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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님의 서재입니다.

J-1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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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47
최근연재일 :
2017.05.09 15:2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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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30
추천수 :
852
글자수 :
452,909

작성
17.02.2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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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추천
5
글자
8쪽

J-1 프로젝트 87

J-1 프로젝트 1




DUMMY

지난 번과는 달리 두 번째 방문은 유진 혼자였다. 그것이 이 괴팍한 사내의 요구 사항이 아니었던가?


인공 숲 입구에 도착한 유진은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오늘은 꼭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유진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약속 시간입니다. 김유진입니다”


그러나 역시 대답이 없다. 이 괴팍한 사내는 첫 번째 물음에는 절대 대답하지 않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이 시간에 오라고 말씀 하셨지 않습니까?


그러자 짜증나 미치겠다는 투의 말투가 숲 속 안에서 튀어 나왔다.


“오리처럼 꽥꽥거리지 마라 시끄러워 죽겠다.”


“어디 계십니까?”


“닥치고 양 팔을 벌리고 한 바퀴 돌아 보거라. 무장을 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유진도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할 수 없었다. 두 팔을 벌리고 한 바퀴 돌고 웃옷을 벌려 아무 것도 없다는 제스처를 했다.


“앞으로 10미터쯤 전진해서 아카시아 나무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 올라 오거라”


사내의 지시대로 걸어 올라가 나무를 끼고 돌자 멀리서 보기만 했던 거대한 원형 구형의 아랫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움직이는데 그의 앞에 180cm가 훨씬 넘어 보이는 덩치 큰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빛이 역광이라 사내의 모습이 실루엣만 보일 뿐 잘 보이지 않아 얼굴을 찌푸리며 집중해 보려 하는데 순간 번쩍거리는 섬광과 함께 유진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유진이 서서히 정신이 들었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어 온 것은 주위 환경이었다. 알 수 없는 계기들과 실험 도구들로 꽉 찬 실험실 같은 실내의 모습이었다.


유진이 상체를 일으키자 방 벽 끝 천장을 뜯어 뭔가를 고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보이고 주위는 공구와 부품들이 어지럽게 어질러져 있다.


“왜 김무일이란 놈을 구해 주었느냐?”


사내가 고치던 것을 멈추고 돌아 서며 말했다. 그제서야 유진에게 사내의 온전한 모습이 보였다. 나이는 오십세 후반쯤? 얼굴을 흉측하게 가른 두 세 개의 칼자국이 먼저 눈에 보여서 몸서리치게 무서운 모습을 자아냈다.


사내는 예의 그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더러워진 흰색 죄수용 티셔츠에 멜빵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그 복장에 허리엔 K-5 권총을 차고 있었다.


“말하는 법을 잊어 버렸느냐?”


유진이 정신이 버쩍 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항생제를 나눠 주세요”


“대답부터 하거라. 왜 김무일을 살려 주었느냐? 그 인간이 없으면 훨씬 편했을 텐데?”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이유가 뭐냐?”


“너무 바보 같은 질문 아닌가요? 왜 사람을 살렸냐니요?

당연히 위기에 처한 사람이 있으면 살려야 하는 겁니다”


사내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유진이 조심스럽게 사내의 안색을 살펴 보는데 사내가 불쑥 반가운 소리를 했다.


“필요한 항생제가 뭐냐?”


유진이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기관총 쏴 대듯 쏟아 부었다.


“네.. 호흡기 환자가 많아서 마크 롤라이드계

항생제가 필요 합니다.

말라리아 키니네도 필요하고···

또.. 폐렴이 많아서 세프톡신도 필요 합니다”


사내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유전자 치료법이 대세인 지금.. 어찌 과거의 항생제 치료법에 대해 이토록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냐?”


유진은 아버지 홍박사의 얼굴이 떠올라 금새 눈물이 차 올랐다.



“아버지가···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유는···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


사내는 대뜸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아버지의 이름이 무엇이냐?”


순간 유진은 아버지 홍박사의 이름을 말해야 하는지 망설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일평생을 살아 오셨었다.


“아버지의 함자는···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좋다··· 거래에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내가 항생제를 준다면··· 너는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


유진은 말문이 막혔다. 줄 것이 없었다. 아무 것도 들고 오지 않고서 그 귀한 항생제를 달라고 하는 자신의 모습은 그 누가 봐도 미친놈 소리를 들을 만 했다.


“지.. 지금은 드릴 게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조금 주시면 원하시는 걸 꼭 구해 드리겠습니다”


“네 말을 어찌 믿느냐? 거기다 그 귀한 항생제를 저 인간 같지도 않은 죄수들 목숨을 살리는데 써 버린다고?”


유진은 괜한 오기가 생겼다.


“죄수 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그것도 한국사람!”


사내는 유진의 말과는 상관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반지를 내게 주거라”


“네?”


“네가 끼고 있는 반지.. 그 반지를 달란 말이다”


유진은 생각지도 않았던, 너무도 의외의 요구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품인 반지, 아버지의 홀로그램을 볼 수 있는 유진에게서는 목숨보다 소중한 반지였다. 그 반지를 달라니?


“그.. 그게···”


유진은 만감이 교차하였다. 항생제가 없으면 환자들은 며칠을 더 버티지 못 할 것이다. 그들을 구하는 것이 우선 순위였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유품 또한 지켜야 할 유진의 소중한 기억이었다.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유진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러자 사내가 매몰찬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사내 녀석이 어찌 그리 쉽게 눈물을 보이는 것이냐?”


“흐흑~ “


유진이 흐느끼다 끝내 손가락에서 반지를 흔들어 빼려 했다. 순간..


“좋다. 지금 당장 달라하지 않겠다”


유진이 너무 기뻐 눈을 비비며 사내를 쳐다 보았다.


“대신···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무슨···”


“첫째··· 앞으로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네?”


“둘째, 삼 일에 한 번씩 이곳에 와서 내 일을 도와야 한다”


다행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 유진은 반색을 했다.


“네··· 그거야···”


“셋째, 너는 얼마 못 가 죽을 놈이니 죽고 나면 반지를 가져 올 것이다.


유진은 경악했다. 어찌 자신의 최대 비밀을 이 사내가 알고 있을까?


“어··· 어떡해 그.. 그 사실을···”


“이 곳에는 배지 분배기와 합성기 등 항생제를 제조 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어 너를 도와 줄 수 없으니 만들어 쓰든 말든 니가 알아서 하거라”


믿을 수 없는 사내의 말에 혹시 다시 안 된다고 잡아 뗄까 봐 유진이 얼른 대답을 했다.


“네”


“반지가 쓸 만 하니 초기 주사 분량만큼의 항생제는 내어 주겠다”


“감사 합니다.. 감사 합니다”


“이제 할 말 다 했으니 썩 꺼지거라~”


유진이 사내가 가리킨 수납함 속에서 항생제 앰플을 골라 빈 가방에 담았다. 사내는 유진을 신경 쓰지 않고 천정의 기기 수리를 계속 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려던 유진이 갑자기 멈춰 서더니 돌아서 사내에게 물었다.


“그런데···저··· 아저씨··· 서.. 성함이 어찌 되세요?”


“네가 그걸 알아 뭐 하려고 그러느냐?”


“앞으로 계속 뵈어야 할 텐데··· 뭐라 불러야 할 지 몰라서요”


“항생제 다시 빼앗아 버리기 전에 썩 꺼지거라”


유진이 항생제가 든 가방을 황급히 가슴에 안는다. 그리곤 얼른 목례를 하고 돌아 서려는데 사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내 이름은···”


유진이 반가운 마음에 돌아서 되물었다


“네?”


“내 이름은··· 여흥준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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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J-1 프로젝트 106 17.03.24 219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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