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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실수로 재벌이 되어버렸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효랑이꼬리
작품등록일 :
2020.09.19 15:51
최근연재일 :
2021.01.02 11: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521,374
추천수 :
8,383
글자수 :
507,187

작성
21.01.01 11:05
조회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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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1쪽

97화 : 희생

DUMMY

우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곳은 건물의 거의 최상층이었다.


“여긴 어디지?”


“모두와 만나기 전에 당신에게 보여줘야 할 게 있습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당신에게 먼저 보여주려 합니다.”


“그 시뮬레이션이라는걸 보여준다는 거야?

그걸 어느 세월에 봐. 그냥 먼저 만나는 게···.”


나 해리슨이 또 무슨 흉계를 꾸미는 것만 같아 어서 인공 뇌 소유자들과 만나고 싶었다.


“걱정 마세요. 현실과의 시간 배율이 다르니까요.

당신이 인지하는 시간은 보통 인간과 다르단 건 이미 알지 않습니까.”


“...”


어차피 이곳에서는 해리슨에 말을 따르는 방법 외에 다른 수단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에 말에 따라 난 치과에서나 보던 의료용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자 내 주변 환경은 바뀌어 갔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현실 세계의 도시와 사회 모습들이 바뀌어 가는 게 보였다.


수많은 설명 홀로그램 창들이 띄워졌다 사려졌지만 난 모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몇 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도 이미 몇백 번 이상 도시가 발전했다가 이내 사라지길 반복했고 결말은 계속 좋지 않았다.


인류의 종말.


끝은 항상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전쟁, 질병, 환경파괴, 자연재해, 에너지 폭주, 기술의 잘못된 발전 등등 종말의 원인도 너무 다양했다.


시뮬레이션이 너무 생생했기에 난 충격적이었다.


“잘 보셨습니까?”


“그래. 결국 날 설득하기 위해서 보여준 거군.”


“당장은 아니어도 결국 당신 역시 우리와 같은 결론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내가? 글쎄···.”


“꼭 그럴 겁니다. 처음 인류 통제를 계획한 건 당신이니까요.”


“뭐? 내가?”


“말씀드렸잖습니까. 당신이 최초의 인공 뇌라고 오늘 모인 그 어떤 인공 뇌 소유자들 보다 가장 뛰어난 존재입니다.”


“말도 안 돼... 내가 그런 개 같은 계획을···.”


“우리에 뇌는 서로 연결되어 사실상 하나에 뇌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사고 체계와 연산은 서로 분산해서 합니다.

가장 완벽한 인류 발전의 시뮬레이션은 결국 가장 오랫동안 그 연산을 해온 당신 머리에서 나온 겁니다.”


여태 이 거지 같은 계획이라 여겼던 인류 통제 계획이 내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날 당황하게 했다.


“그럼 이만 가시죠. 위층에 모두 모여 있습니다.”


난 해리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전에 유회장 모임에서처럼 큰 테이블에 둘러앉은 이들을 생각했는데 다들 자유롭게 군데군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들 중에는 퍼즐 피자 대표인 버스크 도 있었다.

퍼즐 코퍼레이션의 대표이기도 한 그에 연설을 너튜브에서 본적이 있다.


유명인부터 아주 평범해 보이는 사람까지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이들이었다.


해리슨이 모두에게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모두 모였군요.

일부러 이렇게 모이지 않아도 언제나 소통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우리에 오랜 친구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해리슨에 말에 모두 날 주시 했다.


조금 긴장한 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안쪽에 준비해 둔 약봉지를 만지작거렸다.

모두와 함께 준비한 바이러스였다.


내 코스모아이는 바이러스를 이곳 세계에 맞춘 모습으로 바꾸어 주었는데 모양이 예전에 유회장 모임에 풀었던 핑크색 비아그라 모양이었다.


실은 비아그라가 아니라 변질한 마약이라 그것 때문에 모두 죽었지만 내 코스모아이는 이곳에 접속하기 전 내가 했던 유회장 모임이 생각난다는 말에 모양을 그렇게 바꾸어 버린 것 같다.


하지만 상황이 쉽지 않았다.

적어도 여기 있는 놈 중에 한 명에게 이걸 먹여야 바이러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최소 한 명이 감염되어야 한단 말이다.


아무에게도 먹이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먹을 계획이지만 그랬다간 일단 난 죽는다.

여기에 자살하러 온 건 아니었기에 그건 정말 최후의 방법이었다.


“주머니에 있는 건 저에게 주시죠.”


내가 주머니를 꼼지락거리고 있을 때 해리슨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주... 주머니?”


“그 정도조차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여기 모인 이들 모두 코스모아이입니다.”


결국 내 계획은 실패하고 말았다.

얼른 꺼내어 삼킨다고 해도 바로 앞에 있는 해리슨이 순순히 그렇게 둘리 없었다.


난 어쩔 수 없이 약봉지를 꺼내어 해리슨에게 주었고 해리슨은 중앙에 있던 작은 탁자에 약봉지를 놓았다.


“좋은 걸 얻었군요. 이게 당신의 오류를 기초로 만든 거란 걸 이미 예상하였습니다.”


“뭐?”


“이것 역시 이번에 얻고 싶었던 물건입니다.

이걸 연구하면 당신을 치료할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난 또다시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애초에 날 이곳까지 유인한 목적이 저걸 얻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어차피 쉽게 내 머리를 열 수 없다면 내 스스로 오류를 직접 꺼내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꼼짝없이 당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여기 모두가 나만큼 빠르고 만만하지 않은 상대들이었다.


거기다 여긴 적진 한복판이었다.


“화가 나신 것 같군요.”


“속았으니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당신을 위해 선물도 준비해두었으니 기분 푸시죠.”


“...”


해리슨이 문을 노크하자 문이 열리며 안으로 한사람이 들어왔다.

난 그를 보자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반의장님. 오랜만입니다.”


“최변호사님!”



***



중국 타이항 산맥 지역의 인민 해방군전략 미사일 부대.


반은성이 인공 뇌 소유자들과 접속하고 있을 때 드디어 중국은 미국에 핵 공격을 감행하려 하고 있었다.


이곳 미사일 부대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미국을 향한 미사일 조준이 시작되었다.


거대한 핵탄두가 위용을 드러냈다.


적어도 100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미국을 향해 쏘아질 것이었고 인류 최악의 전쟁인 핵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미군 역시 이 상황을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설마 하는 심정이었다.


인류 종말전이 시작될 이 시간에도 인터넷 댓글은 서로 싸워 대기 바빴다.


인구가 남아 도는 중국의 천만 댓글부대는 말 그대로 댓글로 전쟁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댓1: 세계의 중심은 중국이다!


댓2: 우리가 중국인이 선생이 되어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자!


댓3: 미국을 물리치고 세계를 구원하자!


댓4: 중국에 적수는 그 어디에도 없다!


댓5: 세계정부를 수립하고 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되어야 한다!


전쟁으로 세상이 황폐해지든 말든 중국 댓글부대에 말은 거칠었다.


이런 적의가 모여 진짜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지만 세상은 너무 오래 평화였을지 모른다.


전쟁의 공포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었으니 말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이런 공격적인 댓글 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관심을 받기 위한 이들도 있었고 그저 하나에 놀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앞날도 모른 체 댓글부대의 댓글은 늘어만 갈 뿐이었다.



***



방으로 들어 온 건 죽은 최변호사 였다.


“미스터 최는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린 그와 한 약속을 지켰죠.”


최변호사와의 만남은 반가웠지만 그게 더 날 화나게 했다.


“이게 최변호사님이라고?

이런 식이면 게임 아바타랑 무슨 차이야!”


“미스터 최의 뇌는 현실 세계에서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더 자유롭고 건강하죠.”


“최... 최변호사님.”


“반의장님. 전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더는 아프지도 욕심부릴 것도 없죠.

이 가상에 세계에서 하고 싶은 모든 걸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현실도 아닌 세계에서 만족한다고요?”


“그럼요. 현실 세계에서는 너무 치열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한번 구르기 시작한 삶에 대한 집착과 성공을 향한 욕망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절대 멈추지 못했습니다.

의장님은 모르시겠지만 전 살아온 세월만큼 그 욕망을 위해 무수히 많은 잘못된 일도 서슴없이 했었죠.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무런 욕심도 느끼지 않고 살수 있습니다.”


“그런 게 만족스러우세요?

시키는 대로 저들이 움직이는 아바타 처럼 살면 그저 기계 아닌가요?

최변호사님은 욕망덩어리라고 생각했는데.”


“반의장님이야 말로 변하셨네요.

모두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고 편히 살고 싶어 하시는 줄 알았는데···.”


“맞아요... 그랬죠. 그냥 돈만 쓰며 편히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전 아무리 돈이 많아진다고 해도 저들이 시키는 꼭두각시 짓을 하며 살고 싶진 않아요.

돈을 쓰는 것도 제가 행복해지고 싶어서인데 행복하지도 않을 그냥 돈만 쓰는 일을 왜 하고 싶겠어요.

최변호사님도 마찬가지잖아요!

뭔가 성공하고 싶은 이유가 있었던 거잖아요!”


“의장님... 아직 부족 하시네요.”


“...”


“아직 상대를 향해 너무 직설적으로 화를 내고 계십니다.

상대를 향해 웃어 줄도 알고 그러다 기회가 오면 역으로 이용할 줄도 아셔야죠.

유회장 사건 때 이미 다 알려드렸는데 좀처럼 느시질 않았네요.

앞으로도 할 일이 많으실 텐데... 걱정입니다.”


“최변호사님···.”


최변호사는 나를 지나 방의 중앙으로 향했다.


“반갑습니다! 절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변호사의 사람 좋은 미소는 이곳에서도 통하는지 모두 그를 환영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최변호사는 다시 날 바라보며 외쳤다.


“이렇게 말입니다. 의장님!”


그렇게 외친 최변호사는 중앙에 있던 탁자에서 내가 빼앗겼던 약봉지를 집어 들더니 순식간에 입 안으로 털어 넣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무도 대처하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해리슨이 소리쳤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고 나 역시 너무 놀란 상태였다.


“이곳에서 저들이 만나게 해준 켈리는 제가 알던 켈리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복제품일 뿐...

저도 처음에는 그저 누군가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길 바라며 성공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동안 미안했습니다... 반의장님.”


최변호사는 처음 카페에서 본 사람 좋은 얼굴 그 모습 그대로 내게 미소를 지어주었고 그에게서는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얀빛은 마치 불길처럼 주변에 있던 인공 뇌 소유자들에게 번져 갔고 주변 세상을 태워 갔다.


-백신으로 더 버틸 수 없습니다.

탈출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내 코스모아이가 말해왔다.


“최변호사님···.”


난 번져가는 하얀 불길 속에서 감싸였지만 내 몸은 다시 현실 세계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시 천천히 눈을 뜬 난 내 서재 임을 확인하고 숨을 깊게 물아 쉬었다.


결국 최변호사의 희생으로 난 무사할 수 있었고 인공 뇌 소유자들이 얼마나 치명타를 입은 건진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들에게 치명적 이였을 것이다.


그렇게 눈을 뜬 채 의자에 앉아 있던 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여태 최변호사에게 속아 왔다.

어쩌면 마지막 순간까지 속은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 마지막 미소를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중국이 결국 핵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뭐?”


코스모아이의 말에 깜짝 놀란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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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화 : 희생 21.01.01 1,017 26 11쪽
96 96화 : 미래 세계 20.12.31 1,014 26 11쪽
95 95화 : 해리슨 20.12.31 971 28 11쪽
94 94화 : 오환성 20.12.30 1,038 29 13쪽
93 93화 : 켈리 20.12.29 1,121 28 10쪽
92 92화 : 토끼를 쫓아 20.12.28 1,183 30 11쪽
91 91화 : 신기술 20.12.27 1,398 35 14쪽
90 90화 : 주 회장과 남 회장 20.12.26 1,447 46 13쪽
89 89화 : 청문회 20.12.25 1,448 46 12쪽
88 88화 : 내가 비선실세? 20.12.24 1,490 39 10쪽
87 87화 : 폴즈 엔진 20.12.23 1,462 42 12쪽
86 86화 : 커넥트 20.12.22 1,532 38 11쪽
85 85화 : 코스모아이 20.12.21 1,518 43 12쪽
84 84화 : 납치 20.12.20 1,550 37 10쪽
83 83화 : 북한 개혁개방 20.12.19 1,699 41 11쪽
82 82화 : 정상회담 20.12.18 1,648 44 13쪽
81 81화 : 일본 최정예! 특수작전군 20.12.17 1,655 43 11쪽
80 80화 : 멧돼지 샤냥 20.12.16 1,604 46 13쪽
79 79화 : 계급 사회 20.12.15 1,633 43 11쪽
78 78화 : 북파 공작부대! 20.12.14 1,750 45 12쪽
77 77화 : 근택과 USB 20.12.13 1,753 43 11쪽
76 76화 : 보안 코드 20.12.12 1,842 46 13쪽
75 75화 : 전쟁의 목적 20.12.11 1,916 49 13쪽
74 74화 : 전운(戰雲) 20.12.10 2,047 47 12쪽
73 73화 : 계약 유지? 파기? 20.12.09 2,114 43 11쪽
72 72화 : 코스모 다이나믹스 20.12.08 2,149 47 13쪽
71 71화 : 최 변호사의 부탁 20.12.07 2,115 45 10쪽
70 70화 : 제압 20.12.06 2,284 5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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