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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님의 서재입니다.

J-1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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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47
최근연재일 :
2017.05.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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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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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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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
글자수 :
45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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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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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 프로젝트 80

J-1 프로젝트 1




DUMMY

굉음과 함께 아이루 아빠의 공중 부유선이 천정의 비상 도크에서 이탈하자 이내 도킹 문이 닫혔다.


실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시 적막감에 휩싸였다. 이윽고 오지혁의 독려 소리가 어색한 침묵을 없애 버렸다.


“자~자.. 우선 파편들을 치우고 진료소를 정상화 합시다”


사람들이 청소도구를 꺼내 바쁘게 작업을 시작 했다.

유진은 방금 전까지 아이루가 누워 있던 욕조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그리곤 어지럽게 널려 있는 탁자 위의 진료 기구들도 바라 보았다.아이루와 오하나는 이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것이다.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 한 것일까? 마음 속 어느 한 부분이 가득 차 있다가 뻥 뚫려 버린 느낌이었다. 그 동안 자신이 아이루를 돌봤던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 의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제 다시 아이루를 만날 수 있을까? 왠지 그럴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아이루 아빠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아이루의 아빠는 누구일까? 특수부대 요원들처럼 보이는 사내들은 또 뭘까? 왜 그토록 이제 갓 17세를 넘은 자신을 죽이려 하는 걸까?


천정의 비상 도크는 과거 교도관들만 따로 쓰는 비상 출입구였다. 이곳으로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감시단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 측 감시단 소속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들은 감시단의 제복과는 전혀 다른 특수복을 입고 있었다.


복잡한 심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유진의 눈 앞에 낯익은 신발 두 켤레가 보였다. 고개를 돌려 보니 구용대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애매한 얼굴로 서 있었다.


“용대 아저씨~”


“꼬맹아!”


“아이루랑 같이 가신 것 아니었어요?”


“아이루가 같이 가자고 그렇게 졸랐는데···

내가 너희들을 두고 갈 수가 있어야지···

사람이 의리가 있는데 말이야~ 에헴..

자.. 선물~”


구용대의 어깨에는 89식 소총과 부무장인 미네베아 기관권총의 파우치가 엑스자로 매어 있었고 허리에는 7개의 30발들이 탄창이 들어 있는 탄입대도 차고 있었다. 아마도 유지 보수가 쉬운 구식 무장을 준비 한 것 같았다. 양 두 손에는 각각 100개씩 들어 있는 에너지 바 박스도 쥐어 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뭐 이정도 가지고··· 나중에 돈 생기면 갚으면 된단다..

알았지?”


구용대의 헛소리에 유진이 미소 짓다가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구용대에게 물어 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아이루 아빠랑 같이 오신 거에요?

아이루 아빠를 아시나요? 아이루 아빠는 누구신가요?

감시단 소속인가요?”


“이런 우라질~ 대통령 기자회견 하냐?”


그리곤 주위를 잠시 살피더니 유진에게 바짝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인다.


“아이루가 사실.. 아니.. 아이루 아빠는 사실.. 일본의···”


여기까지 이야기 하다가 구용대가 한숨을 쉬며 다시 말했다.


“아~ 몰랑··· 옛부터 전해 내려 오는

아주 튼실한 속담이 있단다..

뭐냐문··· (다시 귀에 대고) 너무 깊게 알면···

다친다 에헴..

이거.. 어디다 놓을까~”


구용대가 휘파람을 불며 에너지 바와 무장 등을 탈의용 케비넷에 넣고 문을 잠갔다.



이 때 김예지 처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서.. 유치동으로 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유진을 포함한 오지혁과 아두, 구용대까지···

모두 유치1동으로 달려 갔다. 유진은 걸음을 옮기면서도 다시 심한 자책감이 들었다.


자신이 쓰러져 있었던 28시간 동안 아이루와 오하나를 돌보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유치동의 환자들도 돌보지 못 했던 것이었다.


빠르게 복도를 지나면서 유진이 하나 하나 체크 하였다.


“아두야··· 옥수수 죽은 배식 했니?”


“두 번 끓여서 배식 했어 유진”


“물 공급은요··· 수리 완료 되었나요?”



“네.. 수리 완료 되어서 지금은 물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없는 와중에도 정상적으로 일은 진행되어 있었다. 그런데 왜 또 이렇게 불안 한 걸까?


이유는 유치1동 교도관 쉼터 문을 열자마자 알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세 구의 시체가 놓여 있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공통적으로 숫자 3이 쓰여 있었다. 수건으로 마스크를 한 이미진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어찌 된 일인가요?”


이미진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분류한 대로 1군 전염병 환자들은 수분을

섭취하게 하고 심한 사람은 수액을 놓아서

대부분 호전 되었는데···

항생제가 필요한 3군 전염병 환자들이···”


유진이 서둘러 세 사람의 맥을 짚어 보았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상실감에 고개를 숙이는데 다시 문이 열리며 황선일과 사내 하나가 또 하나의 들것으로 환자를 들고 들어 왔다.


“위급한 환잡니다”


유진이 서둘러 상태를 살피는데···

들려 나온 환자는 바로 물이 안 나온다고 불평하고 떠나겠다던 바로 그 사내였다. 유진이 놀라 소리쳤다.


“아.. 아저씨”


사내는 힘이 없어 축 늘어졌음에도 유진을 보자 헉헉거리면서도 화를 냈다.


“니가.. 니가 말한 것이..

다 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었냐?”


유진은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 아저씨.. 그게 아니라..”


“헉헉.. 나.. 난.. 숲에 있었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니가.. 니가.. 나를 죽인 것이다..

니가.. 나를···”


사내는 말을 끝내지 못 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유진은 사내로부터 받은 충격에 정신이 멍해졌다.


“내가.. 내가.. 이 사람을.. 죽였다고? 내가?”


숨을 헐떡거리며 들이 마시는데 이내 과호흡이 되어 벽에 기대고 쓰러졌다. 오지혁이 비닐 봉투를 꺼내 유진의 입에 씌웠다.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세요.. 천천히”


자신이 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마시며 과호흡이 조금씩 가라 앉았다. 하지만 유진이 받은 충격이 가라 앉은 것은 아니었다.


유진이 정신을 놓아 버리자 실내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멈춰 서 있다. 이미진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감염 위험이 있으니까 시체들을 격납고로 옮겨서 밖으로 내 버려야 합니다. 서둘러 주세요”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격납고라는 소리와 밖으로 내 버린다는 소리가 들리자 유진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안돼~ 내가 약속 했어.. 내가 약속 했다고···

다시는··· 다시는.. 격납고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시는.. 차가운 허공 속으로 당신들을

내던지지 않겠다고~~ 흐흑”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진이 해 온 일들을 빠짐없이 지켜 보았던 이미진은 유진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잔인한 일은 이제 열 일곱을 갓 넘은 청년에겐 너무도 가혹한 형벌이었다.


이미진이 연민의 마음으로 유진을 감싸 안았다. 유진은 한동안 이미진의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무슨 일인지 갑자기 눈물을 닦고 일어나 유치1동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다.


유치 1동 수용소로 들어 온 유진이 감방 안의 사람들을 일일이 둘러 보았다.

사람들은 비좁은 감방 안에서 살기 위해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변기에 토하고 있는 사람,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 너무 심한 기침으로 피를 역류하는 사람까지 보였다.


유진은 사람들의 모습을 둘러 보면서 생각했다.

이젠.. 더 이상..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두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책임감이란 무게에 눌려 처음 그에게 충만 했던 자신감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영문을 몰라 유진을 따라 들어 왔던 사람들이 맥 빠진 유진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유진도 멍하니 그들을 쳐다 보다가 영혼 없는 말소리로 입을 열었다.


“겁이 납니다. 무서워요..

항생제도 없는데.. 항생제도 없는데···

내 생각이.. 내 판단이··· 잘 못 된 것일까 봐···

너무.. 너무 무섭습니다.

사람들을 잃는 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미진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 일은 옳아요..

가치가 있습니다.

모두··· 모두를 구할 순 없지만···

당신은 모두가 죽을 수 있는 위험에서

우리를 구해 냈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이미진이 소리치자··· 감방 문이 하나 둘씩 열리며 사람들이 힘겹게 밖으로 나왔다. 비록 제대로 서 있을 정도의 힘도 없지만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의연한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 보았다. 그들의 눈빛은 유진을 지지하고 유진에게 감사 하고 있었다.


유진은 저들의 눈빛을 보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 때 이층에서 아주머니 하나가 걸음을 절뚝거리며 계단을 내려 왔다.


유진이 이내 아주머니를 알아 보았다. 이 아주머니는 처음 격납고에서 김무일 일당에게 밖으로 내버려 지는 걸 유진이 막았던 바로 그 아주머니였다.


“그날.. 유진군이 저를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난 벌써 밖으로 내동댕이쳐져서 목숨을 잃었겠지요.

저는 이제.. 수액도 맞고 옥수수 죽도 먹어서

설사와 고열이 사라졌습니다.

유진 군이 한 일은 옳습니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 주세요..

이 사람들은 유진군의 도움이 필요 합니다.”


아주머니가 다가와 유진의 손을 잡아 주었다. 밖에 나와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유진에게 목례를 해서 자신들의 고마움을 표시 하였다. 유진은 감격의 눈물이 나왔다.


이 때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너를 도울 것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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