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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1927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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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완결

BrianLee
작품등록일 :
2016.11.02 02:38
최근연재일 :
2016.11.11 22:02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621
추천수 :
17
글자수 :
43,226

작성
16.11.03 00:16
조회
246
추천
2
글자
6쪽

비가 오고 눈이 내리다 2

DUMMY

괜스레, 미안한 마음에 퇴근 길에 안선생은 노부인이 좋아하는 순대 한 봉지를 사다가 슬쩍 방문을 열어 밀어 넣고선 물을 받아 발을 씻는다. 발을 씻으면서도 연신 방 안의 분위기를 염탐하는 안선생이다.


아침까지만 해도 노부인의 심통에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또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각해 보니 벌써 자식 집에 얹혀 산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야말로 하루에도 두 세 번 이 어려운 결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안선생이다.


발을 씻은 안 선생이 미닫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 짐짓 발만 닦는 척 하며 노부인을 쳐다보니 노부인은 아랫목에 깍지를 끼고 앉아 나는 심기가 불편하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내밀은 순대는 그대로 있다.


안선생이 못마땅해 한마디 했다.


“밥 안 줄꺼야?”


노부인은 입이 퉁퉁 부어 말을 할 수 없다.

안선생이 또 짠해진다. 달래는 줘야 하겠는데···


“이봐 임자! 서울이 그렇게도 좋아?

자고로 자식놈들 신세 안 지고 우리끼리

살 때가 제일 좋은 겨!

아, 우리가 뭐가 모지라? 뭐가 아쉬워서

자식놈들한테 얹혀 사는냔 말이여?

나, 아직 안 늙었어! 임자 하난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단 말이여!”


노부인이 이때다 싶어 돌아 앉으며 퉁퉁

부은 입에 시동을 걸었다.


“아, 누가 밥 굶는 댔어요?

애들이 보고 싶으니깐 그렇지···.

그러구, 막말로 좀 좋아요? 며느리,

손주새끼 재롱 봐가면서

쉬엄쉬엄 사는 게?”


“시끄러! 그렇게 보고 싶으면 내,

주말마다 내려 오라구

당장 전화할 껴! 그람 됐어?”


“오메~ 미쳤어 이 냥반! 애들

직장은 어떻게 하고?”


“그라니깐 잠자코 있어!”


다시 노부인의 입술이 원래대로 퉁퉁 부었다.

안 선생도 마음이 안 좋은 지 담배를 찾아 이리

저리 주머니를 뒤지지만 이내 담배를 끊었다는

것을 깨닫곤 아쉬운 입맛만 다시는 안선생이다.

화해는 해야 저녁밥이라도 얻어 먹지 않겠는가?

슬쩍 전에 써먹던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등 좀 긁어!”


역시 노부인은 못 들은 척 한다.

이럴 땐 좀 더 세게 나가야 한다.


“(조금 큰소리로) 등 좀 긁어!”


“에고 깜짝이야~ 등긁개 여깃다 여깃어···

으이구 내 팔자에 무슨 손주 안아 보며

호강 하겠다고···

으이그..”


급기야 노부인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래도 순대 봉지는 들고 나가는 거 보니

완전히 삐진 건 아닌 것 같다.


남들은 늘그막에 시골로 귀농까지 하는 세상이다.

지금 사는 시골 마을이 안선생은 너무 편하고 좋았다.

시골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제법 큰 슈퍼마켓도 있고

있을만한 편의 시설은 다 갖춰져 있었다.


서울하고도 그리 멀지 않아 두 시간 조금 넘게 달리면

아들 집에 닿을 수 있다.

지금은 저리 서울 가서 살자 하지만 시골 마을에서만

살던 노부인이 대도시에 가서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몇 달 있으면 공기 안 좋다고 다시 내려가자고 하지···



3


안선생의 한가로운 출근길은 오늘도 이어진다.

오늘따라 안선생의 조그마한 경차 엔진 소리가

더 경쾌하게 들리는 것 같다. 노부인이 어제 큰애

전화 받곤 눈물 몇 번 찍어내더니 그래도 퉁퉁

부었던 입술이 조금은 들어 갔다.


그게 어딘가? 안선생이 기분이 좋아져서 라디오를

틀었는데 예의 그 랩뮤직이 튀어 나오자 다시 기겁을

하곤 꺼버린다.

톱니바퀴 소리니 방앗간 기계 소리니 구시렁거리던

그의 눈에 1톤 트럭 하나가 국도 갓길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민경삼의 장난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안선생이 대수롭지 않게 1톤 트럭을 지나가자 1 톤

트럭이 바로 출발해 안선생의 경차를 따라 붙었다.


안선생은 CD 플레이어 밑의 보관함에서 CD를 하나

골라 삽입했다. 이내 구수한 옛날 가요가 흘러 나왔다.

흥얼거리며 읊조리는 안선생이다.


안선생의 차가 평소대로 국도를 달리고 있는데

아까 지나쳤던 1톤 트럭이 잽싸게 뒤를 따라 붙었다.

창문을 조금 내려 안선생의 차를 바라 보는데

운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민경삼이다.


민경삼은 뭐가 그리 신이 나는 지 소리까지 질러

가며 안선생 차를 따라 붙었다.

1톤 트럭은 수동 기어 차량이었는데도 왼 손목

아래가 없는 민경삼은 능숙하게 차를 몰고 있었다.


느긋하게 운전해 가는 안선생의 차 옆으로 민경삼의

트럭이 따라 붙곤 옆으로 나란히 달렸다. 무심코

창 밖을 본 안선생이 민경삼을 발견하곤 화들짝 놀란다.


‘저.. 저 사람은?’


며칠 전 주유소에서 보았던 그 사람이다.

그래, 불편한 왼 손이 밖으로 나와 있어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간에 뭐지?

차에 무슨 고장이라도?

그래서 알려 주려고 하는 걸까?


그런 생각에 싸이드 미러에 룸미러, 내 내부까지

이리 저리 살피며 운전해 보는 데 그리 특별히

이상이 있는 곳이 발견 되지 않는다.


안선생이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사이 민경삼은

클랙션을 울리고 차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잠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안선생이지만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어서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안선생은 이내 어색함 때문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민경삼은 마치 정말로 그가 말한 전쟁터의

수송병처럼 늠름하게 운전하며 따라오고 있었다.


나란히 달리는 것에 어색함을 느낀 안선생이

속도를 줄이자 민경삼도 속도를 줄인다.

다시 안선생이 속도를 높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속도를

내며 따라 붙는 민경삼의 트럭이다.


이번엔 아슬아슬하게 안선생의 차 앞으로 끼어

들었다가 다시 나가는 바람에 안선생은

급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안선생은 자신의 감정이 노여움인지 당혹감인지도

분간이 안간 채 민경삼의 장난에 정신을 못 차리곤

우왕좌왕···


이윽고 학교로 접어드는 도로가 가까워지자 민경삼은

기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곤 이면 도로로 사라졌다.


길을 접어든 안선생이 잠시 차를 세우곤

숨을 내쉬어 본다. 잠시 생각에 잠긴 안선생···

이건 애들 말로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토론토에 사는 작가 브라이언입니다.

 

끝까지 함께 해 주시고 비판과 칭찬도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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