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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현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삼국영웅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예서현
작품등록일 :
2022.05.11 23:23
최근연재일 :
2022.06.1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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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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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주중적국(11)

DUMMY

유표와 익주 공격을 합의한 감녕 등은 전투를 준비하여 위장한 병사들을 강주성江州成 안으로 은밀히 잠입시킨 후 약속한 기일 삼경에 맞춰 일제히 성을 공격했다.


감녕, 심미,누발 등 익주에서 명성있는 호걸들이 수천의 명사들로 강주현을 점거하자 중원에서 이주해온 세력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익주의 토착호족들이 이들에게 동조했고, 반란군의 규모는 순식간에 수만 명으로 불어났다.


파군에서 반란이 일어나 여러 현이 차례로 선동당해 광한군까지 적의 손에 넘어갔다는 급보가 성도에 전해지자, 유장은 아연실색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이번에도 조위가 나섰다.


“사군께서는 이제 익주의 주인이 되셨는데 어찌 이런 일로 쉽게 놀라시오? 이 조언직彦直(조위의 자)이 역도들을 모조리 무찌를 터이니, 아무 걱정을 하지 마시고 이곳 성도에서 그저 마음 편히 계시오.”


비록 사군이라고 유장을 높여 불렀지만 조위의 어조는 불경스러웠다.


조정의 대신이었고 유언과 함께 입촉한 근신이었으며 스스로 유장을 옹립한 실력자라 하더라도 조위는 신하로서 비쳐서는 안되는 불손한 태도를 스스럼없이 내보인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조위의 말을 받아들였다.


“경이 그리 말씀하시니 제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군사와 관련된 전권을 드릴 터이니 서둘러 역도들을 토벌해 주십시오.”


유장은 조위를 정동중랑장征東中郎將에 임명하고 군대를 내어주며 반란을 진압하게 했다.




애초에 유언은 주목인 자신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각 지역의 실력자를 제거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역효과가 되어 지방에서 일어난 반란을 관군이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지역을 수월하게 점령하게 된 감녕은 아예 마음을 바꿔먹고 형주의 군대 없이 자신의 군세만으로 성도를 점령하려 했다.


‘이미 나에게 동조하는 세력이 수만으로 늘었는데 굳이 형주의 군대를 끌어들여 땅을 나눌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최대한 신속하게 성도를 함락시킨 후 익주를 온전히 내가 차지해야겠다.’


반란군의 사기도 많이 오른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은 감녕의 지시에 따라 망설임 없이 성도로 전선을 옮겨갔다.


성도 공략에 나선 반란군을 저지하기 위해 조위는 익주의 정예병을 이끌고 맹렬히 동쪽으로 진격하였고 이윽고 성도현과 신도현新都縣의 접경에서 반란군을 만나 상대하게 되었다.


익주의 관군은 접경지대의 산성에 들어가 반란군의 진군로를 틀어막았는데, 반란군 장수들은 단숨에 성을 함락시킬 요량으로 매우 강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조위가 이끄는 동주병은 그동안 반란군이 상대했던 익주의 지방군과는 차원이 달랐다.


익주의 군대가 완강하게 저항하자 관군을 상대로 처음 격전을 치르는 반란군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파군과 광한군廣漢郡에서 새롭게 합류한 장수들 중에서는 결사항전으로 성을 지키는 관군의 기세에 놀라 공성을 포기하는 자가 속출했고, 심미, 누발을 비롯해 처음부터 계획에 참여했던 장수들도 군대를 뒤로 물려 형주의 군사들을 기다렸다가 함께 진군하자고 권했다.


감녕도 산세가 험준한 요충지에 위치한 이 산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욕심을 버리고 다른 장수들의 의견을 따라 군대를 10리 밖으로 물린 후 진채를 세웠다.




그런데 이날 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감녕에게 동조해 군대를 합친 익주의 호족들이 모두 잠든 깊은 밤 은밀히 자신들의 부곡을 이끌고 진에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지난 낮 전투에서 후퇴한 것은 전황이 크게 불리해서가 아니라 형주의 원군과 힘을 합쳐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서였는데, 반란에 참여한 호족들은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던 기세가 꺾이자 앞으로 위험해질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유언이 자신에게 반대하는 호족들을 철저하게 제거한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승산없는 싸움에서 말려들어 개죽음을 당할까 두려워 감녕이 감시하지 않는 틈을 타 탈영을 감행하게 되었다.


감녕은 천성이 느긋하고 자신감이 넘쳐 평소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전혀 무관심했기 때문에 호족들의 심리상태를 전혀 읽지 못한 상태였는데, 잠결에 어수선함을 느끼고 장막 밖으로 나왔다가 병사들이 진영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감녕은 즉시 자신의 직할부대에게 명해 병사들의 탈영을 막게 했으나, 오히려 감녕과 그의 부대원들을 본 병사들은 더 혼란스럽게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감녕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에 큰 낭패감을 느꼈다.


‘과욕에 눈이 멀어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이치를 잊고 있었구나! 이쪽저쪽 눈알이나 굴리며 시류에 편승하는 것들을 믿고 판을 이리 크게 벌려놨으니 필시 결과가 좋지 못할 것이다. 우리도 어서 서둘러 철수해야겠다.’


심미, 누발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으나, 감녕이 적절히 조치를 취하여 군대가 철군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후미쪽에서 커다란 징소리가 들리더니 맹렬한 기세로 추격해오는 익주군의 모습이 보였다.


노련한 동주병의 수장 조위는 반란군이 물러가자 즉시 정찰병을 따라붙이고 전군을 비상대기 상태로 유지시켰는데, 적진이 어지럽고 혼란하다는 보고가 있자 즉시 군대를 이끌고 온 것이었다.




반란군은 이미 탈영과 자중지란으로 군세가 기울었기 때문에 동주병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더욱이 익주군은 실력있는 장수들이 신구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의외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익주군의 노련한 장수로는 오광이 있었는데, 왕년에 대장군 하진의 밑에서 부곡을 관리했던 부곡장 오광이 바로 그였다.


그리고 오광의 장조카인 오의吳懿와 익주백성 출신의 엄안嚴顔, 장임張任이 군부내 신진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었다.


오의는 자가 자원子遠으로 이제 막 약관을 넘은 나이었지만 무예와 병법에 두루 자질을 보였고, 파군巴郡 임강현臨江縣 출신 엄안과 촉군蜀郡 번현繁縣 출신 장임은 한미한 집안 출신이었으나 대담하고 용감한 장사들로 모두 유언이 가려뽑은 자들이었다.


조위가 중앙을 통솔하고, 오광, 오의, 엄안, 장임 등이 각기 병사를 이끌고 용맹하게 공격하자 반란군의 병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선두에서 군대를 이끌고 퇴각하던 감녕은 후방이 붕괴되는 것을 보고 말머리를 돌려 익주군에게 달려들었다.


어두운 새벽녘 적군과 아군이 마구 뒤엉켜 앞뒤좌우를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감녕은 무섭게 병기를 휘두르며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피아의 구분없이 모두 쳐죽였다.


정신없이 병사들 사이를 돌파해 익주군쪽으로 향해가는 감녕의 시야에 준마를 올라탄 적장의 모습이 들어왔다.


감녕은 즉각 그 장수를 노리고 말을 달려 돌진했다.


혼전 중에 갑작스럽게 감녕이 튀어나오며 공격을 가하자 적장은 깜짝 놀라며 가까스로 감녕의 대도를 피했다.


감녕은 자신의 공격이 실패하자 노기가 치솟아 적장을 쫓아가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했다.


언뜻 보기에는 감녕이 두서없이 대도를 휘두르며 마구잡이식으로 공격하는 것 같았지만, 그의 공격은 일격에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살초들이었다.


감녕을 상대하는 익주군의 장수는 오의였는데, 오의는 감녕의 엄청난 기세에 놀라 감히 역공할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탄탄한 기본기에 군더더기없는 솜씨로 매서운 공격을 착실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두 장수가 겨룬지 30여 합이 지나자, 방어만 하던 오의가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원래 두 장수의 기량이 백중은 아니었던 데다가 난전 속 결투였기 때문에 방어하는 측의 몸놀림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악착같은 수비를 펼쳤으나 결국 감녕의 맹공을 버티지 못한 오의가 한계를 드러내는데, 저편에서 호통소리를 지르며 한 장수가 달려오더니 두 장수 사이를 가르며 감녕을 공격했다.


새롭게 등장한 장수는 오의의 숙부 오광이었다.


“이 놈은 보통 놈이 아니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오광의 도움으로 고비의 순간을 넘긴 오의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오광을 도와 감녕을 공격했다.


두 뛰어난 장수가 한 쌍으로 대적해오니, 제아무리 감녕일지라도 아까의 기세를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숙질간인 오광과 오의는 늘 함께 무예를 연마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호흡은 무척이나 절묘했다.


수적 우위에 두 사람의 상승효과까지 발휘되자 대결의 양상이 바뀌어 감녕은 이제까지처럼 공격 일변도로 나설 수 없었다.


적장을 죽여 추격하는 적의 사기를 꺾어볼 심산이었으나 협공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감녕은 세 필의 말이 회전하며 교차하는 틈을 노려 그 자리에서 몸을 피했다.


감녕이 말머리를 돌려 병사들 사이로 달려들어가자 오광과 오의가 즉시 그를 쫓으려 했는데, 누군가 소리치며 두 장수를 제지했다.


“쫓지 마십시오! 저놈은 귀신같은 활솜씨를 지녔습니다!”




오광과 오의는 말을 멈춰세우고 자신들을 불러세운 사람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엄안이었다.


엄안은 주변의 적병들을 죽이면서 오광과 오의가 있는 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저놈이 황건적(익주에서 자생한 황건적을 말함) 토벌시 이름을 날렸던 감녕이란 놈입니다. 두 분은 유군랑 어른을 따라 입촉하셨기에 놈의 소문만 듣고 제대로 본 적은 없을 터인데, 창칼을 다루는 솜씨뿐만 아니라 활솜씨도 귀신과 같은 놈입니다. 만약 추격했다면 어둠을 틈타 날아오는 놈의 화살에 반응조차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참으로 대단한 자로구나. 그런데 어찌하여 저런 자가 벼슬을 버리고 녹림호객綠林豪客으로 지낸단 말이오?”


오광이 묻자 엄안이 대답했다.


“천성이 거칠고 사나워 갑갑한 생활을 못견디는 자이니 어찌 관직에 오래 머물겠습니까. 용맹과 무략이 있어 활약은 대단했지만 독선적이고 비위맞추기가 어려워 토벌군 사이에서도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놈과 같은 군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저놈을 좀 알고 있는데, 성격이 까다로워 어지간한 사람은 저놈과 가까이 지낼 수가 없습니다.”


엄안의 말이 끝나자 오의가 말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장군과 저 감녕이란 자가 비슷한 연배인데 만약 두 사람이 교류하던 사이였다면 장군께서는 오늘 이 자리에 있지 않고 반란군 편에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저자 하나도 당해내기가 벅찼는데 장군 같은 호걸까지 상대했어야 할 걸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막막해집니다.”


“제가 저놈 보다는 몇살 더 위지만 미천한 집안 출신으로 무명소졸에 불과했는데 어찌 저 콧대높은 놈과 알고지낼 수 있었겠습니까.”


감녕의 퇴각으로 전투의 승패가 완전히 갈리자 세 장수는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본진으로 귀영했는데, 잠시 후 끝까지 적군을 추격했던 또 다른 익주의 양장良將 장임이 적장 심미와 누발의 목을 베어 돌아왔다.


조위는 반란군을 대대적으로 토벌하고 적장의 수급까지 취하는 큰 공을 세우자 동주병과 함께라면 자신이 익주에서 이루지 못할 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편 무현에서 익주 공격을 준비 중이던 유합은 감녕이 한달음에 성도로 진격했다는 소식을 보고받고 아연실색했다.


형주의 군대는 감녕과의 약속을 어기고 익주로 천천히 진군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때까지 출진준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감녕이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성도까지 밀고들어갔다는 소식을 받으니 유합의 마음이 다급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유합은 급히 양양의 유표에게 전령을 보내 출진을 고한 후, 급한데로 병장기와 치중을 갖추고 서쪽을 향해 출발했다.


유합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까 우려해 최대한 빠르게 군대를 부리려 했지만, 미처 출군을 준비하지 못한 병사들은 유합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못했다.


유합이 최대한 서두르며 쉬지않고 성도로 향한지 10여 일이 지났을 즈음에 익주에서 활동하던 첩보병이 달려와 급히 고했다.


“익주의 반란군이 관군에게 대패해 도주하고 있습니다. 조위가 동주병을 이끌고 추격하고 있으니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첩보병의 보고에 유합은 다시 한번 대경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조하기로 했던 감녕은 패잔병 신세가 돼버렸고, 자신의 군대는 무리한 출진으로 제대로 전투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유합은 익주의 정예병을 상대로 전세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었다.


잔뜩 겁을 집어먹은 그는 결국 감녕에게 파발을 보내 무현으로 자신을 찾아오라 전한 후 급히 군대를 돌려 형주로 돌아갔다.




감녕은 도주하는 길에 많은 병사들을 잃고 겨우 장정 수백여 명과 함께 형주에 이르렀다.


유합은 익주의 땅을 얻지는 못했지만 익주에서 제일 가는 용맹한 장수를 얻었다고 생각해 감녕과 함께 유표를 알현하러 갔다.


그런데 감녕을 본 유표는 그리 탐탁지 않은 낯빛을 띄었다.


그리고 그는 그저 형식적인 인사말을 건낸 후 가시돋힌 질문을 던졌다.


“내 듣기로 흥패, 그대는 벼슬을 멀리하고 호걸들과 사귀며 자유롭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하던데, 어찌하여 이제 와서 나를 섬기려 하는게요?”


유표는 ‘익주에서 반란을 일으킨 네가 형주에서는 나를 모시며 조용히 지낼 수 있겠느냐’라는 의도를 감녕에게 내비친 것이었다.


감녕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유표의 추궁성 질문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나빴지만 어쩔 수 없이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답했다.


“제가 강호에서 협객생활을 하던 중에 제자諸子의 서책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책을 가까이 한 후로부터는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았으며, 늘 진정한 주인을 만나 장수로서 큰 뜻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늘이 도우사 제가 명군을 만나뵙게 되니 이처럼 큰 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한 몸을 오로지 명군과 형주를 위해 불사르도록 하겠습니다.”


유합을 비롯해 유표 주변에 있던 많은 신하들은 감녕의 발언을 대견해 하며 크게 기뻐하였으나, 유표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감녕은 기민한 사람이었으므로 유표의 표정을 보고 자기가 형주에서 중히 쓰일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직감했다.


감녕이 물러가자 괴월이 유표에게 물었다.


“익주에서 알아주던 호걸, 감흥패를 얻었는데 사군께서 전혀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으시니, 저는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습니다.”


“내가 마음 속으로 꼭 믿는 바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오. 감녕은 평생을 포악하고 제멋대로 살아온 사람인데 지금까지의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더군다나 그는 주인을 배신하고 반란까지 일으키지 않았소? 저런 사람에게 군대를 내주고 병권을 맡긴다면 필히 형주에도 변고가 있을 것이오!”


“사군께서 갖고 계신 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이유를 잊으셨습니까? 호족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권위로 천하를 호령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대와 장수가 필요한데, 감흥패는 사군의 부족한 점을 잘 메꿔줄 수 있는 최적의 인물입니다. 용맹으로 한 주를 집어삼킬 만한 인물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그를 아끼고 설득해 사군의 조아爪牙로 삼으십시오.”


“반대로 저토록 용맹한 자가 대군을 이끌며 내 말을 받들지 않는다면 그땐 어찌할 작정이오? 나는 과거의 행실이 바르지 못한 자를 신용할 수가 없소. 또한 우리 형주를 대표하는 장수라면 그에 걸맞는 품격이 있어야 할 것인데, 감녕은 용맹만 앞세울 뿐이지 장부로서의 배포와 도량이 부족하오. 그러므로 감녕은 나의 대장으로는 자격이 현격하게 미달하오. 난세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천하의 모든 백성들이 우러러 볼만한 인물이 앞장서야 하는데, 나 유경승의 장수로 감녕은 격이 맞지 않는단 말씀이오. 세상은 아직 혼란스럽고 앞으로도 기회는 많을 것이니 조급해하지 않으며 시간을 길게 보도록 합시다.”


괴월은 유표가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설득하려 하자 마음이 몹시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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