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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돌이72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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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돌이.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6.04 23: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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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9
추천수 :
501
글자수 :
1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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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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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도지헌 (6)

DUMMY

여느 때처럼 동물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틀어박힌 도지헌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고민했다.


가족들에게 연예인 제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


사실 도지헌은 연예계 자체엔 큰 관심이 없었다.


이러나저러나 자신과는 맞지 않는 업계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그러나···.


‘아이돌 연습생’이 된다는 것 자체에 큰 관심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괴롭힘을 주동해왔던 여자애가 아이돌 연습생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왜 곡을 쓰냐며 비하하고, 못 생긴 주제에 왜 예쁜 척을 하냐며 욕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3년 내내 괴롭힘을 당했는데, 고등학교까지 따라와 결국, 자퇴까지 결심했던 도지헌은 그 여자애에게 확실한 복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대로 말할 순 없어···.’


가족들에게 괴롭힘당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던 그녀는 다른 이유로 아이돌을 하겠다고 말할만한 용기가 없었다.


‘부, 분명 들킬 거야···.’


가족들은 도지헌이 아이돌을 할 만한 성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어중간한 이유로 아이돌을 하겠다고 하면 반드시 추궁당하고 말 거라고 생각했다.


“으으···.”


도지헌은 침대를 이리저리 구르며 그럴듯한 이유를 짜내 보았고···.


“아···. 몰라···.”


결국, 내일의 도지헌에게 모두 떠넘기고 말았다.




*




주혁은 의외로 김용준의 이직 제안에 당황스러워하지 않았다.


주요 보직에 있는 사람이 소속사를 옮기며, 인력을 빼돌리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기에.


그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이직 제안을 해왔다는 점에 조금 놀랐을 뿐이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주혁이 슬쩍 발을 빼며 조심스레 되묻자, 김용준이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팔을 기대며 슬슬 회유하기 시작했다.


“한 실장. 지금 기본급이 얼마 정도 되지?”

“기본급 말씀이십니까? 그건···.”

“만약 한 실장이 옮긴다고 하면, 지금보다 50% 정도 더 받을 수 있을 거야.”


‘아니, 이렇게 세게 나온다고?’


주혁은 자신만만하게 제안하는 김용준의 말에 살짝 놀라고 말았다.


기본급 50% 상향도 상향이지만, 그만큼 자신을 데려가겠다는 의지가 크단 뜻이기에.


‘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거지?’


의문을 품은 주혁은 김용준의 눈치를 슬쩍 살피며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김용준은 다시 커피를 홀짝이며 좋은 기회라고 주혁을 설득했다.


“아이돌을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빅스타로 가야지. 솔직히 말해서, 아이돌을 망쳤다는 이미지가 붙은 회사에서 아이돌을 만들려고 하는 거 자체가 멍청한 짓이야.”


김용준은 자신이 망쳤다는 걸 모르는 듯 거리낌 없이 나무 엔터를 비하했다.


그리고는 대표인 변종수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난을 쏟아 부었다.


“아이돌은 일종의 사업이야. 그리고 사업을 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해. 회사도 똑같아. 머리가 멍청하면 아무것도 못 해. 종수가 6팀을 만들어 주긴 했지만···, 그 답답이가 어디 데뷔나 시켜주겠어?”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혁은 일부러 고민하는 척 대답을 아꼈다.


그러자.


“하아···.”


김용준이 답답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작업실 구석에 있던 담뱃갑을 집어 들며 말했다.


“한 대 피면서 마저 이야기해보자고.”


옥상으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


김용준을 뒤따르던 주혁은 주머니 속에 넣어둔 휴대폰을 슬쩍 매만지며 그에게 다가갔다.


“불 필요하나?”

“감사합니다.”


김용준의 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인 주혁은, 옆으로 연기를 뿜어내며 눈앞에 드리워진 서울 풍경을 바라보았다.


‘시끌시끌하네.’


주혁의 감상은 딱 그 정도였다.


“한 실장. 저 건물이 얼만지 알아?”


주혁은 김용준이 가리킨 학원 건물을 바라보았다.


“잘 모르겠습니다.”

“321억. 그럼 저 건물은?”


이번에 가리킨 건 편의점과 식당 등이 붙어있는 작은 상가 건물이었다.


“저게 102억. 이번에 거래됐지.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건물이 97억. 그 건너편이 187억.”


김용준은 주혁을 놀라게 해주려는 듯 계속해서 건물들의 가격을 읊어나갔다.


하지만···.


“······.”


주혁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가 투자해온 주식과 가상화폐를 따져보면, 건물 2채 3채는 우스웠기에.


그러나 김용준은 주혁이 놀랐다고 생각한 듯 슬쩍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저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다고 생각해? 착실하게 회사 다니면서, 차곡차곡 월급 모아 샀을 거 같아? 천만의 말씀!”


김용준은 반쯤 태운 담배를 재떨이에 내던지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한 실장. 나는 돈을 벌 줄 알아. 내가 괜히 맨날 술이나 마시고 골프 치러 다니는 줄 알아? 다 있는 놈들한테서 정보 좀 뜯어먹으려고 다니는 거야. 돈이 있는 곳엔 돈이 따르기 마련이거든.”

“······.”


주혁이 조용히 담뱃불을 꺼뜨리자, 김용준이 슬쩍 다가서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한 실장. 변종수가 자네 미래를 책임져 줄 거 같아? 그 친구가 의리는 있지만···, 그렇게 똑똑한 친구는 아니야.”


김용준의 눈은 욕망으로 번들거렸고, 주혁은 그의 눈을 슬쩍 피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왜 저를 데려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김용준이 거드름을 피우곤 무게를 잡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나는 욕심이 있는 사람을 좋아해. 그리고···, 자네는 욕심이 있지. 안 그런가?”


주혁은 그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욕심이 가득한 건 사실이었기에.


다만···.


‘마음에 안 드네.’


돈을 미끼로 자신을 부려 먹으려고 하는 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미 조호제에게 당할 만큼 당한 주혁이었다.


직접 부려 먹었으면 부려 먹었지, 이제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해 일할 생각은 없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습니다.”

“한 실장. 나는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


엄포를 늘어놓던 김용준은 단호히 입을 다문 주혁을 흘끔 쳐다보더니, 발아래 드리워진 도시를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딱 이틀이야.”

“···예.”


주혁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후우···.”


주혁이 담배 냄새를 날리고 사무실로 돌아오자, 정도균이 아닌 다른 인물이 주혁을 반겨주었다.


“이틀만이네.”


천소희였다.


“점심 먹으러 왔어?”


주혁은 익숙하다는 듯 손을 슬쩍 들어 보이며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었고,


별 생각 없이 구석에 놓여있던 구강청결제를 향해 슬쩍 손을 뻗었다.


그러자.


천소희의 표정이 살짝 굳어버리더니, 묘하게 싸늘한 눈빛으로 주혁을 쏘아보기 시작했다.


“너···, 담배 피웠어?”

“어? 응. 어쩌다 보니까···.”

“누구랑 피웠는데?”


주혁은 묘하게 공격적인 천소희의 반응에 의문을 품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김용준하고 잠깐 피웠는데···. 도균이한테 못 들었어?”

“김용준?”

“응.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무슨 이야기?”

“어?”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얘가 왜 이러지?’


주혁은 의아해하면서도 김용준과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밝혔다.


김용준이 자신을 영입하려 했다는 것과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 그리고 김용준이 곧 빅스타 엔터테인먼트로 떠날 거 같다는 사실을.


“진짜?”


천소희는 끄덕거리는 주혁을 보며 그제야 표정을 풀었고, 눈을 가늘게 뜨며 나지막이 경고를 남겼다.


“너, 진짜 한 번만 더 담배 피워봐. 내가 담배 싹 다 버려버릴 테니까.”


‘뭐지, 김용준하고 대화한 건 아무래도 좋다 이건가···?’


주혁은 김용준의 일보다 담배에 더 신경 쓰는 듯한 천소희의 행동에 살짝 놀라워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같이 점심 먹으려고?”

“아니.”


천소희는 주혁의 말에 짐짓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태블릿을 꺼내 주혁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보여주려고 왔어.”

“이게 뭔데?”

“보고 이야기해.”


‘뭐지···?’


주혁은 곧장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태블릿에 떠있는 문서를 읽어보았다.


그리고···.


“!”


한 장씩 한 장씩 넘길수록 표정이 변하더니, 마지막 장에선 거의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이, 이거 뭐야?”

“내가 너 주려고 조사 좀 해왔어. 마음에 들어?”


주혁은 아무렇지 않게 자랑하듯 이야기하는 천소희의 말에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이, 이걸 조사해왔다고? 대체 어떻게···?’


태블릿에 적힌 내용이, 김용준과 파랑 코믹스에 관한 내용이었기에.


“아니, 이걸···.”

“마음대로 사용해도 돼.”


순간 말문이 막혔던 주혁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고마운데···, 아니, 그냥 고마워.”


그러자 천소희가 씩 웃더니, 고마우면 밥이나 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맛있는 거 사줘야겠지?”

“그럼! 내가 다 사줄 테니까, 다 말해!”


주혁은 싱글벙글 웃으며 천소희가 구해온 자료를 다시 검토해보았다.


자료에는 빅스타 엔터의 대표 정 산과 김용준에 대한 내용도 꽤나 상세하게 적혀있었는데, 누가 봐도 김용준에 대한 혐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주혁은 곰곰이 머리를 굴려보았다.


이 천금과도 같은 자료를 어떻게 써먹을지에 대하여.


머지않아 김용준이 나무 엔터를 나가는 게 확실한 상황이다.


김용준이 제 발로 나가는 것보단 문제를 일으켜 쫓겨나는 그림이 훨씬 아름다우리라.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김용준이 내쫓기며 자연스레 주혁이 프로듀서 자리를 꿰차는 것인데···.


“으음···.”


그렇게 잠시 주혁이 고민하고 있던 그때.


우우웅── 우우웅──


품 안에 들어있던 주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응?”


전화를 걸어온 상대는 바로 작곡가 이재영.


“예, 한주혁입니다.”


주혁이 전화를 받자, 건너편 너머에서 다 죽어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재영 씨? 괜찮으세요?”


[예···. 살만합니다···.]


주혁은 맞은편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천소희와 슬쩍 눈을 마주치며 이재영과 대화를 나눠보았는데···.


무슨 일인가 했더니, 무려 밤을 꼬박 새워가며 라이블리에게 줄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벌써요?!”


[ 어쩌다 보니까, 다 완성됐네요. ]


‘진짜 얘도 어지간하네···.’


주혁은 곧바로 노트북을 이용하여 이재영이 보내온 가이드 곡을 들어보았다.


그리고···.


‘어? 이거···.’


주혁은 노트북에서 흘러나오는 곡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미래에 그가 발표하여 대박을 쳤던 곡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이다.


“좋은데?”


천소희의 긍정적인 반응까지 확인한 주혁은 재빨리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고,


‘이거다!’


이내 계산을 마친 주혁은 이재영에게 다급히 물어보았다.


“이거, 혹시 가사도 있습니까? 가이드 녹음할 정도면 되는데요.”


[ 가이드요? 어···, 대충 적어두긴 했는데···. ]


‘됐다.’


주혁은 무심코 주먹을 불끈 쥐며 다급히 말했다.


“그럼, 바로 진행하시죠.


[ ···예? ]


“내일까지 완성해봅시다.”


[ 내, 내일이요? ]


“일단 좀 주무시고, 제가 조금 이따가 찾아뵙겠습니다. 아, 보컬은 제가 데려갈게요.”


스피커 너머의 이재영은 일방적인 주혁의 기세에 밀려 의뢰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 어어···. 알겠습니다. ]


“그럼,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뒤.


주혁은 곧장 연락처를 뒤져, 학교에 있을 유한별에게 메시지를 보내놓았다.


[ 오늘 가이드 녹음 하나만 합시다. ]


원래는 김서아에게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대전에 있는 그녀를 데려올 순 없었기에 차선책으로 유한별을 고른 것이다.


“일단, 작업실에 들렀다가···. 학교에 들러서···.”


주혁이 머리를 굴리며 혼자 김용준을 내쫓기 위한 작전을 세우고 있던 그때.


잠자코 지켜보고 있던 천소희가 슬쩍 말을 건네왔다.


“난 뭐 하면 돼?”

“어?”

“도울 거 없어?”


당연하다는 듯이 도움을 주려는 천소희.


그런 그녀의 모습에 순간 사고가 멈춘 주혁은,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며 천소희에게 한 가지 부탁을 요구해보았다.


“할 수···있을까?”

“가능할 거 같은데?”


그리고 천소희로부터 가능하단 이야기를 들은 주혁은 다시 한번 주먹을 불끈 쥐며 성공을 확신했다.


‘된다···. 이건 무조건 된다···!’


주혁은 다급한 손놀림으로 가방에 짐을 쑤셔 넣기 시작했고, 빵빵해진 가방을 들곤 사랑스럽다는 눈빛을 띠며 천소희를 와락 껴안았다.


와락─!


“소희야! 진짜 고맙다!”

“···어, 어어?”

“연락할게!”


주혁은 순간 굳어버린 천소희를 놓아주며 곧장 사무실을 떠나버렸고, 천소희는 묘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사라져가는 주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작가의말

쥐돌이 입니다.


주혁이 드디어 프로듀서가 되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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