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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사람이 좋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했던가.

실제 나눠보면 그 무게가 어디 가지 않더라만은, 옛사람들이 그걸 몰라 한 소리는 아니겠지.

서로 의지해 사는 게 사람이라, 사람 자가 그리 생겼다지?

하긴 인생이란 게 별 것 있겠나. 기댈 곳은 결국 사람뿐. (돈님 빼고.. ^^;;)

 

이렇게든 저렇게든 타인을 알고 그와 엮이는 게 인생이다 보니,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가장 고마운 분들이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이시지만, 일촌은 이미 타인이 아니니 생략하고..

무촌 중에 가장 고마운 사람은 그래도 역시 집사람이더군.

같은 동네 산 초등학교 후배니 얼굴 안 지는 벌써 30년이 넘었고,

재수할 때 시립 도서관에서 고3이 뭘 알겠냐 거들먹거리며 꼬셨으니 사귄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으며.

양쪽 집 반대 무릅쓰고 십년을 꿋꿋이 버티고 연애하다 결혼했으니 결혼한 지도 10년이 넘었네.

그리 긴 세월 오롯이 버티며 싸움 한 번 안하고 살 부대끼며 산 것은 인정하기 싫어도 집사람의 공.

부모님과 싸우는데 지쳐 차라리 헤어지자 했더니, ‘알았어 수긍하며 눈물만 뚝뚝뚝..

큰 돈 잃고 사고 쳐 망하게 생겼다 하니, ‘오빠 믿어 하며 방싯방싯..

알고 보면 성깔 만만찮은 나인데, 착함을 무기로 들이대니 당할 재간이 없다.

있으면 쓰고 보는 돈질만 고치면 세상에 둘도 없는 현모양처 아닐까? ^^;;

이런, 팔불출 스토리로 새버렸네.

 

어쨌든 세월이 흘러 인터넷이란 것이 등장하니.. 원 참, 온라인 인맥이란 것도 생겼다.

이젠 물과 공기처럼 익숙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인터넷 쓸 줄 안다 하면, ‘너 컴퓨터 좀 하는구나 감탄 받던 시절이었는데.

잠식해 들어오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돈 안되는 짓은 하지 않는다를 신조 삼아 꽤 오래 독야청청했지.

스카이러브도 시큰둥, 아이러브스쿨도 시큰둥, 사이월드도 시큰둥, 온라인 게임들도 시큰둥.. 인터넷은 오로지 편한 검색 수단일 뿐!

그러다 문피아에 덜컥 발목 잡혔다.

글 쓰는 재미, 그 글에 댓글 받는 재미..

생각해 보니 온라인 상에서 댓글이란 수단으로 내게 말 걸어준 사람은 문피즌이 처음이네.

그러니 환장했던 거겠지.

첫 댓글의 감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댓글이란 연예인 관련 뉴스에 달린 악플이란 것과 동의어로 알고 살았건만.

 

결국 내가 문피아에 빠진 것은 글 쓰는 재미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사람 사귀는 재미 아니었을까?

사실 이소파한보다 훨씬 재미있는 글이 넘쳐나 다 읽기도 바쁜 판에, 왠 오지랖으로 쓰기까지 할까 고민한 지 꽤 됐다. 때 맞춰 연재하는 것도 부담이고..

그래도 떠나지 못해 자꾸 돌아오는 것은 결국 사람이 그리워서인 듯도 싶다.

독자수만큼 이소파한을 매개로 한 벗이 생긴 셈이고, 이소파한을 매개로 생판 모르던 사람들과 대화하고 낄낄대고..

어쩌면 그것이 서재의 힘.

서재가 진작에 생겨 온라인 친구들과 계속 교류할 수 있었다면, 연중 시에도 문피아를 그리 오래 떠나지는 않았을 지도..

 

5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방 들르듯 접속하다 보니, 그간 고마웠던 사람들도 참 많다.

아직 문피아에 계신 분도 있지만, 떠나서 그리운 분들도 많지.

 

초창기 힘이 되주신 분들..

첫 댓글 달아주고, 첫 추천 써주신 어허라님,

본인 글보다 내 글 홍보해 주는데 더욱 안달내던 박정구님,

지금의 석정호수님처럼 근사하고 연륜 있는 글을 쓰시던 성수님,

유명 작가이면서도 항상 따뜻하게 조언해 주신 심심상인님(이 분이 진필명님일 줄이야.),

댓글 통해 서로 교류하던 매검향님,

 

글 쓰며 가장 심마에 빠졌던 시기에 댓글로 끝까지 응원해 주셨던 분들..

여진영님, 러블리님, 노진비님, 바위우물님, 은하계님, 동소석강님, 유정님, 알레그레토님, 미소녀퀸님, 도계백님 등등..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사실 당시엔 악플로 도배되어도 충분할만큼 글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이어진 인연..

유협전기, 고검환정록의 직하인님,

선유문주, 도폐풍운룍의 무장님,

신천옹, 천산칠금생의 우상윤님..

그러고 보니, 세 분 다 두 번째 작품은 제목이 다섯 글자네.

, 나도 참고해야지. ^^

 

마지막으로 서재 활동을 하며 알게된 소중한 사람들..

처음은 윈드윙님이었을까?

? 지금 확인해 보니 서재 활동을 시작하게 한 첫 계기는 안유현님이었네..

! 생각도 못했다, 정말.. 그 다음에 날아오신 분이 흑천청월님, 그리고 누니도리님이었구나..

 

나중에라도 잊지 않게 기억을 더듬어 보자.

태어나 가장 강력하게 댓글로 쓴소리 태클을 걸었던 안유현님(에거, 죄송스러워라..ㅜㅜ),

뭔가 한 칼 있을 듯한 만만치 않은 센스와 내공의 소유자 흑천청월님,

극한의 서를 남기고 사라진 누니도리님,

왜 날 선생님이라 부르는 지, 계기가 뭔지 영 감이 안 잡히는 윈드윙님, 그리고 청연님, ^^

최고의 신을 버리고 일검을 출간하신 취바람님,

은근히 시크한 덴파레님, 신미성님,

돌아와 첫 추천글 쓰게 만든 가후선생님,

만만히 봤다가 갈수록 필력으로 사람 무릎 꿇게 하시는 석정호수님,

한참 왕성히 돌아다니시던 푸딩맛나님,

날 놀라게 하신 북극곰씨님,

말씀 대박 어려운 류산해님,

고교 3인방, 연어님, 예누님, 마지막조각님,

딸래미 친구 같은 느낌의 피아노의물님, 푸른냥이님,

최근 섭외한 미녀 군단 눈꽃한송이님, 벤뎅이님, 르웨느님,

첫 대문 선사해 주신 수류화개님,

대문 수정에 이어 퍼스나콘이란 것까지 만들어주신 강화1up

! 많다. 심지어 잠깐 들려주셨던 분들까지 치면.. 휘우~

근데 그 와중에 안유현님, 누니도리님, 청연님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시고,

취바람님, 푸딩맛나님, 마지막조각님도 이제 뵙기가 어렵다.

 

회자정리(會者定離)..

 

삶의 진리는 진리인가 보다. 굳이 지켜지지 않아도 좋을 텐데..

떠난 사람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데, 불망의 능력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았다니.

잊을 때 잊더라도 조금이나마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이렇게 글로 남겨 본다.

평생 얼굴 한 번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그런데도 소중한 사람들.

전지자가 내려다 보기엔 또 얼마나 웃길까?

모르지..

온라인 상에서 무지 가까운 윈드윙님과 내가 먼 훗날 접촉사고로 주먹다짐한 뒤,

돌아와 서재에 나쁜 놈 만나 싸웠다고 써놓고는 서로 위로해 주고 있을 지도..

 

사는 건 참 재밌다.

관계라는 것이 있어서.

 

근데, 결국 뭔 소리야?

 

역시 평일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안돼.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사람이 센치해지잖아.. ㅜㅜ


댓글 21

  • 001. Lv.1 벤뎅이·X

    13.07.16 14:22

    데헷~~미녀군단...에 저 따위가????
    저도 님의 말씀에 백배 공감하며 추천...감사드립니다. 꾸벅..(__) 조신하게 뒤로 물러납니당..^^

  • 002.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7 08:25

    서재에 가 보니 치마를 두르셨더군요.
    그런 자격 가진 분은 무조건 미녀지요. ^^

  • 003. Lv.1 석정호수·X

    13.07.16 15:58

    그래서 난 행운을 얻었다. 바로 동방존자님을 만났다는 행운을!

    좋은 글 감사합니다.너무 많은 날은 안되지만 아주 가끔 술을 알맞게 많이 드시길 권합니다. 더도말고 덜도 말고 꼭 이런 좋은 글을 쓸 정도로만 술을 많이 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빨간 머플러 뒤집어 쓰고 외칩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 004.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7 08:26

    응? 잘 나가시다 빨간 머플러는 왜 뒤집어 쓰십니까? ^^
    문득 예전에 잠시 화재가 되었던, '빨간 마후라'가...... 퍽! 윽!

  • 005. Lv.57 이가후

    13.07.17 02:18

    ........ 저도 지금 술 한 잔 했더니 센티해졌습니다 ㅠ.ㅠ
    게다가 휴재를 할 생각을 하니...

  • 006.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7 08:27

    센티해질 땐 글을 쓰셔야죠.
    휴재했다고 진도 안 빼실 겁니까? +_+*

  • 007. Personacon 흑천청월

    13.07.17 04:13

    아~ 역시 한줄로 제 이름이 들어갔군요. 감동입니다.
    한 칼 꼭 준비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스삭 스삭 [황금칼을 꺼내 날을 세워 봅니다.]

  • 008.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7 08:30

    흑천님 이러실 줄 알았어..
    역시 빼놨어야 해. 근데, 서재 언급하며 흑천님을 빼면 말이 안 되잖아.
    후후, 대단하신 흑천님! ^^

  • 009. Personacon 윈드윙

    13.07.17 12:15

    귀염둥이 청월님 *^^*

  • 010. Personacon 윈드윙

    13.07.17 12:15

    선생님. 포권!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선생님이니까 선생님^^

  • 011.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8 10:23

    그러니까 제가 왜 선생님이냐고요오오오... ^^

  • 012. Personacon 윈드윙

    16.03.25 03:49

    배울점이 많으니까요..^^

  • 013. Personacon 김연우

    13.07.18 09:53

    동감합니다. 저도 문파이에 들락거리는 게 결국 사람이 그리워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순히 글만 쓰려고 했다면 연재같은 건 하지 않았을 터이니^^;; 동방존자님을 알게 되어서 요즘 참 기쁘고 든든한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014. Personacon 동방존자

    13.07.18 10:23

    저야말로 기쁩니다.
    큰 기쁨 하나 얻어걸린 것도 그렇고.. ^^

  • 015. Lv.54 정주(丁柱)

    13.07.18 15:55


    사랑으로 사는 세상이라지요.
    훈훈해집니다...

  • 016. Personacon 윈드윙

    16.03.25 03:49

    정주고 정받고..^^

  • 017. Lv.1 눈꽃한송이·X

    13.07.20 08:41

    우와~~~~ 저 미녀군단~~~~(/^o^)/
    제보 듣고 보러왔다 기분 방방하고 가는 눈꽃은 가늘 길에 하늘 잠시 날아 봅니당~~^0^
    아잉~~~ 기분 대따시 좋아요~~~(^0^)~♪

  • 018. Lv.42 정용(正龍)

    13.07.25 01:41

    오오. 나도 있다!! 어예!!

  • 019. Personacon 강화1up

    13.08.01 17:52

    우와! 기쁩니다. 소소한 것이었지만, 기쁘게 받아주시고 이리 남겨주시니 저도 모르게 웃고있네요.

  • 020. Lv.42 ShahEltz

    14.01.10 22:08

    좋은분 많이 만나셨네요 ㅎ 저는... 조용히 읽기만 하는 독자기에.. 하하 ㅎㅎ
    언제나 동방존자님의 글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

  • 021. Lv.49 하얀만년필

    15.11.06 03:05

    동방존자님 나이가 궁금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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