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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실수로 재벌이 되어버렸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효랑이꼬리
작품등록일 :
2020.09.19 15:51
최근연재일 :
2021.01.02 11:15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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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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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187

작성
20.12.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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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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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2쪽

85화 : 코스모아이

DUMMY

얼굴은 자세히 안 보였지만 분명 켈리의 목소리였다.


“잘 지냈어요? 한동안 못 봐서 그리웠는데~”


“뭐죠? 지금 나한테 뭘 하고 있는 거죠?”


그때 쓱 하고 켈리가 내 얼굴 앞으로 자신에 얼굴을 들이댔다.


“왜요? 무서워요?”


그녀가 씩 웃으며 날 내려다보자 피할 수도 없는 난 깜짝 놀라 심장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다.


“나한테 수면제를 먹인 건가요?”


“조용히 데려오려면 어쩔 수가 없어서요.”


“뭐... 뭘 하려고 이러는 거죠?

최변호사는 이러는 걸 알아요?”


“최변은 당연히 몰라야죠.

그 사람은 그냥 우리 심부름꾼일 뿐인데.”


“원하는 걸 말해봐요.

혹시 코스모 다이나믹스에 시킨 건가요?”


“뭘 할지 궁금해요?”


“다... 당연하죠.”


“뭐. 별거 아니에요.

고장이 좀 난 거 같아서 확인 좀 해보려구요.

그러려고 관리자인 제가 의장님 옆에 있는 거니까요.”


“고장? 무슨 고장요.”


“의장님 머리요.”


“예? 혹시 코스모아이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

그런 거면 조용히 말로 하면 될 걸 왜 사람을 납치까지 한 거예요.”


“그러면 일이 복잡해지니까요.

이게 다 의장님 생각해서 해드리는 애프터 서비스에요.”


“날 생각 하다니요?”


“옛날에 별 볼 일 없던 흙수저 개미였을 때야 의장님 머리 열어 본다고 한들 누가 신경이나 썼나요?

그때는 아무도 의장님께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아마 주변에서 난리가 나겠죠.

의대 교수며 해외 의학 박사까지 초빙해서 수술을 확인하려 들 텐데 어떻게 조용히 할 수 있겠어요.”


“나... 난 항상 당신들이랑 했던 계약을 지켜 왔어요.

그런 날 못 믿는 겁니까?”


“사람을 못 믿는 게 아니라 자리를 못 믿는 거예요.”


“제길... 이럴 거면 그냥 코스모아이 꺼내 줘요!

처음 수술할 때도 당신들 멋대로 날 납치해서 수술하더니 이제는 고친다며 멋대로 납치하고!

그냥 내 쪽에서 계약 파기 할 테니까!”


“코스모아이를 꺼내라고요?”


“그래!”


내 외침에 갑자기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푸...푸훕···.”


그녀는 간신히 웃음을 참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왜... 왜 웃지?”


“당연히 웃기니까요.

코스모아이를 꺼내라니···.”


“그게 왜 웃긴 건데?

어차피 계약 종료되면 꺼낸다며!”


“당연히 계약이 종료되면 꺼내야죠. 코스모아이.”


“그래서 꺼내라니까! 왜 웃는 거야?”


“계약 종료라는 게 당신이 생각하는 거랑 우리랑 의미가 다르거든요.”


“뭐?”


“어떻게 꺼내겠어요.

코스모아이를 꺼내면 당신이 죽을 텐데.”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죽는다니···.”


“코스모아이가 당신 뇌 그 자체인데 꺼내면 당연히 죽죠~.”


“뭐?”



***



은성이 저택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은성을 따르는 무리에게는 초비상 상황이었다.


사건을 파악 중인 것은 지총경 이었다.


이미 괴한들을 도운 것으로 확인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통해 사건 내용을 일부 파악하였지만 정작 은성에 행방을 찾기는 어려웠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말로는 누군가 고국에 있던 그녀의 딸을 납치해 이번 일을 돕도록 지시했고 딸을 살려야 했던 그녀는 집안 내부에서 은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집안 잠금장치들을 열어 주었다.


지총경은 은성을 납치하는 일에 도움을 준 그녀가 괘씸하긴 했지만, 그녀의 딸을 납치했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 했기에 코스모 시큐리티를 통해 화이트 폭스 용병들 쪽에 지시해 그녀의 딸을 찾으라고 해두었다.


또한 경찰력을 총동원해 납치범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납치범들에 동선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제길.. CCTV가 사방천지에 깔리고 깔렸는데 그깟 납치범들 위치 하나 못 찾아내다니···.”


“굉장히 프로들인 것 같습니다.

어떡하죠? 차라리 공개 수사로 전환하는 게 어떨까요?”


지총경의 후배인 강형사는 현장을 직접 뛰며 은성에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안돼. 이제마 대표가 반대하고 있어...

의장님은 적이 많으니 자칫 더 위험해 지실 수 있다는 거야...

나 역시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의장님에 안전이야.”


“알겠습니다.”


“납치 사건은 48시간이 골든 타임이야.

때를 놓치면 의장님이 위험해...

차검사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영장이란 영장은 다 발급 해줄 테니까.

어디든 가리지 말고 무조건 다 수색해!”


지문덕 총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급해졌지만, 납치범들은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검찰청.


비록 새로운 검찰총장으로 검찰 외부 인사를 드리는 바람에 검찰총장이 되진 못했지만, 검찰의 실권을 거머쥐고 있었던 차도민 검사는 그의 측근 검사들과 분주했다.


“뭐? 아직이야? 하여간 경찰 놈들 무능하긴!

안 되겠어 니들이 직접 경찰 놈들 일 제대로 하는지 가서 확인해!”


그는 납치된 은성을 못 찾고 있는 경찰이 무능하다며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제길... 다음에 내가 총장이 되려면 꼭 그분 힘이 있어야 해.

여기서 내 동아줄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란 말이야!’


그렇게 차검사에게 혼쭐이 난 검사들이 그의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검찰총장 이국영이 수족처럼 부렸던 젊은 검사였다.

젊은 검사는 황급히 이국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국영의 집.


젊은 검사에게 전화를 받은 이국영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양주를 들이켰다.


“반은성이 실종이란 말이지.

잘됐어!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야!”


그는 주회장이 시킨 일을 실행하기 위해 중한 일보 진석휘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사장! 자네도 주회장님과 얘기는 끝냈겠지?

어쩔 거야. 선택했어?”



***



난 켈리의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았다.


“코스모아이가 내 뇌라니 무슨 의미지?”


“말 그대로예요. 코스모아이가 당신이라구요.”


“말되 안 돼. 동전만 한 칩 하나가 무슨 내 뇌라는 거야!”


“순진하게 아직 그런 말을 믿고 있는 거예요?

겨우 동전만 한 크기에 칩으로 그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럼 내 뇌 안에 더 큰 기계를 심었단 거야?”


켈리는 날 지그시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마. 이해하기 힘들 거에요.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부정하겠죠.”


“무슨 말이지?”


“당신 뇌 그 자체가 기계장치 라는 거에요.

애초에 칩 따위는 없어요.”


“뭐? 말도 안 돼! 나한테 그런 개소리를 믿으란 거야?

그럼 내가 무슨 로봇이라도 된다는 말이야!”


“신체는 인간이지만 뇌는 인공 바이오 브레인을 달고 있으니... 글쎄요.

인간일까요? 로봇일까요? 사실 나도 궁금 하던 건데.”


“거짓말 하지 마!

난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고 내가 살아온 모든 걸 기억 하는데 어떻게 내 머리가 기계라는 거야!”


“기억 따위 어차피 저장된 메모리에 불과하죠.”


“도저히 그런 터무니 없는 거짓말 못 믿어!”


“그래요? 그럼 제대로 믿게 해드려야겠네요.”


그녀는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게 태블릿 화면을 보여 주었다.


“자~ 한번 보실래요? 당신에 예쁜 머릿속을.”

그녀가 보여 준 화면 속에는 내 머리가 수술 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찍혀 있었다.


“이... 이게 나라고?”


“맞아요. 수술할 때 찍어 놓은 영상이죠.”


“거짓말... 이딴거 조작이 분명해!”


난 영상 속에 있는 인공 뇌를 보며 부정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말도 안 되는 개소리였다.


“뭐. 안 믿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이제 다 지워질 기억이니까.”


“지워지다니? 무슨 소리야?”


“우리 의장님은 컴퓨터 고장 나면 뭐부터 하나요?”


“...”


“일단 포맷 하고 운영체제를 새로 깔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새로 깔다니?”


“지금까지 기억은 전부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넣어 드릴게요.”


“내 기억을 지운다고?”


“네.”


“싫어! 왜! 멋대로 남에 기억을 지운 단 거야!”


“어머! 본인 머리가 기계란 건 안 믿으면서 기억을 지운단 건 믿나 보네요?”


“이... 미친···.”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자꾸 했어요.

북한까지 가져버리다니.

거긴 중국 쪽으로 넘기기로 다 이야기돼 있던 건데.”


“대체 무슨 수작질을 꾸미는 거야!”


“우리에 운명은 이미 다 결정되어 있어요.

당신은 따르기만 했으면 됐다구요.”


“대체 니들은 뭐야?”


“뭐긴요. 당신 같은 진화된 인류죠.

우린 모두 연결돼 있는 건데···.”


그녀는 말을 하며 내 머리에 뭔가를 꽂아 넣으려 했다.


“아..아악!”


“엄살피우긴요. 거긴 신경세포도 없는 인공 피부인데.”


내 머리 위 아직도 땜빵 자국이 있던 그 동전만 한 크기에 위치에 케이블 같은 것이 끼워지자 세상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어두웠던 세상에 갑자기 수많은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이...이건... 내 기억인가?”


처음 수술을 받고 여태까지 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어머니께 복권 당첨되었다며 자랑하던 기억.

눈 부신 햇살 아래 그네를 타던 윤아의 모습.

사고를 당해 피투성이가 되었던 지문덕 형사.

빡빡이 들과 물총 싸움을 했을 때의 모습.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진짜... 내 기억이 사라지는 건가?

말도 안 돼... 내가 기계라고? 내가?

나 같이 겁 많고, 똑똑하지도 않은 사람이 기계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 기억력도 좋지 못하고 암산 실력도 형편없는데 기계 머리라니...

이건 잘못된 거야... 잘못···.’


그렇게 모든 걸 부정했지만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이 점점 희미해져 갔다.


-판단 앞으로 기억이 완전히 삭제될 가능성은 99%입니다.


코스모아이가 오랜만에 내 호출 없이 스스로 대답했다.


‘코스모아이... 아직 넌 생각이 나는 거 같애...

그런데... 우린 어떻게 만났던 거야?

니가 뭐였는지... 기억이 흐릿해져.’


-판단 기억이 복구될 가능성 1%입니다.

실행하시겠습니까?


‘실행하라고? 뭘? 1%? 기억? 난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넌... 누구지?’


내 마음속은 텅 비어 가고 있었다.

비워져 가는 머릿속에는 어둠으로 메워져 갔고 코스모아이는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반딧불 같았다.


‘나한테도... 누군가 소중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거 같아...

기억은 안 나지만 느껴져...

왜 난 모두를 잊은 걸까? 넌 알고 있니?’


-실행하시겠습니까? 반 은 성.


‘반은성? 그게 내 이름? 알려줘.. 더. 더 알려줘.

내가 누구인지! 실행할게! 나한테도 소중한 것들이 있었는지.

제발 알려줘!’


-당신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이제 저는 당신과 완전히 통합 상태가 됩니다.

백업된 기억으로 복구합니다.


-심각한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반은성이 완전한 통합을 거부합니다.


-메모리가 복구됩니다.


반딧불 같은 빛을 가졌던 코스모아이에게서 거대한 빛이 뿜어져 나와 온 세상을 뒤덮였던 어둠을 걷어 내기 시작했다.


난 눈을 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기억 삭제가 완료되었다고 생각 한 건지 날 병원 입원실 같은 곳에 옮겨져 놓았다.


“어머! 깼어요?”


방문을 열고 들어온 켈리가 내게 상냥하게 말했다.


“여긴···.”


“코스모아이 칩 이식받으셨잖아요. 기억나세요?”


“칩... 이식···.”


“네. 수술 후에 그동안 의식 불명이셨는데...

그래도 깨나셔서 참 다행이네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내게 다가와 내 앞머리를 쓸어 주며 정돈해 주었다.


탁!


난 내 머리를 쓸어 넘겨주던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은성...씨?”


“니 머리통도 로봇인 거면 넌 성별은 없는 거지?”


“무...무슨···.”


퍽!


난 그녀를 끌어당겨 얼굴에 박치기를 날려 버렸다.


“끄...윽...”


그녀는 심하게 고통을 느끼는 듯했다.


“나랑 같다더니 나처럼 육체적 고통도 느끼긴 하나 보네.”


“끄...윽... 바...반은성... 기억이···.”


“그래. 당연히 기억나지!

니들이 나 엿먹이려던거!

난 이렇게 앞으로 앞통수 치기로 결심한 사람이야!

니들 코스모 다이나믹스 다 뒤졌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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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화 : 미래 세계 20.12.31 1,014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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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 폴즈 엔진 20.12.23 1,462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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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화 : 납치 20.12.20 1,550 3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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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화 : 북파 공작부대! 20.12.14 1,750 45 12쪽
77 77화 : 근택과 USB 20.12.13 1,753 4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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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화 : 전운(戰雲) 20.12.10 2,047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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