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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계 어찌 아니 좋을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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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highd
작품등록일 :
2021.08.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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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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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청량산#6

DUMMY

김수민이 목소리를 더욱 낮춘다.

‘이 주변의 현에서 병졸들을 차출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아무리 훈련을 잘 받았다고 하더라도 개성에서 내려오는 병졸들을 받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을 듯합니다. 우선 장거리를 걸어오느라 피곤할 테고 또 아까 얘기했듯이 이 지방 지리에 익숙하지 못하고 적응을 하려면 또 많은 시간이 걸릴 테고.’

‘우장군 말씀이 지당하신 말씀 같습니다. 이 지방에서 병력을 보충하면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이 많을 듯합니다.’

홍기 장군 박성수가 적극 동의를 표한다. 그러자 한쪽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청기 장군 민영삼이 의견을 표시한다.

‘제 생각에는 이 지방 병졸들은 보충받는 것은 조금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텃세라는 게 있어서 이 지방 사람들이 타지에서 온 사람들을 믿지 못하니 쉽게 마음을 터놓지 못할 것입니다. 반대까지는 아니지만, 이 지방에서 보충을 받더라도 완충장치를 두고 받아야겠습니다. 또 지역적으로 가까운 곳이라면 혈연관계도 있을 거고,’

‘자네 얘기가 맞는 것 같네. 그건 차차 방도를 생각해 보더라도 일단은 현령들의 마음을 움직이자면 대왕마마의 친서가 필요할 것 같아. 그 친서를 지방관들에게 보여주고 병력을 보충해야 할 텐데. 그 일을 누군가 맡아주어야겠어. 엄중한 일이라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

‘그거라면 제가 맡겠습니다. 병력 십여 기만 데리고 바람같이 달려 임무를 완수하고 오겠습니다.’

모두가 돌아보니 김수민이다. 김자량이 말린다.

‘자네 충정은 알겠네만 자네 같은 백전노장이 여기 남아서 전장을 지켜야지.’

‘대감, 어차피 병력이 보충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으실 것 아닙니까? 가만히 앉아서 밥이나 축내느니 그 막중한 임무를 제가 맡겠습니다. 하급 무관 나부랭이보다는 저 같은 우장군이 나서면 지방관들도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이고 영이 설 것입니다. 대감, 제게 맡겨 주십시오.’

김자량은 김수민이 전장에서 발을 빼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더는 말릴 수가 없었다.

‘그러면, 단양에 머물러 있는 좌장군 최영도의 부대도 정비할 필요가 있을 거야. 여차하면 협공할 필요가 있으니 부대를 재정비하여 병력을 증강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해주게.’

‘네, 그러면 제가 개경에 들러 대왕마마의 친서를 들고 내려오면서 산령 이북의 고을들에는 단양으로, 산령 이남의 고을들에는 이곳으로 병력을 최대한 보낼 수 있도록 지시를 하겠습니다.’

‘자네만 믿네. 든든허이. 자 이 정도 했으면 됐으니 계집들을 불러들여 한잔하세.’

기녀들을 불러들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 들어온다. 곧이어 술상이 차려진다.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로세. 병졸들도 고기반찬에 배불리 먹이고 술도 한 병씩 돌려 사기를 북돋우도록 하게.’

술이 한 순배 돌자 기녀 하나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달이 차면 기울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듯이

세상 만사 음양의 이치로세

달동아, 달동아 해가 기우는구나

빨리 빨리 괘나리 봇짐을 싸거라

삐끗하면 발병나서 먼길도 못가니라.’

‘달동이가 누구냐?’

달동이라는 낯설지 않은 이름에 김자량이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녀들을 바라보며 묻는다.

‘안동 농민군 대장입니다.’

‘그래? 그런데 왜 달동이에게 괘나리 봇짐을 싸라고 하는고?’

‘소녀는 모르옵니다. 요즘 민간에 떠도는 노래라고 합니다.’

‘그래? 그럼 달동이의 운명이 멀지 않았구나.’

‘그런 것 같사옵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모르겠습니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기분은 좋구나. 네 이름이 뭔고?’

민요를 불렀던 기녀가 뺨 주위가 빨개진다. 아직 이마 머리에 솜털이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이다.

‘가향이라 합니다.’

‘그래, 이름도 이쁘고 얼굴도 갸름하니 이쁘구나.’

민영삼이 거든다.

‘가향아, 대감이 네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구나. 오늘 밤 수청 들어야겠다.’

가향이 얼굴이 술을 마신 탓인지 앵도 같이 빨개진다.


전국 각처에서 보내오는 병졸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개중에는 경험이 있어 익숙하게 군례도 표시하고 능숙하게 훈련에도 참여하는 병졸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새로이 차출되어 온 듯 낯선 병영에서 갈 곳을 몰라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며 두리번거리는 병졸들도 있다. 이들을 그대로 전투에 투입할 수는 없다. 우선 부대를 조직하고 경험에 따라 병졸들은 분류하여 훈련을 시킨다.

‘몽골군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는가?’

연락, 보급, 통신을 맡은 청기 장군 민영삼이 자기 잘못이라기도 한 듯 당황한다.

‘자기네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할 수 없지. 우리 일이니 우리가 해결해야겠지.’

‘다시 한번 독촉해 볼까요.’

‘아니네. 거기 힘을 쏟느니 차라리 병졸들을 하나 더 모으는 게 더 속 편하겠네.’

그때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한 떼의 말이 달려오더니 성문을 열고 황급히 들어온다. 김수민이다.

‘어서 오게. 수고가 많았지?’

‘너무 늦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황급히 다니며 왕명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실행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그런 말 말게. 벌써 병졸들이 도착해서 부대조직을 하고 훈련도 충분히 시켰으니 이제 거사를 치를 일만 남았네.’

‘그래 단양의 최영도 장군 부대는 어떤지 살펴보았는가?’

‘네 최영도 장군이 의외로 맵게 병졸들을 잘 다루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쪽도 병졸들을 충분히 보충해서 세력을 많이 키웠을 겁니다.’

‘이번에는 전번 같은 실수가 없도록 힘을 한데 모아야겠어. 최영도를 이리 불러들이자고.’

김수민이 고개를 끄덕인다.

‘장군, 잘 생각하셨습니다.’

‘고맙네. 그건 그렇고 자네가 백전노장이니 필승의 전략을 하나만 내 보게.’

‘이제 우리 힘을 많이 키웠으니 이제는 맞붙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략을 짤 때 이 지방 병졸들을 중용해서 전략을 짜게 되면 많은 이점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령을 넘다가 저번같이 당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맞는 말이야. 전번 북문에서 있었던 전투도 우리가 지리를 잘 몰라서 큰 실수를 했던 것 같아.’

‘거듭 죄송합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뛰쳐 나가 큰 손실을 끼쳤습니다.’

‘아니야. 그걸 말하려는 것은 아닐세.’

‘감사합니다. 그리고 옛 병서에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당연한 얘기지.’

‘소문을 들어보니 농민군 지도자 중에 범쇠라는 자가 있다는데 이 친구가 욕심이 많답니다. 재물 욕심이 많아서 심심치 않게 분란을 일으키는 모양입니다.’

‘그런가? 그걸 이용해 보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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