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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약탈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19.01.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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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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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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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외전]카탈라우눔 전투

DUMMY

서고트왕국 군대는 로마군을 본 딴 갑옷과 투구와 무기를 갖추고 군대편제도 로마를 따라했다. 로마제국의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깃발과 군대의 모습이었다.


아에티우스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반갑게 인사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테오도릭 왕은 쌀쌀맞게 대꾸했다. 서고트족이 갈리아 남부에 발을 내밀 때마다 훈족을 앞세워서 쫓아내더니, 이제 와서 로마가 훈족의 공격을 받으니 서고트족에게 들러붙은 아에티우스가 얄밉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마의 이이제이 전략은 늘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아에티우스는 왕의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어쨌든 적으로 만나다가 아군으로 만나니 훨씬 좋습니다. 폐하를 뵈니 예전에 일리리쿰에서 지냈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왕의 주위에 근엄하게 서있던 신하들이 왕에게 친구처럼 대하는 그의 격의 없는 태도에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았다.

“아, 제가 너무 예의가 없었나요? 버릇없이 굴어서 죄송합니다. 폐하.”

아에티우스는 씩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제가 어릴 적에 야만족들 사이에서 지내서 교양이 좀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야만족이라는 것이 결국 서고트족과 훈족을 말하는 것이니 사과를 하는 것인지 그들을 놀리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아비투스는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서고트족과 아에티우스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테오도릭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서고트족을 그렇게 공격하고 이제 와서 도와달라니 양심도 없나? 너한테는 명예, 정의, 신뢰 같은 미덕이 없어. 야만족 같은 뻔뻔함뿐이야.”

아에티우스는 눈을 찡긋하며 농담하듯이 말했다.

“로마인인 척 말하지 마십시오. 그래봐야 야만족이면서.”

테오도릭은 분노가 폭발해서 소리쳤다.

“너는 로마인이 아냐! 몸만 로마인이지 정신은 명예와 도덕을 모르는 야만족의 영혼을 가지고 있어. 서고트족은 너처럼 이쪽저쪽 편을 바꾸지 않아.”

“그래서 진정한 로마의 정신을 계승하는 건 서고트 왕국이라고 말하고 싶으싶니까? 로마의 정신? 정의? 신뢰? 명예?”

아에티우스는 자조적으로 말했다. 테오도릭은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로마인은 다 나쁘지만, 그중에서도 아에티우스 넌 가장 나쁜 놈이야.”

아에티우스의 태도에 참다 참다 서고트족 장군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래서 훈족을 앞세워서 그렇게 우리를 공격해놓고 이제 와서 우리더러 훈족을 퇴치하도록 도와달라고?”


아에티우스는 그를 잡아먹을 듯이 둘러싸고 으르렁거리는 서고트 장군들이 하는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그들이 마음껏 아에티우스를 성토하도록 듣고 있다가 목소리가 잦아들자 그는 웃음기를 거두고 침착하게 말했다.


“여러분들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싸움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숭고한 전쟁입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와 이교도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로마는 서고트족이 신성한 전쟁에 너무 늦지 않게 동참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서고트군이 마지못해 싸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을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끌어들이려면 이렇게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


“전쟁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이익을 위한 전쟁과 신을 위한 전쟁. 지금까지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싸웠지만, 이제는 신을 위해서 함께 싸워야 할 때입니다.”


진지하게 돌변한 아에티우스의 태도에 서고트족은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아에티우스는 종교를 앞세워서 그들을 하나로 묶었다.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성호를 그으며 기도했다.


“이 전쟁으로 여러분의 영혼은 구원받을 것입니다.”

서고트족은 엉겁결에 그를 따라서 성호를 긋고 기도를 했다.



빈약한 로마군으로 큰소리치는 아에티우스와 그렇게 속이 들여다보이는 뻔한 말에도 기분이 나아져서 표정이 한결 풀리는 서고트족 장군들을 보면서 테오도릭은 쓴 입맛을 다셨다. 말은 저렇게 해도 그가 아틸라와 손을 잡고 또다시 서고트족을 공격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서고트왕국을 위해서라도 아틸라와 훈족의 기세를 꺾어놔야 했다. 훈족에게 밀려서 도나우 숲을 떠났던 역사가 있는 서고트족이니만큼 설욕을 할 기회였다. 그들이 훈족을 상대로 이긴다면 그것은 서고트족 역사상, 아니 게르만족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아에티우스는 작전회의를 소집했다.

로마군은 크게 세 무리로 나뉘어졌다. 아에티우스가 이끄는 로마군, 테오도릭이 이끄는 서고트족, 그리고 게르만족 연합 부대로 이루어졌고, 게르만족 연합 부대는 메로베우스의 프랑크족, 알라니족, 부르군트족, 색슨족 등 다양한 게르만 야만족들로 이루어졌다.


아틸라군은 훈족, 동고트족, 게피다이족 부대로 나누어졌다. 그 외에도 친 훈족파 프랑크족, 훈족이 정복한 지역의 병사들, 심지어는 발티 가문을 적대하는 서고트족의 아말리 가문까지 훈족에 가세해 있었다.


아틸라는 자신이 이끄는 훈족 주력부대를 가운데에 놓았다. 그는 가운데를 돌파해서 적을 양쪽으로 갈라서 둘러싸서 각개격파 할 생각이었다. 오른쪽은 동고트족이, 왼쪽은 게피다이족과 그 외 게르만족 군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아에티우스는 아틸라의 작전도 알았고, 훈족의 약점도 잘 알고 있었다.

“훈족만으로는 공격은 해도 전쟁에 이길 수 없습니다. 훈족은 잡기 어려우니 놔두고, 양 옆의 동고트족과 게피다이족을 각각 물리치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훈족은 강력하지만 궁기병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그러니 양옆의 야만족 부대를 물리쳐서 양날개를 꺾어버리려는 전략이었다.


그는 서고트족을 우측에 배치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동고트족을 공격하도록 했다.

“서고트족은 언덕을 점령하고, 동고트족을 처리해주십시오.”


로마군은 왼쪽에 배치했다.

“로마군은 게피다이족을 맡겠습니다.”


아에티우스는 메로베우스의 프랑크족 군대를 중앙에 배치했다. 메로베우스는 그의 양자이고 아틸리와 싸워서 왕좌에 올려주었으니 가장 믿을 수 있는 혈맹이었다. 아틸라에게 지면 자신의 왕좌도 위험하니, 열심히 싸울 것이다.

“지난번에 훈족하고 한번 싸워 봐서 요령을 알지? 프랑크족이 가운데서 잘 버텨주기만 하면 이길 수 있어.”

아에티우스의 말에 메로베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후의 한 명까지 싸울 겁니다.”


나머지 게르만족 부대는 프랑크족 옆에 가운데에 배치했다.

“훈족을 쓰러뜨릴 생각을 하지 말고 화살을 막으면서 게피다이족을 공격하십시오.”

가운데의 게르만족 연합 부대를 훈족이 공격하도록 미끼로 쓰고, 그 때 양 옆의 게피다이족과 동고트족을 궤멸시키려는 작전이었다.


아에티우스는 동맹군을 앞에 놓고 확신에 찬 연설을 했다.

“저는 훈족의 전략과 약점을 잘 압니다. 훈족은 화살이 떨어지면 후퇴합니다. 그러니 뒤로 갈수록 우리가 유리합니다.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버티십시오. 도망치지만 않으면 우리가 틀림없이 이깁니다.”

동맹군은 아에티우스의 자신 있는 태도에 힘을 얻어서 각자 맡은 자리로 돌아갔다.


테오도릭은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아에티우스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버지의 유언은 절대로 로마인을 믿지 말라는 거였어. 로마군이 도망치지 않고 열심히 싸울 거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서고트족이 고지를 점령했다가 아래쪽의 로마군이 퇴각해버리면 언덕위에 서고트족만 고립될 수도 있었다.

“알라리크 대왕은 현명하신 분이었습니다.”

아에티우스는 손을 들어 맹세했다.

“저도 믿어 달라고는 안 하겠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도망치지는 않을 겁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전장에 남을 겁니다. 신 앞에 맹세합니다.”

아에티우스는 테오도릭을 안심시켜서 돌려보냈다.



아틸라는 아틸라대로 계산을 하고 있었다. 훈족이 초반 공격력은 강하지만, 칼로 싸우는 백병전으로 들어가면 게르만 기병에게 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짧은 시간동안 공격하다가 화살이 떨어지면 어둠 속으로 퇴각할 수 있도록 오후 늦게까지 점을 치고 시간을 끌면서 전면전을 피했다.


아틸라가 시간을 끄는 사이에 신앙심과 의욕에 넘치는 서고트족이 먼저 언덕으로 달려 올라가서 그곳을 점령했다. 혈기왕성한 토리스문트 왕자는 언덕을 점령했는데도 적이 반응이 없자, 다시 능선을 넘어서 상대의 적진으로 달려 내려갔다.

“동고트족은 우리가 맡는다!”

드디어 동고트족과 마주친 서고트족은 기세를 올리며 그들을 공격했다. 훈족의 지원을 받지 못한 동고트족은 서고트족에게 밀려서 패주했다. 언덕 위에서 내려오며 하는 공격을 언덕 아래서 막아내기는 힘들었다.


교전이 시작되자, 아틸라도 공격을 결심했다. 오후 느지막이 중앙에서 훈족 기병대가 돌격해서 로마의 야만족연합부대를 공격했다. 프랑크족은 훈족을 맞아서 도망치지 않고 용감하게 싸웠다. 알라니족도 예상보다 선전했다. 훈족 부대가 그들을 포위하고 화살을 쏘는데도 얻어맞아 쓰러지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훈족은 중앙을 돌파하고 서고트족을 포위하려고 말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서고트족은 이미 동고트족을 무찌르고 도망치는 그들을 쫒아서 멀리 적의 본진까지 달려간 후였다.


훈족은 멀어진 서고트족은 놔두고, 중앙의 야만족 부대를 포위했다. 평원에 듬성듬성 흩어진 야만족 부대 중에서 알라니족과 프랑크족 사이를 가르고 들어가서 각각을 포위했다. 훈족의 화살에 알라니족과 프랑크족은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아에티우스가 말한 대로 도망치지 않고 화살을 막아내며 버텼다.


“공격!”

메로베우스가 이끄는 프랑크족은 아에티우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포위되어 화살을 맞으면서도 게피다이족을 공격했다. 게피다이족도 치열하게 싸웠지만, 로마군과 프랑크족의 협공에 밀려서 전진하지 못했다.



전투가 오후 3시에나 시작되어서 금새 해가 졌다. 날이 어두워지자 화살은 소용이 없었다. 깜깜한 가운데, 코앞의 사람이 적인지 아군인지 알기 어려웠다. 화살을 쏘지 못하게 되자 훈족은 후퇴했고, 로마군연합은 각자 어둠속에서 헤매며 적을 찾아 공격했다.


밤에 본영으로 돌아온 아틸라는 자신의 좌우익부대가 궤멸되었음을 알았다. 동고트족은 서고트족에게 밀려나 흩어졌고, 게피다이족은 프랑크족과 로마군과 싸우다 패퇴했다. 훈족부대만이 무사히 퇴각해서 돌아와 있었다.


“마차로 벽을 만들라. 후퇴는 없다. 최후까지 싸우다가 죽을 것이다.”

돌격대가 되어줄 게르만족 부대가 없이 훈족부대만으로는 적을 이기기는 어려웠지만, 아틸라는 도망치지 않고 결전을 각오했다. 싸우다가 협상을 하고 정상적인 퇴각을 할 수는 있지만, 군수물품을 버리고 몸만 도주했다는 소식이 퍼지면, 더 이상 자신의 무리의 충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



아에티우스는 게피다이족을 물리치고 다른 적을 찾아 밤새 평원을 헤매고 돌아다녔다. 적이 언제 전열을 정비해서 반격해올지 몰라서 쉴 수도 없었다. 마침내 깜깜한 와중에 소수의 서고트족 부대를 만났다.

“테오도릭 왕과 토리스문트 왕자는 어디 계신가?”

서고트족도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어슴푸레 동이 터오자 전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평원에는 수만 명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적의 시체가 더 많은지 아군의 시체가 더 많은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틸라의 동맹 부대의 모습은 사라졌다. 평원에 걸어 다니며 부상자를 수습하는 사람들은 로마군의 동맹군뿐이었다. 그제야 아에티우스는 자신이 이겼다는 느낌이 왔다. 적의 보병을 모두 흩어버리고 훈족만 남았으니 승기를 잡은 것이다.


토리스문트 왕자는 깜깜한 밤인데도 끝까지 동고트족을 추격하느라 아틸라의 진영까지 돌격하는 바람에 적군에게 둘러싸여서 죽을 뻔 했다. 그는 간신히 부하들의 도움으로 탈출했지만, 테오도릭 왕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왕은 몸을 사리지 않고 동고트족과 싸우다가 전사하고 말았다. 서고트족은 눈물을 흘리며 왕의 장례식을 치렀다.



다음날 서고트족은 왕의 복수를 하겠다며 악에 받쳐서 아틸라의 진영을 포위하고 공격했다. 하지만 훈족이 마차로 벽을 쌓고 화살을 쏘아대는 바람에 접근이 어려웠다.


아에티우스는 서고트 왕으로 즉위한 토리스문트에게 말했다.

“이 곳은 내가 맡겠습니다. 전하께서는 영지로 돌아가셔서 민심을 안정시키십시오.”


“무슨 소립니까?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말 겁니다.”

부르르 떨며 복수를 다짐하는 토리스문트에게 아에티우스가 작은 소리로 소근거렸다.

“아직 툴르즈 왕궁에서 즉위식을 하신 건 아니잖습니까. 폐하의 동생이 왕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선수를 빼앗기기 전에 얼른 돌아가서 정식으로 즉위식을 하십시오.”


토리스문트는 그의 말에 표정이 바뀌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돌아갈 테니 마무리를 부탁합니다.”


아에티우스는 서고트족을 돌려보내고 나서 다른 야만족 부대도 모두 해산했다. 아틸라가 도망치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아니, 어째서 다 잡은 아틸라가 도망가게 놔두시는 겁니까?”

아비투스가 당황해서 물었다. 아에티우스는 냉정하게 말했다.

“위험은 관리하는 거지. 없앨 수는 없어. 아틸라가 죽으면 훈족이 무너질 거고 그러면 서고트족의 적수가 없어져.”

그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아비투스를 흘깃 보고 덧붙였다.

“서고트족이 강성해지면 갈리아 남부와 히스파니아를 손에 넣으려고 할 거야.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아틸라에게 원군을 청해야 하잖나.”


아비투스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

테오도릭 왕이 전사할 정도로 처절하게 로마를 위해서 싸웠는데, 왕을 죽인 원수 아틸라를 살려 보내줬다는 걸 알면 서고트족이 뭐라고 할까. 분명 배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열심히 싸우겠다고 테오도릭 왕 앞에서 신께 맹세하셨지 않습니까?”

“도망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맹세하지는 않았어.”


아에티우스는 굳은 표정의 아비투스에게 덧붙였다.

“인형을 남겨놔야지, 줄을 당겨도 움직일 인형이 없으면 어떡해.”


돈이면 언제든 태도를 바꾸는 아틸라보다는 어려운 지경에 처한 로마제국을 종교적 신념 하나로 지원해준 서고트족이야말로 진정한 로마의 동맹이라고 아비투스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에티우스에게 훈족도 서고트족도 그가 움직이는 체스판 위의 여러 말 중 하나일 뿐이었다.


아비투스는 이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과연 로마가 지금 아틸라의 줄을 당길 힘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틸라가 도망치게 하면 장차 큰 화근을 남겨두는 겁니다.”


아에티우스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스틸리코 장군도 알라리크를 살려두고 활용했어.”

“그것과는 다르죠. 아틸라를 통제할 자신이 있습니까? 스틸리코 장군이 알라리크를 살려둔 건 언제든 이길 수 있고, 알라리크가 약속을 잘 지키는 자였기 때문인데, 아틸라는 약속 따위는 손바닥 뒤집듯이 엎어버리잖습니까.”


아비투스는 훈족을 경계했지만, 훈족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낸 아에티우스는 아틸라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도 언제든 아틸라를 이길 수 있고 통제할 수도 있어. 아틸라를 제어하는 건 쉬워.”

아에티우스는 아비투스에게 목소리를 낮춰 대꾸했다.

“난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아. 뭘 좋아하는지, 뭘 두려워하는지. 그가 원하는 건 땅도 명예도 작위도 황제가 되는 것도 아니야. 오로지 황금이야. 그가 두려워하는 것? 그건 나약해지는 거지.”


아에티우스는 아틸라를 자신의 칼로 여겼다. 간혹 자신의 칼에 자신의 손이 베이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휘두를 때 더없이 유용하고 무서운 칼이었다. 그 칼을 들고 있으면 아무도 자신에게 덤비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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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부록]대체역사 +5 19.05.29 598 14 25쪽
128 [외전]제국의 멸망 19.05.28 344 14 14쪽
» [외전]카탈라우눔 전투 19.05.27 224 12 16쪽
126 [외전]아틸라 +1 19.05.26 244 12 17쪽
125 [외전]가이세리크 +1 19.05.25 213 13 17쪽
124 [외전]테오도릭 19.05.24 245 13 15쪽
123 [외전]보니파키우스 +2 19.05.23 269 16 19쪽
122 [외전]아에티우스 +1 19.05.22 268 10 14쪽
121 [외전]훈 족 +1 19.05.21 410 13 13쪽
120 서고트 왕국 +5 19.05.20 503 26 13쪽
119 아프리카로 +2 19.05.19 361 18 12쪽
118 방랑 19.05.18 301 12 13쪽
117 로마 약탈 +2 19.05.17 336 22 13쪽
116 3차 로마 포위 19.05.16 320 15 12쪽
115 황제 추대 +1 19.05.15 368 17 15쪽
114 오스티아 항구 19.05.14 311 11 12쪽
113 2차 로마 포위 +3 19.05.13 348 15 13쪽
112 권력 암투 19.05.12 336 13 15쪽
111 협상 +1 19.05.11 336 12 14쪽
110 기아 19.05.10 325 13 12쪽
109 1차 로마 포위 +3 19.05.09 338 16 16쪽
108 복수를 위하여 +2 19.05.08 328 16 14쪽
107 충성 +2 19.05.07 325 18 13쪽
106 고뇌 19.05.06 307 12 12쪽
105 숙청 +1 19.05.05 315 12 13쪽
104 올림피우스 19.05.04 298 11 12쪽
103 로마의 명예 +2 19.05.03 323 12 12쪽
102 협약공개 19.05.02 314 12 14쪽
101 제안 +3 19.05.01 340 13 13쪽
100 퇴각 +3 19.04.30 327 10 13쪽
99 비엔느 +2 19.04.29 339 11 13쪽
98 콘스탄티누스의 반란 19.04.28 335 13 13쪽
97 다가오는 위기 19.04.27 315 13 13쪽
96 압박 +2 19.04.26 338 12 12쪽
95 반달족 +1 19.04.25 320 14 12쪽
94 프랑크족 +1 19.04.24 330 14 14쪽
93 마르코미르 19.04.23 326 13 12쪽
92 고디기젤 19.04.22 346 11 12쪽
91 피에솔레 전투 +2 19.04.21 348 12 12쪽
90 라다가이수스 19.04.20 334 12 12쪽
89 노예해방 19.04.19 349 14 12쪽
88 포석 +1 19.04.18 345 13 12쪽
87 재임명 19.04.17 350 13 13쪽
86 동맹 19.04.16 341 15 12쪽
85 개혁 19.04.15 377 16 12쪽
84 휴전 +1 19.04.14 382 21 12쪽
83 은거 19.04.13 385 18 12쪽
82 개선식 +2 19.04.12 442 12 12쪽
81 징병제 개혁 +1 19.04.11 381 15 13쪽
80 베로나 전투 +4 19.04.10 394 16 12쪽
79 싱게리크 19.04.09 364 11 12쪽
78 퇴각협상 +2 19.04.08 384 16 13쪽
77 도주 19.04.07 389 18 13쪽
76 폴렌티아 전투 +1 19.04.06 423 14 12쪽
75 부활절 +1 19.04.05 412 16 14쪽
74 추격 +1 19.04.04 392 20 12쪽
73 호노리우스 +1 19.04.03 432 16 12쪽
72 아스타 성 +1 19.04.02 428 16 14쪽
71 밀라노 +1 19.04.01 420 19 13쪽
70 수에비족 +1 19.03.31 429 21 13쪽
69 알레만니족 19.03.30 401 18 14쪽
68 이탈리아 19.03.29 429 19 13쪽
67 라에티아 +1 19.03.28 440 20 13쪽
66 아퀼레이아 19.03.27 462 16 12쪽
65 연합 +1 19.03.26 457 19 13쪽
64 해임 19.03.25 479 20 13쪽
63 프라비타 +3 19.03.24 497 18 13쪽
62 몰락 19.03.23 439 15 13쪽
61 교회 19.03.22 427 18 13쪽
60 가이나스 19.03.21 440 15 13쪽
59 에우트로피우스의 최후 19.03.20 441 16 12쪽
58 동고트족 19.03.19 475 18 13쪽
57 트리비길트 19.03.18 456 18 12쪽
56 시찰 +1 19.03.17 499 22 13쪽
55 본색 19.03.16 451 16 13쪽
54 픽트 전쟁 +1 19.03.15 483 18 14쪽
53 종교전쟁 19.03.14 450 15 13쪽
52 마스케젤 +1 19.03.13 482 17 12쪽
51 길도의 반란 19.03.12 491 17 14쪽
50 냉전 19.03.11 511 17 15쪽
49 서고트족의 왕 +1 19.03.10 521 18 15쪽
48 출전 19.03.09 485 16 12쪽
47 재판 19.03.08 500 17 14쪽
46 훈련 +1 19.03.07 503 14 13쪽
45 일리리쿰 군사령관 19.03.06 512 20 16쪽
44 에피루스 19.03.05 509 15 13쪽
43 로마의 적 19.03.04 518 18 12쪽
42 코린토스 만 19.03.03 501 15 13쪽
41 탈출 19.03.02 507 17 12쪽
40 19.03.01 510 18 12쪽
39 플로이 19.02.28 523 18 12쪽
38 아르카디아 전투 19.02.27 544 17 12쪽
37 펠로폰네소스 반도 19.02.26 560 20 12쪽
36 아테네 19.02.25 563 23 13쪽
35 아프리카 19.02.24 602 21 12쪽
34 그리스 침공 19.02.23 588 19 12쪽
33 반역죄 19.02.22 608 21 13쪽
32 새로운 동료 19.02.21 613 21 13쪽
31 암살 19.02.20 618 19 14쪽
30 콘스탄티노플 19.02.19 677 22 13쪽
29 회군 19.02.18 685 20 13쪽
28 동로마 황궁 19.02.17 656 20 13쪽
27 패주 19.02.16 659 22 14쪽
26 테르모필라이 19.02.15 680 18 11쪽
25 진군 +1 19.02.14 650 25 12쪽
24 승리 +1 19.02.13 688 23 13쪽
23 약탈 19.02.12 681 24 13쪽
22 돌파 +1 19.02.11 666 22 12쪽
21 결집 19.02.10 732 20 13쪽
20 악연 19.02.09 707 23 13쪽
19 사루스 19.02.08 722 21 11쪽
18 아르카디우스 황제 19.02.07 718 27 12쪽
17 충성 서약 19.02.06 736 25 13쪽
16 루피누스 19.02.05 752 24 13쪽
15 로마군 +3 19.02.04 804 32 13쪽
14 프리기두스 전투 19.02.03 823 28 13쪽
13 희생 19.02.02 784 28 13쪽
12 작전계획 19.02.01 839 26 14쪽
11 출정 19.01.31 865 27 13쪽
10 알라리크 19.01.30 878 22 13쪽
9 서고트족 +2 19.01.29 912 27 12쪽
8 아말리 가문 19.01.28 932 26 12쪽
7 스틸리코 19.01.27 994 24 12쪽
6 테오도시우스 황제 +1 19.01.26 1,126 25 12쪽
5 원로원 +1 19.01.25 1,167 27 12쪽
4 발티 가문 +1 19.01.24 1,502 29 14쪽
3 황제 시해 19.01.23 2,146 41 12쪽
2 대립 +2 19.01.22 3,230 67 16쪽
1 바스타르네이 전투 +3 19.01.21 6,119 7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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