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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94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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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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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94
작품등록일 :
2021.06.07 22:23
최근연재일 :
2021.09.24 21:3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920
추천수 :
10
글자수 :
209,917

작성
21.06.07 22:24
조회
282
추천
4
글자
11쪽

1장. 검은 호랑이 '흑호'

DUMMY

------------------------------

나는 내 자신을 천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

.

.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크르르릉!


“하... 천하의 손범님이 이런곳에서 죽게 되다니”


게다가 기분 나쁘게, 하필이면 상대가 호랑이라니...


“후... 와라, 적어도 혼자선 안죽는다.”


크와아아아앙!!


“!”


콰드득!!


어깨를 파고드는 검은 호랑이의 어금니! 몸을 뒤흔드는 고통...! 하지만!


“으아아아!”


푸확!!


크와아아앙!!


눈을 찔려 크게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뒤로 물러나는 녀석을 보며 나는 정신이 몽롱해졌다.


저 자식... 도망치다니 비겁하게


‘넌 자존심도 없냐...’


그러니까 털도 까만색이지... 망할 자식...


“젠장...”






*



나는 내 자신을 천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릴 때 부터 입버릇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아빠가 돌아가신 뒤부터였다.


아빠는 ‘선인’이었다. 착한 사람이란 의미가 아니다. 선인, 사람들을 구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로 균열을 해제하고 이마를 제거해주는 자들을 뜻하는 단어다.


균열이 뭐냐고? 이계에 살고 있는 ‘이마’라는 괴물들이 지구로 넘어올 수 있게 만들어주는 통로의 지칭이다.


이마는 뭐냐고? 놈들은 괴물이다. 그냥... 그런 존재다.


“윽...”

“범아!”

“엄마?”


눈을 뜨자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희미하게 약품 냄새가 났다.


‘여기는...’


병원인가? 난 분명 죽었을 터다. 그 녀석에게 그런데 어떻게...


“팔이!”

“왜 그래?! 팔이 아프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내 팔 붙어 있네?”

“그게 갑자기 뭔 헛소리야! 깜짝 놀랐잖아!”

“악!”


짜악


등짝을 때리는 엄마의 손길에 욱씬 거리는 등을 어루 만지며 왼팔을 움직여봤다. 팔은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깨어나셔서 다행이네요. 선생님께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네에~ 감사합니다.”


옆에 있던 간호사가 병실을 빠져 나가고, 엄마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살아서 다행이다. 정말...”

“엄마... 그럼! 알잖아! 나 천재야 천재는 이런 곳에서 안 죽어”

“또 그 소리니?!”

“우왁! 엄마 나 환자 환자!”

“네 아빠도 균열에서 죽었어, 시체도 못 찾았다고 너도 알잖아!”

“으... 응 알지...”


아빠는 내가 5살때 돌아가셨다. 균열에서 이마와 싸우다가 죽었다. 선인이었으니까(매년 수 많은 선인들이 죽는 걸 생각하면 ‘자연사’였다.)


“범아, 너 이제 그만...”

“난 절대 포기안해, 엄마도 알잖아”

“너무 위험한 일이야! 네가 대체 왜 이런 위험을!”

“위험하니까”


나는 딱 잘라 답했다.


“위험하니까 하는 거야”

“...범아”

“걱정마 엄마. 난 천재잖아”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웃었다. 웃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며 웃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니까


“환자분”


병실 문이 열리고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그리고 뒤이어 검은 양복을 입은 2명의 남자도 들어왔다.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


“누구세요?”

“아 일단 어머니께서는 밖에 나가주시겠습니까? 검사할 게 있어서요.”

“네? 검사라니? 선생님 저희 애 검사 끝난 거 아니었나요?”

“원래 균열 생존자들은 몇 차례 더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독이라던가 저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들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아...”

“이분들은 선인 협회에서 나오신 분들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사의 말에 엄마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 선인 협회 소속이라고 했던 두 검은 양복의 남자들도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저희 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엄마가 나가고, 나는 멀뚱 멀뚱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저기 선생님, 협회에서 왜...”

“손범씨 되십니까?”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협회 소속인 남자였다. 왁스를 발라 넘긴 올백 머리가 잘 어울리는 훤칠한 미남이었다.


‘TV에서 본적 있는 거 같은데’


잘생겨서 그런가?


“네 제가 손범인데요...”


나는 미남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러자 그가 손을 내밀었다.


“저는 선인 협회 관리과 팀장 이미남입니다. 옆에는 같은 관리과 팀원인 김묵입니다.”

“네에...”


이미남의 악수를 받은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저희가 이번에 찾아온 건 다름이 아니라 이번 균열 때문입니다.”

“?”


균열에도 등급이 있다. 1등급 부터 시작해서 7등급 까지 1등급이 가장 약하고 7등급이 가장 세다.(참고로 지금까지 7등급 균열이 등장한 적은 없었다. 과거 재해를 몰고왔던 균열들이 7등급이라 불릴만 하겠지만 그 때는 등급표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등급이 책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손범씨가 들어간 균열은 등급이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손범씨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사망했습니다. 이게 뭘 뜻하는지 아십니까?”

“네에 뭐...”


꽤나 특수한 경우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손범씨에게 조사할 게 몇 가지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아...”


그래서 온 거였나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네”


설명해드릴게요. 나는 두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내 설명을 들은 이미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끝이에요?”

“네, 만약 손범씨가 거짓말을 했다면 여기에 있는 이 친구가 알아차렸을 테니까요. 손범씨의 말대로라면 손범씨 잘 못은 없다는 소리가 되겠죠.”

“아...”


마법사였나? 나는 그의 옆에서 묵묵히 서있는 김묵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 거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인사를 하고 떠났다. 꽤나 쉽게 넘어가서 오히려 싱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떠나는 두 사람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내 오른손을 바라봤다. 흑호를 찔렀던 오른팔을


“...어?”


손등에 웬 문양이...


“뭐야 이거 누가 장난친 거야... 안 지워지잖아!”


애들이 들어와서 검은색 싸인팬으로 낙서라도 한 건가?


“뭘 그려놓은 거야... 그림도 글씨도 아닌데 아 됐어, 어차피 시간 지나면 지워지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 발라당 드러누웠다.


그리고 꿈을 꿨다.


-아빠! 아빠!

-범아, 강해지거라

-아빠?

-누구보다... 누구보다 강해져서


---------------

엄마를 모두를 지켜주렴

------------------------


부탁한다.


-아빠!


“헉!”


꿈인가...?


땀에 젖은 손을 보며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꿈을 꾸다니


“사람이라는 게 웃기지... 이렇게 생생하게...”


자칭 천재... 아니 천재가 이런 일로 겁먹어서 되겠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볼귀짝을 때리며 정신을 차렸다.


“정신 차려 손범, 너는 천재잖아”


아빠 말대로 엄마를 지켜야지


나는 최면을 걸듯 혼잣말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벌써 퇴원했어? 더 있지 왜”

“아프지가 않아서 딱히 더 있어봐야 할 것도 없고”

“너 많이 다치지 않았었니?”

“음... 그런 것 같기는 한데, 내 착각이었던 모양이야”

“너... 혹시 옛날보다 더 바보가 된 거 아니니?”

“바보라니 엄마, 나 같은 천재에게 바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그래 그래, 원래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잖니 됐으니까 밥 먹으렴”

“그런 게 아니라니까”


우씨...


“후아~ 밥도 다 먹었고, 이제 어쩌지?”


한동안 협회에서는 선인 자격을 정지한다고 했었는데(균열에서 생환한 생존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동안 자격을 정지한다.)


“TV도 딱히 볼 거 없고... 다른 녀석들은”


연락할 친구가 없다... 뭐 어쩔 수 없나


“그러고 보니 네가 기절해 있는 사이 용이가 왔었단다.”

“그 녀석이?”


아직 해외에 있을 텐데?


“네가 다쳤다고 했더니 한 걸음에 달려 오더구나, 너 같은 애한테는 과분한 친구지”

“엄마 진짜 친엄마 맞아?”

“친엄마지 그럼”

“친엄마인게 더 문제인듯... 악! 아파!”

“됐으니까 쫑알 거리지말고 나가 청소하게”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밖으로 쫓겨 나왔다. 핸드폰 하나에 지갑만 들고...


“나용, 녀석이 왔다고?”


‘선인연수’ 간다고 하고 꽤 지나긴 했는데


‘벌써 돌아왔을리는 없고, 진짜 걱정돼서 온 건가?’


연락이나 해볼까? 나는 핸드폰을 꺼내 몇 없는 전화번호 중 나용의 번호를 눌렀다.


요로로로롱 요로로로롱!


“뭐냐”

“쌀쌀맞네, 병실 왔다 갔다며”

“아주머니를 보러 갔을 뿐이다.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는 은혜를 입었으니까”

“그러냐, 근데 안 바빴냐? 너 해외에서 연수중이잖아”


선인으로서 해외로 연수를 받으러 가는 건 딱히 드문 일이 아니다. 외국의 기술이 우리 나라보다 뛰어나니까


“다 끝났다.”

“뭐?”

“다 끝났다고 했다. 선진국이라고 해봤자 결국 우민일 뿐이지”

“너어... 그 말투는 진짜 안 고쳐지는 구나”


우민이라니... 만화에서도 그런 말은 안 쓰겠다.


“그보다 네놈은 뭘 하고 있는 거냐, 듣기로는 아직도 하급 선인이라고 하던데”

“이제 곧 중급이 될 거거든?”

“참 빨리도 되는군”

“윽... 흥! 기다려보라고, 나는 천재라서 조금 성장이 다를 뿐이야!”

“성장이 빠른 천재들도 많이 있던데”

“비교하지 말라고! 나 같은 사람은 전 세계에 나 하나 뿐이니까”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녀석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기운이 남아돈다면 균열이나 가라”

“나 지금 자격 정지 됐거든? 가고 싶어도 못가”

“미발견 균열을 가면 되잖냐”

“그건 범죄잖아!”


균열이 나오면 무조건 협회에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럼 협회에서 등급을 책정하고, 선인들에게 공고를 올려 선인들을 파견한다. 하지만 신고되지 않는 균열도 충분히 존재한다. 그런 균열을 미발견 균열이라고 한다.


“범죄든 뭐든 강해질 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너 그러다 진짜 벌 받을 거다.”

“상관없다.”

“너는 진짜...”

“끊는다. 마지막으로 균열을 가고 싶다면 사과 마을에 있는 남호산에 가봐라”


뚝!


“진짜 끊었어...”


이 자식, 지만 잘났다 이거지?


“두고봐 내가 반드시 따라잡아... 아니 넘어설 테니까!”


나는 천재니까!


“엄마 저 형 이상해”

“어머 얘가 손가락질 하면 못써요. 머리가 조금 아픈 분인걸 거야”

“에~ 불쌍하다.”

“쉿!”

“......”


두고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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