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두 개의 서적이 내 눈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멍한 눈으로 두 개의 서적을 바라봤다.


『권능 서적 : 원령 흡수

가치 : 희귀한

효과 : 카트리나의 고유 능력인 ‘원령 흡수’를 습득한다.』


『권능 서적 : 골렘 창조

가치 : 진귀한

효과 : 카트리나의 소환 비법이 적힌 권능 서적, ‘골렘 창조’를 습득한다.』


여전히 실감이 나진 않지만, 권능 서적이 내 손에 쥐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럴 때가 아니지.

얼른 이 귀중한 권능을 배워야 할 것 아닌가.

그래. 배우자.

왼손에 쥔 서적, 원령 흡수를 양손으로 잡고 활짝 펼쳤고.

화악!

황금빛이 뿜어져 나와 시야를 가득 채웠다.

굳이 눈을 감지 않아도 된다. 따스한 느낌의 빛은 내 시야를 전혀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능 : 원령 흡수’를 습득했습니다.]


책을 펼치는 행위 하나로 원령 흡수는 내 것이 되었다.

지이잉-

기술을 습득하기 무섭게 기술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 등이 뇌리에 각인 되듯 새겨졌다.

그 효과라는 건 조금 복잡하다.

영혼이 있는, 그러니까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게 되면 원령이 생성되는데 이를 흡수해 피해를 흡수하는 보호막, 혹은 무작위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기술이다.

물론 그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사라지는, 어떻게 보면 난전에 특화된 기술이었다.


“지금 시험해볼 수는 없겠네.”


당장 효과를 체험하기가 힘들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나를 제외한 생명체를 발견하기 힘들었으니 말이다.

애초에 중요한 건 원령 흡수 따위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고철 골렘이 드롭한 이 서적, 골렘 창조다.


“이걸 진짜로 보게 될 줄이야. 장난처럼 구현해 놓은 건데...”


진짜다.

골렘 창조는 그냥 장난 반, 재미 반으로 만든, 어떻게 보면 실용화할 생각이 안중에도 없었던 권능이었다.

이미 이것을 드롭하는 고철 골렘부터 좋아하는 영화에 영감을 얻어 반 장난식으로 만들었으니.


“만약 진짜 내가 생각한 것처럼 구현됐으면...”


꿀꺽!

긴장으로 인해 마른침이 삼켜야만 했다.

내가 기획한 골렘 창조는 보통의 하수인이 아니다. 정말 내가 생각한 그대로 이 세계에 적용되었다면 나는 터무니없는 것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권능 : 골렘 창조’를 습득했습니다.]


일단 책을 펼쳐 골렘 창조를 습득했다.


“아!”


머릿속에 각인되는 정보는 골렘 창조가 내가 생각한 그대로의 것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특정한 물체에 권능을 부여해 다방면으로 쓰이는 하수인 골렘을 소환한다.

특정한 물체라곤 하지만, 사실 골렘 소환의 매개체로 쓰일 건 하나로 정해져 있었다.

타탓.

목표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주변을 돌아다녔다.

골렘의 매개체가 되어야 할 건 자동차다.

다행히 이곳은 동서고가도로. 주변에는 작동을 멈춘 폐차가 널리고 널려 있었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매개체가 될 순 없다.

일단 국산 차는 패스.

언뜻 보기엔 국산 차와 별반 다를 바 없는 BMW, 아우디 등도 패스.


“오호. 포르쉐 911.”


모처럼 마음에 드는 차종인 포르쉐 911이 나타났다.

아마 동서고가로에서는 이것보다 더 좋은 차종을 발견하기는 힘들 것이다.

내심 그것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


“어어...?”

그 선택을 보류해야만 했다.

포르쉐의 바로 옆. 그 자리에 보이는 건 찬란한 황금빛을 자랑하는 매끈한 몸체의 주인공.


“람보르기니?”


정확히는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이런 지방 고가도로에 어울리지 않는 귀하신 몸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포르쉐와 비슷한 거리에 있는 것을 보니 부잣집 양반들이 부산에 놀러 왔던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 부잣집 양반들의 결말은 쉐린이나 카트리나에게 당해 원령이 되었겠지만.

어찌 됐든, 동서고가도로가 아니라 국내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차종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곧장 황금색 람보르기니에 다가가 손을 가져다 대었다.

콰아아아!

손에 모이는 미지의 기운, 마나는 곧장 람보르기니를 둥글게 감쌌다.


“후우...”


몸속에 남은 모든 마나를 집어넣고 나서야 겨우 권능을 완성할 수 있었다.

골렘 창조의 MP 제한은 20. 만약 아스팔트 가고일 노가다를 하지 않았다면 권능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 할 뻔했다.

하지만 권능을 완성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반응이 없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마 조금 시간이 지나면.

끼긱, 끼기긱!

반응이 왔다!

눈앞의 람보르기니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뒤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변화였으나 그건 큰 변화로 이어졌다.

철컥철컥!

마치 변신하는 로봇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람보르기니는 변신을 마쳤다.


“웅웅!”


엔진이 도는 진동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건 매끈한 황금색 동체를 자랑하는 휴머노이드(Humanoid) 골렘이었다.

이건 뭐, 대놓고 호박벌(Bumblebee)과 비슷한 형태였으나 뭐, 패러디 혹은 오마주라고 보면 되겠다.


“웅웅웅!”


대략 2.5M의 덩치를 자랑하는 로봇.

전투는 물론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등의 여러 일을 시킬 수 있는 유용한 하수인이다.

하지만 이 녀석의 장점은 고작해야 허드렛일로 판단할 수 없다.


“골렘, 자동차 형태로 변신해.”

“웅!”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인 녀석은 곧 변신에 들어갔다.

철컥철컥!

휴머노이드에서 조금 전의 그 모습, 람보르기니의 형태로 돌아갔다.


“이거지!”


골렘 창조의 부가적인 목적은 탈 것이었다.

모든 기계가 작동을 멈춰버린 세계. 눈앞의 골렘은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였다.


작가의말

작가 사심 채우는 거 아닙니다.

람보르기니 따위 없어서 못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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