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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1927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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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완결

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38
최근연재일 :
2016.11.11 22:02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617
추천수 :
17
글자수 :
43,226

작성
16.11.11 22:02
조회
284
추천
3
글자
9쪽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마지막 회)

DUMMY

12


안선생의 집이다.

민경삼이 누워있고 그의 이마엔 물수건이,

그의 팔엔 링거 주사가 꽂혀 있다.

안선생이 그의 곁은 지키고 있다. 물수건을 적셔 얼굴을

닦아 주며 정성스레 간호를 하고 있다.

그제서야 눈을 떠 그런 안선생을 바라보는 민경삼이다.

한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그의 볼을 타고 내려온다.


“고맙네. 고마워”


“허튼 소리하고 있어!”


“친구!”


안선생이 대답 대신 따듯한 미소를 지어본다.


“난, 평생 종교 같은 건 믿지 않았지만··

이젠 교회도 가보고 싶고 기도도 해보고 싶네.

이젠 정말 갈 때가 된 모양이야 (안선생을 쳐다보며)

그러기 전에·· 자네를 한번보고 싶었네.”


“가긴 어딜 가? 그딴 소리 한번만 더 하면

그땐 정말 병원 행이야! 알았어?”


민경삼도 미소를 짓고···


“한숨 푹 자게!”


안선생이 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자 노부인을 비롯한

식구들이 기웃거리다 깜짝 놀라 웅크린다. 안선생이

그런 노부인을 째려보곤 서재로 들어가 버린다.




늦은 밤이다.

민경삼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링거병을 들고

거실로 나온다.

그러다 문득 안선생의 방에서 노부인의 성난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민경삼이 걸음을 멈추고

잠시 대화를 듣는다.


“아, 결핵이라문서요?

애들한테 옮기면 어떡하려구

그래요 시방!


불만 섞인 큰아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래요 아버지..

어차피 언제까지 우리가 모실 수 없잖습니까?”


그러자 안선생이 불같이 화를 냈다.


“시끄러워! 너 이놈!

내가 널 그렇게 키웠더냐?

너 하나만 잘 먹구 잘살라고

그렇게 키웠더냐?”


“아버지!”


“시끄럽다. 더 이상 얘기할 것 없다.

정 그러면 내가 나가마!”


“아버지!”


민경삼이 고개를 떨군다. 안선생에게 짐이 될 수는 없다.

절대로 안선생을 힘들게 할 수는 없다.

그것이 민경삼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새벽시간··· 모든 방의 불이 꺼진 걸 확인하곤

초최한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민경삼이

조심스레 거실로 나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흥청거리는 거리...

캐롤 소리가 울려 퍼지고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실거린다.

모두가 들뜬 모습이다.


후미진 아파트 가로수에도 오색 등불 전등이

반짝거리고 있다.

이윽고 하얀 눈이 나리고···

눈발은 더욱 굵어 진다.


그렇게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하늘에서 날아 올라

춤추듯 밑으로 떨어진다.

사뿐사뿐 나비가 날아 내려 가듯 땅으로 떨어져

내리던 눈송이가 아파트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는

노숙자의 어깨에 사뿐이 내려 앉는다.


자신의 더러운 어깨에도 거리낌 없이 내려 앉아 준

새하얀 눈송이가 고마운 듯 노숙자는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 보았다.

그 와중에도 노숙자의 머리 위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그래도 민경삼은 밝게 웃을 수 있었다.






안선생은 그 시간에도 서재에 틀어 박혀 있었다.

민경삼이 다시 집을 나간 후 어쩌면 이제 그 친구를

볼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에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송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고 크리스마스

캐롤은 민경삼이 앉아 있는 후미진 아파트

골목까지도 빠짐 없이 울려 퍼졌다.


민경삼은 날씨가 추워졌지만 움막으로 들어 가지

않았다.

이내 심한 기침이 찾아 왔지만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그러다 무슨 생각인지 힘차게 일어나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이 사람 안선생! 난 이제 아무 여한도 없네.

살아 생전 자네 같은 훌륭한 친구를 뒀으니 말일세···.

(행복한 얼굴) 날 너무 욕하지 말게···.

그저, 이 못난 친구···.만나지 않았던 걸루 생각해 두게.”


화이트 크리스마스 함박 눈송이는 더욱더 세차게 내려

이제 앞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민경삼의 발길을

가로 막았지만 민경삼은 개의치 않고 힘차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성당 앞···

성탄 미사와 식후 예식 등으로 성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즐거운 웃음소리와 성탄을 축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이윽고 멀찍이 온 몸이 눈에 하얗게 덮인

민경삼의 모습이 보였다.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민경삼이 쳐다 보며 미소 짓는다.

이윽고 성당 교회 탑을 올려다보는 민경삼이다.

그의 입에선 입김이 자욱이 번지지만 얼굴 표정만은

행복한 얼굴이다.


흥청거리는 거리의 기운이 서재에 틀어 박혀 있는

안선생에게도 넘실대지만 안선생은 이제 손이 떨릴

정도로 엄습하는 뭔지 모를 불안감에 몸서리를 쳤다.

손이 떨려 양손을 맞잡고 마사지를 해 보지만

진정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수년 간 끊어 온 담배를 황급히 찾아

입에 물었다.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는 순간···

안선생의 휴대폰이 강렬히 진동하였다.

순간 너무 놀라 담배를 떨어뜨리고 마는 안선생이다.


안선생은 왠지 받고 싶지 않았다.

정말 받고 싶지 않았다···






성탄절 아침이다. 여느 때처럼 성탄을 축하하는 신도들이

모여 들어야 하는 성당 앞이지만 무슨 일인지 119 구급차

불빛이 번쩍거리고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 때 안선생이 사람들을 헤치고 허겁지겁 다가 왔다.

구급대원 둘이 들것에 얼굴까지 덮은 시신을 들고 차에

실으려 하고 있다.

안선생이 다가가 커버를 들추자 행복한 얼굴로 얼어 죽은

민경삼 모습이 보였다.

민경삼을 알아 본 안선생이 죽은 민경삼을 부둥켜 안고

목놓아 오열했다.


“오, 영감태기! 영감태기!

이 사람 친구!”


커버를 더 들추자 민경삼의 두 손엔 안선생이 준

목도리가 꼭 쥐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안선생이 서럽게 울부짖는다.

안선생이··· 잘려져 나간 민경삼의 왼손을 붙들고

서럽게 눈물 흘린다.

그러자 구급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안선생에게 말을 건넸다.


“아시는 분입니까?”


안선생 흐느끼며 대답했다.


“제··· 친굽니다. (민경삼을 껴안으며)

죽··죽었어요. 얼어 죽었습니다. 제, 제 친굽니다.”


숙연해지는 사람들·· 그 위로 눈은 계속 내리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13


안선생이 교실로 들어 가자 또 다시 축포가 터지고

꽃가루가 휘날렸다.

교실 전면에 또 하나의 “안정인 교장 선생님 정년 퇴임식”

이란 벽보가 붙어 있고 교실 가득 학생들과 제자들이

앉거나 서 있다.

안선생이 연단 쪽으로 오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친다.

박수에 답례하는 안선생.

사회자가 안선생을 자리에 모신다.


“에~ 저희의 영원한 교장 선생님!

안정인 선생님의 정년퇴임을

아쉬운 마음에서 축하 드리며, 에~

식순에 따라 애국가 제창!

(좌중 우우!) 순국 선열에 대한 묵념(좌중 우우!)

은 건너 뛰고

선생님께 저희가 마련한 조그마한

선물을 드리는 순서를 갖겠습니다”


초등학교 3,4학년 쯤 보이는 두 소동 소녀가

선물 뭉치를 들고 나와 안선생에게 건네준다.

다시 우레와 같은 박수 이어지고

노부인은 또 연신 눈물을 찍어 낸다.


“에~ 그럼 우리의 영원한 선생님.

우리의 영원한 이야기꾼. 안선생님의

구수하고 감미로운 말씀을 청해 듣겠습니다.

박수~~”


안선생이 교탁에 오른다. 노부인은 또 눈물을 찍어내고···

안선생이 좌중들을 둘러보곤 숨을 한 모금 내쉰 뒤

말을 이어 나간다.


“근 40여 년을 넘게 지켜온 정든 교단을

막상 떠날 생각을 하니···

섭섭한 마음 이루 헤아릴 길 없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마음도 이루 헤아릴 길 없습니다.

제가 쓰다듬고 매질을 하고 품에 보듬었던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

어엿한 성인이 돼서 이렇듯 고마운 자리를

마련해 주니 이 어찌...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짝짝짝)

(Pause) 어제 저는 한숨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지나간 40여 년을 돌이켜 보면서 감회에

젖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무슨 말을 할까?

혹시 주제넘게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라도 하게 되면 무엇을

이야기할까? (Pause)

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제 친구의 슬픈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창 밖으로 굵은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려 쌓이고

창 문에 뿌옇게 서리가 끼자 꼬마 아이 하나가

뽀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낸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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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2 16.11.03 246 2 6쪽
1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1 +2 16.11.02 22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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