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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1927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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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완결

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38
최근연재일 :
2016.11.11 22:02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613
추천수 :
17
글자수 :
43,226

작성
16.11.10 23:24
조회
47
추천
1
글자
6쪽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10

DUMMY

11


거리에 낙엽이 날리더니 어느새 눈이 내린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거리는 북적대는 인파로 넘실거렸다.


안선생의 가족도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백화점 나들이를 나왔다.

백화점 안은 온통 크리스마스 캐롤과 그 흥겨움으로 가득 차 있다.

노부인은 언제 또 올 지 모르는 호사에 모든 매장을 다 들를 기세다.

지루한 표정의 안선생이 잔소리를 시작했다.


“대충 사!”


“참견 마시우!”


“백화점 물건 다 살라구 그려?”


“다 살 돈이나 줘 보고 잔소리 하시우”


말로선 노부인을 이길 재간이 없는 안선생이다. 체념하고 고개를 돌리는데 쇼핑하고 있는 또 다른 노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문득 안선생은 민경삼의 얼굴이 떠올랐다. 민경삼과 헤어 진 후 보호 시설을 다시 찾아가 보았지만 민경삼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안선생이 백방으로 민경삼을 다시 찾아 보았지만 마치 일부러 꼭꼭 숨어 버린 사람처럼 그의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미어 터질 듯 붐비는 백화점 안에 있는 안선생이었지만 그는 마치 망가진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있는 것 같았다.



민경삼은 안선생의 예측처럼 안선생에게서 벗어나 꽁꽁 숨어 버렸다. 갈수록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이 안선생에게는 커다란 짐이 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파트 분리 수거장에서 거지꼴을 한 민경삼이 박스를 모으고 있다. 그나마 박스를 모아야 단팥빵이라도 하나 사 먹을 수 있기에 안간힘을 다 해 몸을 움직여보지만 이미 그의 몸은 그의 정신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손은 사시나무 떨 듯 떨려 박스 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다시 예의 그 지독한 기침이 엄습하고··· 겨우 기침을 마친 민경삼이 이제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알아 차리고 그것이 언제 일지 그저 기다릴 뿐이다.


야속하게도 겨울비가 내린다.

민경삼이 박스가 비에 젖어 무거워 질까 봐 얼른 노끈으로 묶어 들고 가까운 공중전화 박스로 비를 피해 들어 간다.


요즘은 모두가 핸드폰을 써서 그나마 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있는 유일한 공중전화 부스였다. 잠시 비에 젖은 몸을 털어 내던 민경삼이 고개를 돌려 공중전화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내일 죽는다 해도 이상 할 것 없는 그의 삶이었다.

그 전에···

그 전에···


민경삼이 뭔가를 결심한 듯 공중전화 수화기를 집어 들고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집어 넣는다. 대기음이 들리고 민경삼의 손가락이 버튼을 누르려 하는데..

이내 민경삼은 전화 걸기를 포기하고 수화기를 내려 놓는다.


반환되어 떨어진 백 원 짜리 동전을 꺼내 주머니에 넣고 돌아 서 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다.


“비가 그쳤네··· 비가..”


철거촌의 부서진 움막이 민경삼의 사는 곳이었다. 민경삼이 빵과 우유를 들고 엉성하게 박스로 여기저기 막아 만든 움막 안으로 들어 온다.


이렇게 먹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도 그래도 살아 있으니 꾸역꾸역 입에 밀어 넣고 삼켜야 한다.


빵을 뜯는 손이 너무 떨려서 잘 뜯지 못 한다. 겨우 뜯어 한 조각 빵을 입에 넣곤 우유를 마시려는데 떨리는 손 때문에 우유가 흘러나와 소매를 적신다.

그나마 사래가 들었는지 그 지옥 같은 기침이 시작되어 그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이 거지 같은 움막 속을 가득 채운다.




온 식구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있고 안선생은 방에서 신문을

보고 있다. 행복이 가득한 가정이다. 안선생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도 이런 행복을 나 혼자 즐기고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경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무심한 사람··· 한숨을 쉬어 보는데 전화벨 소리가 그의 상념을 멈추게 했다.


“아, 전화 안 받을꺼야?”


전화기는 울리는데 노부인은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문 모르슈? 영감이 좀 받아요!”


요즘 노부인의 반항이 거세다. 안선생은 언젠가 버르장머리를 한번 고쳐 놔야지 하면서 귀찮은 몸을 이끌고 거실로 나왔다.


“에이~ 여보세요? 여보세요? “


“나·· 날세!”


민경삼이었다. 민경삼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기 선반을 붙들고 겨우 서 있었다. 귀에 대고 있는 수화기도 덜덜 떨리는 손 때문에 제대로 귀에 붙어 있지 못 했다. 안선생이 놀라 다급히 되물었다.


“영감태기?”


민경삼은 목이 매어 그렇게 부르고 싶던 그 한마디를 내뱉었다.


“나야··· 친구··· 친구···”



민경삼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연신 설렁탕을 먹고 있고 그 모습을

안선생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손이 너무 떨어 계속 음식을 흘리자 안선생이 휴지를 꺼내 민경삼의 입가를 닦아준다.

민경삼은 호흡도 곤란한지 숨을 헐떡인다. 결국 안선생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간곡하지만 부드럽게)

이 사람아! 왜 나를 섭섭하게 하나!”


“아닐세 아니야!”


“몸은 괜찮은 거야?”


민경삼은 대답 대신 추억에 젖는다.


“자네 옛날에 한 말 기억하는가?”


“무슨 말?”


“늙어지면 모래에 물 스며들 듯 사라지는 거라고·· “


안선생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민경삼의 담담한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정말 힘들고 고된 인생이었어···

나도 말이야···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잘 난 사람으로 태어나보고 싶다.. “


안선생이 감정에 복받쳐 소리 질렀다.


“사라지긴 누가 사라져! 뭐가 다음 생이야?

(민경삼의 손목을 쥐어 잡으며) 일어나!”


민경삼이 놀라 안선생을 쳐다 보았다.


“왜·· 왜 이러는가?”


안선생이 다소 거칠게 민경삼의 손을 잡아 끌어 밖으로 나간다.


“글세 따라오라니까!”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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