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BrianLee 님의 서재입니다.

J-1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SF

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47
최근연재일 :
2017.05.09 15:2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58,249
추천수 :
852
글자수 :
452,909

작성
17.02.28 23:17
조회
236
추천
4
글자
8쪽

J-1 프로젝트 89

J-1 프로젝트 1




DUMMY

“너와 전혀 모르는 만 명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너와 피와 땀을 나눈 형제 같은 200명이 죽어야 한다면 너는 어느 쪽을 택할 것이냐?”


여흥준의 말에 유진은 이제 더 이상 항생제를 만드는 작업에 집중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평정을 잃어 버렸다. 유진은 여흥준이 말한 상황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려왔다.


물론 숫자가 많은 만 여명의 사람을 살려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수족과 같이 생사고락을 나눈 형제 같은 사람들이 대신 죽어야 한다니···


“니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런 것이다. 언제나 최선이 아닌 차악의 상태에서 고민하고 결정하고 그 결정이 주는 처절하리만큼 무서운 결과를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일이다. 뭘 알고서 지금 같은 시건방을 떠는 것이냐?”


유진은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여흥준의 말은 시리도록 아픈 말이지만 모두다 정확한 현실을 말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이 앞으로도 죽을 만큼 힘이 들 때 다시금 떠올라 자신의 마음을 휘저어 놓을 것이 뻔한 근본적인 물음이었다.


하지만 유진은 이내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왜냐하면 대답은 아주 간단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네.. 아저씨 말씀대로··· 저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결정한 결과로 사람들이 곤경에 빠지고 심지어 목숨을 잃었을 때··· 저도 죽을 만큼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여흥준이 기계를 고치던 손을 순간적으로 멈추고 유진에게 집중했다.


“그런데.. 그 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일단 살아야 하고··· 그래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야 하고··· 그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나라도 해야 한다.”


여흥준이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순간 그의 눈가에 눈물이 살짝 스쳐 괴였지만 이내 다시 작업을 하며 애써 외면하였다.


“항생제를 매일 챙겨 가니 너도 뭔가를 더 내놔야겠다”


매번 방심할 틈을 안 준다 이 사람은··· 또 무슨 요구를 하려 하는가? 유진이 긴장해서 다시 물었다.


“네? 또 무엇을···”


“난 이곳에 오랜 기간 혼자 있었다. 그래서 무료하고 심심하다. 이제부터 이 곳에 오면 한가지씩 내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 알았느냐?”


이 사람의 엉뚱함은 어디까지일까? 하지만 당장 반지를 빼앗기거나 그 보다 더 실행하기 어려운 주문을 하는 것 보단 훨씬 낫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줄도 모르는데···”


“멍청한 놈.. 니 옛날 이야기라도 지껄이면 되지 않느냐?”




겨우 시간이 지나 이 해괴망측한 사내로부터 해방이 되어 한국 지역으로 되돌아 왔다. 상상 이외의 기괴한 말들이 튀어 나와 계속 유진을 놀래 켰지만 유진은 왠지 그것이 싫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은 3일을 작업해 합성한 항생제를 수확(?)해서 마음이 더 든든했다. 진료실로 가기 위해 격납고로 들어 섰는데 격납고 한 구석에서 구용대와 아두 그리고 황선일 일행 몇 명이 탁자에 앉아 VR(Virtual Reality)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겨 오락실에서 굴러 다니던 기기로 여가를 즐기는 모양인데 아두가 매번 걸려서 딱밤을 맞아 이마가 벌써 벌겋게 부어 있었다.


“에이씨··· 나 또 때릴꺼에요?”


구용대가 신이 나서 조잘거렸다.


“그럼 인마 걸렸는데 안 맞을 셈이냐? 하늘이고 땅이고 인마 헌법이란 게 있는 겨”


유진은 이런 평화로운 순간이 이제 우리에게도 찾아 왔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얼마나 힘든 고비를 넘고 찾은 이 조그마한 휴식이던가? 아두가 유진을 발견하곤 징징대며 말했다.


“소밥통~ 내 이마 좀 봐! 산이 하나 생겼다”


구용대가 후다닥 VR 전원을 끄고 유진에게 달려 왔다.


“농땡이 아니다 꼬맹아~ 숙제는 다 해 놨다니까? 히히히”


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보기 좋아요 아저씨!”


유진이 항생제 봉투 중 하나를 구용대에게 내밀며 말했다.


“항생제에요··· 이걸로 식량을 더 구해 주세요”


“아이고~ 꼬맹아··· 우리 이러다가 하늘섬에서 제일 부자 되는 거 아니냐?”


아두가 심술궂은 말투로 비꼬며 말했다.


“먹기는 자기가 제일 많이 먹으면서··· 그렇게 많이 먹으면 어트케 부자가 돼여?”


사람들이 평화롭게 웃는다. 이런 게 평화다. 사람들도 유진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 서쪽 출입구 문이 열리며 최준택이 한 사람의 사내와 두 명의 여자를 부축해 들어 왔다. 유진과 사람들이 황급히 그들에게 달려 갔다.


“어찌 된 겁니까?”


최준택이 대답하기도 전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낯선 사내가 먼저 대답했다.


“우린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 지역이 이제 안전하다고 해서··· 죽을 각오로 탈출해서 왔습니다 흐흑”


사내와 두 여자들이 흐느껴 울었다. 유진이 따듯하게 사내를 감싸 안았다.


“이제 괜찮습니다. 안심 하세요! 우선 진료소로 모시겠습니다. 아픈 곳이 있는 지 확인 할 겁니다. 아두야! 갈아 입을 옷과 식사를 준비 해 줘!”


“알았어 대장~”



벌써 소문이 퍼졌는지 여기저기서 탈출한 한국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이제 식량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허리끈을 졸라 매야 한다. 그래도 유진은 기쁘고 행복했다.


식량 생산구도 리볼버 플랫을 순차적으로 파종을 해서 첫 수확 때까지만 버티면 이후로는 식량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유진은 꿈에 부풀어 있다. 식량 부족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이 곳에도 조그마한 행복들을 하나 둘 만들어 보고 싶었다. 중국 지역처럼 수용소를 개조해서 식당도 만들고 편의점도 만들고 술집도 만들어서 고통만 받아 왔던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 마음의 평화를 주고 싶었다.


즐거운 상상을 하며 유진은 방송실로 달려 갔다. 오팀장의 SOS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오팀장은 방송실 주조종기에서 연신 허공의 홀로그램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며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잘 되고 있습니까?


유진이 들어 오자 오팀장이 한숨을 쉬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뚫을 만큼은 다 뚫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마지막에 마스터 패스워드를 요구해서···. 거기서 막혀 버립니다. 우회로 침투해서 시도를 해 보았지만 소용 없었어요”


“혹시··· 형식적으로 걸어 놓은 패스워드 아닐까요?”


“그래서 갖은 조합으로 패스워드를 넣어 보았지만 소용 없었어요”


유진은 실망스러웠다. 하드웨어의 문제라면 어찌 해서라도 부품을 구해 교체하면 되는 것이지만 소프트웨어의 문제라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늘섬 내부 통신도 안 되나요?”


“전혀··· 메인 패스워드가 없으면 그냥 깡통입니다”


“러시아 지역의 드미뜨리와 연결이 되면 좋을텐데··· 통신 전문가라 그 사람에게 물어 보면 될 것 같은데···”


유진이 드미뜨리라는 말을 하다가 번개같이 떠오르는 게 있었다. 러시아 지역에서 하늘섬 관리단에게 잡혀 넘겨질 뻔 했을 때··· 드미뜨리 뒤에 숨어서 고소정에게 들었던 알 수 없던 숫자들··· 고소정이 그 때 분명히 말했었다.


“K-1272를 기억해라..

다치지 말고···”


맞다. 유진은 그 때 무슨 뜻인지는 잘 몰랐지만 뭔가 중요한 숫자인 것 같아 열심히 외워 뒀었다. 혹시..


“오팀장님~ 제가 불러 드리는 대로 입력해 보세요.

K-1272~~”


오팀장이 허공의 자판을 두들겨 패스워드를 입력했다. 그러자 화면이 파란 색으로 변하며 다시 한 번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표시가 보였다. 오팀장이 서둘러 다시 입력했다.


역시 파란 색 화면이 뜨고 잠긴 모양의 빨간색 열쇠 표시가 열린 모양의 파란색 열쇠 표시로 바뀌었다.


“됐습니다”


유진과 오팀장 등이 환호했다. 그런데 순간 모든 화면이 사라지더니 고소정의 얼굴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그리곤 그녀의 예의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왜 이제야 입력 한 거야 이 멍청아~”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J-1 프로젝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영주권 문제로... 18.11.16 62 0 -
공지 2주 트레이닝 기간 중 들쭉날쭉!! +2 17.04.20 288 0 -
126 J-1 프로젝트 126 17.05.09 284 1 10쪽
125 J-1 프로젝트 125 17.05.03 160 2 9쪽
124 J-1 프로젝트 124 +2 17.04.28 286 5 9쪽
123 J-1 프로젝트 123 +2 17.04.27 264 5 8쪽
122 J-1 프로젝트 122 17.04.24 169 4 8쪽
121 J-1 프로젝트 121 17.04.24 150 3 7쪽
120 J-1 프로젝트 120 17.04.17 223 3 8쪽
119 J-1 프로젝트 119 17.04.15 169 4 9쪽
118 J-1 프로젝트 118 17.04.14 365 4 9쪽
117 J-1 프로젝트 117 17.04.13 160 3 6쪽
116 J-1 프로젝트 116 17.04.11 191 3 7쪽
115 J-1 프로젝트 115 17.04.08 185 4 11쪽
114 J-1 프로젝트 114 17.04.07 183 3 9쪽
113 J-1 프로젝트 113 17.04.05 152 3 8쪽
112 J-1 프로젝트 112 17.04.04 174 4 8쪽
111 J-1 프로젝트 111 17.04.04 177 3 8쪽
110 J-1 프로젝트 110 17.03.30 167 5 11쪽
109 J-1 프로젝트 109 17.03.29 166 5 7쪽
108 J-1 프로젝트 108 17.03.27 161 4 8쪽
107 J-1 프로젝트 107 17.03.25 190 4 11쪽
106 J-1 프로젝트 106 17.03.24 219 5 9쪽
105 J-1 프로젝트 105 17.03.23 195 5 7쪽
104 J-1 프로젝트 104 17.03.21 228 5 9쪽
103 J-1 프로젝트 103 17.03.21 189 5 10쪽
102 J-1 프로젝트 102 17.03.17 162 5 9쪽
101 J-1 프로젝트 101 17.03.16 235 5 9쪽
100 J-1 프로젝트 100 17.03.15 154 5 9쪽
99 J-1 프로젝트 99 17.03.14 232 5 9쪽
98 J-1 프로젝트 98 17.03.13 444 6 8쪽
97 J-1 프로젝트 97 +2 17.03.10 354 5 8쪽
96 J-1 프로젝트 96 17.03.09 426 4 8쪽
95 J-1 프로젝트 95 +2 17.03.08 262 4 9쪽
94 J-1 프로젝트 94 (2권 끝) +2 17.03.08 290 4 8쪽
93 J-1 프로젝트 93 17.03.06 237 4 9쪽
92 J-1 프로젝트 92 17.03.03 228 4 11쪽
91 J-1 프로젝트 91 17.03.02 266 4 9쪽
90 J-1 프로젝트 90 +2 17.03.01 321 5 7쪽
» J-1 프로젝트 89 17.02.28 237 4 8쪽
88 J-1 프로젝트 88 17.02.27 896 5 9쪽
87 J-1 프로젝트 87 17.02.24 256 5 8쪽
86 J-1 프로젝트 86 17.02.23 305 5 9쪽
85 J-1 프로젝트 85 17.02.22 310 5 8쪽
84 J-1 프로젝트 84 17.02.22 343 5 5쪽
83 J-1 프로젝트 83 17.02.20 287 5 8쪽
82 J-1 프로젝트 82 17.02.17 282 5 8쪽
81 J-1 프로젝트 81 17.02.16 353 6 7쪽
80 J-1 프로젝트 80 17.02.16 303 6 10쪽
79 J-1 프로젝트 79 17.02.14 425 6 8쪽
78 J-1 프로젝트 78 17.02.13 374 6 9쪽
77 J-1 프로젝트 77 17.02.10 1,076 7 9쪽
76 J-1 프로젝트 76 17.02.10 405 7 9쪽
75 J-1 프로젝트 75 17.02.08 277 7 8쪽
74 J-1 프로젝트 74 17.02.07 346 8 10쪽
73 J-1 프로젝트 73 17.02.06 305 7 8쪽
72 J-1 프로젝트 72 17.02.04 621 7 7쪽
71 J-1 프로젝트 71 17.02.03 380 7 8쪽
70 J-1 프로젝트 70 17.02.01 368 7 7쪽
69 J-1 프로젝트 69 17.01.31 472 7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