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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님의 서재입니다.

매혹이라고 들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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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나라
작품등록일 :
2018.12.19 00:31
최근연재일 :
2018.12.19 19:58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95
추천수 :
1
글자수 :
7,121

작성
18.12.19 00:32
조회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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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이걸 바란게 아닌데

DUMMY

“에휴... 능력은 언제 각성되는거냐.”


나의 한숨이 입 밖으로 푹푹 나오고 있었다.


이 곳에 전생한지 벌써 16년 이제 오늘 밤만 지나면 17살이 된다. 그런데, 그 망할 여신이 준다는 능력은 꼬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신은 이 곳에서 똥이나 치우고 있다니.


으으


들리는가? 내 입에서 지독하게 여신을 저주하는 목소리가!


오늘도 맘속으로 여신에게 수 만가지 욕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 때, 내 손끝에서 삐끗해 버린 솔이 변기의 막힌 똥을 콕 하고 찍고 말았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똥은 내 옷으로 튀어버렸다.


“으악. 씨발.”


욕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개 xxx. 내가 이딴거 하려 xx 이 곳에 들어왔나 이 개 x같은.”


내 입에서 유수와도 같은 욕이 좌르르 튀어나왔다.


“로먼?”


몸이 순식간에 얼어버렸다.


덜덜덜


똥이 묻은 옷은 전혀 신경쓰이지도 않았고 갑자기 뒤에서 느껴지는 한파에 몸이 떨리는 수밖에 없었다.


“혹시. 에리나야?”


“아니다.”


“그럼 카쉴라?”


“그것도 아니지.”


“혹시?”


꼴깍


이럴 때만 입에서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왜 그리 크게 들리는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셰뮐 시종장님?”


“딩. 동. 댕~ 잘 맞췄습니다.”


아 엿 됐다. 이제 고개를 돌리는 순간 40이 된 노처녀의 갈굼을 가장한 히스테리가 펼쳐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는게 베테랑 시종으로써의 면모가 아니겠는가.


“헤헤. 시종장님. ”


나는 곧장 비굴한 표정으로 뒤돌았다. 시종장은 입에서 말이 입 앞까지 나왔다가 내 모습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코를 막았다.


“당장 옷부터 갈아입고 내 방으로 오세요.”


“알겠습니다...”


나는 시종장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또 저 똥이 막힌 변기를 치워야 할 건 나일게 분명한데 굳이 이 옷을 갈아입어야 되나?


일단은 시종장이 하라는 대로 하기로 했다. 어차피 개기기를 해 봐야 히스테리가 한 시간이나 더 늘어날게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분명 오늘 저 똥통까지 치운다고 늦게 자고, 내일 피곤하고, 또 실수할 게 분명했다.


“하아... 나가고 싶다. 여기는 왜 들어와서.”


이 곳에는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었다. 위대하신 이 샤랄라 제국, 아 이름이 정말 샤랄라가 맞다.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웃었던지. 효과음인 줄 알았다.


아무튼 그런 제국에서도 오지에 속한 남작 영지에서 그것도 차남으로 태어난 내가 할 수 있는게 얼마 없었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편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끝난 건 5년 전 13살 때.


13살이 되던 날, 재정적 악화로 인해 집안이 망하고 귀족 출신 시종을 황궁에서 모집한다는 말에 냉큼 이 곳으로 와서 시종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태로면 얼마 못가서 나는 피로로 쓰러지지 않을까?


아동착취 반대! 청소년을 보장하라!


분명 전생에서 있었다면 들고 일어났을 게 분명한 착취와 노동이 이 곳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이 곳은 최악이었다. 시종들 사이에서 집안이 망했다고 욕먹어, 시종장한테는 일 못한다고 욕먹어, 그나마 재산 모으는 재미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돈은 돈대로 다 집에 보내져.


“휴... 전생이 더 좋았어.”


정말 전생에서는 외롭긴 했지만 절대 누군가에게 이렇게 구박받으며 사는 일은 없었다. 다만 정말 외롭기 했지만.


“아. 가기 싫다.”


어느새 시종들이 지내는 숙소까지 온 나는 곧장 옷을 입고 가야하지만, 움직이기 싫어서 옷만 벗고 뒹굴거렸다.


“로먼 뭐하냐.”


“아. 왔냐. 일 끝났어?”


“끝났지 임마. 너도 옷 벗고 있는 것 보니 이미 끝난 거 같은데?”


“아냐. 난 마녀한테 잡혀서 이제 또 히스테리 들으러 가야돼.”


내 동료같은 시종1은 나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전생이나 현생이나 평범하게 생긴 내가 저 잘생긴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짜증이 솟아오르는 듯 했다.


“야. 그럼 빨리 가야지. 지금 여기서 뭐하냐.”


“가기 싫어서 그랬다. 왜!”


결국 나는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말았다. 갑자기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서글퍼서 어쩔 수 없었다.


“야. 근데, 너 씻었냐.”


“아니 안 씻었는데.”


“근데 왜 내 침대에 그것도 발가벗은 채로 누워있어?”


“내 침대 더러워질까봐.”


“이 자식이!”


시종1은 나에게 달려들었다. 당연히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시종1같은 엑스트라에게 질 수는 없지.


우리는 뒤엉켜서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아주 큰 실수가 되었다.


“너희들 뭐해?”


“엉?”

“어?”


시종1과 나는 갑자기 들어온 시종2의 말에 놀랄 수밖에는 없었다. 심성이 여린 것은 물론 하늘하늘한 시종2는 못 볼 것을 보았다는 듯 양 손으로 두 눈을 가렸다. 그런데 손가락 사이로 눈동자가 비치는게, 정말 안 보고 있는 것 맞니?


시종1과 나는 그때서야 자신들의 상황을 파악하였다. 앗, 이것은?


마치 시종1이 나를 강제로 덥... 그 이상은 생략하기로 했다.


“어머.”


거기다 시종 2의 추임새까지. 갑자기 우주의 먼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타개책은 있는 법. 나는 시종1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했다.


“시종1 네가 아무리 날 사랑한대도 이러면 안 돼. 다음부턴 절대 이러지마.”


“어.. 어?”


“와...우?”


시종2가 들리도록 큰 소리로 연기를 해 준 뒤에 나는 옷가지를 챙겨서 나왔다. 뒤에서 어벙벙하게 있는 시종1을 보며 생각했다. 인생은 타이밍이야 xx야.

타이밍 좋게 나와서 기뻤다. 다행히 벌거벗은 채로 나왔지만 나오자마자 급하게 옷을 입어서 그런지 본 사람은 없는 듯 했다.

난 문득 남겨진 두 사람의 대화가 궁금했다. 마치 에필로그를 보는 느낌으로 몰래 문에 귀를 가져다댔다.


“시종1 너 정말 시종2를 좋아한 거야?”


와 저 갸날픈 목소리. 그래 그렇게 더 갈궈! 내 응원이 시종2에게 전해졌는지 그 행동에 물이 올랐다.


“아냐. 아냐. 난 로먼을 좋아하지 않아.”


“그런데 지금 내가 본 것은. 뭐야?”


“그냥 실수로 일어난 거야.”


시종1은 아니라는 듯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정말 혼신을 다한 변명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키득거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끝까지 들어보려고 했지만, 이만 움직여야겠지. 마녀를 만나러 갈 생각에 역시 부르르 떨렸다.


“아냐! 나는 널 좋아한다고! 이 바보야?”


왓? 내가 지금 뭘 들은거지? 시종 1의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문에 귀를 기울였다. 분명 내가 잘 못 들은 것이겠지. 정말 그렇겠지?


“정..정말?”


시종2는 왜인지 모르게 기쁜 음성을 지어보였다.


“사실, 아까 나도 너가 로먼이랑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팠어. 정말 날 좋아하는거야?”


으아아아. 이건, 전혀 생각지 못한 전개? 완전 큰일 났다. 저 둘이 서로 좋아한다는 거야 상관없지만, 아니지 이것부터 이상하지. 내 뇌 속의 전기신호가 이리저리 튀는 것 같았다.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간 사이 점점 둘의 대화는 더욱 농밀해졌다.


“네도 날 좋아한다고?”


“응! 정말 좋아해.”


둘이 와락 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끝났다. 이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둘이 해피엔딩을 맞아서 좋겠지만, 나는 이제 어떻게 하란 것인가. 셋이서 자는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었다.


“역시 이 곳을 오는 게 아니었어.”


나는 털레털레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호모나 x상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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