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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님의 서재입니다.

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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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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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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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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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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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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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79화. 포이(7)

DUMMY

“꿈나라를 통일하라고? 내가? 난 꿈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


“상관없습니다. 통치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힘입니다. 그것도 혼자의 힘이 아닌 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정말로 그들을 막고 싶다면요.”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게 뭔가?”


하칼이 물었다.


“그들은 신세계를 차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신세계를 차지한다고?”


“네, 신세계에는 마가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무런 보호 없이 간다면 순식간에 모든 마를 빼앗깁니다. 그리고 신세계에 사는 평범한 인간과 같아지죠.”


둘은 지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알고 있다.”


“그럼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른다.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구나.”


살리마는 조용히 지도를 가리켰다. 그는 손가락으로 둥근 형태로 그려진 꿈 하나를 콕 집었다.


“이게 왜 이렇게 표시된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칼은 갑자기 주제를 바꾸는 살리마의 장단을 맞춰야 하나 순간 고민하다 이내 맞춰주기로 했다.


“꿈은 독립적인 공간이니까”


“맞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독립적인 세계입니다. 꿈을 꾸는 자의 능력에 모든 것이 결정됩니다.”


하칼은 꿈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고르지의 예전 기억을 통해 만난 벤조란 사내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꿈은 반은 꾸는 자의 뜻이고 나머지 반은 무작위가 아닌가?”


하칼이 물었다. 살리마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랐다.


“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건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꿈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복잡하다고?”


“네, 혹시 평소에 꿈을 자주 꾸시나요?”


“꽤 자주 꾼다. 하지만 금방 잊어버리지”


“신세계에서는 꿈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지요.”


“꿈은 한낱 꿈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그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꿈을 꾸는 자와 그를 따라 들어간 자들이 영생을 얻을 수 있다면 안 할까요?”


“엄청나게 하겠지. 수없이 많은 자들을 통해 실험을 했을 거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꿈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알아낸 사실을 토대로 가설을 세웠죠.”


“그리고 그 가설이 맞나 또 다른 실험을 했겠지.”


하칼이 말했다.


“꿈은 말입니다. 꾸는 자의 기억에 의존합니다. 상상도 해보지 않은 것은 꿈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뒤죽박죽되어 표현된 것이 꿈입니다.”


하칼은 턱을 잡았다. 예전에 꿈을 꿨을 때를 생각했다. 너무 재미있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꿈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난 직후 가슴이 뛰며 묘한 흥분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었다. 그때 말도 안 되는 꿈이라 생각했지만, 재미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반은 능력이고 반은 무작위라고 알고 있는 거로군.”


“맞습니다. 그러나 꿈을 통제할 수 있는 자들이 있죠. 그리고 대부분 사람은 훈련한다면 꿈을 통제할 수 있게 되죠.”


“자각몽을 말하는 건가?”


“자각을 한다는 건 통제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자각을 시작으로 점차 꿈을 장악해가면 꿈의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칼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포이도 그렇게 만든 것이냐?”


“네, 저는 그 실험의 대상자였습니다.”


“그랬군...”


하칼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지 못해 난감했다.


“저는 릴 림 가문의 두 번째 아이였습니다. 릴 림은 대부분 여성이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저희 누이가 그랬죠. 저는 누이의 그늘에서 자랐습니다. 재능은 나쁘지 않았지만, 누이에게 미치지 못했고 성격조차 소심했습니다.”


“그게 실험과 무슨 상관이지?”


하칼이 물었다.


“원래 네 가문의 자제들은 실험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태어난 시기에는 전쟁이 한창이었던 시기였죠. 소심하다고 전쟁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릴 림 가문은 전쟁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들이었으니까요.”


“그럼 전쟁을 피하려고 실험을 자처한 것이냐?‘


살리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험은 제가 가지고 있던 진정한 재능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쉽게 자각몽을 꾸었고 얼마 안 되어 꿈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재능이 있었기에 그 나이에 꿈의 주인이 된 거지?”


하칼은 살리마의 겉모습을 보고 물었다.


“하하하, 제가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이 나이에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모습은 제가 꿈으로 들어오며 바꾼 모습입니다. 약 열세 살 정도의 저입니다. 그것도 정확한 모습이 아니죠.”


“정확한 모습이 아니라고?”


“그저 제가 상상하는 저의 열세 살 모습입니다. 이상적인 열세 살의 모습이죠. 실제로 저는 이렇게 곱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꿈을 통제하면 그런 것까지 가능한 것이냐?”


“네, 오시면서 보셨나요? 제 꿈이 어떻게 생겼는지요.”


“그래, 무척이나 특이하더군. 그것조차 네 상상력의 결과겠지.”


“네, 오래전부터 꿈꿔온 세상입니다.”


“근데 이게 무슨 상관이지?”


“저희 이런 실험을 보고 난 뒤 오랫동안 이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가설을 하나 세웠죠.”


“나름의 가설?”


“만약에 신세계가 누군가가 만든 꿈이라면 어떨까요?”


“뭐라고?”


“신세계만 꿈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신세계와 저희가 살던 세계 모두가 꿈일 수도 있죠. 더 나아가 반대로 저희가 살던 세계만이 꿈일 수도 있고요.”


“...”


하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겁니다. 신세계가 꿈이라면 꿈의 주인이 신이겠지요. 그러나 꿈이 아니라면...”


살리마는 말끝을 흐렸다.


“아니라면?”


하칼이 물었다.


“꿈이 아니라면 신은 정말로 신이겠지요. 혹은...신은 존재하지 않거나요...”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건 그것을 확인한 후에 신을 죽이는 것인가?”


“그것까지는 모릅니다.”


“모른다고?”


“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신을 소환하려는 것이라는 거지요.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그들만 알겠죠.”


“신을 소환한다고? 그게 가능한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이 전에는 치우가 그걸 막았으니까요. 하지만 신의 사자들은 분명 반응했습니다. 그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두고 봐도 됩니다."


“그러면 넌 왜 나에게 지도까지 보여주면서 도와주려는 거지? 내가 통일한다면 랑뿐만 아니라 너희 전력까지 모두 끌어다 쓸 것이다.”


“인간에게 끝없는 삶은 저주입니다. 목적도 삶의 의미도 사라지죠. 인간에게 죽음이란 축복입니다. 삼의 원동력이자, 목표 의식을 줍니다.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아니, 이해한다. 늙어서 죽지 않는 생이 주어진다면 견딜 수 없을 거야.”


살리마는 하칼을 보고 웃었다.


“당신은 치우와 비슷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의미는 오랜 친구와의 약속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살아남았습니다.”


하칼은 살리마의 눈을 봤다. 그는 굳이 살리마의 생각을 읽지 않아도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칼은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가 뭔지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좋다. 제안을 받아들이지. 그러나 나는 적당히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꿈나라를 통일한다면 그 나라에 속해있는 모두는 내 명령에 따라야한다.”


하칼이 말했다.


“좋습니다.”


살리마가 대답했다.


“정말이십니까?”


그때 그들의 대화를 듣던 청귀가 물었다.


“그래”


“꿈나라의 왕이 되실 작정이신가요?”


적귀가 다시 물었다.


“그래”


“알겠습니다.”


적귀와 청귀가 동시에 대답했다. 하칼은 고개를 돌려 트러스티를 바라봤다. 트러스티는 공허한 눈빛으로 지도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나?”


하칼이 물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사령관님께서 하신다면 무엇이든 따르겠습니다.”


하칼은 트러스티의 눈을 봤다.


“너는 무엇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이냐?”


하칼이 트러스티에게 물었다.


“저는 최고의 무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길을 잃은 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네가 너무 강해서?”


“단지 강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금껏 엄청난 시간과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던 실력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이 아무런 노력 없이 주어졌습니다. 이보다 더 허탈한 일이 있을까요?”


트러스티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난 아직 네가 필요한 만큼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강해져야 만족하실 겁니까?”


트러스티가 물었다.


“너는 신과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느냐?”


“신이요?”


트러스티가 되물었다.


“그래, 우리 앞에 있는 자들은 신을 부르려 하고 있다. 신을 죽일 생각이라면 신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겠지. 아니,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분명 그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너는 거른 존재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냐는 말이다.”


“그건...”


트러스티는 신과 싸운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무신이라는 단어를 아느냐?”


“네, 알고 있습니다.”


“무신이 되어라. 무신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네가 생각나게 되면 된다. 지금 너는 무신이 아니다.”


“무신이라니요...”


트러스티는 당황했다.


“왜? 자신 없느냐?”


“저는 신이 될 수 없습니다.”


“신을 이기면 신이 되는 것 아니냐? 간단하다. 그리고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


트러스티는 침을 꿀꺽 삼켰다.


“...”


하칼이 씩 웃었다.


“넌 매사에 너무 진지해. 이 모든 게 끝나고 소중한 사람들과 남은 인생을 잘 보낼 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네게는 소중한 사람이 있잖아? 그들을 지키고 그들과 살 곳을 보호한다고 생각만 돼. 거창할 게 없다. 그저 상대가 신이라는 것뿐이야. 그리고 그런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만 한다.”


“알겠습니다.”


트러스티가 대답했다.


“자! 이제 무엇부터 하면 되는 거냐? 넌 내 참모다! 네가 설계한 계획을 나에게 들려주어라! 내가 듣고 판단할 것이다!”


하칼은 지도 너머의 살리마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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