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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산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마수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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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산
작품등록일 :
2021.05.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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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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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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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다시, 또 임무

DUMMY

9-4화


다시, 또 임무 (4)


*

수만이의 이야기가 끝나니 보름달이 저물고 따뜻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아직 내가 알기에는 조금 모호한 정보들이 가득했다.

근데 이거 세줄 요약으로 줄일 수 있잖아. 근데 이렇게 밤을 새우게 만들어?


엄청 개운하다는 듯이 말을 하는 수만이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열이 뻗치기 시작했다.


“후우. 오랜만에 이렇게 떠드니까 괜찮은데? 뭐야. 왜 다들 자고 있고 정한이는 정신줄을 놓고 있어.”

“이.”

“이?”

“이 미친놈아! 세줄 요약도 못 하고 뭐 이렇게 오래 말하냐고! 네 이야기를 듣다가 밤샜잖아!”

“어라. 나 이거 꽤 많이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조금 잘까? 하하!”

“까득. 진짜 죽일까. 이 일만 끝나고 두고 보자.”

“쓰읍···. 끝났어? 1층으로 내려가자. 내려가서 밥 먹고 정보 수집이나 하자고.”


아침이라. 먹을까. 말까.

그냥 침대에 누워서 자고 싶은데. 나는 잠에 약하단 말이야.


[정점이시여. 기운을 움직여 뇌가 쉬지 않게 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몰라···. 졸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직접 기운을 움직이겠습니다.]

“으그윽! 뭐, 뭐야!”

“응? 정한아. 왜 그래? 혹시 졸면서 걸었어?”


지지직. 지지직.

마지 짧은 스파크가 내 뇌에서 일어난 것처럼 짜릿하니 점점 흐려지던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팀원들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속으로 스카우터를 질책하니 우리는 어느새 1층 식당에 앉아 메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응? 내 메뉴는?! 내가 정하고 싶었는데!


“여기 메뉴 하나더라고. 그렇게 억울한 표정은 짓지 말고.”

“아. 그렇구나.”

“얘 정신 상태가 조금 이상해 보이는데? 아. 자지 못해서 그런가?”

“음식 나왔습니다! 잠시만요! 끙차! 맛있게 드세요!”


하아. 실수다.

내부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해서 음식도 정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 자신. 반성해.

종업원이 들고 온 음식은 가히 괴식이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기괴했다.

스테이크로 보이는 고깃덩어리는 죽은 애벌레가 잔뜩 올라가 있었고 샐러드로 추정되는 지렁이는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또한, 같이 나온 음료는 애벌레와 지렁이가 꿈틀거리며 잔 밖으로 나오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구토감이 몰려오는 것을 참고 자연스럽게 나이프를 잡고 주변을 둘러보니 팀원들도 구토감을 참으며 고깃덩어리를 자르고 있었다.


서걱. 서걱.

“음. 나쁘지 않은 질감이네. 괜찮다. 여기에서 계속 살고 싶은 감정이 무럭무럭 샘솟는걸?”

“어머. 나도 그런데. 이참에 다른 사람들도 이곳에 데리고 올까?”


가식적인 말투. 그러나 말투에서 느껴지지 않는 어색함.

아무래도 팀원들은 연기에 능통한 것 같다. 나는 이거 도저히 못 먹겠는데.

후.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어떻게 할까. 엎어버린다면 이곳에서 정보를 캐는 것은 힘들어질 것 같고···. 어렵다. 어려워.


[그저 나이프를 내려놓고 팀원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적대심을 보면 이 마을의 사람들이 정점을 감시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한아. 지금 입맛이 없는 거야? 왜 나이프를 내려놔. 이거 먹고 힘내서 일거리 찾아야지.”

“오늘은 그냥 자면 안 될까. 아까 새벽에 일어나서 머리가 되게 띵한데.”

“흠. 그럼 먼저 올라갈래? 일거리는 우리끼리 알아볼게.”

“알았어. 미안해. 이따가 저녁에 보자.”


기운을 써도 머리가 띵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어지러워 방으로 올라와 바로 침대에 누우니 눈이 감겼고 그대로 정신이 꿈나라로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아무래도 정한이 속이 좋지 않아 보이지? 쟤가 항상 좋은 음식만 먹어서 그런가.”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오늘 할 일을 정하자. 박 씨 삼 형제는 먹거리를 파는 시장을. 수린이는 사창가 쪽을. 나는 유흥가를 돌아다닐게.”

“오케이. 그리고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몰래?”

“일단 내버려 둬. 모든 것을 알아내고서 진행하자.”


이수만을 비롯한 모든 감시반 인원들이 식기를 내려놓으니 여관주인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어제와는 다르게 얼굴에 흥미가 넘친다는 표정을 짓고서.

여관주인이 감시반 인원들의 테이블에 도착한 순간. 그 테이블에 있던 감시반 인원들이 여관주인을 쳐다봤다.

‘무슨 일로 우리한테 왔지?’라는 표정을 짓고서.


“어제는 내가 바빠서 제대로 인사하지 못했군. 이 여관을 운영 중인 위메드라고 한다. 너희는?”

“아쉽게도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고아’라서.”

“아하. 고아라. 이런 도시에서 일하기 정말 좋은 신분이군. 내가 일거리 하나를 알려줄 테니 그 일을 해볼 텐가?”

“우선은 우리끼리 알아보지. 만약 일이 없다면 주인장에게 다시 돌아오지.”

“크크. 단호하군. 좋아. 대신 내일 오전까지는 말해줘야 하거든. 조금 급한 일이라.”

“알겠으니 우리 이만 일어나도 되나? 일거리를 찾으러 가야 하거든.”

“부디 당신들이 이 마을에서 일하며 살 수 있기를.”


끼익. 덜컹.

여관의 문을 열고서 나온 감시반 인원들은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으로 인사를 하고서 각자의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이 여관의 앞에서 사라지자 여관에서 나온 남성들이 흩어진 그들의 뒤를 조심스럽게 밟기 시작했다.


*

“하하. 어제 새로 들어온 사람? 일이라···. 보시다시피 이 구역에서 일하기에는 조금 힘든 경우가 많지.”

“어째서죠? 가게는 이렇게 많이 있는데?”

“아직 신입이니까 내가 알려줄게. 잠시 귀 좀.”

“네.”

“이 마을에서 제일 필요한 사람은 여자거든. 어느 가게를 가든지 무조건 여성이 있을 거야. 여관을 제외하고. 아무튼, 남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마을의 경비를 맡든가 아니면 나가서 마수를 잡으면 돼.”

“어우. 마수는 이제 쳐다보기도 싫거든요. 일단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이 장식은 얼마죠? 정보를 알려주신 대가를 치르고 싶은데.”

“그냥 가져가. 선물이야.”

“아하. 그렇다면 감사히.”


유흥가에서 정보를 수집하던 이수만은 별 정보를 얻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러나 한 골목길에서 들리는 소리에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한 여성이 여러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옷이 찢기고 있었다. 여성의 입에는 아래 속옷으로 보이는 것이 물려있었다.

오늘 종일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되어 기분은 나쁘지만,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벽에 기대서 가만히 서 있었다.


“음? 이봐. 너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겠나? 이 여자는 이번에 사창가에서 일하게 된 여자야. 처음이라고? 처음은 언제나 소중하니까. 클클.”

“미안한데 별로 관심이 없거든. 그리고 내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그만두지 않을래? 그럼 다들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데.”

“뭐? 하하. 하하하! 미쳤군. 제대로 미쳤어. 미안한데 이 마을에서 여자는 자산이야. 늙은것들 말고 젊고 탱탱한 것들. 이 여자의 처음을 가져가는 사람은 지위가 올라간다고?”

“지위라. 나는 그저 하루 먹고 살기만 하면 돼. 하아. 그래. 내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거구나. 그럼 뭐. 반성하게 만들어야지.”


이수만이 벽에서 몸을 떼는 순간. 몇 남성들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고 이수만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남성들의 주먹은 이수만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이수만은 주먹을 피하며 하품을 하기 일쑤였고 마지막에는 주머니에 꽂고 있던 손을 빼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남성의 눈을 찔렀다.


“끄아아아악! 이 망할 자식이!”

“흠. 내구도가 너무 약한데? 고작 이걸로 눈이 뭉개진다고? 너희들 눈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구나.”

“미친놈아! 눈 훈련을 어떻게 하냐고!”

“뭐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 자. 이제 참교육의 시간입니다~”


그렇게 한동안 불량배들을 가지고 논 이수만은 주먹을 탈탈 털고 아직 여성의 근처에 있는 남성에게 다가갔다.

이 마을에서 꽤 힘을 쓰는 녀석들이 손쉽게 쓰러트린 이수만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두려움에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뒷주머니에서 날카롭게 갈린 단도를 꺼내 여성의 목에 칼을 가져다 댔다.


“오지 마! 그 이상 다가오면 이 년의 목을 찔러버리겠어!”

“워우. 그러지 말고 우리 대화로 해결하자고. 자. 너는 여자와 하고 싶고 나는 여자를 구하고 싶고. 그렇다면 그냥 사창가를 가면 되지 않을까?”

“하. 이 마을에서 사창가에 들어가려면 지위가 되게 높아야 한다고.”

“그럼 정상적인 방식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큭. 크큭! 너는 아직 모르겠지. 이 마을에서 지위가 높아지려면 우선. 커흙! 카하아아악!”

‘어휴. 이게 뭐 하는 짓인지.’


*

한편 사창가 쪽으로 움직인 이수린은 자신을 노골적으로 노려보는 여성들의 시선을 전부 받아내고 있었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여성들은 이수린의 몸짓을 따라 하려고 했고 그런 여성들을 보며 이수린은 조소가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곳에서 정보를 얻기 힘들 것 같다고 판단해 천천히 걷던 발걸음을 빠르게 바꿨다.

아니 바꾸려고 했다. 바로 자신이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한 가게의 창문이 부서지고 여성이 던져졌기 때문이었다.


“뭐지.”

“이 망할 년이. 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죽을 거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고작 몸을 파는 주제에!”

“쿨럭. 죄, 죄송하지만, 손님. 저희 가게에서 가학적인 행위는 불가능입니다. 꺄아악!”

“이년아. 이 마을에서 나보다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너희들이 이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는구나. 내가 남자들로 경비대를 꾸려서 벽을 세우고 마수의 침입을 막기 때문이지!”

“으그윽. 죄, 죄송합니다. 그러니 이 머리는!”

“이런 푸석푸석한 머리가 뭐가 소중하다고. 에잉. 쯧. 오호라. 이거 꽤 반반한 여자가 여기 있네. 이봐. 나를 따라오면 이 마을의 모든 권력을 부리게 해주지. 어때.”

‘아씨. 웬 돼지가 꼬였네. 어떡하지. 우선은 이 남자한테 붙어서 정보를 빼볼까.’

“어머~ 좋죠~ 근데 말이죠. 제가 아직 받들어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데 마음의 준비가 되면 어르신을 받아도 될까요?”

“푸흐흐! 좋다! 그럼 나와 간단하게 식사를 하지. 이봐! 이 여자는 ‘그곳’에 던져놔.”

“아, 알겠습니다.”

‘흥~ 좋네. 뽑아먹을 정보가 되게 많을 것 같네.’


*

“끄윽. 어우. 여기 음식 맛 좋네.”

“흐흐. 그렇지? 자. 그럼 계산을 해볼까? 당신네 3명이 먹은 음식값은 총 1만 길링. 아니면 마수의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데. 뭐로 계산하시겠나?”

“길링은 뭐지? 처음 들어보는 단위인데. 설명 좀 부탁하지.”

“아. 어제 들어온 인원들이구나. 쯧. 그럼 길링은 없겠네. 길링은 촌장이 배부하는 화폐야. 자. 이 뼈를 깎고 특별한 문양을 찍어서 배부하지.”

“그렇군요. 그럼 마수의 소재로 계산을···.”

“큰형. 우리 소재 놓고 왔잖아.”

“허. 설마 무전취식인가? 돈 없지? 소재 없지? 그럼 지금 당장 주방으로 들어가! 이 거지 새끼들아!”


마수의 소재를 방에 두고 온 삼 형제는 강제로 주방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됐다.

그들의 귀는 주방이 아닌 홀에 집중되어 있었고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머리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정보는 금방 사라졌다. 왜냐하면, 홀에서 일하는 사장이 주문을 파도처럼 쉴새도 없이 가져왔기 때문이다.


*

“뭐야. 왜 다들 그렇게 죽을상이야? 내가 자고 일어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휴···. 말도 마라. 몸이 힘든 대신에 정보를 많이 가져왔으니까 귀 똑바로 열어.”

오. 이 사람들. 오늘 되게 열심히 돌아다녔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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