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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풍운고월'님의 감상글_2013.04.26

연대기를 만들어 두고 그 가운데 어느 한 시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일반적으로 그리 많이 볼 수 없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이소파한과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다른 건 한백림의 작품들이며, 흡사한 진행으로는 왕좌의 게임을 들 수 있다.

 

근래 미드로 방영중이긴 하나 원작 소설이 있는 왕좌의게임은 주인공 격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있긴 하지만 1부, 2부 등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무게 중심이 변화해 가게 되므로 어느 한 명을 꼭 집어서 주인공이라 부르기 어렵다.  어느 사건에 어떤 인물을 그리든 ‘매섭고 긴 겨울(암흑기를 상징)’을 대비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데 작품 자체가 워낙 훌륭하기에 그나마 보아줄 수 있을 뿐 만일 조금이라도 퀄리티가 떨어질 경우 이런 전개 방식은 상당한 지루함을 낳게 하므로 쉽게 권장할 수 없다 하겠다.

 

예를 들어 중심이 되는 스타크 가문과 왕도인 킹스랜딩에서 벌어지는 여러 서건들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위한 곁가지로 다뤄지는게 아니라 역사의 흐름 자체가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여러 인물들과 여러 사건들의 묘사되는 것이다.

 

A라는 전투가 벌어졌다고 하면 왜 이 전투가 벌어지게 되었는지, 그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이 어떻게 음모를 꾸미고, 관계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참으로 꼼꼼하게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A전투가 벌어지는 시점에 북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다루니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에 벌어지는 핵심적인 역사를 독자들은 친절하게 엿볼 수 있게 된다.

 

한백림의 작품은 조금 궤를 달리 하게 되는데, 십익을 그리면서 각 작품을 독립시켰다. 어찌 보면 이런 진행이 더 쉽게 보일 수 있으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다르나 필력만 훌륭하다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만일 한국의 장르문학이 좋은 상황이었다면 이런 시도는 더욱 더 큰 이익으로 작가에게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무당마검으로 시작하는 십익의 이야기는 독립적으로 진행되지만 동시대의 다른 영웅들의 이야기를 각 작품의 주인공의 관점에서 엿 볼 수 있다는것만으로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십익의 이야기가 모두 완결나게 된다면 그 방대함은 이소파한이나 왕좌의게임을 훨씬 능가하겠지만 언제가 될 지 기약할 수 없게 되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 왕좌의게임만 보더라도 현재 수십년의 세월을 두고 작품이 나오고 있다. 풍운고월이 어릴때 본 ‘얼음과 불의 노래’ 라는 이름의 판타지 소설이 지금도 완결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며, 2년전에서야 비로소 이 방대한 이야기가 미드로 제작되기 시작했따.

 

이소파한의 경우 위 두 작품과 흡사하지만 진행자체는 다른데, 주인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 주변의 상황설명을 상당히 심도 있게 보여준다.

 

다시 강조하지만 쉽게 도전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글을 쓰는 사람도 글을 보는 사람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이소파한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긴 호흡의 작품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나는 그래서 구조적인 한계는 어떨 수 없다 하더라도, 조금은 참고해 볼만한 작품을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용대운의 ‘군림천하’ 와 앞서 거론한 한백림의 작품들이다. 이소파한이란 뛰어난 작품의 접근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는 답이 이 두작품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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