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WGC

표지

독점 사이버펑크 코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새글

연재 주기
WGC
작품등록일 :
2022.05.29 00:58
최근연재일 :
2022.12.09 21:35
연재수 :
143 회
조회수 :
5,346
추천수 :
106
글자수 :
801,233

작성
22.09.14 21:35
조회
19
추천
0
글자
12쪽

도미닉 – 미친 사냥개 (2)

DUMMY

근처 VR방으로 들어가 자연 전용 포드가 있는지 살핀다. 전자화 전용 포드의 빈자리는 얼마 없는 것에 비해, 자연 전용 포드는 모두 빈자리였다.


요금을 넣고 VR 포드 안으로 들어간다. 이런 기계는 워낙 만져본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다가 VR방은 쓸데없이 어둡다. 이런 곳에서 범법 행위를 저질러도 모를 정도로 어두워서 이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일단 VR 장갑을 먼저 착용하고 고글을 착용하듯이 기기를 머리에 써본다. 뭔가 꽉 끼는 느낌이지만, 일단 좀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이러면 칩을 착용할 수 없잖아. 두리번거리며 칩을 넣을 곳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앞이 깜깜해서 전혀 보이질 않는다.


다시 기기를 벗고 포드를 둘러본다. 포드 문은 열려 있었고, VR 전원도 제대로 켜지지 않는다.


"돌겠네..."


"저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알바 한 명이 기어이 다가와 묻는다. 나는 그와 VR 포드를 번갈아 보고, 지금 일을 자초지종 설명했다.


"내가 칩을 좀 확인하려고 하거든. 그런데 전원이 안 켜지네."


"VR방은 처음이신지요."


"아니, 몇 번 와봤어."


알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포드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기기에 대해 하나씩 설명하기 시작한다.


"일단 장갑은 잘 착용하신 거 같고... VR 전원은 여기 헬멧 보시면... 여기 아래. 아래 누르는 거 보이시죠? 이거 누르면 돼요.

그리고 완전히 켜기 전에 여기 포드 문 닫아야 해요. 안 그러면 VR 안 켜져요. 혹시 더 궁금한 거 있나요?"


"고마워."


알바는 자리를 떠났고, 올라가 있는 VR 포드 문을 당겨 꽉 닫는다. 그러자 포드 안에 있던 조명이 켜지면서 내부가 밝게 보인다.


일단 알바가 설명해준 대로 VR 전원을 켜본다. 그리고 다시 기기를 착용하자 아까와 달리 화면이 나타난다.


「섬광 VR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요금: 1만 원, 남은 시간: 59분 42초」


UI가 공중에 떠 있었고, 나는 이미 거대한 로비에 도착해있었다. 오른손을 들어 보이자, 화면에서는 왼손이 붕 떠 오른다.


이런. 장갑을 잘못 착용한 모양이다.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장갑을 벗고, 다시 반대로 착용하자 내 손이 정상적으로 움직인다.


"후우... 꼭 사이보그가 된 느낌이네."


VR방은 자주 들락거리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서아도 예전에 VR방을 사용한 적 있다고 했는데 나와 비슷하게 했으려나.


그나저나 칩은 어디에 넣어야 하는 거지. 칩을 넣을 곳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렸지만, 그런 곳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돌겠네. 로비에는 몇몇 사람들이 이미 북적거리고 있어 뭔가 정신없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 로비의 사람들의 생김새는 가지각색이었다.


엄청 예쁘게 꾸민 여성도 있는가 하면,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며 돌아다니는 사람까지 있었다. 실제로는 저렇게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아저씨, 거기서 뭐 해?"


웬 꼬마 모습을 한 남자가 걸걸한 목소리를 내뱉으며 묻는다. 순간 인지 부조화가 느껴져 내가 그를 빤히 쳐다보자, 남자는 살짝 당황한다.


"아차차, 목소리 안 바꿨다. 기다려, 크흠, 크흠흠! 아, 아. 어때, 지금은?"


이제야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는 모양이다. 물론 아까 들은 목소리가 진짜 목소리겠지.


"훨씬 낫네."


"히힛, 다행이네. 어쨌든 여기 서성여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너야말로 왜 나한테 신경 쓰는 거지?"


"그야... 아저씨 움직임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엄청 이상하거든. 잠까안... 설마..."


남자는 내 주위를 돌면서 이리저리 살피더니 이내 환하게 웃으며 소리친다.


"아저씨... 설마 잇몸말랑이야? 으핫핫! 어쩐지 몸 움직이는 게 엄청 뻣뻣혀."


"그래, 자연이다. 어쨌든 이제 다 봤으면 저리 가줄래?"


"기분 나빴다면 미안. 혹시 도와줄 거 있을까? 아, 먼저 내 소개를 해야겠지. 내 이름은 럭키. 혹시 아저씨, 초자연넷심령협회라고 들어봤어?"


"아니, 넷과 관련된 건 전혀 모르거든. 나도 칩 좀 읽으려고 여기에 들른 것뿐이야. 그런데 칩을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어."


"VR 기기 착용하고 있지? 혹시 모델명 알아? 모델마다 칩 끼는 방식이 달라서."


나는 고개를 저었고, 럭키는 웃으면서 갑자기 하얀 화면을 크게 띄운다. 그리고 그 화면에는 수많은 VR 기기들이 나타난다.


"보나 마나 자연 전용이겠지? 일단 필터링은 해놨고... 여기서 아저씨가 착용한 게 뭐야? 이거? 이거?"


"이거."


럭키는 VR 기기를 하나씩 소개해줬지만, 맞는 게 하나도 없자 결국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선택한 VR 기기가 크게 확대되면서 내 앞에 나타난다.


"요즘 VR방에서도 안 쓸 거 같은 오래된 기기를 쓰네. 요즘 최신 설비 갖춘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데를 간 거야?"


"됐고, 칩 끼는 곳이나 알려줘."


"어디 보자... 여기 있네. 목 뒤에 툭 튀어나온 곳에 조그마한 구멍이 있는데 거기에 칩을 넣으면 될 거야."


럭키는 눈앞에 있는 VR 기기 모형을 만지작거리더니 칩을 넣는 곳을 금방 찾아낸다. 그의 말이 끝나자 내 VR 기기 뒤를 더듬더듬 만져봤다.


정말 저 위치에 칩이 들어갈 공간이 느껴진다. 주머니에서 민호에게 받은 칩을 꺼내 곧장 집어넣었다.


그러자 폴더가 나오면서 내용물도 나타난다. 물론 미친 사냥개의 정보만 원했으므로, 파일도 많지 않았다.


시선이 느껴져 조용히 옆을 쳐다봤다. 럭키는 가만히 내가 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고, 나는 창을 닫으면서 그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 안 가냐."


"지금 자유시간이라 할 거 없는데 나랑 좀 놀아주면 안 돼? 칩 넣는 것도 알려줬잖아."


"아니, 애초에 그건 네가 직접 도와준 거잖아. 난 여기 알바한테 물어도 상관없었던 거라고."


분명 다 큰 어른일 텐데,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날 쳐다보니 괜한 죄책감이 드는 것만 같다. 심지어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저 눈빛이 빛나면서 울먹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에휴, 됐다. 그래서 뭐 어떻게 놀아달라는 거냐."

"아저씨, 글 좀 구경하고 싶은데."


"무슨 글?"

"아저씨 커뮤니티에 글 안 써?"


"그런 거 전혀 모르는데."


내 말을 들은 럭키는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자신이 애용하는 커뮤니티를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넷에 접속하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서 저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다.


"정말 글 안 써? 막 뻘글 그런 것도 써서 반응 보거나 일기 같은 거 쓰거나 안 그래?"


"안 쓴다니까."


럭키는 커뮤니티 화면을 띄우면서 자신이 쓴 글 목록을 보여준다. 그러자 목록에는 럭키가 쓴 글 제목들이 주르륵 나열된다.


「- 오늘 놀라운 거 발견해써여!

- 이자님 근황 아는 사람 있나여?

- 이자님 근황 (1) ㅠㅠㅠㅠㅠㅠ

- 아 ㄹㅇ 이거 맞냐구여ㅋㅋㅋ 오늘도 허탕친거 같네여ㅋㅋㅋㅋㅋㅋ

- 퍼렁이와 함께하는 넷전설 탐방 일기 (34)

- 이자님 근황 (2) ㅠㅜ

- 거리 돌아다니는 잇몸말랑이들 다 뒤졌으면 좋겠네여 진짜루」


글 수만 해도 몇천 개 가까이 되는 것만 같다. 럭키는 목록을 죽 살피더니 마지막 제목을 보고는 곧장 가리면서 부끄러운 듯 말한다.


"아, 마지막은 보지 말아줄래... 아저씨를 겨냥하고 쓴 건 아니니까..."


"딱히 관심 없어.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하는 거지. 그나저나 말투가 전혀 다른데 네가 쓴 거 맞아?"


"설마 넷에서 글 쓰는 거랑 직접 대화하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지금 내 모습도 컨셉이야, 컨셉."


럭키는 자신의 어린 모습을 가리키며 말한다. 그래, 아까 저 모습에 속아서 괜히 시간 낭비하는 게 아까울 정도다.


"그나저나 아저씨 이름은 뭐야?"

"도미닉."


"설마 본명은 아니지?"

"본명인데."


"넷에서 본명 쓰지 마! 얼마나 위험한데. 보안은 철저해야 한단 말이야. 당장 나도 럭키가 진짜 이름 아니라고."


어차피 내 정보가 도용되어도 크게 상관없을 텐데. 무엇보다 도용된다고 하면 PMC에서 강경하게 대처할 테고.


"우리 사람들도 대부분 가명을 써. 우리 일원 중에 이자 씨라는 사람 있는데, 실제 이름은 췌장이라고."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은 느낌은 뭐지. 이자가 본명이고 췌장이 가명이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근데 본명을 알려주는 이유가 뭐야. 아까는 본명 쓰면 안 된다면서."


"사정이 좀 있거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핫했던 넷의 원혼이라고 들어봤어?"


고개를 젓는다. 분명 나는 아까부터 넷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 같은데, 럭키는 이걸 왜 모르냐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엄청 유명한 넷 전설인데 이걸 몰라? 인생 헛살았네, 헛살았어. 아무튼 넷의 원혼이라고 기이한 데이터가 있었거든.

이자 씨가 이 데이터를 좇아서 우리한테 보고할 예정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이자 씨가 그 데이터와 마주친 순간... 식물인간이 돼서 돌아왔어."


"뭐, 해킹이라도 당해서 공격받은 건가?"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뇌가 완전히 망가졌어. 이상한 건 방화벽을 무려 4차까지 설정했는데, 정작 방화벽은 아무런 손상도 없었다고.

예전에 비싸게 구비해둔 거라고 우리한테 자랑도 했던 거란 말이야. 설령 이걸 뚫는 해커가 있다고 해도 방화벽에 흔적이 남기 마련인데..."


"그렇겠네. 애초에 1차가 뚫리는 순간, 이를 확인하고 넷에서 바로 나가거나 그럴 테니까."


럭키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자신의 글 중 하나를 터치하고는 내 앞에 크게 띄워준다.


「이자님 근황 (1) ㅠㅠㅠㅠㅠㅠ


와씨, 이자님과 친구인 롱뇽도님과 같이 집에 갔는데 완전 날리였음여;; 넷은 바이러스 걸린 것처럼 고장나있는데, 방화벽은 그대로였어여. 근데 진짜 소문대로 정신 나가게 하는거 같아여ㄷㄷㄷ


그리고 넷에서 마지막 기록 따라서 방에 들어갔는데 아바타가 그대로 남아있더라고여. 근데 여기 사진 보다시피 눈코입 다 사라짐ㄷㄷㄷㄷㄷ 참고로 이거 합성 아님여.


└ 씨발 혐짤주의좀 ㅡㅡ

└ 진짜 뒤진거임? 미쳤네;;

└ 살아있긴 한데 솔까 뒤진거나 다름없음요... 일단 병원에 보냈는데 어케될지 모르겠음」


사진을 보니 정말 눈코입 없이 허연 얼굴형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실제 췌장의 모습은 눈을 뒤집어 깐 채로 숨만 내쉬는 모양새였다.


"결국 병원에 보냈는데 병원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더라. 바이러스도 아니고, 방화벽도 뚫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침투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확실히 지인이 갑자기 저런 꼴을 당한 걸 보게 되면 힘들겠지. 럭키는 그때 일을 회상하듯 잠시 생각에 잠기고는, 이내 나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짓는다.


"오늘 놀아줘서 고마웠어. 솔직히 이런 이야기 커뮤니티에 써도 우리 회원들만 보거나, 다들 관심 없어 하거든. 진지하게 들어주니까 기분 좋더라."


"그래, 나도 즐거웠어."


럭키는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뒤로 물러난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내게 마지막으로 조언해준다.


"그 칩에서 보려는 내용 여기서 보지 말고 개인룸 파서 확인해. 아까 대충 보니까 중요한 거 보려는 거 같던데."


흠, 하긴 이런 곳에서 보기에는 너무 개방적인 것 같다. 나는 럭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방 생성기에 들어가 럭키가 말한 대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개인방 하나를 만든다. 그럼 이제 이 안에 들어가서 내용물을 확인해보면 되려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이버펑크 코리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 용어 모음집 (Ver. 0.76) 22.09.23 91 0 -
공지 네오 서울 지도 및 정보 (Ver 0.9) 22.07.16 215 0 -
공지 주요 등장인물 일러스트 [일러스트 추가] 22.06.09 284 0 -
공지 평일 연재, 오후 9시 35분 22.05.29 63 0 -
143 영훈 – 길공교 (2) NEW 4시간 전 5 0 13쪽
142 영훈 – 길공교 (1) 22.12.08 11 2 12쪽
141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2) 22.12.07 13 1 13쪽
140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1) 22.12.06 14 0 13쪽
139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3) 22.12.05 8 0 12쪽
138 영훈 – 배신자 (3) 22.12.02 12 0 13쪽
137 영훈 – 배신자 (2) 22.12.01 17 0 13쪽
136 영훈 – 배신자 (1) 22.11.30 12 0 12쪽
135 에밀리 – 꿈에 갇힌 사람들 22.11.29 9 1 13쪽
134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2) 22.11.28 9 0 12쪽
133 청문회 – 2081. 08. 10 22.11.28 10 0 8쪽
132 영훈 – 핵가족 (2) 22.11.25 11 0 13쪽
131 영훈 – 핵가족 (1) 22.11.24 10 0 12쪽
130 영훈 – 형제애 (4) 22.11.23 11 0 13쪽
129 영훈 – 형제애 (3) 22.11.22 11 0 13쪽
128 에밀리 – 불행의 끝 22.11.21 10 0 13쪽
127 에밀리 – 불행의 연속 (3) 22.11.18 12 0 12쪽
126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2) 22.11.17 10 0 12쪽
125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1) 22.11.16 15 0 13쪽
124 영훈 – 형제애 (2) 22.11.15 16 0 12쪽
123 영훈 – 형제애 (1) 22.11.14 11 0 13쪽
122 도미닉 – 부활 22.11.11 12 0 14쪽
121 에밀리 – 불행의 연속 (2) 22.11.10 14 0 12쪽
120 에밀리 – 불행의 연속 (1) 22.11.09 12 0 13쪽
119 영훈 – 붕괴 (4) 22.11.08 12 1 12쪽
118 영훈 – 붕괴 (3) 22.11.07 12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