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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냥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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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방패의 박수무당 (202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공모전참가작

그렇게그냥
작품등록일 :
2022.05.12 00:03
최근연재일 :
2022.06.10 06:3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2,372
추천수 :
138
글자수 :
25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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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2 00:09
조회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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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8쪽

시즌0: 1. 악신: 예지몽

DUMMY

방패의 박수무당!

시즌0: 1. 악신: 예지몽


밤사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방에 난 창문너머로 새들이 창문틀에 앉아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뜬다.

이부자리에서 누운 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창문을 연다.

창가에 앉은 새들이 깜짝 놀라 날아가고 고요함이 흐르는 푸르른 새벽 너머로 햇빛이 찾아온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기운을 몸으로 받는 지금 이 시간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일반 사람들의 시선에선 나는 무당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솥밥을 먹는 이들은 무당은 신내림을 받은 후 질이 좋지 않은 혼들을 자기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사람을 칭한다며 나를 자신들의 범주 안에 포함시켜 준다.

그들의 기준에선 나도 무당이란 거다.

함께 지내는 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이들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걸 보니 이 일이 의외로 내 적성에 맞는 건가 싶다.

아니면 여기의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거나.


침구를 정리하고 새벽녘의 촉촉한 기운을 받기 위해 조깅을 나선다.

내가 달리는 길에 드문드문 서 있던 혼령들이 조깅 파트너가 되어 나를 맞아 준다.

나를 맞아주기 보다는 방심한 틈을 노리기 위해 기다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만.

그렇다. 혼령들은 내가 아니라 자신들이 빙의할 수 있는 몸을 반겨주는 것 뿐 이다.

그게 싫냐고?

아니. 그런 혼령들과 함께 조깅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어쩜 내가 무당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생각한다.

뭐. 가끔 조깅하는 길에 검은 안개와 같은 혼들이 시야를 가릴 때는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때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혼령들이 많이 모일 때도 있다. 그만큼 길을 잃은 혼령들이 많다는 것인데 숙소에서 멀리까지 나갈 수록 이런 현상이 더 잦다.

그렇다고 이런 혼령들을 위해 특별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무섭지 않냐고?

딱히.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 된다. 저들은 매일 아침 조깅상대를 해주기 위해 날 기다려주는 좋은 혼령들이라고

그들과 함께 마을 앞 나지막한 산 정상까지 한 바퀴 돌고 상쾌한 마음으로 숙소 앞에 도착할 때쯤이면 적당히 숨도 차고 땀도 난다.

그럴 땐 새벽의 촉촉함이 땀과 열을 식혀준다.

그래서 새벽 조깅을 더 즐기는 지도.


새벽이라 표현하기에 늦은 시간, 눈이 반쯤 감긴 용현씨가 현관 밖으로 운동화를 접어신고 터덜터덜 걸어 나오다 나와 마주했다.


“...금석씨...”

하품을 하고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나를 부르는 그.


“벌써 조깅 끝나고 오신 거예요?”


“네. 잘 주무셨나요? 밤새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 공기가 맑은 것 같습니다.”


하늘을 한 번, 길바닥을 한 번 내려본 용현씨는 이내 초점을 잃은 눈으로 먼 산을 바라보며 해탈한 표정을 짓는다.


“자고로 비 온 다음 날에는 따뜻한 방에 누워서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아야 하는데. 뒹굴 거리다 라면하나 끓여 하는데 최고인데. 안 그래요, 금석씨?”


매일 아침 몸 보다 입을 먼저 풀어주시는 용현씨는 언제나처럼 귀찮아서 조깅을 가기 싫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다.


하지만 그 말에 동의해주지 않으니 포기 한 듯 현관 앞 의자에 앉아 무지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운동화를 고쳐 신고는 끈을 다시 묶으며 나를 올려다본다.


“오늘은 어디로 갔다 오셨어요? 마을 쪽으로?아니면 산?"


“매일 가던 언덕 쪽으로 갔다 왔습니다.”


“그럼 나는... 밤새 비도 왔으니까 축축한 산길을 따라 달리면, 어. 흙탕물이 튀어 옷이 더러워져서 아주머니들 귀찮아 하실텐데. 역시 모두가 편하려면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깔끔하게 조깅을 하는 게 좋겠어.”


의자에 앉아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저, 혹시... 군인 아저씨 만났어요?”


“청록씨는 아침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오, 그렇다면 오늘의 코스는 축축한 산으로 잡아야겠네!”


용현씨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모자를 고쳐쓰고는 산으로 향해 한걸음 내 딛기 시작한다.


“그럼 저는 운동 다녀오겠습니다.”


뒷짐을 진 채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그 때, 마을쪽에서 가볍게 조깅을 끝냈을 군인 아저씨, 청록씨가 돌아왔다.


발걸음 소리조차 내지 않으면서도 마치 구름 위를 노니는 한 마리의 용처럼 표홀히 다가오며 나를 향해 가벼운 손 인사를 건넨다.


움찔. 그 목소리에 용현씨는 내딛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아이고, 군인 아저씨. 신나게 달리고 오셨나 보네! 저는 그럼 신나게 아침 운동 다녀오겠습니다! 먼저 식사하고 쉬고 계시지요”


그러고는 다음 걸음을 내딛으려는데, 뒤에서 청록씨가 외쳤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조금 더 달리고 싶은데, 용현씨 산으로 갈거면 같이 갑시다!”


숨을 고르는 그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다시 충전한 것인지, 청록씨의 눈빛이 살아났다.


용현씨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가더니, 농담이냐는 듯 묻는다.


“오늘은 기분이 좋다면서요? 설마 오늘도 같이 조깅 가자는 말씀은 아니죠?”


당연히 청록씨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에이, 그건 아니지. 어제는 날이 좋지 않아서, 그제는 날이 그냥 그래서 같이 뛰자 그러더니, 오늘은 날도 좋은데! 왜 자꾸 군인이 민간인이랑 같이 운동을 하려고 해! 그냥 마을을 향해! 뒤돌아~ 뛰어~~ 갓!”


하지만 청록씨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용현씨를 바라본다.


“아니면 언덕으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같이 가시죠. 제가 오늘 아침 러닝메이트를 해드리겠습니다.”


화들짝 놀란 용현씨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그대로 몸을 돌린다.


“언덕이라니요. 어휴 전 지금 스트레칭 끝났으니까 마을 쪽으로 가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 군인 아저씨는 제발 파이팅 넘치게 산으로 달려가세요!”


“안됩니다. 대장께서 용현씨 건강 관리를 부탁하신 이상 들어드릴 수 없는 소원입니다. 빨리 출발 합시다!”


발걸음을 돌리려던 용현씨는 이내 목줄에 끌려가는 강아지 마냥 밀려가듯, 또 끌려가듯 언덕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무뚝뚝한 성격의 청록씨와 말은 많지만 편안함을 주는 용현씨는 오늘도 변함없는 평화로운 아침을 열어간다.



운동을 가는 두 사람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건강이 심히 고려된 찬들이 그릇그릇 정갈하게 담겨있다. 함께 사는 아주머니께서 차려 주시는 이 식사는 내가 이 곳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적당량의 밥과 반찬을 식판에 담아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잘 먹는 만큼 건강해 진다는 믿음으로 밥 한 숟가락 반찬 한 젓가락씩 입에 넣고 꼭꼭 씹어 삼키려는데 식당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언제나처럼 새벽기도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오는 수현씨와 현수씨 부부다.


눈이 마주쳐 가벼운 목례를 하는데 수현씨 표정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침 문안 인사를 올리는 동안 신들에게 듣기 싫은 말이라도 들은 것일까?


수현씨는 뭔가 빈정상한 듯 식판을 툭 내려두며 투덜댄다.


“아무리 신이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현수씨가 급하게 따라와서 그녀 옆에 자리한다.


“우리가 아니면 또 누가 이런 일을 하겠어?”


“엄마한테 말하지 마!”


“내가 말씀 안드린다고 어머니께서 모르시겠어?”


“그래도, 엄마가 말 꺼내기 전에 절대 말하지 마!”


“어머니께서 먼저 이야기 꺼내실 것 같은데...”


“운 좋으면 모르게 넘어 가실 수 있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 나는 모르는 일이니까 말하지 마! 절대!”


현수씨를 향한 수현씨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는 것만 같다.


“그래도 신께서 시키는 일인데 해야지. 일만 잘 해결되면 종종 복권번호도 전해주고 하시잖아. 응? 자기야 이제 내려놓자!”


“안 해! 이번엔 느낌이 이상하단 말이야. 이번일은 아닌 것 같아!”


“자기야.”


“그만해. 그냥 조용히 밥 먹자! 엄마한테 말하지 말고! 절대로!”


역시나다. 오늘도 신들께 무언가 일을 받으신 것 같다.


처리할 일이 떨어지면 언제나 저렇게 짜그락거렸으니까.



종종 철없어 보이는 것 처럼 말하는 수현씨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가족들을 건사하는 살림꾼이다.


그리고 그런 수현씨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수씨는 그녀를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잘 받아주고 또 풀어주는 자상한 남편이고.


그래도 오늘은 수현의 기분을 풀어주기 쉽지 않은지 현수씨가 조용히 밥을 먹으며 슬슬 눈치를 본다.


아니나 다를까. 수현씨가 밥을 먹을 먹다가갑자기 벌떡 일어난다.


현수씨는 이런 반응이 익숙한 듯 바로 예상이나 한 듯 바로 말이 나온다.


“수현아! 두고 가! 내가 밥 먹고 설거지 할 테니 두고 가!”


수현씨는 냉랭한 기운을 내뿜으며 식당을 나간다.


그녀가 식당을 완전히 나가는 것을 확인한 현수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금석씨 죄송해요. 식사하시는데, 아침부터.”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오늘따라 더 냉랭해 보이십니다만.”


“오늘은... 뭐랄까? 느낌이 좋지 않은가 봐요. 얼마 뒤 우리 모두가 해결을 위해 투입되는 환영을 보았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말입니까?”


“예, 지금까지 그렇게 까지 움직여야 하는 일은 없었는데...”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현수씨의 눈치를 본다.


“수현이가 봤다는 그 환영, 아무래도 큰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지금까지 모두 다 나서야 했던 적은 한 번 뿐이었거든요.”


“지금까지 한 번이요? 한 번 뿐이었습니까?”


“어, 그게 가끔 강제적으로 끌려가는 봉사활동은 종종 있었는데. 그래도 모두가 무장을 갖추고 가는 일은 한 번 뿐이었습니다.”


현수씨도 밥이 넘어가지 않는지 이내 수저를 내려 놓았다.


“오늘 손님 두 분이 오시는데. 그 분들이 일을 가지고 오는 일이...”


현수씨는 잠시 주저하는 듯 하더니 깊은 한숨을 내 쉬고 말을 이어간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손님들을 받지 않을 수도 없잖아요. 그렇다고 사전에 막을 수도 없구요. 신들께서 전해주는 일은 우리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오늘 또 저렇게 투정부리네요. 허어!”


웃음인지 한숨인지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을 짓는 현수씨다.


부부는 무당에게 부를 끌어다 줄 수 있는 미래를 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둘의 차이라면 현수씨는 먼 미래를 보는 데 반해, 수현씨의 짧은 미래를 보는 것이랄 까.


그런 두 사람이 본 미래가 걱정된다면 걱정해야 할 일인 건 분명하다.


그들이 본 미래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선 여기 계시는 분들이 아니면 나서야만 한다. 선택할 수도 피해 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저렇게 화를 내는 것 같다.


만약 나에게 저런 힘이 있다면 어떨까? 나라면 귀신을 잡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계속 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완전하게 둘을 이해하긴 어렵다.


말 없이 남은 식사를 끝내갈 때쯤, 식당 안으로 반쯤 죽어가는 얼굴의 용현씨와 별다른 표정 변화 없는 청록씨가 들어온다.


“금석씨! 앞으로 저랑 같이 운동 갑시다! 제발. 군인 아저씨에게 끌려가는 나 버리지 말고...”


숨이 차서인지 아니면 화가 나서인지 용현씨는 말을 이어가지 못 한다.


“예? 무슨 일 있으셨어요?”


죽기 일보 직전의 얼굴로 옆에 앉아 식탁에 엎드린다.


보통 운동을 가면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데 오늘은 삼십분이 채 안 되어 돌아왔다.


“오늘 조깅 시간이 반으로 줄었네요. 가시다가 되돌아...”


용현씨는 힘이 드는지 숨 쉬는 것 까지 포기한 듯 식탁에 붙어있었다.


죽어가고 있는 것 같아 싶어 조심스럽게 용현씨를 흔들어보자 울분에 찬 용현씨는 벌떡 일어나 가슴에 손을 얹는다.


“군인 아저씨가 뜀박질시켜서 언덕까지 올라갔다 왔어. 폐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 심장이 멈출까 내가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 내 소중한 심장이 아직 뛰고 있네. 아이고!”


청록씨는 아무렇지도 않는 듯 밥을 가지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용현씨 앞에 식판 하나를 내민다.


“나 오늘 군대 재입대 한 줄만 알았다니까. 산 하나 올랐을 뿐인데. 이거 봐 이거 옷에 진흙 뒤집어 쓴 거 보이지? 옷이 이렇게 될 때 까지 뛰어야 했다고.”


배가 고팠는지 입에 밥을 우겨 넣어가며 말을 이어간다. 안그래도 힘들어 하는 게 보이는데, 밥과 말을 병행하니 힘든 정도가 더 해 보인다.


“힘들다니까 안 믿고 그냥 나를 꾸역꾸역 밀어 올렸다니까. 내가, 염라대왕, 아무리 기도하며 불러도 잘 오시지 않는 그 분을 정상에서 만나 뵙고 오는 줄 알았다니까. 완전 저승사자야! 저승사자! 금석씨 다음에는 나 버리지 말고 같이 가자 알겠지?”


나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말이야. 여기 식판보이지? 이렇게 힘들게 운동하고 왔는데 풀. 풀. 죄다 풀이야. 고기를 안 먹어!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지. 응?"


조용하던 청록씨가 한마디 한다.


“아침 운동하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드셔야 건강해집니다. 어제 저녁에도 잘 챙겨 드셨으니 저랑 식사 하실 때는 야채 중심으로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용현씨는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식판을 모두 비우고 고개를 저으며 말은 꺼낸다.


“안 맞아! 운동하는 것도 밥 먹는 것도 안 맞아!”


청록씨는 조용히 식판을 향해 눈짓을 한다.


“그런데 같이 운동 하고 나니까 밥은 맛나네...”


비어있는 식판을 보며 웃는다.


“현수씨! 얼굴이 왜 그래? 오늘 뭐 안 좋은 일 받았어?”


밥을 먹으며 기운을 차렸는지 이제야 현수씨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둠을 알아차린다.


“음... 어머니께서 우리 모두 부를 정도의 일이...”


현수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밥 먹고 올라갈 준비나 해야겠네.”


별 일 아니라는 투로 말하는 용현씨지만 얼굴은 굳어 있었다.


“별 일 아닐 거야. 큰 일이었다면 대성이가 벌써 왔어야 되는데 아직 안 왔잖아. 대성이 안 왔으니... 걱정하지 말고 밥이나 맛있게 먹자”


모두의 식판이 비워질 때 까지 그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운동 후 식사까지 마친 나는 샤워를 하고 옥상으로 향했다.


먼저 올라온 용현씨과 청록씨가 이미 식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청록씨는 땀을 흘리며 벤치에 누워 반쯤 죽어있는 용현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청록씨는 운동을 하는 건지 용현씨의 투정을 받아 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보인다.


그들의 시간을 방해 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평상에 올라 기도를 시작한다.


무당에게 있어 기도시간은 신과 대화시간이자 귀력을 충전하는 시간이자 신에게 다가가는 시간이다.


기도에 집중하여 평온의 단계를 넘어서는 경지까지 가야지만 신을 만나 대화 할 수 있는데, 그 경지에 오르기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기도에 집중하려 해 보아도 운동을 시키려는 자와 운동을 거부하는 자와의 투닥거림이 귀에 거슬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여전히 저들의 투닥거림이 집중을 방해하는 건 수련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 방해가 점심시간까지 계속된다는 것이고.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는 각자의 무구를 가지고 와서 평상에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기도를 한다.


청록씨는 조금은 타이트해 보이는 검은 체육복을 입고 천에 쌓인 커다란 언월도를 옆에 두고 기도를 한다.


가끔씩 천을 벗겨낸 언월도를 볼 기회가 있다.


언월도는 바닥에 세웠을 때 가슴까지 올라오는 긴 손잡이, 머리보다 높이 올라간 날의 코, 햇빛에 번쩍이는 칼날, 소설책에서 가져온듯한 칼 모양은 볼 때 마다 놀라우면서 무섭기도 하다.


그런 언월도로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기도를 통해 신에게 한 수, 한 수 배운다고 한다.


반면 용현씨의 무기는 그저 종이에 낙서한 것처럼 보이는 부적이다.


앞에 부적 몇 장을 앞에 두고 기도를 한다.


일반인의 눈으로 부적을 본다면 그냥 부적을 앞에 너저분히 널어둔 것처럼 보이지만 귀안을 통해 바라보면 부적이 하늘에 떠올라 표창으로도 창으로도 화살로도 변한다.


귀력을 담은 부적은 그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영혼을 공격하는 무구이기 때문이다.


나는 멋져 보이는 그들의 옆에서 나의 무구인 방패를 두고 기도를 한다.


실체를 가진 무구를 사용하면 귀력의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조금 더 강해진다.


나의 무구인 방패를 청록씨가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노란색 양은냄비 뚜껑으로 다음에는 알루미늄 합금처럼 보이는 뚜껑으로 지금은 나의 몸 전체를 덮을 수 있을 크기의 담금질로 통해 단단한 강철 뼈대를 만들고 가벼운 금속으로 채워진 든든하게 만들었다.


얼핏 그 모양이 가마솥 뚜껑처럼 보이는 방패는 무게도 가마솥 뚜껑만큼 무거워 근력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다.


영화 속 주인공인 캡틴아메리카는 한 팔로 가볍게 들고 다니며 던지고 받지만 나는 방패는 들고 다니기도 버거운 크기다.


그런 방패를 두고 매일 기도를 해보지만 방패를 사용한 방어술은 신이 직접 가리켜 주지 않는 대신 청록씨를 보내 주셨다.


그래서 나는 매일 밤 청록씨에게 전해 받은 교본을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방패술을 익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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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시즌0: 27. 악신: 귀천 22.05.25 34 2 12쪽
26 시즌0: 26. 첫 임무: 귀천 22.05.24 34 2 15쪽
25 시즌0: 25. 첫 임무: 귀천 22.05.24 38 2 13쪽
24 시즌0: 24. 첫 임무: 마음의 준비 22.05.23 37 2 13쪽
23 시즌0: 23. 첫 임무: 마음의 준비 22.05.23 3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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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시즌0: 20. 첫 임무: 첫 답사 22.05.20 45 2 14쪽
19 시즌0: 19. 첫 임무: 첫 답사 22.05.19 44 2 13쪽
18 시즌0: 18. 무당생활: 귀력과 귀안 22.05.19 46 2 13쪽
17 시즌0: 17. 무당생활: 귀력과 귀안 22.05.18 45 2 12쪽
16 시즌0: 16. 무당생활: 지하의 창부들 22.05.18 45 2 13쪽
15 시즌0: 15. 무당생활: 일상생활 22.05.17 52 2 14쪽
14 시즌0: 14. 무당생활: 가족 소개 22.05.17 52 2 13쪽
13 시즌0: 13. 무당생활: 새 출발 22.05.16 53 4 12쪽
12 시즌0: 12. 처음만남: 결심 22.05.16 55 2 13쪽
11 시즌0: 11. 처음만남: 방문 22.05.15 56 2 15쪽
10 시즌0: 10. 처음만남: 군인아저씨 22.05.15 61 4 15쪽
9 시즌0: 9. 처음만남: 노숙자 22.05.14 65 4 13쪽
8 시즌0: 8. 악신: 귀천 준비 22.05.14 71 6 14쪽
7 시즌0: 7. 악신: 귀천 준비 22.05.13 7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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