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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실수로 재벌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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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작품등록일 :
2020.09.19 15:51
최근연재일 :
2021.01.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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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187

작성
20.12.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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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90화 : 주 회장과 남 회장

DUMMY

청문회가 끝난 뒤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일본 자위대의 북한 공작 사건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고 당시 중국과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온 국민이 다 잘 알고 있었다.


그 사건 후에 중국군이 제주도에서 물러났고 북한과도 유례없는 평화가 찾아왔다.


이 모든 게 반은성이 했던 일이라는 충격적인 뉴스에 그동안 대통령의 비선 실세니, 뇌물이니 하던 여론은 쏙 들어갔다.


오히려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한반도의 영웅이 되어버렸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이 생겨버렸다.


반은성이 남북 양쪽에서 가진 권력에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들도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론이 역전되어 버리자 검찰은 배후로 지목된 이국영 진석휘를 수사 대상으로 바꾸었고 국회는 발 빠르게 이국영의 특별 검사 지위를 박탈하는 데 힘을 모았다.


결국 이국영과 진석휘는 청와대로 가는 부푼 꿈 대신 교도소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한짐그룹 주회장의 자택.

주회장에게 황급히 온 남회장은 주회장에게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큰일입니다! 방금 이총장이 긴급 구속되었다고 합니다.”


“들었소. 남회장. 이미 벌어진 일인데 뭘 그리 허둥대십니까.”


“이제 어..어쩝니까? 우리 복수는 이제 물 건너갔습니다...

아니 복수는커녕 혹시 우리가 배후에 있다는걸 반은성 그놈이 눈치라도 챈다면···.”


“일은 대부분 이총장과 진사장이 다했는데 뭘 그리 겁내십니까.

그보다는 다음 계획을 실행해야지요.”


“다음 계획이라니요?”


“남회장이 그동안 집회며 댓글부대며 일을 처리해 주는 동안 난 나대로 진행하던 게 있습니다.

혹시라도 일이 잘못 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었는데 결국 마지막 방법을 써야겠군요.”


“마지막 방법?”


“놈이 우리 모임에 일원들을 죽였으니 목숨은 목숨으로 갚아야지요.

어차피 그놈은 마지막에는 죽이려 했습니다.”


“설마? 킬러라도 고용하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정말입니까? 하지만 알아본 바로는 반은성을 지키는 경호원들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어쭙잖게 독살 같은 암살 같은 걸 할 생각 없습니다.

아주 가루를 만들어 버릴 생각입니다.”


“대체 누굴 고용하신 겁니까?”


“세계 최고의 용병부대를 고용했습니다.”


“용병부대요?”


“블랙 마운틴 말입니다.”


“아니. 거긴 경호나 군사 훈련을 하는 회사 아닙니까?

암살 의뢰를 받아 줬을 리가···.”


“1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1억 달러 라구요? 한화로 천억 원 아닙니까!”


“돈 앞에 장사 없지요.

블랙 마운틴도 결국 승낙 했습니다.”


“그렇게 무리하실 필요가···.”


“천억이 아니라 내 전 재산을 바쳐서라도 반은성 그놈만큼은 씹어 먹어 버릴 겁니다.”



***



난 최근 지하 시설이 있는 예전 유회장의 저택으로 이사를 했다.


원래 집보다 저택 부지는 넓었지만, 오히려 경호하기 편했기 때문에 제발 옮겨달라고 이제마 대표와 지총경이 함께 부탁을 해와서였다.


먼저 집은 주변에 일반인들도 많이 살고 있고 이제는 내가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집 앞에 매일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어느새인가 내 지지자들이라며 내가 대통령 선거라도 나가주길 바라는 사람들까지 생겨 버렸지만 난 정치를 할 생각은 애초부터 눈꼽만치도 없다.


집안 인테리어는 이미 집을 관리해주던 김자원 실장이 모두 고쳐 놨기 때문에 특별히 수리하거나 할 필요도 없이 짐만 옮기면 되어 어렵지 않았다.


대신 저택 부지도 넓고 건물도 여러 개다 보니 가사도우미분들이 훨씬 많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덟 명이나 더 뽑게 되었고 선별도 까다로웠다.


그렇게 집도 옮겼지만, 당분간은 코스모 엔터로 출근하지도 못했다.

내 존재가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 잊혀질 때쯤 되면 아마 좀 더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난 그렇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따금 정원을 걸었다.

정원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원래 그곳에는 유회장이 아끼던 비단잉어들이 있었지만 난 모두 치워 팔아 버렸고 대신 그곳을 낚시터로 만들어 버렸다.


잉어, 매기, 철갑상어 등등 넣어 놔서 낚싯대만 던지면 월척이었다.


잡아서 먹는 건 아니었고 손맛만 느끼고 다시 풀어 주었다.


예전에 일본 방사능 사건 터지던 날 빡빡이 들과 바다에 가서 낚시하던 기억이나 만들어 버렸다.

그때는 낚싯대로 제대로 잡지도 못해서 방파제에서 구멍 낚시를 했기에 제대로 손맛을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 낚시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제마 대표가 나를 찾아왔다.


“의장님. 남회장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요? 생각보다 늦게 연락해 왔네요.”


“의장님께 자식들 일을 사죄하고 싶다며 한번 식사 자리를 해주셨으면 하고 청하더군요.”


“그래요?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내가 순순히 나갈 거라고 생각한대요?”


“사죄의 선물로 남회장이 소유한 건설회사 지분 절반을 양도받기로 했습니다.”


“정말요? 부자들이 그런 통 큰 선물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엄청 고민했겠네요.”


“만나 보시겠습니까?”


“장소는요?”


“장소도 의장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모시겠다고 합니다.”


“그럼 지분 양도를 먼저 받은 후 약속을 잡죠.

장소는... 예전에 남정환과 다녔던 한식집이 있는데 거기로 할게요.”


난 그렇게 남회장과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 그와 만나면 남정환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 생각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식이 사라졌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인간에 도리로 그 정도는 해줘야겠구나 싶었다.



일주일 정도 더 지난 후에야 난 남회장과 만나게 되었다.


장소는 예전 남정환과 어울렸던 간판 이 없던 그 한식집이었다.

남정환과 왔던 이후에는 괜히 찝찝해서 오질 않았다.


예전에 날 안내 했던 여직원은 보이질 않았고 건물 입구 앞마당에서부터 날 맞이하러 남회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반의장님.”


나이도 있는 남회장이 내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난 남회장의 안내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내게 적개심이 있을 텐데도 남회장은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남정환이나 남회장 둘 다 남 앞에서 미소 연기를 탁월하게 하는 걸 보니 부자지간이 맞긴 맞나보다 싶었다.


이 가게에서 가장 큰 방에 들어간 나는 그이 안내로 상석에 앉았다.

겨우 두 명이 있기에는 부담스럽게 큰 공간이었다.

이 정도면 돌잔치나 환갑잔치는 할 만한 크기였다.


“겨우 둘이 식사를 하기에는 너무 큰방이네요.”


“의장님을 모시는데 이 정도는 돼야지요.”


“이번에 양도해주신 주식은 감사합니다.”


“그 정도 선물은 돼야 의장님과 이렇게 만나지요. 하하.”


“혹시 제게 부탁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물론입니다. 제 자식들과 있었던 일은 잊어 주시고 저희 건설사를 북한 개발 사업에 넣어주셨으면 합니다.”


“그건 이미 사업 회사들이 모두 선정되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리 따로 부탁드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미 결정이 났다고 해도 의장님이라면 얼마든 다시 바꿀 수 있을 테죠.”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해주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어렵습니다.

이미 다 계획된 것들이 있어서요.

대신 다른 부탁 하나를 들어 드리면 어떨까요.”


“글쎄요. 그것 말고 더 부탁드릴 게···.”


“아드님은 어떠십니까?

남정환씨 말입니다.”


“정환이 말입니까?”


“예. 소식이 궁금하시죠?”


“물론입니다. 연락이 끊긴 상태라 백방으로 찾고 있었습니다.

설마 의장님이···.”


“납치되었었지만 오히려 제가 구했죠.”


“납치요?”


“예. 얼마 전 절 납치했던 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남정환을 납치했었더군요.”


“무사합니까?”


“예. 무사합니다.”


“지금 어디 있습니까?

왜 안 나타나는 겁니까?”


“사정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하시면 만날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음... 살아있다면 됐습니다.

겨우 그 아이에 소식이 사업건 보다 중요하진 않습니다.

자그마치 제 주식에 절반을 양도해 드렸습니다.

저도 얻는 게 있어야지요.”


“아드님 보다 사업이 중요하다니 놀랍네요.”


“사업이란 게 원래 약육강식의 세계 아닙니까.

제 아들놈도 결국 그 세계에서 강자에게 잡아먹힌 한심한 약자일 뿐이죠.

그런 놈보다 제 사업이 당연히 중요한 거 아닙니까.”


“후... 남정환이나 남동건이나 왜 저 모양인지 이제야 알겠네요.”


“뭣? 지금 내게 한말이오? 아무리 내가 숙이고 들어간다지만 너무 막말하는군!

힘 좀 생겼다고 우쭐하나 본데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남회장은 여태 굽신거리던 행동에서 갑자기 180도 변해 버렸다.


“이제 슬슬 본색을 들어내시는 겁니까?”


내 말에 남회장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눈치채봐야 소용없지. 뭐해! 다들 들어와!”


그가 외치자 방문이 열리고 여러명에 남자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외국인들로 보였고 하나같이 단단한 체격이었다.


“아버지랑 아들이 뒤통수치는 모습이 참 닮았군요.”


“흥. 아직도 제 세상인 줄 착각하는군.

태연한 척 해봤자야.

삼일천하였던 네놈 시절도 이제 끝이야!”



***



주회장의 저택 정원.


정원 테이블에 앉아 여유롭게 밤공기를 쐬던 주회장은 손님이 찾아왔다는 가사 도우미의 말에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마침 일이 끝났나 보군.”


주회장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게 남회장이라 생각하며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순간 싸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남회장인 줄 알았던 사람이 반은성이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설마 실패한 건가?

그 비싼 돈을 써가며 블랙 마운틴 까지 불러들였는데!’


반은성이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오는 걸 본 주회장은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끼며 인지 능력이 없는 환자인 척 연기를 시작했다.


“주회장님 오랜만입니다.

그날 이후로는 처음 뵙네요.

그때 저 때문에 머리를 다쳤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주회장은 은성에 말에 대답하지 않은 체 허공을 게슴츠레 바라보며 침까지 흘려가는 열연을 펼쳤다.


“머리를 다치신 건 알았지만...

정말 유치한 방법으로 절 죽이려 하셨네요.

유회장님 이셨으면 좀 더 그럴듯한 방법을 쓰셨을 텐데.

이래서 주회장님이 모임에 대장 노릇은 못 하셨나 보군요.”


은성의 도발에 주회장은 발끈했지만, 꾹 참으며 계속 연기를 했다.


“하필 블랙 마운틴을 고용하셨더군요.

제가 운영하는 화이트 폭스와는 친분도 있고 해서 미리 연락해 오더군요.

저랑 맞서면 한창 잘나가고 있는 화이트 폭스와도 정면에서 치고받을 각오를 해야 해서 천억이 아니라 수조 원을 준다고 한들 고민 했을 겁니다.

남은 잔금은 제가 지불해 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주회장님 재산을 좀 처분해서 줄 생각입니다.”


듣고만 있던 주회장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벌떡 휠체어에서 일어나 은성에게 외쳤다.


“끄아아아! 이 개XX들! 감히 내 돈을 꿀꺽해!

가만두지 안을 테다! 니놈도 블랙 마운틴 놈들도!”


주회장은 은성에게 달려들었지만 은성은 여유롭게 피하며 다리를 걸어 주회장을 넘어뜨렸다.


“조용히 지내셨으면 남은 여생 편히 사셨을 텐데...

전에 유회장님 저택에서도 느꼈지만 몸 안에 화가 많으신 거 같네요.

제가 특별히 치료제를 가져왔습니다.”


은성은 품에서 투명 봉투 몇 개를 꺼내었다.

투명 봉투 안에는 핑크색 알약이 들어 있었다.


“저도 나중에 들은 거지만 당신들 모임에서 운영하던 클럽에 뿌린 마약이더군요.

참 웃기네요. 이걸로 당신들 힘을 키웠으면서 정작 이런 약은 더러운 오물처럼 생각하며 실제로 본 적도 없다니.

그때 이 약을 알아봤다면 그렇게들 허망하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요.”


은성과 주회장의 주변으로 여러명에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은 은성으로부터 약봉지를 받았다.


약봉지를 받아든 그들은 주회장의 입을 벌려 강제로 약을 밀어 넣었다.

주회장은 컥컥거리며 약을 모두 삼켜 버려야만 했다.


“이놈... 남회장도 이렇게 죽인 거냐?”


“남회장은 아들 곁으로 보내줬으니 걱정 마세요.”


“절대 니놈을 용서하지 않을 테다.

귀신이 되어서라도 니놈을···.”


주회장은 숨을 헐떡거리며 피를 토했다.


“귀신이라... 글쎄요.

이제 저한테도 영혼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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