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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님의 서재입니다.

이 경계 어찌 아니 좋을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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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highd
작품등록일 :
2021.08.24 10:52
최근연재일 :
2021.11.1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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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567

작성
21.10.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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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8장 청량산#5

DUMMY

‘오! 장군. 다행이오. 남문은 어떻게 조치하였소?’

‘걱정하지 마십시오. 성벽을 따라 병졸들을 촘촘히 배치하고 전투 경험이 있는 부장을 배치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박성수가 말을 달려 역도들을 향하여 병졸들과 함께 돌진한다. 기세등등하게 쫓아오던 역도들이 순간 멈칫한다. 수가 많다 하더라도 무장이 시원치 않다. 칼이나 창, 활 같은 병장기를 제대로 갖춘 자들도 있지만 어떤 자들은 쇠스랑이나 삽, 곡괭이 같은 농기구를 들고 있는 자들도 있다. 심지어는 옷도 남루하고 신발도 제대로 갖춰 신지 못한 자들도 있다. 짚신을 신고 진구렁에 빠져 흐느적거리는 자까지 있다. 병장기를 제대로 갖추고 복장도 갖춰 입었으며 군사훈련까지 제대로 받은 병졸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몇 번 불꽃 튀는 칼부림이 있기는 했으나 역도들이 금방 밀리기 시작한다. 성벽을 타 넘어 성내로 들어왔던 자들이 성문의 빗장을 열고 밀려가기 시작했다.

‘더는 쫓지 말아라. 저자들이 아마 따끔한 맛을 봤을 것이다. 아마 앞으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장군 고맙소. 장군이 아니었으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오. 일단 여기 데려온 병사들은 놔두고 장군은 남문으로 돌아가시오.’

박성수를 돌려보내고 병졸들을 다시 정비하고 북문 위에 횃불을 대낮같이 밝혀 놓았다. 날파리들이 횃불로 달려들며 성가시게 군다.

‘왜 성벽을 이리 짱구같이 봉우리 밑에 세웠단 말인가? 김수민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단 말인가?’

역도들의 함성에 홀린 듯이 병졸들과 함께 산봉우리로 올라간 김수민이 걱정이 된다.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새웠다. 초병들에게서 우리 측 병졸들이 성 밖 숲 언저리에 보인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몇몇 병졸들이 병장기를 질질 끌며 힘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떻게 할까요?’

‘아직 그대로 놔두거라. 역도들의 위장 전술일 수도 있다. 두고 보자.’

‘김수민 장군도 보입니다.’

병졸들 무리에 장군복을 갖춰 입은 김수민도 보인다. 기력이 다한 듯, 한 걸음을 천 리 길 같이 걸어 성문 앞에 당도하여 성문을 두드린다. 부장이 김자량을 쳐다본다.

‘일단 경계를 하고 성문을 열라.’

성문을 열자 김수민을 위시하여 몇 안 되는 병졸들이 안으로 들어온다. 김수민은 얼굴을 들지 못한다.

‘대감 뵐 면목이 없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오.’

‘귀신에 홀린 듯합니다. 어제 어스름 무렵에 역도들이 약을 올리듯이 성벽 근처에 와서는 꽹과리를 쳐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며 약을 올리는 겁니다. 처음에는 대응하지 않으려 했는데 병졸 중에 이곳 지리를 잘 아는 병졸이 산봉우리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어져 압박하면 저놈들은 틀림없이 독 안에 든 쥐가 된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성문을 열고 산봉우리를 치달아 올랐는데 역도들이 흔적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이지요.’

어느덧 비는 그치고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병졸들은 피로와 긴장에 지친 듯 그 자리에 고꾸라진다.

‘그래서 봉우리 근처의 공터에 앉아 쉬고 있는데 역도들이 천둥 번개 치듯이 나타나 맞붙었는데 산봉우리를 타오르느라 기력이 빠져 있던 병졸들이 역도들을 상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리저리 쫓기다가 어두운 숲속에 숨어들었는데 역도들이 더는 압박을 하지 않는 겁니다. 아마 뒤가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밤새도록 숨을 죽이고 있다가 먼동이 트고 어느 정도 길을 분간할 수 있게 되어 봉우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아마 산봉우리가 깎아지르는 절벽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눈에 뜨이지 않는 지름길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리에 밝은 역도들이 그 길을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죽여 주십시오. 면목 없습니다.’

‘그런 말 말게. 그나저나 병졸들이 반 토막이 났소. 대응하지 말고 성을 지키라고 한 이유도 거기 있어. 우리가 섣불리 대응했다가 병력도 부족한데 돌이킬 수 없게 나락에 빠질 게 뻔해서 그리 지시했던 거네.’

‘죄송합니다, 대감의 깊은 뜻을 어기고 섣불리 행동했다가 이리되었으니 면목이 없게 되었습니다. 죽여주십시오.’

‘어쨌든 밤새 시달리느라 얼마나 어려웠겠어. 일단 병졸들과 배불리 먹고 등따습게 자고 나서 뒷일을 생각해 보자고.’

‘대감, 감사합니다.’

김수민이 감격하여 눈물까지 보인다.

‘저는 오늘 죽는 줄만 알았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병졸 중에도 간자들이 섞여 있는 듯하다. 극히 언행을 조심해야겠구나.’

김자량은 혼잣말인 듯이 중얼거린다.


‘자 오늘은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보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어요. 우리 병력이 반으로 쪼그라들었으니 이대로 역도들과 맞붙었다가는 백전백패할 것입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풀어나갈 여러분들의 좋은 말씀 기대합니다.’

홍기 장군 박성수가 신중하게 입을 뗀다.

‘제 의견으로는 지금 우리 병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일단은 병력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할 듯합니다.’

‘어디서 보충을 해야 할까?’

기녀들이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를 가지고 들어온다.

‘아니. 너희들이 어쩐 일이냐?’

김자량이 짐짓 놀라는 척한다.

‘대감, 제가 불렀습니다.’

김수민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한다.

‘쟤들을 전쟁터에까지 불러들이는 일이 괜찮을까 모르겠습니다.’

김자량이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듯 너털웃음을 웃는다.

‘사나이 대장부가 색을 마다할 일은 아니지만 여기서까지.... 일단은 저 애들은 물러가게 합시다. 지금 긴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나중에 다시 부르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오.’

‘네. 알겠습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얘들아. 너희들은 일단 밖에 나가 있어라. 밖에 있는 부관들에게 얘기하면 너희들이 있을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기녀들이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김자량이 한마디 한다.

‘충주 관아에서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말이야.’

‘전쟁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요.’

‘그렇기는 하지만 아래 그제 경험하지 않았나. 바로 옆에 있는 자들도 함부로 믿을 수 없는 시국이라. 조심해야지.’

‘네, 명심하겠습니다.’

김수민이 헤픈 웃음을 흘리며 목소리를 낮춘다.

‘대감,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곳 지리를 아는 병졸들이 필요할 듯합니다. 아무리 좋은 병장기에 많은 훈련을 받은 병졸들이라도 지리를 모르면 눈뜬장님과 한가지인 것을 이번에 절실히 느꼈습니다.’

김수민이 껄껄 웃는다.

‘백전노장이 그런 말을 하다니. 어쨌든 우장군 말이 맞는 듯은 하오.’

‘그래서 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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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9장 청자#3 21.10.25 2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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