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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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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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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영훈 – 붕괴 (2)

DUMMY

"허억... 허억..."


하염없이 계단을 내려간다. 갱단원들도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원은 잠시 도중에 서서 인원을 파악하고 있었다. 론도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서도 거칠게 소리친다.


"씨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닥치고 그냥 가기나 해, 론도."

"후으으음... 몰라아아아..."

"마더는 왜 이렇게 취했어?!"

"이럴 줄 알고 마신 거겠냐?"


다들 정신이 없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정신들 차려. 그 공격이 끝은 아닐 거야."


그리고 1층에 도착해서 문을 열었다. 바깥 상황도 심상치 않은 듯, 갱단원들이 입구 앞에 서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스! 적들이 지금 이 건물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 거야!"


보스는 앞으로 나가 부하들에게 상황 보고를 받는다. 다만 넷 연결이 완전히 끊겨 부하들도 원활한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듯싶었다.


"저희도 현재 상황 파악 중입니다만... NSPD와 군대인 것 같습니다."


"씨발, NSPD가 뭔데 이런 짓을 벌여? 그리고 뭔 군대?"


"국군이요..."


케인도 먼저 달려 나가 입구 쪽의 상황을 파악한다. 적들이 아직 이 건물 앞까지 도달하지 못했는지, 케인은 우릴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친다.


"이쪽이에요! 모두 절 따라..."


그리고 입구 바깥으로 빠져나간 순간이었다. 갑자기 위에서 무언가가 추락하면서 케인의 머리를 그대로 으스러뜨린다.


꽈지직!


케인의 머리는 땅바닥에 완전히 밟혀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한 여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케인을 그대로 짓밟아버린 것이다.


"까꿍."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우릴 향해 나지막하게 말한다. 모두가 지금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 돼!!"


케인을 향해 소리쳤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눈알 하나가 데구르르 굴러 내 앞까지 다가온다.


"빌어먹을...! 저년을 당장 쏴!"

"으아아아아아!!"


나는 소리치며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그리고 여자를 향해 조준한 순간이었다.


"크흐으으윽...!"


여자가 우릴 노려보자, 갑작스러운 고통이 몰려온다.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팠고, 이는 다른 갱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빌어먹을 해킹...!"


고통이 어느 정도 멎자, 고개를 들어 입구 쪽을 확인한다. 여자는 아직 가만히 서 있었고, 나는 그녀를 향해 다시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다른 두 명이 그 앞에 착지하면서 여자를 방어한다. 다른 갱단원들도 정신을 차리며 총을 쐈지만, 더이상의 공격은 무의미했다.


"젠장, 저 녀석 빨리 데리고 뒤로 도망쳐!"


"쏴! 쏘라고!!"


보스는 갱단원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뒤로 도망쳤고, 우리도 보스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수많은 총성이 울려 퍼지더니,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갱단원들은 한순간에 쓰러지고 말았다.


"허억... 여기, 뒷문! 여기로 도망쳐, 빨리!!"


"후으으으... 난 더 못 걸어..."


"마더! 정신 차려! 젠장, 마더는 내가 업을게!"


채은은 마더를 주원에게 업혀줬고, 주원은 마더를 등에 업은 채로 우리 뒤를 따랐다. 그리고 빠르게 골목 쪽으로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타타타탕!


"꺄아아악!!"


채은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군인들이 그녀의 다리를 향해 쏜 것이다.


"이미 늦었어! 어서 가!"


그녀를 구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골목을 향해 들어가던 순간.


탕!


총성을 듣고 뒤돌아보니 아까 그 여자가 채은의 머리를 향해 총을 쐈다. 그러나 더 확인할 새도 없이, 주원은 날 밀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 돼, 채은..."

"가! 가라고!!"


군인들은 여전히 우리 뒤를 쫓아왔고, 총을 가진 인원은 군인들을 향해 쏘면서 저항했다.


그리고 근처 건물 안에 숨어 잠시 숨을 돌리게 되었다. 바깥에선 여전히 총성이 울려 퍼졌고, 보스는 남아있는 사람들을 살피며 말한다.


"아무래도 각자 흩어져야 할 거 같아. 지금 이렇게 뭉쳤다간 모두 다 죽을 거라고!"


보스는 남아있는 갱단원들을 살피며 소리친다. 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푹 숙인다.


"진정해, 보스... 일단 그래, 그 말이 맞아.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어. 그렇다고 이곳에 오래 남을 수도 없고.

그나저나 우리 갱단원 모두 안 모인 거 같은데. 아까 계단에서 본 녀석들 몇몇이 지금은 안 보여."


주원은 다시 한번 갱단원의 수를 세보지만, 간부 중 몇 명이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한숨을 쉰다.


"아이루트도 안 보여요..."

"만수랑 타오는 여기 있고, 찰리는... 젠장, 아까 죽었구나."

"마더도 사라졌는데? 아, 주원 뒤에 있네."

"잭슨은 오늘 파티에 왔었나?"


"조용! 지금은 정신없으니까 그런 건 나중에 살피고... 일단... 일단 진정 좀 하자고..."


보스는 갱단원이 떠드는 소리를 제지하며 말한다. 그는 머리가 아픈지 손을 이마에 맞대며 조용히 벽에 기댄다.


아마 지금 충격이 가장 큰 건 보스일 것이다. 당장 우리 중에서도 넋이 나간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 * *



건물에 숨은 채로 바깥이 조용해지길 기다렸다. 다행히 군인들은 갱단원이 있는 곳으로 파악된 건물만을 노렸다.


아무리 우릴 소탕하려고 군대를 불렀다지만, 민간인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만큼 함부로 진압하려고 하지는 않을 거다.


"영일과 레인은 늦게 움직이는 게 좋을 거 같아. 저 녀석들 너무 느려 터졌어."


주원은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한다. 그들은 아직도 숨을 힘겹게 쉬었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래도 저 저질 체력을 이끌고 우릴 끝까지 쫓아왔다. 어떻게 보면 생존 본능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마더는 제가 데려갈게요. 아무래도 술 깨고 같이 움직이는 게 좋을 거 같으니까."


현준은 주원에게 업혀 있는 마더를 가리키며 말한다. 마더는 주원의 등에 업힌 채 고개를 푹 숙이며 기절해 있었다.


"그래... 그게 좋겠네. 오히려 눈속임도 쉬울 거야. 놈들이 우리 얼굴을 완전히 알진 못할 거야.

특히 마더나 영일, 레인 같은 경우는 바깥에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잖아. 그리고 영훈도 최근에 들어와서 모를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우리 중 누가 범인인데."


정욱이 우리 사이에 끼어서 나지막하게 말하자, 모두가 서로를 바라본다. 정욱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추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봐, 아무리 군인들이 본부에 바로 올 수 있다고? 우리 본부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게 심혈을 기울였는데 어떻게 빨리 찾아낼 수 있겠어.

그리고 서버가 맛탱이 간 당일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어떻고? 내 생각에는 영일과 레인이 뭔 수를 써서 그렇게 된 걸 거야."


"후우우... 저 개새끼 말하는 거 봐. 우리가 왜 그런 짓을 하는데?"


영일은 숨을 크게 내쉬면서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그를 노려본다. 그리고 레인도 이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정욱은 그들의 의심을 놓지 않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하, 그러셔! 그럼 왜 그렇게 농땡이를 피운 거지? 앙?"


"서버 복구하는 게 1분 만에 될 거였으면, 난 벌써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겠다, 멍청아."


"빌어먹을 범인 찾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살아남자고! 일단 여기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부터 나가자."


"너도 수상해, 주원. 그 중요한 서버 복구 중인 둘을 굳이 파티로 들여온 이유가 뭐야."


"닥쳐, 정욱. 넌 새끼야, 아까까지만 해도 두 사람 비난하더니 이제는 날 끌어들여? 지금 머리 날아가고 싶지 않으면, 입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주원은 정욱에게 가까이 다가가 경고하듯 말한다. 정욱은 한 번 더 소리치려고 했으나, 주원의 큰 몸집에 가로막혀 그저 옆 바닥에 침을 뱉을 뿐이었다.


"범인 찾기고 나발이고, 그건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 지금은 일단 우리 모두가 살아남는 게 목적이야. 그렇지, 보스? 보스?"


주원은 천장을 쳐다보고 있는 보스를 재차 부른다. 보스는 이내 우릴 보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으, 응... 그래..."


"보스 말 들었지? 일단 나와 영훈부터 빠져나갈게. 그다음에 론도와 정욱이 나가고, 다음으로 만수와 타오, 보스가 함께 움직여.

그다음에 어느 정도 숨 좀 돌리면 영일과 레인이 움직이고. 마지막으로 현준과 마더가 나간다. 이의 없지?"


갱단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론도는 정욱과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두 사람의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각자 휴대용 전파 교란기 작동시키고 나중에 살아서 보자. 어디서 모일지는 대충 예상하고 있지? 영훈, 따라와."


"나 모르는데."


주원이 먼저 나가려던 찰나, 뒤에서 타오가 입을 열었다.


"양안구의 서쪽 건물, 새벽포차 옆에 잠깐 임시 거처 세운 곳 있잖아."


"아아, 기억나. 술 진탕 마시고 쉬러 가던 그 집 말하는 거지? 본부랑 너무 멀다고 잠깐 쉴 곳 필요하다면서, 그곳을 사들였었지..."


"그래, 거기."


그렇게 말하고는 주원은 다시 건물을 빠져나갔다. 나도 그의 뒤를 따라갔고, 마침내 건물에서 나와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도로는 군인들이 봉쇄해서 움직이는 차량조차 볼 수 없었고, 아직도 저 멀리서 총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시야 해킹할 수 있을 거 같아?"


'할 수 있는데.'

"무리예요... 암호 체계 자체가 달라서 한 명만 하는데도 몇 분 걸릴 거예요."


또 다른 영훈은 왜 못하냐면서 내게 핀잔을 주지만, 나도 전투기나 군인을 향해 해킹하려고 시도는 했었다.


그런데 결국 못했다. 해킹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처음 보는 암호들로 가득했으니까.


하는 수 없이 주원과 함께 몸을 최대한 숨기며 움직인다. 골목에 들어서면 군인들이 대기하고 있어, 재빠르게 뒤돌아가기도 했다.


그래도 군인이 모든 골목을 감시하는 건 아니었다. 또한 시민들도 무조건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서, 군인들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물론 결과는 참혹했지만. 군인은 술주정하는 시민이 자기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자,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후려갈기며 기절시켰다.


"쉬잇! 잠깐 멈춰라."


주원은 뒤따르던 내게 손을 내밀며 멈춰 섰다. 나도 걸음을 멈추고,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조심스럽게 앞을 살폈다.

붕괴 2.png

육중한 4개의 다리로 움직이는 거대한 보행 전차가 이 앞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군인들도 전차를 따라가면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누가 보면 여기는 네오 서울이 아니라 전쟁터 한복판인 줄 알겠구나. 4족 보행 전차라니. 갱단을 치는데 누가 저런 걸 끌고 와?"


'그런 걸 군대가 해내네요.'


주원의 말을 들은 영훈이 비꼬듯 말한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주원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임시 거처. 임시 거처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초라해 보이는 감도 없잖아 있었다.


작은 상가 건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굳게 잠겨 있는 2층 문에 서서, 옆에 있는 우편함을 뒤적인다.


그 안에는 작은 열쇠가 있었다. 지금까지 저게 숨겨져 있던 걸 보면, 이곳을 찾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주원이 문을 열자, 내부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오래된 소파와 침대, 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세면대가 전부였고, 화장실도 물을 받아 수동으로 내려야만 했다.


"근데 이 건물은 안전한 거 맞나요?"


"모르지, 그곳 임시 거처로만 썼거든. 그래도 명의는 갱단원으로 되어 있지 않아서 미행당하지 않는 한 들킬 일은 없을 거야."


"누구 집으로 되어 있는데요?"


"이미 죽었어."


주원은 잠시 침대에 누워 조용히 천장을 바라본다. 나 역시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로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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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우인 – 사시이비 (1) 23.01.30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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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도미닉 – 종달새 23.01.26 17 0 14쪽
179 도미닉 – 부활? 23.01.25 19 1 13쪽
178 우인 – 순도 90% (4) 23.01.24 19 0 13쪽
177 우인 – 순도 90% (3) 23.01.23 22 0 13쪽
176 우인 – 순도 90% (2) 23.01.20 18 0 13쪽
175 우인 – 순도 90% (1) 23.01.19 24 0 12쪽
174 에밀리 – 나만의 복수극 23.01.18 17 0 13쪽
173 도미닉 – 동족상잔 (2) 23.01.17 18 1 14쪽
172 도미닉 – 동족상잔 (1) 23.01.16 18 1 13쪽
171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5) 23.01.15 13 0 12쪽
170 네빌 – 프레토리아 (2) 23.01.14 19 0 14쪽
169 네빌 – 프레토리아 (1) 23.01.13 14 0 12쪽
168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4) 23.01.12 15 0 12쪽
167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7) 23.01.11 15 0 12쪽
166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6) 23.01.10 22 1 14쪽
165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5) 23.01.09 19 0 12쪽
164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4) 23.01.06 19 0 12쪽
163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3) 23.01.05 22 0 12쪽
162 에밀리 – 비밀과 비밀 사이에서 23.01.04 22 0 14쪽
161 도미닉 – 부활 23.01.03 19 0 12쪽
160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2) 23.01.02 24 0 13쪽
159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1) 22.12.30 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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