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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2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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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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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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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 사냥개를 사냥하다 (1)

DUMMY

간단한 의뢰를 끝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다. 덜컹거리는 APC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찰나, 마침내 움직임이 멈추고 팀원들도 내리기 시작한다.


"각자 집에 잘 가고, 당분간 푹 쉬어. 아마 곧 있으면 집에 돌아갈 일도 적어질 테니까."


철헌의 말을 들은 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헤어진다. 그리고 철헌은 날 따로 불러 세우고는 주머니에서 종이를 건네준다.


"저번에 네가 요청했던 거. 잭에 대해 알고 싶은 거 맞지? 그 녀석이 주로 부리는 수족들이고, 적어둔 건 주로 다니는 위치야.

언제 어디서 나올지는 우리도 정확히 몰라. 녀석들도 만만찮은 보안 체계를 갖춰 놓아서 말이지.

어쨌든 잭이 갱단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여기 목록에 있는 둘도 무조건 따라다니다시피 할 정도니까."


"고마워."


내가 그 종이를 덥석 받으려고 하자, 철헌은 손을 떼지 않고 꽉 붙들고 있다. 그리고 내가 그와 눈을 마주치자, 철헌은 한숨을 쉬며 말을 잇는다.


"하아, 새끼. 이제 존나 바빠질 텐데 이런 쓰잘데기없는 짓이나 하려고 말이야..."


"오늘도 보니까 의뢰도 많지 않던데. 최근 들어 사정 많이 좋아진 거 아니었어?"


"너 요즘 메시지... 아니다, 원래 그런 녀석이었으니까. 아무튼 사정이야 좋아졌지, 말하자면 좀 긴데... 조만간 바빠질 거라 일부러 의뢰를 많이 안 받는 것뿐이야."


"아, 그것 때문인가."


내가 어렴풋이 떠올리자 철헌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도 최대한 도울 수 있으면 도울 테니까. 물론 내 일과 겹치면 빠지게 되겠지만."


"그으래..."


철헌은 내 말을 듣고도 영 석연치 않은 느낌으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날 떠나보내기 아쉬운지 말을 더 잇는다.


"그나저나 너 여자 생겼냐? 아니면 뭐 은퇴라도 하려고?"


"은퇴라... 고민은 하고 있지."


"뭐, 고민...? 흐으으... 그래... 너도 생각이 있겠지... 그래도 전에 누구야, 몇 개월 전에 은퇴한 병재도 예상보다 잘 살고 있는 거 같았고...

그래도 은퇴한다던 정찬이도 최근에 다시 돌아오고 그랬잖아. 우린 그만큼 전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중독된 것처럼...

아니, 이런 이야기할 때가 아니지. 어쨌든 몸조심하고 부디 죽지만 마라. 그리고 은퇴 이야기는 좀... 미뤘으면 좋겠어. 친구로서 부탁이야."


"그래, 너도 몸조심하고. 다음에 보자."


철헌과 헤어지고 조용히 내 차에 타서 운전했다. 사이드미러로 살짝 봤을 때, 그는 내가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솔직히 은퇴에 대해 크게 생각은 안 했다. 하지만 저렇게 물어대니 나도 모르게 말이 금방 나온 거지.


하지만 말 나온 김에 생각해보자면 크게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돈이 그렇게 적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정도면 오히려 서아를 지킬 정도는 되지 않나 싶었으니까.


문득 내가 돈을 얼마나 모았는지 생각해본다. 생각만으로는 쉽게 정산이 되질 않는다.


지금까지 일에 미친 듯이 치였고, 돈은 쓸 줄도 몰라 그저 통장에 꾸역꾸역 모으기만 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이 일어났을 때도 그저 돈만 교환하고 가치는 신경도 안 썼으니까.


"어이쿠."

"야 이 새끼야, 운전 똑바로 안 해?!"


무심코 핸들을 늦게 돌리자 뒤늦게 쫓아오던 차가 빵빵거리며 소리친다. 나는 그에게 가볍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차는 빠르게 움직여 먼저 떠난다.


다시 운전에 집중하며 목적지로 향한다. 어느덧 익숙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고, 인근 주차장을 돌며 차를 멈춰 세웠다.


주변 차들과 비교하면 유독 내 차만 눈에 띄는 것 같다. 사실 서아가 이런 것까지 신경 쓰며 차를 고른 건 아닐 테니까 이해는 한다.


조용히 계단을 올라 집 앞까지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날 맞이한다.


"왔어?"

"응."


짧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나는 다시 옆방으로 들어가 준비한다. 각종 무기를 여럿 챙겨 더플백에 가지런히 정리하며 넣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좀 늦을 거야. 혹시 무슨 일 일어나면 바로 연락하고."


무기를 정리하느라 확인은 못 했지만 서아는 고개를 끄덕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퍼를 잠그고 어깨에 들쳐메고 뒤돌아본 순간이었다.


서아는 문 앞에 서서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기다린다. 나는 뭘 하려는 건지 몰라 그저 가만히 있었고, 그녀는 마지못해 무언가를 주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가 손을 내밀자 무언가를 쥐여준다. 목에 걸 수 있는 작은 로켓이었다.


"이건..."


"부적. 내가 지니고 있던 거야."


서아도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 눈치를 챈 모양이다. 내 손에 쥐어진 로켓을 다시 서아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네가 갖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내가 없는 동안 지켜준다고 생각하고."


"내 건 이미 있어."


서아는 옅은 미소를 짓고는 다른 로켓 하나를 보여준다. 그 로켓은 내 손에 든 것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그래, 그러면..."


서아의 로켓을 군말 없이 받고 조심스레 목에 걸었다. 서아는 내가 쉽게 끼우지 못하자, 직접 손을 내밀어 내 목에 걸어준다.


그러다 보니 서아와 가까이 붙게 된다. 지금까지 들리지 않았던 서아의 작은 숨소리가 들려왔고, 그 숨결의 따스함이 내 얼굴을 감싼다.


"됐어. 잃어버리지 말고 돌아와."


"걱정하지 마, 안 잃어버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서아는 여전히 걱정스럽다는 눈치를 보인다. 서로 그 자리에 멀뚱히 서 있는 동안, 결국 내가 먼저 움직이며 말했다.


"그럼 먼저 갈게."


여기에 더 있다간 떠나기 싫은 느낌이 들 것만 같았다. 서아는 마지막으로 내 등을 붙잡으려고 했던 것 같지만, 결국 이를 놓치고 날 떠나보낸다.



* * *



아파트에서 멀어지고 잠시 차를 세웠다. 지금까지 난 의뢰를 받거나 명령에 따라 일을 처리했고, 그것이 나의 일상이자 삶 그 자체였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나 혼자 일을 꾸미고, 오직 날 위해서 행동에 옮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아의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정작 미친 사냥개를 죽이고, 더 나아가 프로드로무스를 처리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안전해진다는 보장도 없다.


솔직히 마음 같아선 그냥 다시 돌아가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이대로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서아랑 같이 누워서 TV를 보거나, 함께 식사하는, 그런 일상적인 경험도 상상해보곤 한다.


그리고 서아도 이를 바라는 듯한 눈치였고, 나라고 해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죄책감도 함께 밀려온다.


단순히 내 안위를, 행복을 위해서 서아를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아서. 이내 마음을 다잡고 정신을 차리며 앞을 바라본다.


지금 하는 일은 그런 일상을 위해서 준비하는 거잖아. 여기서 더이상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제 철헌이 준 종이를 펼쳐 내용을 살폈다.


일단 두 녀석의 이름은 아달라 이보네, 그리고 김시후. 한 명은 아랍과 유럽 혼혈 여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한국인이다.


철헌이 내게 종이 3장을 줬는데 1장은 간략한 정보, 다른 2장은 그들의 사진이었다. 얼굴 생김새는 미친 사냥개의 수족이라고 불리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범했다.


오늘은 시후라는 녀석의 행적을 찾을 생각이다. 누가 유목민처럼 정착하지 않는 '미친 사냥개'의 부하 아니랄까 봐, 최근 들른 곳도 가지각색이다.


그럼 가까운 곳부터 가볼까. 핸들을 잡고 액셀을 밟으며, 시후가 모습을 드러낸 적 있다는 상점으로 향해본다.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건 금방이었다. 인근 길가에 차를 세워 내린 후, 잠시 주위를 살폈다.


번화가 바깥에 있는 상점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돌아다닐 만한 곳은 아니었다. 그만큼 행적을 감추기에 충분하다는 의미겠지만.


상점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즐비해 있다. 보아하니 이곳은 생활용품을 파는 곳인 모양이다.


"어서 오세요."


손님도 그리 많지 않았고,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날 보고는 가볍게 인사한다. 주변 카메라 위치를 파악하며 천천히 주인에게 다가갔다.


"사람 한 명을 찾고 있는데."


"둘러봐. 자네 같은 군바리 말고 올 사람은 많다고."


아무래도 쉽게 말을 놓을 것 같진 않다.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봐야지.


"에클리시아 PMC 알지? 그곳에서 의뢰를 받아서 말이야. NSPD가 쫓는 위험인물에 대해 알아야 하기도 하고."


"영장은 있어?"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주인은 생명의 위협을 살짝이나마 느꼈는지 피식 웃으며 말을 잇는다.


"농담이야. 나도 협조하고 싶다고. 그래서 뭘 도와주면 되나?"


"혹시 시후라는 사람 아나?"


"당신 이름이 뭐요?"


"도미닉."


"일주일 뒤면 잊을 이름인데. 알겠나? 내가 무슨 보는 사람마다 이름을 묻는 것도 아니고."


주인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한다. 쉽게 말해 이름으로 묻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나도 그저 임무 때문에 온 것뿐이니까. 그나마 정보라면... 혹시 '미친 사냥개'를 아나?"


"미친 사냥개가 이름이야? 흠,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용병끼리 불리는 별명을 일반인이 알 리가 없지. 벌써 처음부터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주인은 내게 조용히 묻는다.


"혹시 얼굴 아는 건 없나? 적어도 이름이 아니라 얼굴이 더 확실할 거 같은데."


그래, 그게 있었지. 품속에서 시후의 얼굴이 그려진 종이를 꺼내 주인에게 보여줬다. 주인은 이를 가만히 보더니 이내 패드를 꺼내 들며 말한다.


"흠, 자주 온 적은 없지만 정말 간간이 본 기억은 있어. 최근에 온 것만 해도 벌써 2개월 전인 거 같은데... 어디 보자... 아, 여기네."


주인은 패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카메라 기록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내며 내게 보여준다.


시후의 얼굴이 찍힌 영상이 분명하다. 그는 그저 껌 같은 단순한 먹거리를 계산하고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정말 가끔 오는 친구인데 말주변도 없고. 근데 자네도 보면 알다시피 이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잖아. 그래서 어렴풋이 떠오르더라고."


"고마워. 잠깐만..."


품속에서 작은 봉 모양의 기기를 꺼내 이리저리 만졌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질 않자 이를 보고 있던 주인이 한숨을 쉬며 기기를 빼앗았다.


"아잇, 이 사람아. 이건 그렇게 조작하는 게 아니지. 여기 다이얼을 돌리는 게 원하는 시간, 그리고 여기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거잖아."


주인은 내게 사용법을 친절히 설명해줬다. 내가 워낙 기계치라 이전에도 철헌에게 설명을 들었는데도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야, 이거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을 정도인데... 근데 누구의 기억을 지우려고?"


"당신."


파짓!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이를 본 주인은 눈을 크게 뜨며 아무런 행동도 못 한다. 그사이 나는 아까 봐뒀던 카메라마다 바라보며, 기기의 버튼을 눌러 섬광을 터뜨렸다.


직접 기억을 제거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억제거기. 하지만 위험성이나 악용되는 문제가 워낙 커서 폐기 처분되었고, 지금은 암시장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최소 반전자화한 사람들까지만 해당한다. 나 같은 자연이 이걸 들여다보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처럼 보일 뿐, 별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철헌은 대체 이런 물건을 어디서 구해왔는지 몰라. 마지막 카메라까지 처리하고 마지막으로 주인을 쳐다봤다.


주인은 여전히 가만히 서서 아무런 행동도 안 했다. 아마 조만간 저것도 풀려서 그저 가게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물론 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지금처럼 사람이 적은 곳에서나 가능하지, 많은 곳에서 함부로 썼다간 큰일이 날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주인을 뒤로 한 채, 조용히 가게에서 나온다. 그리고 차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주인이 움직임을 보이자, 비로소 안심하고 그곳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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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영훈 – 길공교 (2) NEW 2시간 전 3 0 13쪽
142 영훈 – 길공교 (1) 22.12.08 11 2 12쪽
141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2) 22.12.07 13 1 13쪽
140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1) 22.12.06 14 0 13쪽
139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3) 22.12.05 8 0 12쪽
138 영훈 – 배신자 (3) 22.12.02 12 0 13쪽
137 영훈 – 배신자 (2) 22.12.01 17 0 13쪽
136 영훈 – 배신자 (1) 22.11.30 12 0 12쪽
135 에밀리 – 꿈에 갇힌 사람들 22.11.29 9 1 13쪽
134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2) 22.11.28 9 0 12쪽
133 청문회 – 2081. 08. 10 22.11.28 10 0 8쪽
132 영훈 – 핵가족 (2) 22.11.25 11 0 13쪽
131 영훈 – 핵가족 (1) 22.11.24 10 0 12쪽
130 영훈 – 형제애 (4) 22.11.23 11 0 13쪽
129 영훈 – 형제애 (3) 22.11.22 11 0 13쪽
128 에밀리 – 불행의 끝 22.11.21 10 0 13쪽
127 에밀리 – 불행의 연속 (3) 22.11.18 12 0 12쪽
126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2) 22.11.17 10 0 12쪽
125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1) 22.11.16 15 0 13쪽
124 영훈 – 형제애 (2) 22.11.15 16 0 12쪽
123 영훈 – 형제애 (1) 22.11.14 11 0 13쪽
122 도미닉 – 부활 22.11.11 12 0 14쪽
121 에밀리 – 불행의 연속 (2) 22.11.10 14 0 12쪽
120 에밀리 – 불행의 연속 (1) 22.11.09 12 0 13쪽
119 영훈 – 붕괴 (4) 22.11.08 12 1 12쪽
118 영훈 – 붕괴 (3) 22.11.07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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