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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2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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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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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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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도미닉 – 때 이른 습격 (2)

DUMMY

"철수."


"왜."


"여자들에 대해 좀 아냐."


"진짜 지랄을 해라."


소파에 앉아 잠시 몸을 기대는 사이, 철수에게 물었지만 그는 귀찮다는 듯 건성으로 답한다. 그렇게 침묵을 유지하는 가운데, 철수가 커피잔을 들고 오더니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우리 도미닉께선 여자의 뭘 알고 싶은 거지?"


"그냥, 내가 관심을 주지 않는데 상대는 내게 관심이 있을 수가 있나 해서."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네가 관심을 안 주면 상대방도 관심이 없을 거 같아? 반대로 네가 관심 있는 여자가 있으면 상대도 널 좋아하고 막 그런... 잠깐, 설마 서아 이야기 아니야?"


입을 굳게 다문다. 그러나 철수는 내 반응을 보고는 바로 알아차렸다는 듯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을 이었다.


"씨이발, 진짜 맞나 보네. 왜, 서아가 너한테 관심이라도 있는 거 같디?"


"하아아... 모르겠어. 그냥 단순한 호의 같기도 한데 솔직히 내가 관심을 안 주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


나도 그 정도도 모르는 바보는 아니다. 다만 애써 외면하는 거였지.


하지만 최근 들어 뭔가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을 여럿 받았다. 단순히 같이 밥을 먹고 자는 것 말고도, 그녀가 보이는 태도를 보면 말이다.


어쩌면 나도 그저 지금 상황을 즐기는 걸 수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난 정말 나쁜 새끼였네.


"뭐, 어떤 게 있었는데?"


"뭐가."


"단순한 호의로 보기 힘든 행동들이 있다며. 예를 들어줘야 나도 판단해주지 않겠어?"


"흐음... 그냥 같이 밥을 먹기 위해 차려놓거나 이따금 안부 전화도 하고. 옆에서 같이 잠들기도 하고. 이상하게 듣진 말고 그냥 말 그대로 잠만 잔 거야."


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최대한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더 정신 나갔다고 느꼈는지 점점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한다.


"에라이, 멍청한 새끼! 3개월 내내 함께 있었는데 정 하나 없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 너도 은근 모르나 본데 네 얼굴 그렇게 꿀리지 않는다?"


"어쨌든 나도 계속 크게 신경 안 써주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지."


"너 여자 없었나?"


"없었지."


"정말?"


잠시 생각에 잠긴다. 물론 철수는 대체 고민할 게 뭐가 있냐며 핀잔을 주지만,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여자라고는 거의 없었으니까.


"그래, 없었어. 적어도 내가 연심을 품거나 그런 여자는 없었어."


"상대는 있었겠지, 멍청아! 계속 호감을 표하는데 네가 그냥 거부한 거고. 으휴, 진짜 답답해서 못 참겠네. 그럼 반대로 묻자. 넌 서아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냐?"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고등학생은 어리다고."


"고딩이면 어때서?"


"뭐?"


"어차피 17살 고등학생 들어갈 시기면 성인이잖아. 중학생까지가 미성년자라고. 너 설마 그런 것도 모르고 있었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애초에 그런 쪽으로는 관심이 없었으니까.


"네가 정말 마음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내치지 그러냐. 애초에 임시 보호가 명목이었잖아. 솔직히 오래 데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벌써 3개월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녀가 안전하다고 보장은 못 하겠다. 물론 그녀를 뒤쫓는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왜, 이제 내치기에는 아깝다 이거야?"


"그렇다기보다는..."


"어이, 그게 훨씬 나쁜 거라고. 녀석은 계속 그런 식으로 확인하려고 들 거다. 물론 네 말대로 서로 아무런 감정 없이 널 위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걸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순전히 네 시점에서 그런 거잖냐. 너는 그저 그 녀석을 보호해주고 있다는 명목이고, 녀석도 그것 때문에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거고."


저 녀석의 논리대로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나는 그저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그녀를 붙잡고 있다.


그리고 그녀도 이에 대해 호의적으로 베푸는 거지. 그냥 집안일 같이 내가 잘 하지 않는 것들을 대신 해주며, 내게 보호받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쩔 건데? 만약 서아는 너에게 정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챙겨주려는 건데 넌 멍청한 그 대가리로 계속 피하는 거라고.

그러다가 진짜 서아가 떠나버린다면 그땐 더이상 돌이킬 수도 없게 된다? 너도 그런 걸 바라고 있는 거냐?"


절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철수가 말한 대로 그녀는 언제든지 날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내가 서아에게 일관된 태도만을 보인다면 더욱 그러겠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솔직히 모르겠어... 난 그저 지금처럼 서아가 있는 게 좋거든. 그리고 너에게 이런 말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잿빛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지?"


철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전에도 이 녀석과 상담을 여럿 나눠봤지만, 몸에 겉으로 드러나는 이상은 없었다.


"그 잿빛 사이에서 유일하게 혼자서 빛을 내더라고... 그렇기 때문에 난 서아를 놓지 못하는 걸 수도 있어..."


"우리는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등신 새끼야. 아니, 존나 오글거리네. 그냥 호감이라고 하자고."


"사랑이랑 호감이랑 무슨 차이인..."


"이 빌어 처먹을 곰탱이 새끼야아아악!!"



* * *



결국 철수에게 엄청나게 혼났다. 살면서 그렇게 화를 많이 낸 건 처음 봤을 정도였으니까.


침대에 서아와 함께 누워서 아까 있었던 일을 잠시나마 떠올렸었다. 때마침 잠을 청하려던 서아와 눈을 마주쳤고, 그녀는 내게 조용히 묻는다.


"아저씨, 안 추워?"


"여름인데 뭐가 추워."


솔직히 침대 위에서 자는 것도 여간 더울 지경이다. 에어컨이라도 틀어놔서 다행이었지, 안 그랬으면 그냥 바닥에서 잤으리라.


하는 수 없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좀 더 사이를 좁힌다. 학생에게 눈독 들일 생각은 전혀 없지만, 둘밖에 없는 분위기라 왠지 모르게 묘하다.


서아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조용히 눈을 감아 다시 잠을 청한다. 나 역시 눈을 감기 전, 네오 서울의 야경이 보이는 창문을 잠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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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과 흑색으로 가득 찬 잿빛 도시. 그리고 그 창문에 점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그저 구름이 지나가는 건가 싶어 가만히 창문을 응시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검은 몸뚱이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쨍그랑!!


침대 옆 창문이 깨지며 파편이 이리저리 튀어 나간다. 서아를 꽉 끌어안으며 보호하는 사이,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춤으로 손을 내민다.


검은 형체는 창문을 뚫고 나와 침대를 넘어 바닥을 구른다. 그리고 고개를 들며 내 쪽을 살폈을 때.


타앙─!


상대의 머리가 그대로 터져 윗부분이 날아간 상태로 뒤로 나자빠진다. 쓰러져 있는 시체에 눈을 떼지 않으며 서아에게 소리쳤다.


"옷 챙기고 준비해, 어서!"


복장을 보면 NSPD는 절대로 아니다. 그렇다고 나와 악연이 있는 갱단도 아닌 것 같은데.


이윽고 옆에서도 창문이 깨지면서 다른 적들도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곳을 향해 리볼버를 사격했지만, 이번에는 재빠르게 침대 뒤로 엄폐하며 총알을 피한다.


서아는 빠르게 전화기나 챙길 것들을 담기 시작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먼저 몸을 숨긴다.


그리고 천장에서도 소리가 들려오더니 침대 위에서 가루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집안이라 엄폐할 만한 곳도 마땅치가 않다.


마침내 엄폐하던 적이 날 공격하려고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어차피 좁은 집안이라 쉽게 겨냥할 수 있었다.


타앙─!


적은 쓰러지면서 천장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위에서 약간의 비명이 들려온다. 그리고 그대로 뒤로 넘어진다.


나 역시 화장실 쪽으로 도망치는 사이, 침대 위의 천장이 풀썩 주저앉으며 길게 이어진 봉도 함께 내려온다.


그리고 적들이 뚫린 천장과 연결된 봉을 잡고 내려와 잽싸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짐을 모두 챙긴 서아를 붙들고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타앙─! 타앙─!


문을 나서면서도 적들을 향해 사격했다. 그리고 서아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하면서도 주위를 빠르게 살핀다.


자동차에 타는 사이에도 적의 공격이 끊이질 않는다. 운전석에 타면서 곧바로 조수석의 보관함을 열어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창문을 열면서 집 쪽을 향해 사격했다. 적들은 총격을 피해 아직 빠져나오지 않는 상태였고, 그 사이 액셀을 밟아 빠르게 아파트에서 벗어난다.


"젠장, 이래서 좁아터진 곳은 싫다고 했는데. 서아, 전화기."


서아는 뒷좌석에서 비닐을 뒤적이더니 이내 전화기를 내게 전달한다. 서아가 건네준 전화기를 받아 곧장 철헌에게 연락한다.


'뭐야, 이런 새벽에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습격당했어, 새로운 아파트 주소 알려줘."


'뭐어? 상대는 누군데.'


"몰라, 처음 보는 복장이었어. 거의 중무장을 할 정도인 갱단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이윽고 뒤에서 밴 두어 대가 차를 쫓아오기 시작한다. 급하게 집을 나온 터라 무기도 마땅치 않은데.


"일단 콜에게 연락해서 지금 누가 습격 중인지 파악하라고 해."


'우린 항상 모니터링한다고. 특히 네 아파트는 철저하게 보안에 신경 쓰고 있고. 쉽게 말해서 습격당할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공격받고 있다고!"


타앙─! 타앙─!


장전을 마치고 옆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밴을 향해 곧바로 총을 쐈다. 방탄이라도 되어 있는 건지 내 강력한 리볼버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까 머리 터진 걸 잠깐 살폈을 때, 확실한 건 저 녀석들은 사이보그는커녕 반전자화조차 하지 않은 녀석들이었다.


'짐작 가는 놈들이라도 있냐?'


"글쎄, 그나마 메가톤 놈들 아닐까 싶은데. 그나마 우리 아파트랑 가까이 있는 녀석들 아냐?"


'그놈들은 자기 구역 챙기기도 바쁘다고. 그리고 거기 늙은이들은 우리 보안을 뚫을 정도로 대단한 해커도 없을 거야.'


그렇다고 이전에 부딪힌 모티스 갱단이라고 하기에는 무장이 너무나도 뛰어났고, 메가톤이라고 하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


쉽게 말해 마치 어떤 목적을 위해서 그런 갱단원들로 꾸린 느낌이 다분했다.


"그렇다면 목적은 서아...!"


사이보그나 전자화를 하면 서아에게 무력화될 수 있을 테니 충분히 설득력 있다. 더군다나 놈들의 장비도 구식이었으니까.


꽈─앙!


뒤에서 밴이 세게 차를 들이밀어 버린다. 자동차는 충격으로 앞으로 세게 밀려 나갔고, 덩달아 서아도 충격으로 몸이 앞으로 살짝 쏠렸다.


이윽고 총성이 울려 퍼지더니 뒷좌석의 창문이 깨져나갔다. 서아에게 엎드리라고 소리치고 총을 겨냥했지만, 조준하기가 마땅치가 않다.


"크흐으윽... 서아, 미안한데..."


"알아."


서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밴 하나가 그대로 옆으로 달려가 차단벽에 들이박는다. 이를 본 다른 밴도 잠시 거리를 벌리며 멀어지기 시작한다.


"일단 벗어난 거 같네... 후우, 철헌. 아직 듣고 있어?"


'그래.'


"다음 거처 좀 마련해 줘. 일단 미행 따라붙었는지만 확인하고 별일 없으면 근방의 모텔에서 쉴 테니까."


'알았어. 몸조심해.'


전화를 끊고 다시 한번 뒤를 돌아봤다. 다행히도 차량은 더이상 우릴 쫓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볼 수 없지. 당장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 아파트도 습격받은 마당이지 않은가.


"서아, 아무래도 널 쫓는 녀석들인 것 같은데 혹시 짐작 가는 거 있어?"


서아는 조용히 고개를 젓는다. 확실히 그녀도 아는 바가 많지 않겠지.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녀를 처음 데려온 곳이 모티스 갱단이 있던 모텔이다. 조만간 그쪽과 관련해서 정보를 모아야만 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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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영훈 – 길공교 (2) NEW 2시간 전 3 0 13쪽
142 영훈 – 길공교 (1) 22.12.08 11 2 12쪽
141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2) 22.12.07 13 1 13쪽
140 에밀리 – 사립탐정의 역습 (1) 22.12.06 14 0 13쪽
139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3) 22.12.05 8 0 12쪽
138 영훈 – 배신자 (3) 22.12.02 12 0 13쪽
137 영훈 – 배신자 (2) 22.12.01 17 0 13쪽
136 영훈 – 배신자 (1) 22.11.30 12 0 12쪽
135 에밀리 – 꿈에 갇힌 사람들 22.11.29 9 1 13쪽
134 에밀리 – 종달새는 어디로 갔는가 (2) 22.11.28 9 0 12쪽
133 청문회 – 2081. 08. 10 22.11.28 10 0 8쪽
132 영훈 – 핵가족 (2) 22.11.25 11 0 13쪽
131 영훈 – 핵가족 (1) 22.11.24 10 0 12쪽
130 영훈 – 형제애 (4) 22.11.23 11 0 13쪽
129 영훈 – 형제애 (3) 22.11.22 11 0 13쪽
128 에밀리 – 불행의 끝 22.11.21 10 0 13쪽
127 에밀리 – 불행의 연속 (3) 22.11.18 12 0 12쪽
126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2) 22.11.17 10 0 12쪽
125 도미닉 – 서아를 찾아서 (1) 22.11.16 15 0 13쪽
124 영훈 – 형제애 (2) 22.11.15 16 0 12쪽
123 영훈 – 형제애 (1) 22.11.14 11 0 13쪽
122 도미닉 – 부활 22.11.11 12 0 14쪽
121 에밀리 – 불행의 연속 (2) 22.11.10 14 0 12쪽
120 에밀리 – 불행의 연속 (1) 22.11.09 12 0 13쪽
119 영훈 – 붕괴 (4) 22.11.08 12 1 12쪽
118 영훈 – 붕괴 (3) 22.11.07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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