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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약탈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19.01.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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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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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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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외전]아틸라

DUMMY

훈족으로부터 도나우강 유역을 방어하기 위해서 회군한 동로마군은 아틸라를 맞아서 싸우게 되었다.


아에티우스가 훈족에게 있으면서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아틸라도 아에티우스와 로마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아틸라는 라틴어 통역사를 항상 대동하고 다닐 정도로 로마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종교, 인종, 부족, 국적에 관계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상대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금은을 퍼주며 우대했다. 외국인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열을 올렸다. 그의 군대와 내각 관료들은 다방면의 지식을 가진 온갖 종족의 외국인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정작 훈족 측근에게는 정보를 차단하고 알려주지 않았다. 훈족을 교육시키기보다 지식을 가진 외국인을 고용해서 활용했다. 훈족 부하들이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싫어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훈족이 나약해지는 것을 경계해서이기도 했다. 그는 용맹한 궁기병으로서의 훈족이 경쟁력이 있지, 다른 민족처럼 걸어 다니고 앉아서 학문을 익히면 도태될 거라고 여겼다.


그는 자신에게 맞서는 자는 죽였지만, 반항하지 않는 자는 돈만 빼앗고 살려주었다. 목숨을 빼앗는 것보다는 돈을 빼앗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은 돈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권력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 자신이 낭비하거나 사치를 즐겨서는 아니었다. 그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그가 검소하다고 증언했다.



아틸라는 처음에는 스키타이를 통일하고 게르만족을 쫒았지만 게르마니아의 헐벗은 부족을 공격하는 것보다 로마와 페르시아를 공격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는 것을 깨달았다. 게르만족을 이겨봐야 동물가죽밖에 얻지 못했고 몸값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반면에 로마와 페르시아는 그들이 듣도 보도 못한 물건이 가득했다. 인질의 몸값도 부르는 대로 주었다.



아틸라는 페르시아를 공격했다. 그런데 페르시아는 예상외로 강력했다. 페르시아의 황제는 엄청난 숫자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었다. 직업군인이 싸우는 로마와 달리 페르시아는 농민들을 일시에 동원해서 인해전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페르시아 농민의 전투력은 별 볼 일 없었지만, 페르시아 기병은 메디아와 파르티아 기병의 명성을 물려받은 자들이었다. 그들은 활도 잘 쏘았고 말도 잘 탔다. 활대 활로 싸워서는 훈족의 강점이 없었다.

거센 반격에 얻어맞은 아틸라는 미련없이 페르시아를 포기하고 눈을 다른 데로 돌렸다.


울딘과 루길라에 이르기까지 훈족의 외교 정책은 강한 상대에게는 굽히고 약한 상대를 착취하는 것이었다. 동물 사회의 서열처럼 강자를 따르고 약자에게는 가혹하게 대했다.

그들은 강한 로마와 손잡고 열세인 게르만족을 공격했다. 아에티우스가 요청할 때마다 서로마에 용병을 제공하며 프랑크족 부르군트족 서고트족을 정벌했다.


로마가 강할 때는 훈족의 이런 외교정책이 로마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로마의 힘이 약해지고 게르만족의 힘이 세지니, 변화가 생겼다. 아틸라는 이제 로마보다 게르만족이 강하다는 인식을 했다. 그렇다면 강한 게르만족과 손을 잡고 로마를 압박하는 전술을 쓸 차례였다.


그러던 차에 동서로마의 협공으로 위기에 처한 반달족 가이세리크가 아틸라에게 선물을 보내며 도움을 요청해왔다. 로마를 공격해달라는 것이었다.


“동로마는 나를 공격하려고 병력을 빼서 빈집이니 지금 동로마를 공격하시오.”

아틸라와 가이세리크는 늑대처럼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흘리는 피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았다. 그들은 로마가 약한 틈을 노려 물고 늘어졌다.


아틸라는 가이세리크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도나우강 인근을 공격했다.

동로마는 이미 아틸라와의 평화조약에 따라 매년 바치던 금을 2배로 인상해서 700리브라의 금을 바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틸라는 동로마의 성직자가 훈족의 보물을 훔쳐서 도망갔다며 생트집을 잡아 공격했다.


가이세리크를 공격하려고 시칠리아 섬에 가있던 동로마군은 급히 철수했다. 가이세리크는 그 틈을 타서 철면피처럼 태연하게 서로마에게 평화 협정을 제안했다.



동로마군은 3번이나 훈족과 전투를 했지만 패배하면서 거의 모든 병력을 잃었다. 전선이 계속 뒤로 밀리며 콘스탄티노플이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훈족은 동로마영토를 약탈하고 로마인들을 포로로 끌고 갔다. 동로마는 평화협상을 위한 사절을 아틸라에게 파견했다.


협상을 위한 사절들이 양쪽 왕궁에 오고가던 중에 동로마의 환관은 아틸라의 통역가 비길리우스를 통해서 아틸라의 호위대장인 스키리족 에데코에게 접근했다. 그에게 뇌물을 주고 아틸라의 암살을 시도했다.


“원하는 대로 돈을 줄 테니 아틸라를 암살해주시오.”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될까말까 한 암살계획을 처음 만난 사람과 즉석에서 추진한다고 될 리가 없었다. 아틸라에게 충분한 보상과 안정된 지위를 보장받은 호위대장 에데코가 굳이 아틸라를 배신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동로마 환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 돈을 받아놓고는, 암살을 시도하기는커녕 아틸라에게 동로마가 자신에게 암살을 지시했다고 킥킥거리고 웃으며 일러바쳤다.

“나한테 얼마든지 값을 부르라고 하더군요.”


아틸라는 동로마 환관과 그 사이를 통역한 통역가에게 물었다.

“비길리우스, 그게 사실이냐?”

“그렇습니다. 저는 제 역할대로 통역을 했을 뿐입니다.”


아틸라는 로마가 암살음모를 꾸미도록 중간에서 그대로 통역해준 통역가 비길리우스를 죽이거나 새로운 사람으로 갈아치우지 않았다.

“그래. 네 역할은 통역이니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지.”

아틸라는 껄껄 웃으며 에데코와 비길리우스를 없던 일로 용서해 주었다.


“하지만, 황제는 용서할 수 없지.”

아틸라는 자신의 비서인 오레스테스를 보내서 동로마 황제를 위협했다. 자신을 암살하려 했으니 평화협정은 물 건너갔고 공격을 계속 하겠다고 압박했다. 그 역할을 맡은 비서 오레스테스도 훈족이 아닌 로마인이었다. 판노니아 출신으로 아틸라에게 후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많은 외국인 중 한 명이었다.



암살음모가 들통난 테오도시우스2세는 선물을 바리바리 싸보내고 재무대신과 동로마군 총사령관까지 나서서 사과했다. 로마 황제가 야만족 왕에게 공물을 주며 잘못을 비는 믿지 못할 굴욕이었다.

아틸라는 분개하는 척 연기했지만 이내 그들을 용서하고 몸값을 지불한 포로들을 풀어주고 빼앗은 땅까지 돌려주었다.


마음이 넓어서가 아니라 챙길 것은 다 챙겼기에 그런 것뿐이었다. 아틸라의 관심사는 로마인을 죽이고 로마영토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돈이었다. 동로마는 2배로 올려 매년 700리브라씩 지불하던 금을 다시 3배로 올려 2100리브라 씩 지급해야 했다. 별도로 전쟁배상금으로 6천리브라의 금을 일시불로 내놓아야 했다. 동로마 수도 근처까지 들어가서 약탈하고 몸값에 배상금에 선물까지 챙기고, 사과까지 받았으니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받아낸 것이다. 양의 털이 자랄 때까지 방목하다가 털을 깎아내는 것처럼, 동로마에 다시 돈이 쌓일 때를 기다리며 물러난 것뿐이었다.



다음으로 아틸라는 서로마를 공격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서로마의 우방인 프랑크족을 자신의 편으로 돌려세우기 위해서 접근했다.


프랑크족 왕 클로디오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 아들은 아틸라와 손을 잡은 반 로마파였다. 둘째 아들 메로베우스는 친 로마파로 아에티우스가 양자로 삼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클로디오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친 로마파와 친 훈족파가 팽팽히 균형을 이루었지만, 클로디오가 죽자 두 아들들이 왕좌를 두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틸라와 아에티우스의 대립으로 이어졌고, 훈족과 로마로 전쟁의 불이 옮겨 붙는 신호였다.


아틸라와 훈족 병사의 지원을 받은 클로디오의 첫째 아들과 로마군의 지원을 받은 둘째 아들 메로베우스가 벌판에서 맞붙었다. 아틸라와 아에티우스도 각각 그들을 지원하며 참전했다.


훈족의 전술을 잘 아는 아에티우스는 메로베우스에게 훈족과의 전투 방법을 알려주었다.

“훈족에게 겁먹을 것 없어. 궁기병만으로는 타격은 줘도 승리는 못해. 이건 어차피 프랑크족과 프랑크족의 싸움이야. 프랑크족끼리 붙어서 싸우면 어느 쪽이 아군인지 모르니 훈족이 너희에게 화살을 쏘지 못할 거야. 훈족은 로마군이 상대하며 시간을 끌 테니 겁먹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여. 적의 보병부대를 흩어놓으면 승리할 수 있어.”


로마군이 방패로 막으며 훈족의 공격을 버티는 동안 프랑크족은 서로 뒤엉켜서 싸웠다. 차림새도 비슷하고 섞여서 싸우는 프랑크족의 누구에게 화살을 쏘아야 할지 헷갈리는 바람에 훈족의 공격은 로마군에게 집중되었다. 메로베우스와 아에티우스 연합이 적의 보병 주력부대를 포위하고 집중공격해서 도망치게 만들자, 보조군인 훈 족은 더 이상 할 게 없었다.


프랑크족을 앞세운 대리전에서 아에티우스에게 패배한 아틸라는 쓴 입맛을 다시며 물러났다.



아틸라에게는 서로마를 공격할 기회가 한 번 더 찾아왔다.


호노리아 황녀는 갈라 플라키디아의 딸이며 서로마 황제인 발렌티니아누스3세의 누나였다. 결혼할 나이가 지났지만,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황녀라는 신분 때문에 그녀와 결혼하는 남자는 황제 후보가 되는 것이고, 황제의 잠재적 경쟁자가 되는 셈이었다. 그렇기에 서로마 황실의 입장에서는 아무하고나 쉽게 결혼을 시킬 수 없었다. 그녀를 동로마로 보내서 서른 살이 되도록 외부와 차단하고 수녀처럼 하루 종일 기도만 하도록 금욕 생활을 강요했다.


가이세리크가 훈네리크의 아내로 자신이 아닌 에우독시아를 지목하자, 호노리아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다. 서로마의 계승권을 노리는 야만족들은 호노리아보다 계승서열이 높은 현황제의 딸 에우독시아를 왕비로 맞기를 원할 것이다. 반면에 황실은 호노리아를 어디에도 시집보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생 결혼하기는 그른 것이다.


호노리아는 황실이 자신을 결혼시킬 뜻이 없다면 스스로 남편감에게 구애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아틸라에게 자신의 반지와 편지를 보내서 결혼을 하자고 청혼했다. 아틸라에게는 이미 수많은 아내가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감옥과 같은 이곳을 탈출할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좋았다.


아틸라에게 황제 계승권자가 되라는 말이었고, 호노리아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든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아틸라는 호노리아 황녀와 그녀의 재산을 내놓으라고 서로마 황실에 요구했다.


사실을 알게 된 서로마 황궁은 발칵 뒤집어졌다. 까딱하다가는 아틸라가 그들의 황제가 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들은 서둘러 호노리아를 아무하고나 결혼시키고 아틸라에게 거절의 답장을 보냈다. 아틸라는 자신의 아내를 빼앗겼다고 분노하며, 실상은 분노하는 척 표정관리를 하며 갈리아로 쳐들어와서 오를레앙을 포위공격했다.


훈족의 공세를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서로마는 사면초가였다. 훈족, 반달족, 서고트족까지 사방에 서로마를 공격하려고 노리는 적에 둘러싸여 있었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동로마는 아틸라에게 수도까지 공격받을 뻔 하고 굴욕적인 화친을 맺었으니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다.


아에티우스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머리를 짜냈다. 그는 아비투스를 불러서 서고트족을 회유하도록 했다.

“서고트족에 가서 반달족과 싸우기 전에 먼저 훈족과 싸우자고 해.”


서고트족으로 하여금 반달족을 공격하게 하려는 협상과 출정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그들의 방향을 돌려서 훈족과 싸우게 하려는 것이었다.


아비투스는 입을 오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염치없는 부탁이었다. 서고트왕국과 전쟁을 할 때마다 훈족을 앞세워서 괴롭혀놓고, 이제 와서 그들에게 훈족과 싸우라니. 그렇게 속보이는 노골적인 이이제이 전술을 성공시킬 자신이 없었다.


“무슨 명분으로요? 반달족과 싸우는 것은 서고트족이 원한이 있으니까 승낙했지만, 훈족과 싸우자고 하면 분명히 비웃음당할 텐데요.”


로마군과 훈족의 분열은 서고트족으로서는 당연히 박수치고 환영할 호재였다. 그런데 로마군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설득하라니 말문이 막혔다.


아에티우스는 당당하게 말했다.

“왜 명분이 없어. 서고트족과 로마는 같은 기독교인이잖아.”


아비투스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상황을 합리화시키는 아에티우스의 잔머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


“그래서 기독교인끼리 돕자고 말하라고요? 양심이 있지 이제 와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합니까?”

“그게 아니지. 이 전쟁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야. 신의 명령이야. 무조건 참여해야 해. 무조건. 머리로 따져서는 안 돼. 참전은 기독교인으로서 의무야.”



아에티우스의 논리에 설득된 아비투스는 테오도릭을 찾아갔다. 그는 테오도릭 왕에게 같이 갈리아에 쳐들어온 훈 족을 무찌르자고 청했다. 예상대로 서고트족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었다. 뻔뻔한 부탁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 자도 있었고, 그것 참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빙글거리는 자도 있었다.


테오도릭은 아틸라가 보내온 편지를 그에게 흔들어보였다.

“아틸라는 자신의 적은 로마이고, 서고트족과는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네. 우리도 아틸라에게 우리 영토만 침범하지 않으면 갈리아에 들어와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답장했고. 서고트족과 훈족은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네.”


로마의 이이제이 수법을 아는 아틸라는 이미 서고트족에게 손을 써 놓았다. 테오도릭은 로마가 아틸라에게 얻어맞아 휘청거리는 사이에 벼르고 벼르던 갈리아 남부를 손에 넣을 계획이었다. 이미 아틸라와 테오도릭 사이에 로마를 갈라먹기로 밀약이 성립되어 있었다.


아비투스는 아틸라의 약속을 믿지 말라고 하는 대신 엄숙하게 선언했다.

“갈리아를 이교도 훈족에게 넘겨줄 수 없습니다. 갈리아는 기독교인의 땅입니다. 모든 기독교인은 십자가 아래에 하나가 되어서 이교도를 물리쳐야 합니다. 이것은 신의 명령입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무조건 참전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아비투스의 말을 비웃던 서고트족은 아비투스가 물러서지 않고 신앙심에서 진지하게 설교를 하자 차츰 귀를 기울였다.

“교회가 저들에게 짓밟히도록 놔두실 겁니까? 그리스도의 성화가 훼손되고 하나님께 바쳐진 은접시가 강탈당하도록 보고만 계실 겁니까?”


신앙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서고트족 마음이 서서히 움직였다.

“로마는 밉지만, 교회가 약탈당하게 놔둘 수는 없지.”


서고트족은 로마와는 서로 한방씩 치고받았고 혜택을 입은 것도 있지만, 훈족에게는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기에 질색을 했다. 둘 다 싫었지만, 그나마 한 쪽을 편든다면 로마가 이기기를 바랐다.


“아에티우스는 병사도 몇 명 안 데리고 왔다는데, 그건 로마의 싸움에 우리더러 앞장서라는 것 아니오? 우리가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해야 합니까?”


서고트족의 질문에 아비투스는 흔들리지 않고 대답했다.

“이것은 로마의 싸움이 아니라 갈리아에 사는 게르만족과 로마인 모두의 싸움입니다. 훈족이 갈리아에 들어오면 서고트 왕국도 무사하지 못합니다. 로마가 훈족과 싸우는 사이에 로마 영토를 확보했다 칩시다. 그 영토를 훈족에게서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서고트족은 훈족과의 싸움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알라리크 대왕께서도 일리리쿰을 지키는 로마의 아미쿠스였습니다. 이제는 로마가 서고트족의 아미쿠스가 되어서 갈리아를 지킬 겁니다. 그러니 같이 이교도들과 싸웁시다.”


아비투스는 먼지가 앉은 서고트족과 로마의 동맹의 역사를 꺼내서 그들에게 참전을 독려했다.


서고트족이 보기에도 로마가 패해서 이탈리아로 철수해버리면 훈족이 서고트왕국에 도달하기까지 며칠 걸리지 않았다. 서고트족은 백년 가까이 훈족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다. 이들이 갈리아로 들어오면 서고트족의 힘만으로 훈족을 몰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테오도릭은 직접 왕자들과 함께 참전하기로 했다. 잔혹한 반달족과도 틀어졌고, 사방을 약탈하고 다니는 아틸라가 서고트왕국이 위치한 갈리아를 공격하는 지금, 서고트족이 협력할 상대는 그다지 믿을 수는 없지만 역시 말이 통하고 같은 기독교인 로마제국 뿐이었다.



아에티우스는 몇 명 안되는 로마군을 이끌고 갈리아로 왔다. 반달족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병력을 많이 빼 올 수 없었다. 그는 갈리아의 게르만 부족을 돌아다니며 훈족의 야만성을 과장해서 소문을 퍼뜨리며 로마의 편에 서도록 설득했다.

“훈족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밖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훈족이 갈리아에 들어오면 무사할 사람은 없습니다. 갈리아인도 게르만인도 로마인도 모두 잔인한 훈족에게 죽을 겁니다.”


서고트 왕국과 프랑크 왕국이 로마의 편에 선다는 소문이 퍼지자, 어느 쪽 편에 설까 눈치를 보며 머리를 굴리던 여러 게르만족도 하나씩 아에티우스에게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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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외전]카탈라우눔 전투 19.05.27 223 12 16쪽
» [외전]아틸라 +1 19.05.26 244 12 17쪽
125 [외전]가이세리크 +1 19.05.25 213 13 17쪽
124 [외전]테오도릭 19.05.24 245 13 15쪽
123 [외전]보니파키우스 +2 19.05.23 268 16 19쪽
122 [외전]아에티우스 +1 19.05.22 268 10 14쪽
121 [외전]훈 족 +1 19.05.21 409 13 13쪽
120 서고트 왕국 +5 19.05.20 502 26 13쪽
119 아프리카로 +2 19.05.19 360 18 12쪽
118 방랑 19.05.18 301 12 13쪽
117 로마 약탈 +2 19.05.17 336 22 13쪽
116 3차 로마 포위 19.05.16 320 15 12쪽
115 황제 추대 +1 19.05.15 367 17 15쪽
114 오스티아 항구 19.05.14 311 11 12쪽
113 2차 로마 포위 +3 19.05.13 347 15 13쪽
112 권력 암투 19.05.12 335 13 15쪽
111 협상 +1 19.05.11 336 12 14쪽
110 기아 19.05.10 324 13 12쪽
109 1차 로마 포위 +3 19.05.09 337 16 16쪽
108 복수를 위하여 +2 19.05.08 327 16 14쪽
107 충성 +2 19.05.07 325 18 13쪽
106 고뇌 19.05.06 306 12 12쪽
105 숙청 +1 19.05.05 315 12 13쪽
104 올림피우스 19.05.04 297 11 12쪽
103 로마의 명예 +2 19.05.03 322 12 12쪽
102 협약공개 19.05.02 314 12 14쪽
101 제안 +3 19.05.01 339 13 13쪽
100 퇴각 +3 19.04.30 327 10 13쪽
99 비엔느 +2 19.04.29 339 11 13쪽
98 콘스탄티누스의 반란 19.04.28 335 13 13쪽
97 다가오는 위기 19.04.27 315 13 13쪽
96 압박 +2 19.04.26 338 12 12쪽
95 반달족 +1 19.04.25 320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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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이탈리아 19.03.29 428 19 13쪽
67 라에티아 +1 19.03.28 439 20 13쪽
66 아퀼레이아 19.03.27 462 16 12쪽
65 연합 +1 19.03.26 457 19 13쪽
64 해임 19.03.25 479 20 13쪽
63 프라비타 +3 19.03.24 497 18 13쪽
62 몰락 19.03.23 438 15 13쪽
61 교회 19.03.22 427 18 13쪽
60 가이나스 19.03.21 440 15 13쪽
59 에우트로피우스의 최후 19.03.20 440 16 12쪽
58 동고트족 19.03.19 475 18 13쪽
57 트리비길트 19.03.18 455 18 12쪽
56 시찰 +1 19.03.17 499 22 13쪽
55 본색 19.03.16 451 16 13쪽
54 픽트 전쟁 +1 19.03.15 483 18 14쪽
53 종교전쟁 19.03.14 449 15 13쪽
52 마스케젤 +1 19.03.13 482 17 12쪽
51 길도의 반란 19.03.12 491 17 14쪽
50 냉전 19.03.11 511 17 15쪽
49 서고트족의 왕 +1 19.03.10 521 18 15쪽
48 출전 19.03.09 484 16 12쪽
47 재판 19.03.08 500 17 14쪽
46 훈련 +1 19.03.07 503 14 13쪽
45 일리리쿰 군사령관 19.03.06 512 20 16쪽
44 에피루스 19.03.05 509 15 13쪽
43 로마의 적 19.03.04 518 18 12쪽
42 코린토스 만 19.03.03 501 15 13쪽
41 탈출 19.03.02 507 17 12쪽
40 19.03.01 509 18 12쪽
39 플로이 19.02.28 523 18 12쪽
38 아르카디아 전투 19.02.27 543 17 12쪽
37 펠로폰네소스 반도 19.02.26 560 20 12쪽
36 아테네 19.02.25 562 23 13쪽
35 아프리카 19.02.24 602 21 12쪽
34 그리스 침공 19.02.23 588 19 12쪽
33 반역죄 19.02.22 607 21 13쪽
32 새로운 동료 19.02.21 613 21 13쪽
31 암살 19.02.20 618 19 14쪽
30 콘스탄티노플 19.02.19 677 22 13쪽
29 회군 19.02.18 685 20 13쪽
28 동로마 황궁 19.02.17 656 20 13쪽
27 패주 19.02.16 659 22 14쪽
26 테르모필라이 19.02.15 680 18 11쪽
25 진군 +1 19.02.14 649 25 12쪽
24 승리 +1 19.02.13 688 23 13쪽
23 약탈 19.02.12 680 24 13쪽
22 돌파 +1 19.02.11 666 22 12쪽
21 결집 19.02.10 731 20 13쪽
20 악연 19.02.09 706 23 13쪽
19 사루스 19.02.08 721 21 11쪽
18 아르카디우스 황제 19.02.07 718 27 12쪽
17 충성 서약 19.02.06 736 25 13쪽
16 루피누스 19.02.05 752 24 13쪽
15 로마군 +3 19.02.04 803 32 13쪽
14 프리기두스 전투 19.02.03 823 28 13쪽
13 희생 19.02.02 784 28 13쪽
12 작전계획 19.02.01 839 26 14쪽
11 출정 19.01.31 864 27 13쪽
10 알라리크 19.01.30 877 22 13쪽
9 서고트족 +2 19.01.29 912 27 12쪽
8 아말리 가문 19.01.28 932 26 12쪽
7 스틸리코 19.01.27 994 24 12쪽
6 테오도시우스 황제 +1 19.01.26 1,126 25 12쪽
5 원로원 +1 19.01.25 1,167 27 12쪽
4 발티 가문 +1 19.01.24 1,502 29 14쪽
3 황제 시해 19.01.23 2,146 41 12쪽
2 대립 +2 19.01.22 3,230 67 16쪽
1 바스타르네이 전투 +3 19.01.21 6,118 7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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