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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산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마수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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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산
작품등록일 :
2021.05.12 18:38
최근연재일 :
2021.08.2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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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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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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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수련 시작. 근데?

DUMMY

3-4화


수련 시작. 근데? (4)


*

“허억. 허억. 이 망할 놈들. 나를 도대체 어디까지 데리고 가는 거야?”


나무에 팔을 걸치며 계속 이동.

계속되는 이동에 나는 결국 체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어떻게든 나무줄기에 매달려 버티고 있을 때 흉터가 많은 고릴라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인간. 고생 많았다. 우리 구역. 이제 편하게 가도 된다.”

“너희의 구역에 왔으니까 편하게 가도 된다는 거지? 좋아. 그럼 여기에서 내려서···.”

“음음. 아니다. 우리 구역으로 들어가는 방법. 손을 놓는다. 떨어진다. 그러면 갈 수 있다. 우리 구역.”


그러니까. 지금 쟤가 말하는 내용은 내가 나무줄기에서 손을 놓으면 된다는 거지?

절대 그렇게 못 한다.

여기서 떨어지면 내가 죽을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있는 높이는 대략 25m. 땅에 내 몸이 닿는 순간 몸이 갈가리 찢길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다.


“걱정하지 마라. 믿는다. 우리. 이 방법. 우리 구역으로 가는 방법.”

“싫어. 절대 떨어져서 다치고 싶지 않아.”

“그런가. 우효!”


끼이익!

처음 나를 발견했던 아기 고릴라는 내 어깨에 올라타 나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흉터가 많은 고릴라의 울음소리를 듣더니 내 어깨에서 팔을 타고 내 손 위치에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입꼬리를 위로 씨익 올리는 게 좀 귀여웠지만, 이어지는 행동은 절대 귀엽지 않았다.


“우끼이! 우효!”

“야 이 망할 자식아! 으아악!”


귀엽지 않은 행동. 그것은 바로 내 손을 나무줄기에서 떨어트리는 행동이었다.

어떻게든 나무줄기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나무줄기를 발로 차 나에게서 멀리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그 반동으로 내 배를 걷어찼다.

그 덕에 나는 아래로 떨어지는 속도가 더욱 붙었고 땅은 더욱 가까워졌다.


“내가 너희들한테 무조건 복수할 거야!”


땅이 가까워져 팔로 얼굴을 가리는 순간.

내 몸은 부드럽게 땅에 빨려 들어갔고 세상이 숲에서 현대 도시처럼 변했다.

이 세상에 온 것도 신기했다. 그러나 갑자기 또 다른 세상을 보니 더욱 신기했다.


이 도시의 거주민은 대부분 고릴라로 보였고 그들은 두 발로 선 채 옷을 입고서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 고릴라의 도시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인간. 우리의 지도자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

“지도자? 지도자도 있어? 그나저나 너희 갑자기 말을 잘한다?”

“후훗.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숲으로 나가기만 하면 우리의 지능이 퇴화한다. 가자.”


흉터가 많은 고릴라의 뒤를 따라 걸어가니 나를 본 모든 고릴라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신기한 동물, 아니면 죽일 듯이 나를 보는데.

흠. 그냥 여기 엎어버릴까?


“흠흠. 우리는 인간을 처음 보지는 않아. 근데 우리가 아직 짐승으로 있을 때. 많이 당해서 인간을 싫어하는 거야. 그러니 그냥 신경 쓰지 마.”

“그래도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가 없네.”


그렇게 우리는 계속 걷고 걸어 피라미드처럼 생긴 제단에 도착했다.

아니 고대 마야 제국에서 사용하던 제단에 더욱 가깝다고 해야 하나?

수많은 계단을 오르고 올라 간신히 정상에 도착하니 온몸에 있는 털이 하얀색인 고릴라를 볼 수 있었다.


저 고릴라가 지도자인가?


“지도자여. 그대가 말한 인간을 데리고 왔나이다.”

“고생했습니다. 스카. 이제 돌아가서 쉬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인간이여.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주세요.”


지도자의 말에 따라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쳐다보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팔을 뻗어 내 팔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대의 몸에 있는 우리의 동포가 고통스러워하는군요. 혹시 그를 괴롭히고 있나요?”

“어떻게 보면 괴롭히고 있는 거죠···?”

“아직 교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나 보군요.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아. 예···.”


이제 여기서 뭐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냐.

이곳에서 뭐를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을 때.

도시의 중앙에 있는 종이 불길한 소리를 내며 울리기 시작했다.


“지도자님! 그 녀석들이 또 왔습니다!”

“그 녀석들이라면···. 흑색 부대. 전원 전투 준비. 그대는 얼른 도망치세요. 여기에 있다가는 전란의 불길에 휩싸일 겁니다.”

“도망치라고요? 어디로요? 제가 이곳에서 어디로 도망가라는 말씀이시죠?”


그러나 내 말을 듣지 못했는지 지도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단을 내려갔다.

머리를 긁적이고 나도 지도자의 뒤를 따라갔다.

혹시 그 녀석들이라고 말한 것들을 죽이면 나도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걷고 걸어 도시의 제일 외곽으로 왔을 때.

나는 볼 수 있었다.

도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고 검은색 로브로 몸을 뒤덮은 존재들을 말이다.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색 아우라는 누가 봐도 위축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딘가 매우 익숙했다.

그들을 보면 내 몸에서 저들을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기에.


하지만 참았다.

이것을 말했다가는 내가 공격을 받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왔군요. 소규모 전투만 걸어오던 저들이 오늘은 어째서 총공격을···.”

“지도자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저희가 먼저 선제공격을 취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저들도 지성이 있으니 기다려보지요. 혹시 압니까. 먼저 대화를 걸어올지.”

“알겠습니다.”


수뇌부들의 목소리가 외곽을 타고 멀리 퍼져나갔다.

나도 외곽에 있었기에 그들의 목소리를 전부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혹시 나는 지금. 내 팔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고릴라들은 마수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파편이고 저 검은색 로브의 무리는 내가 사용하는 능력이 아닐까.

턱에 손을 괴고 고민하고 있을 때. 로브를 입은 존재들 사이에서 공통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왕. 모든 검은색의 왕이자 차후 모든 마수를 지배할 우리의 왕을 돌려달라.”

“우리의 왕. 모든 검은색의 왕이자 차후 모든 마수를 지배할 우리의 왕을 돌려달라.”

“자신들의 왕? 지금 저들은 저희에게 사람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 같죠?”

“예.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사람은···. 설마.”

“저도 지금 막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그를 찾아서 데려오도록 하세요.”


모든 고릴라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러자 내 몸을 뒤덮는 소름이 끼치는 느낌.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내 옆으로 지나가던 고릴라가 나를 향해 손을 뻗은 순간.

내 정신은 어지러워지는 것과 동시에 세상이 바뀌었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보이는 것은 익숙한 색의 천장.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나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선배들.

그리고 내가 일어나니 몸을 돌려 병실에서 빠져나가는 지한 씨까지.

나는 그렇게 내가 원래 있던 세상으로 돌아왔다.


*

“미안···. 너에게 줬던 선물에 환각을 일으키는 독이 포함되어 있었대. 가공하는 과정에서 독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렇습니까···. 하지만 그게 폭주와는 무슨 상관이···?”

“그래서 CCTV 영상을 확인해봤는데. 그···. 네가 팔을 변형하자마자 머리를 붙잡고 괴로워하더니 갑자기 팔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변형이 추가로···.”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내가 대장님에게 건넨 질문은‘내가 어떻게 폭주를 했는가’가 아니라 ‘왜 폭주를 했는가’였다.

하지만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고 있는 김슬기 대장님은 다른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대장님. 제가 원하는 답변은 그게 아닙니다만.”

“아니···. 네가 원하는 걸 대답할 수 없으니까 그러는 거지. 연구 부서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말해···.”

“하아···.”


드르륵.

내가 답답해 죽으려고 하는 순간에 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구인지 확인하니 나와 김슬기 대장님의 표정이 바뀌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김슬기 대장님은 매우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밝아졌다.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바로 협회장님이었다.


“정한 군. 몸은 좀 괜찮나?”

“예. 뭐 딱히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그런가. 그럼 다행이군. 내일부터 몸을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니까.”

“네? 아직 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요? 설마?”

“뭐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딱히 절망적이지는 않을 걸세. 그리고 이거. 한 번 읽어보게나.”


협회장님이 건네는 종이를 받아 상단부터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내 손은 부들거렸다.


총금액은 17억 4천 7백 52만 7천원.

내가 부셔 먹은 A 구역의 수리비라고 한다.

하. 버스회사가 청구한 빚을 김슬기 대장님이 도와줘서 없어졌는데 얼마나 됐다고 또 빚이야···.

아니! 어떻게 내가 가는 곳마다 빚이 생기는 건데!


“흠흠. 비용이 좀 크지? 근데 정한 군이 좀 중요한 시설을 부숴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청구하게 됐네.”

“X발···. 또 빚이야. 빚···. 키히히!”

“흠. 아무래도 충격이 너무 컸나 보군. 괜찮네. 한 30년만 구르면 갚을 수 있을 걸세. 그리고 내일 행사가 있는데 자세한 건 내일 자네의 선배들이 알려줄 걸세! 김슬기! 따라와!”

“네!”


드르륵. 쾅!

나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시던 협회장님의 얼굴이 순식간에 악귀로 바뀌면서 김슬기 대장님을 데리고 사라지셨다.

김슬기 대장님. 부디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다. 어제 내가 들은 게 가짜는 아니겠지?

주머니에 있는 종이를 다시 꺼내보니 두 눈을 가득 들어오는 숫자. 17억 4천 7백 52만 7천원.

너무나도 큰 숫자에 투덜거리며 옷으로 갈아입으니 등 뒤에서 호통이 들려왔다.


“아! 그만 투덜거리고 얼른 나가! 오늘 너 행사있잖아!”

“네에···.”


검사실 및 양호실에서 터덜터덜 나오니 복도에 선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오. 우리 막내 나왔구나! 얼 타지 말고 들어. 원래라면 어제 알려줬어야 했는데 네가 폭주하는 바람에 못 알려줬거든.”

“맞아. 그리고 이거 받아. 우리 검은색 능력자들이 입는 단체복이니까. 지금 당장 갈아입어. 바로 갈 곳이 있으니까.”

“네? 저 이제 막 양호실에서 나왔는데 바로 운동을 가는 건가요?”

“오늘은 운동하지 않아. 그러니까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은 짓지 않아도 돼.”


오. 오늘은 운동하지 않는다고?

이러면 바로 갈아입어야지!


선배들이 준 옷을 입으니 뭔가 나도 이제 정식 헌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움직이기 편하게 널널한 소매의 상의와 하의.

전신이 검은색이라 야밤에 기습하기 좋을 것 같네.

그리고 오른쪽 팔에 완장처럼 부착된 마크는 뭐지?


“신기하지? 우리도 처음에는 저런 반응이었지.”

“크크. 쟤 오른쪽 팔에 있는 마크 보고 신기해한다.”

“막내야. 그 마크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예. 적십자랑 비슷하네요? 근데 색이···.”

“맞아. 적십자에서 문양을 조금 바꾸고 색을 검은색으로 칠했지. 왜? 우리는 검은색 능력자니까. 어디 가서 당당하게 말해. ‘나는 검은색 능력자다!’라고.”

“자자. 여기서 이렇게 떠들 시간 없어. 바로 가야 한다고.”

“아 맞네! 막내야. 얼른 가자. 지금 너 빼고 다른 신입은 전부 집합했어.”


타다다닥.

응? 다른 신입은 전부 모여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지?

먼저 뛰어가는 선배들의 뒤를 쫓아 달려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엘리베이터를 내버려 두고 왜 계단을 타시는 거죠?


“선배님들? 왜 엘리베이터를 내버려 두고 계단을 타시는 거죠?”

“그것보다 이게 훨씬 빨라! 그리고 계단을 이용하면 운동이 되거든.”


아아. 저 사람들. 진성 헬창이다.

뭔가 앞으로 내 몸도 저렇게 변할 것 같아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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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환영의 몽마 미나 호스리 21.08.12 2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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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단서 21.07.21 29 1 12쪽
41 단서 21.07.20 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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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9 25 1 14쪽
37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8 30 1 12쪽
36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5 28 1 12쪽
35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4 26 1 13쪽
34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3 28 1 13쪽
33 두 번째 임무 오크 부락 섬멸하기! 21.06.22 3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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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복귀 그리고? 21.06.17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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