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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2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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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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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 – 갱 전쟁 (11)

DUMMY

하이텔 구역 탈환 및 점령은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됐다. 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놈들 서버로 들어가니, 서버와 연결된 갱단원을 해킹하는 일은 너무나도 쉬웠으니까.


하이텔은 처음에 우리가 뛰어난 해커를 영입해서 당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갱단원들이 쉽게 당하는 거라고 보안을 강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비슷한 현상으로 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이 서버가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너무나도 늦은 뒤였다. 우리는 하이텔을 향해 끊임없이 점령해갔고, 놈들은 서버를 초기화하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빼야 했으니까.


그리고 언제부턴가 해킹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서버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다시 정상화되었다는 걸 의미했다.


하지만 그들의 본부를 포함해 얼마 남지 않은 구역만이 남아있을 때 정상화가 된 셈이다. 지금 해킹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불리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항상 본부에서 명령을 내렸던 보스가 곧 하이텔의 본부를 친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직접 부하들을 이끌어 하이텔 쪽으로 행차했다.


어쩌면 그만큼 하이텔에 관한 원한이 깊은 걸 수도 있다. 나도 그 이야기는 정확히 몰랐지만, 보스가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상대는 하이텔 말고는 없었으니까.


"오랜만이군, 이쪽 길로 직접 온 건."


보스는 하이텔의 본부가 있는 구역을 슥 살피며 말한다. 승리가 코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도 든다.


"저기 날아다니는 날파리 놈들은 하이텔인가?"


"그렇죠. 바이러스 때문에 서버를 초기화했다지만, 보안은 만만치 않을 거예요. 쉽게 말해 여기서부턴 정공법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 찰리는 이곳에 남아 저격하고,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움직이도록. 작전대로만 하면 이상 없을 거다."


임시 사령부로 둔 건물 옥상에는 호버사이클이 여러 대 배치되어 있었다. 보스는 이곳에 남아 직접 명령을 내리고, 나머지는 그 명령을 따르면 된다.


아이루트는 호버사이클을 앞에 두고도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운전하기 싫어서 그래요? 뒤에 타면 되지 않나요."


"내가 싫어하는 게 두 가지가 있거든. 하나는 직접 운전하는 거랑, 다른 하나는 이런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를 타는 거 자체가 싫어."


"왜요?"


"당연한 거 아니니? 위험하잖아! 여기서 한 번 미끄러져서 떨어지면 뭔 짓을 해도 죽을 거라고. 사이보그도 높은 데서 떨어지면 충격 완화 장치가 없는 한 그냥 죽는 거고."


'아이루트 생각보다 겁이 많네.'


영훈은 아이루트의 모습을 보며 말한다. 물론 보기와 다르게 겁이 많은 건 사실이나, 그래도 이유는 나름 타당해 보였다.


결국 아이루트는 지상으로 내려가 싸우기로 했다. 아이루트 외에도 정욱도 내려가기로 했고, 나머지는 이곳에서 호버사이클을 타게 되었다.


"호버사이클 타는 건 처음이지?"


채은은 앞에 있는 호버사이클로 다가가 툭툭 두드리며 말한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예전에 타본 적 있어요."


"그래? 학생이 이런 걸 타기는 쉽지 않을 텐데 말이지. 뭐, 아이루트처럼 겁쟁이가 아니라서 다행인 것 같다만."


채은은 뒤에 타라며 먼저 운전석에 앉았고, 나 역시 뒤에 앉아 헬멧을 착용했다. 그리고 이전에 탄 기억을 떠올리며 헬멧에 있는 케이블을 내 목에 연결한다.


"난 운전에 집중할 테니까, 넌 주변 시야 확보해주면 돼. 소총은 조준하기 힘드니까 가까이 붙는 적들은 그냥 기관단총 갈기고."


"알겠어요."


"그냥 반말해도 된다니까."


채은은 내 대답에 피식 웃으며 앞을 바라봤고, 다른 갱단원들도 모두 호버사이클에 탑승했다.


그리고 우리 외에 여러 부하도 함께했다. 이전에 내가 뽑은 진석과 케인도 호버사이클에 앉아 신호를 기다린다.


"그럼 행운을 빈다. 이번 전투만 끝나면 안래구의 북부 지역은 전부 우리 차지가 되는 거야."


보스가 말을 끝맺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호버사이클을 운전해 하이텔 본부로 향한다. 날은 제법 흐릿했지만, 그래도 비가 내리는 날씨는 아니었다.


"벌써 놈들도 눈치챘네. 빠르게 돌파해볼게."


호버사이클을 탄 갱단원들이 서로 맞부딪히면서 싸운다. 나도 기관단총을 들어 옆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갱단원을 향해 발포했다.


"바보야, 근거리에서나 효과 있다고! 그렇게 먼 데서 쏴 봤자 총알 낭비야."


확실히 보정을 하면서 쏘는데도 적들은 맞은 기척도 보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속도도 생각보다 빨라 마음처럼 맞추질 못 한다.


그때, 뒤에서 적들의 호버사이클 두 대가 달라붙는다. 채은이 빠르게 운전하고, 나는 제압 사격을 가했지만 놈들은 끝까지 우릴 쫓아온다.


이리저리 회전하면서 어떻게든 우위를 점하려고 애쓰는 채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놈들은 뒤에서 사격을 가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쳇! 이거 안 좋은데..."


파바바바바바바박!! 꽈아아앙!!


그 순간, 옆에서 갑자기 나타난 호버사이클의 사격과 함께 우릴 쫓아오던 호버사이클이 터지면서 저 멀리 떨어진다.


다른 한 대가 뒤늦게 도망치려고 하지만, 연이은 사격으로 펑 하며 터지고야 만다. 그리고 우릴 도와준 녀석은 다름 아닌 케인과 진석이었다.


"케인!"


"조심하시라고요, 채은 님, 영훈 님."


"그래, 고마워."


채은도 그들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다시 운전에 집중한다. 저 두 사람은 내가 뽑았는데 나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건물에 가까워지자 주변의 적들도 우릴 향해 사격하기 시작한다. 물론 채은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계속 건물로 향한다.


"됐어, 어차피 우리 최종 목적은 저 건물로 들어가는 거야. 굳이 놈들과 싸울 필요는 없어."


그리고 호버사이클에 장착된 기관총이 건물 옥상의 적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옥상에서 지상을 공격하던 갱단원들은 총에 맞아 그대로 쓰러진다.


"크하아아앗!!"


그때, 호버사이클 하나가 다가오더니, 뒤에 앉아있던 갱단원이 쇠 파이프를 들고 내 옆을 향해 세게 휘두른다.


"하하하하! 정신 못 차리겠지?!"


그리고 녀석이 다시 한번 나를 노리자, 기관단총을 꺼내 놈의 몸을 조준한다.


"잠깐, 그건 좀 비겁..."


타타타타타탕!!


운전자가 총에 맞고 저 아래로 추락한다. 호버사이클도 덩달아 힘을 잃어 떨어지기 시작했고, 쇠 파이프를 든 갱단원도 비명을 지르며 함께 추락했다.


"가끔 저렇게 멍청한 놈들도 있더라고."


"그러게요."


어느덧 건물 가까이 도착했다. 건물의 창문을 향해 기관총을 쏘면서 방어하는 녀석들을 견제한다.


그때, 적들의 총알이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간다. 동시에 호버사이클을 몇 대 맞추더니, 엔진 하나가 기어이 꺼지고 만다.


"크흐윽! 이거 위험한데..."


호버사이클은 더이상 중심을 잡지 못하며 주변을 뱅글뱅글 돌기 시작한다. 헬멧 UI에는 엔진 손상 부위가 빨갛게 빛나고 있다.


"어쩔 수 없네! 꽉 잡아!!"


"네? 으아아아아아아아!!"


채은이 소리치고는 건물을 향해 방향을 돌린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액셀을 밟아 그대로 돌진하며, 동시에 기관총을 발포한다.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고는 실눈으로 겨우 앞을 살핀다. 그러나 건물이 점점 가까워지자 더이상 눈 뜨고 볼 수 없어 질끈 감는다.


꽈지지지지직!!


"으아아아아아!! 어후욱...!"


건물 안으로 돌진하면서 내 몸은 옆으로 튕겨 나가 데굴데굴 구른다. 입 안에는 약간의 피 맛이 감돌았고, 정신을 차리며 둘러보니 온몸이 먼지로 덮였다.


"아윽... 아으아아아아... "


"미안, 이 방법밖에 없었어. 괜찮아?"


온몸이 쓰라렸지만 다행히 겉으로만 봤을 때는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았다. 아무래도 타박상만 있는 거 같은데 그래도 너무 무모한 거 아니었냐고.


"진짜... 이 수밖에 없었어요?"


"마음에 안 들겠지만 그대로 추락해서 둘 다 죽는 것보다 낫지 않아?"


아마 채은도 부분 사이보그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정말 어떻게 보면 나는 운이 진짜 좋았던 셈이다.


만약 자칫 잘못했으면 뼈가 꺾이거나, 살이 쓸려나가는 일이 발생했겠지. 그래도 다행히 헬멧과 슈트 덕분에 어느 정도 보존된 것 같지만.


"총은 챙겼지?"


채은은 분리 소총을 빠르게 조립하며 말한다.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등에 메고 있던 소총을 꺼내 들었다.


"안에 들어온 이상, 함부로 움직이는 건 금물이야. 일단 우리 갱단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버텨 보자."


마음 같아선 내부를 쓸어버리고 싶지만, 우린 주원처럼 실력이 좋거나, 검은 귀신처럼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


채은은 우리의 위치를 갱단에 알리고 창문을 살폈다. 바깥에선 여전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우리가 점점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나는 문을 조준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적들이 들이닥칠 때를 대비해야 하니까.


"근데 저번에 돌침대 보니까 엄청 딱딱해 보이던데 잠은 잘 와?"


한참 대기하고 있던 찰나, 채은이 먼저 내게 묻는다. 확실히 요즘 들어 잠은 잘 자고, 악몽도 심각하게 꾸지는 않는다.


다만 이게 타오의 약 때문인 건지, 아니면 내가 내성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지만.


"네, 잠 잘 와요."


"하, 특이하네. 그런 곳에서 자면 잠 안 올 거 같은데."


"누나는 혹시 아이루트에게 관심 있어요?"


묻고 나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원래 물으려던 질문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뭐? 파핫! 오히려 네가 아이루트와 친해 보였는데 말이지. 그리고 너 오기 전에 이미 차였으니까 걱정하지 마셔."


"아아... 괜한 걸 물은 거 같네요."


"너는 어때? 그런 걸 물은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아뇨, 그냥 서로 친해 보여서 물은 것뿐이에요."


나도 얼떨결에 물은 거라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채은은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나에게 되묻는다.


"뭐야, 나 또 차인 건가?"


그때, 노크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채은과 나는 바로 총구를 돌려 문으로 향했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봤다.


"아까 연락한 거 이쯤이라고 했는데 맞나?"


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채은은 안심하며 천천히 문으로 향한다. 그리고 문을 열자 주원과 다른 갱단원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호버사이클을 건물로 돌진시켜? 저 녀석 목이라도 꺾였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그럼 운이 나쁜 거겠죠. 일단 와줘서 고마워요, 주원. 잠깐... 주원이 이곳에 왔다는 건..."


채은이 말끝을 흐리자, 주원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그래, 건물 수복도 끝났고 잔챙이들 잡는 중이야. 그리고 하이텔의 보스 녀석도 붙잡았으니 이제 처형식만 남았지."


"그 녀석은 어디 있죠?"


"안 그래도 그곳으로 가는 길이야. 옥상에서 도망치려던 걸 정욱이 붙잡았다고 하더군."



* * *



주원의 말을 듣고 우리는 옥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제법 먹구름이 낀 하늘로 어두워진 바깥 풍경이 나타난다.


하이텔의 보스는 무릎을 꿇고 포박되어 있었다. 옆에 있는 부하들과 정욱은 하이텔의 보스를 조준한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집행자가 이렇게 늦어서야 되겠어?"


"글쎄, 나보다도 더 중요한 사람이 와야 시작하지 않겠나?"


정욱은 주원의 말을 듣고는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되물으려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정욱의 시선을 따라 모두가 뒤를 돌아본다.


보스 이안이 우릴 향해 천천히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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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네빌 – 프레토리아 (1) 23.01.13 14 0 12쪽
168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4) 23.01.12 15 0 12쪽
167 우인 – 네오 서울에서 살아남기 (7) 23.01.11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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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에밀리 – 비밀과 비밀 사이에서 23.01.04 2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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