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제국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19.01.19 10:52
최근연재일 :
2021.10.20 19:5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294,501
추천수 :
6,826
글자수 :
621,570


작성
19.05.19 20:05
조회
2,883
추천
60
글자
17쪽

죽음Ⅱ - 1부 완결

오·탈자 지적을 바랍니다.




DUMMY

한편 호다다드는 칸을 수행해야 할 호위대원이 가지고 온 편지를 보고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지에는 여러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칸 개인에 대한, 예를 들면 부인인 아야를 돌봐달라는 것이나 아직 어린 딸들을 보살펴 좋은 배필을 정해주라는 등의 말도 있었지만 한울루스라는 나라와 관련한 중요 내용이 세 가지나 있었던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칸께서 개경에서 죽을 것이며 이는 칸 스스로 택한 것으로 하늘이 안배한 것이니 누구도 이 문제로 고려와 고려의 백성들을 원망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호다다드는 한 동안 그 대목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글읽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편지의 내용은 칸의 유훈이니 이는 필히 지켜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호다다드는 이미 그 (파미르의) 고원에서 칸이 하늘의 선택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으니 그가 한 말인 이미 하늘의 안배가 있다는 말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을 수 있었다.

하늘이 칸과 같은 이능을 일개인에게 주었을 때는 분명히 그 쓰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오뜨겅이나 치기야와도 이미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너무 급작스러울 뿐이다.


두 번째는 고려와 전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죽음에는 반드시 몽골이 관여한 바가 있을 것이니 고려와 전쟁을 하다 자칫 몽골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약한 나라를 지키려는 칸으로서의 고심을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칸은 후계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는데,

“모름지기 세상의 어느 나라도 하나의 집안에서 왕이 계속 나오는 나라치고 긴 시간을 이어가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다만 저 이슬람을 넘어 지중해에 과거 로마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들은 나라의 왕을 가장 뛰어난 이들 중에 뽑았으니 그 나라가 천년을 넘게 지속되었다.

작금에 몽골이 좁은 초원을 넘어 대륙을 집어 삼키려고 하는 데에도 역시 그 왕을 뽑는 쿠릴타이라는 제도가 있으니 한울루스 역시 쿠릴타이를 도입하여야 한다.

그러나 나는 본래 근친께서 이미 돌아가셨고 형제라곤 동생 둘이 전부로 내 집안에서 뛰어난 인재가 나올 가능성이 많지 않다.

따라서 나의 쿠릴타이는 내 동료이자 친구인 호다다드, 오뜨겅, 치기야와 나의 자손들로 꾸릴 것인데 이에는 아들과 딸의 구별은 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망조가 든 왕조에서나 있는 일, 딸의 경우는 그 배필이 쿠릴타이의 일원이 된다.

그렇게 꾸려진 쿠릴타이에서 가장 뛰어난 이를 정하는데 그가 윗대의 쿠릴타이로부터 이유있는 반대에 부딪힐 경우에는 다시 한 번 쿠릴타이를 열어 그 이유를 쿠릴타이의 모든 일원에게 상세히 고지한 후 선출하는데 이유를 고지했음에도 쿠릴타이로 선출이 된다면 더 이상 트집을 잡지 말고 그를 한울루스의 칸으로 정해 그에게 나라를 맡기도록 하라.”


‘허, 아들을 보지 못하시더니 어쩌면 부러 그리 하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일단은 두 친구에게 편지를 전하고 상의를 해야 하는데 이미 일본과 전쟁에 돌입한 오뜨겅에게는 어찌 한다?

치기야와 상의를 해야겠구나.’


사실 이 당시 호다다드가 서둘러 졸본과 박작의 치안을 맡은 나이든 군사라도 배에 실어 벽란도에 부리기라도 했다면 어쩌면 한울루스의 칸을 구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편지를 받은 호다다드나 치기야는 이미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또 칸이 굳이 몸을 피하지 않고 개경으로 들어간 것은 그 목적하는 바가 있을 것이란 것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이 아는 칸은 곰과 싸워 이길 정도로 용력 역시 뛰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셋 외에는 아는 이가 없는 사실이지만.

결국 호다다드와 치기야는 칸이 보낸 편지대로 하기로 하고 오뜨겅에게도 칸이 보낸 편지에 두 사람의 의견을 동봉해 보내기로 했는데 그들이 보낸 편지에는 칸의 구상이 있을 것이니 최소한 칸이 명한 내용, 곧 사도섬佐渡島과 도오고섬島後島라는 섬의 정복과 한울루스화는 철저히 수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날 아침 이른 시간에 내가 머무는 옥으로 누군가 들어왔는데 평상시의 식사가 아니라 아주 정갈하게 차려진 식사를 들고 왔으며 의복 역시 아주 정갈하게 빨아진 고려의 귀족이 입는 복장이었다.

“오늘로 날이 정해진 모양이구나.

식사는 내 맛있게 먹겠지만 의복은 내가 한울루스에서 입고 왔던 그 의복으로 부탁하마.

혹 헤지고 구멍이 났어도 상관이 없다.”

“윗전에 알리겠습니다.”

“아이야, 울지 말거라.

너는 너의 일을 한 것이니 누가 있어 너를 탓하겠느냐.

본래 나의 증조부께서는 서경의 사찰에서 종살이를 하던 노비셨다.

서경에 난이 벌어졌을 때 묘청이라는 승려가 내 증조부께 자신의 성인 ‘김’을 주었다고 하더구나.

나 역시 이를 본받아 네게 김이라는 성을 내리니 너는 언젠가 한울루스로 가서 관리를 만나 이를 고하거라.

너를 분명히 나의 동생으로 입적시킬 것이다.”

그런 후 나는 손가락을 깨물어 입고 있던 천 조각에 그와 같은 사실을 써주며 누구도 모르게 하라는 당부를 전했다.


날은 슬플 정도로 화창했다.

소달구지에 앉아 바라본 정승동의 길에는 나를 끌고 갈 병사 외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담 너머로 많은 이들이 나를 훔쳐보고 있음을 알고 있다.

정승동에서 광화문을 거쳐 남으로 내려가니 바로 흥국사다.

‘흠, 본래 이곳이 내가 죽을 자리였구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나는 포승줄에 단단히 포박이 되어 병사들에 의해 높다랗게 세워진 나뭇단 위에 오르게 되었고 나뭇단 주위로는 최씨 부자와 그의 무리들 그리고 전날 내 뒤에서 갖은 위엄을 보이려고 애쓰던 승려들이 있었다.

그 뒤로 수백은 되어 보이는 병사들이 빙 둘러 진을 쳤고 그 병사들 뒤로는 또 수많은 인파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나를 나뭇단 위로 올린 후에 다시 병사들에 끌려 들어오는 이들이 있는데 내 호위병들이 대부분이고 서너명은 영암에서부터 나를 쫓아온 이도 있었는데 그들은 얼마나 맞았는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최항이 앞으로 나와 나의 죄라며 뭐라고 한참을 떠들더니 끝으로 하는 말이 가관이다.

“그러나 이런 무도한 죄를 지은 죄인이지만 내 어찌 그에게 산 채로 불을 놓겠는가.

이는 차마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니므로 먼저 그를 찔러 죽인 후에 그리 할 것이다.

죄인은 나의 관대함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하, 이 많은 백성들 앞에서 그런 짓을 하기에는 무섭더냐?

최항아! 또 최의야!

내가 이르노니 너희 둘은 나의 죽음을 구경하지 못할 것이다.”

“뭐 하느냐?

병사는 저 자의 옆구리에 창을 깊이 박도록 하라, 어서.

아니다. 일단 저자가 명색이 대각을 이루었다고 하니 그와 함께 죽어야 할 이가 있어야 하는 법.

여기 그와 함께 죽기를 바라는 이들부터 그 목을 쳐 보내주는 게 순리니 이자들부터 죽이도록 하라.

오냐, 네가 과연 너를 위한 이들이 네 앞에서 죽는 것을 보고도 그리 태연한지 지켜보겠다.”


병사들이 저마다 칼을 들고 쓰러져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더니 칼을 내리치는데 수십명의 생명이 사라지는 게 순간이었다.

그리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이들의 목을 쳤으니 목에서는 피가 튀었고 이내 내 앞에는 피웅덩이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피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게로 모이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내 욕심이로다.”

나는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마나를 끌어들이는 나를 보며 내 욕심을 탓하고 있는데 최항은 내 말을 듣고는 의기양양해져서는

“하하, 이제야 네놈도 한탄을 하는구나.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병사는 뭐 하느냐? 빨리 저놈의 옆구리에 창을 박도록 해라.”


한 병사가 내게 다가오는데 쭈뼛거리는 것이 차마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 모양을 보고는 최의의 옆에 있던 장수 하나가 창을 뺏어 내 옆구리를 찌르는데 과연 용력이 있는 자다.

옆구리에 찔린 창은 한자 이상이 내 몸을 뚫고 들어왔고 그 구멍에서는 쉴새없이 피가 흘렀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내가 김한돌의 백을 거두었기에 몸이 잠시 경직되기는 했지만 내 눈은 담담히 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창을 찌른 이나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이나 인상을 쓰다가 돌연 온 몸을 경직시키는데 내 눈이 너무도 담담하기 때문이다.

“어찌, 어찌. 아아악”

그 모습을 보고 어떤 승려는 겁에 질려 온몸을 떨기 시작했고 최항은 다시 한 번 창을 찌르도록 주위를 종용했다.

그러나 용력이 대단해 보였던 이가 찌른 창은 결코 내 몸에서 빠지지 않았고 내가 그의 힘쓰는 모습을 쳐다보니 그는 “꺽” 소리를 내고는 쓰러졌는데 내가 마나로 그의 심장을 멈추게 한 때문이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 그 죽은 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는 없었다. 그저 허망한 죽음일 뿐인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도 최항은 주위의 장수들이나 병사들에게 다시 한 번 찌를 것을 종용하나 누구도 그에 따르지 않으니 나중에는 자신의 아들인 최의에게 칼을 건네며,

“의야, 찌를 필요 없다. 칼로 그자의 목을 치도록 해라.

만약 네가 그리 한다면 나는 바로 이 자리에서 네게 우봉 최씨가 가진 모든 것을 주고 물러날 것을 약속하마.”

최의가 생각해 보니 이 일은 아버지뿐 아니라 자신 역시 깊이 관여가 되어 자칫 오늘의 행사가 실패한다면 앞날이 어찌될지 눈앞이 캄캄하다.

결국 ‘그래 사내대장부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하는 마음으로 칼을 높이 들고 내 목을 치려고 하는데 돌연 하늘에서 벼락이 쳐 칼에 맞으니 최의의 몸이 새카맣게 타버렸다.

물론 내가 펼친 마법으로 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백성들을 막느라 정신이 없던 병사들이나 구경을 위해 발돋움을 하던 백성들이나 또 주위의 자칭 고승이라고 하는 이들이나 모두 놀라 말을 잊는데 그 넓은 마당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나를 위해 죽은 이들이여. 내 너희를 기억하도록 하마.

한울루스는 너희를 기억하고 너희의 가족을 품을 것이니 가는 길을 너무 슬퍼하지 말라.”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에 있던 이들은 모두 몸을 덜덜 떨면서 나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있고 단지 저 멀리 군사들이 막고 있는 너머의 백성들만이 놀라 웅성거릴 뿐이다.

내가 주위로 마나를 퍼트려 주변의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심었기 때문이다.

최항 역시 오줌을 지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차마 나를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일단 나는 내 마나로 공간을 장악해 흥국사에 찾아온 백성들에게 다시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의 사태에 대한 경과를 알리고 그것이 몽골의 대칸인 몽케와 최항의 밀약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도 알렸다.

그러면서 한울루스와 고려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한교가 등장하고 『마고와 세형제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내 얘기를 들은 이들 중에는 이미 한교니 『마고와 세형제의 이야기』니 하는 것들에 대해 들어본 이도 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또 주위의 사람에게 아는 체를 하는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개경 백성들은 아직 이런 소식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서경보다 개경은 고려조정에 친밀감이 더하다보니 서경과는 백성들이 듣는 소리도 다른 모양이었다.


“나는 오늘 죽을 것이지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고려와 한울루스가 하나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몽골이 두렵다고 하지만 진정 두려운 존재는 바로 대륙의 송이라는 나라란 걸 아셔야 합니다.

그들은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문화를 잊게 하고 자신들의 문화로 우리를 채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미 고려가 쓰던 이두는 점점 사라졌고 이제 고려의 귀족들은 송나라의 글인 한자만을 쓰게 된 것이 그 까닭인 겁니다.

왜 우리 고려가 우리 한울루스가 그 제도에서부터 글까지 대륙의 것을 따라야 합니까?

우리의 사는 방식은 대륙과 다른데 우리의 법은 대륙에서 왔으니 이는 우리의 정신을 좀먹는 일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것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제도와 문화를 대륙에 심어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 것을 따라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라의 백성수가 많아야 합니다.

한울루스와 고려의 백성수를 모두 합쳐도 저 대륙의 백성수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대륙이 우리를 얕보는 일은 더 이상 못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죽어도 한울루스에서는 고려로 군사행동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려 역시 한울루스를 적대시 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언젠가 몽골이라는 나라가 사라질 때는 한울루스와 고려는 하나의 나라가, 하나의 백성이 되어야 하니까요.”


백성들에게의 연설이 끝난 후 나는 모든 마나를 거두어드리고 내 몸을 묶고 있던 포승줄 역시 잘라냈다.

그리고 나의 손바람 한 번에 별로 죽일 가치도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최항의 목을 단숨에 자르고 죽어 있는 이들로부터 최대한의 마나를 그러모았다.

그런 후 나는 전날 내가 쿠빌라이의 손에 들려 보낸 목걸이에 있는 내 마나와의 연동을 시도했다.

지금 이곳에서 목걸이에 보낸 내 메시지는 며칠 동안 각자가 잠이 들어 렘주기에 접어들면 꿈의 형태로 각자의 의식에 나타날 것이다.

그런 후 목걸이의 흑요석은 파괴되어 한낱 유리조각으로 변할 것이다.


먼저 쿠빌라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쿠빌라이야. 나는 이제 나의 하느님 곁으로 가야겠구나.

가는 마당에 나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너의 꿈에 나타난다.

먼저 네 형인 몽케는 곧 죽을 것이니 너는 차기 대칸에 오를 준비를 하도록 하라.

그리고 네가 대칸에 오른 후에는 절대 동쪽으로 시선도 주지 말도록 하라.

만약 이를 어길시 나는 하늘에서라도 너의 목숨을 취할 것이다.

그러나 네가 동쪽으로 시선도 주지 않는다면 나는 너의 만수무강을 위해 나의 아버지 하느님에게 매일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할 것이니 너는 분명 누구보다 오랫동안 대칸의 위에 있을 것이고 또 네 자손들은 네 뒤를 이어 대칸의 위를 받을 것이다.”


또 나는 훌라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훌라구야, 너는 압바스 왕조를 치는 중에 스스로를 고려마을이라 칭하는 마을에는 절대 침범을 하지 말도록 해라.

그들은 모두 나를 따르고 나를 섬기는 족속들이니 만약 네가 그들을 해한다면 나의 진노가 네게 이를까 걱정이 되는구다.”


마지막으로 나는 몽케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몽케 대칸!

그대는 어찌하여 몽골에 충성을 다 하는 나를 최항을 통해 죽이려고 하였는가.

그대가 대칸의 자리에 오른 것은 분명 나와 그대의 어머니인 소르칵타니 그리고 그대의 사촌 형인 바투의 공이 클진데 이제 두 사람이 먼저 세상을 뜨니 나마저도 불편해졌는가?

나는 오늘 그대와 밀약을 맺은 최항에게 잡혀 목숨을 잃지만 내가 어찌 최항이나 그대를 이 세상에 남겨두겠나.

그대는 앞으로 눈을 감으면 나의 모습이 보이고 눈을 뜨면 그대의 형제들이 그대를 죽이는 모습을 볼 것이다.

혹 그대가 그럴 때마다 보이는 사람에게 그대의 죄를 자복하고 속죄를 한다면 내 그대의 영혼이나마 그 죄를 사해주도록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대는 죽어서 또 나를 만날 것이다.

내 아버지 하느님 앞에서 말이다.”


그러게 툴루이의 세 아들에게 소식을 전한 후 다른 하나의 목걸이를 찾았지만 목걸이에서는 살아있는 인간의 마나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마도 인간의 품에 없는 듯 보였다.

또 나는 목걸이의 주인 외에도 나의 형제나 다름없는 세 명의 친구와 남겨진 나의 아내와 자식 그리고 두 동생에게도 무언가 말을 건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그들은 나의 친인들이라 이미 그들이 마나파동을 알고 있으니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은 없지만 더 이상 간섭하여 사람들에게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 이제 갈 때가 되었구나.

언제나 이 세상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이 세상을 다시 볼 때까지 『타』의 격을 찾지 못하고 김한돌의 해골 속에서 헤매지나 않으면 다행이겠구나.

나는 마법으로 내 몸에 태우기 시작했다.

누구도 장작에 불을 붙이지 않았는데 내 몸에 저절로 불이 붙어 타오르니 구경하던 모든 이들이 놀라 입을 벌리고 이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승려들은 합장을 하고 경을 외느라 정신이 없지만 나는 이제 김한돌로서의 삶에는 미련이 없으니 모든 이여 안녕.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제국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동기진 작가님께서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19 21.10.20 847 0 -
공지 2부 알림 +8 19.05.18 2,030 0 -
공지 지도 추가합니다. +1 19.05.12 2,412 0 -
공지 그림, 삽화 19.05.10 1,549 0 -
공지 알림 +3 19.05.08 1,084 0 -
» 죽음Ⅱ - 1부 완결 +20 19.05.19 2,884 60 17쪽
101 죽음Ⅰ +6 19.05.19 1,707 36 14쪽
100 흥국사에서 +10 19.05.18 1,599 44 15쪽
99 알면서도 +3 19.05.17 1,574 40 14쪽
98 세계관과 자유 +4 19.05.16 1,638 51 14쪽
97 아아! 때가 아닌가 보구나! +2 19.05.15 1,602 52 14쪽
96 최항의 제안 +1 19.05.14 1,661 45 13쪽
95 출병 19.05.13 1,553 49 14쪽
94 정동성征東省 +2 19.05.11 1,664 47 12쪽
93 박작 +2 19.05.10 1,681 52 14쪽
92 전쟁준비 Ⅱ +1 19.05.09 1,653 53 13쪽
91 전쟁준비 Ⅰ +5 19.05.08 1,749 50 14쪽
90 입조 +4 19.05.07 1,699 51 13쪽
89 도량형 +2 19.05.06 1,738 57 13쪽
88 바투의 선물 +2 19.05.04 1,802 54 13쪽
87 2차 순례 +7 19.05.03 1,784 53 13쪽
86 성姓을 가지다 +1 19.05.02 1,882 54 13쪽
85 호패 +4 19.05.01 1,727 50 13쪽
84 각자의 생각 +3 19.04.30 1,726 55 13쪽
83 무위로 돌아간 암살 작전 +4 19.04.29 1,789 57 13쪽
82 정보조직 +3 19.04.26 1,776 51 13쪽
81 제안 +4 19.04.25 1,770 55 13쪽
80 모의 +4 19.04.24 1,773 62 14쪽
79 복귀 19.04.23 1,849 49 13쪽
78 접촉 II +3 19.04.22 1,870 65 15쪽
77 아이누 모시와 아페시르 열도 +1 19.04.20 1,958 60 14쪽
76 좌초 +1 19.04.19 1,888 61 13쪽
75 이안사 +5 19.04.18 1,997 56 14쪽
74 항로 개척 +3 19.04.17 2,038 62 13쪽
73 탐험 +8 19.04.16 2,057 69 14쪽
72 소문 +1 19.04.15 2,103 65 14쪽
71 새졸본 +5 19.04.13 2,101 62 13쪽
70 카라코롬 +2 19.04.12 2,139 66 13쪽
69 계획 +6 19.04.11 2,181 76 13쪽
68 하카타 상인 19.04.10 2,154 68 13쪽
67 류큐 +4 19.04.09 2,226 67 14쪽
66 탐라를 가다 19.04.08 2,228 67 13쪽
65 탐라 진출 19.04.06 2,332 75 13쪽
64 과학과 기술의 발전 +4 19.04.05 2,383 75 13쪽
63 1차 순례 +2 19.04.03 2,406 73 13쪽
62 목화와 경제가 +1 19.04.02 2,381 74 13쪽
61 길에서 +6 19.04.01 2,440 80 14쪽
60 변화의 바람 +3 19.03.30 2,697 74 14쪽
59 대륙을 논하다 +2 19.03.29 2,533 79 13쪽
58 여몽화약麗蒙和約 +3 19.03.28 2,611 73 14쪽
57 외무사外務司 +2 19.03.27 2,539 75 16쪽
56 화약 시현 +7 19.03.26 2,533 65 13쪽
55 접촉 +1 19.03.25 2,417 62 14쪽
54 이광수 +3 19.03.23 2,468 60 13쪽
53 유혹 +2 19.03.22 2,583 63 13쪽
52 대화 +2 19.03.21 2,526 74 15쪽
51 졸본의 일상Ⅰ 19.03.20 2,594 68 15쪽
50 소금 +1 19.03.19 2,634 73 16쪽
49 이장용 19.03.18 2,635 67 13쪽
48 주고 받다 +5 19.03.16 2,666 76 12쪽
47 테무친 죽다 +6 19.03.15 2,885 64 13쪽
46 군권 +1 19.03.14 2,698 72 13쪽
45 살리고 죽이다 +3 19.03.13 2,644 70 14쪽
44 동하점령 +1 19.03.12 2,737 66 13쪽
43 과학 +1 19.03.11 2,776 66 12쪽
42 화약 +4 19.03.09 2,856 68 14쪽
41 문제는 식량 +1 19.03.08 2,871 65 13쪽
40 나의 처지 +2 19.03.07 2,953 63 13쪽
39 밍캇 19.03.06 2,831 75 13쪽
38 졸본으로 19.03.05 2,939 77 13쪽
37 소르칵타니 +4 19.03.04 2,935 69 13쪽
36 쿠릴타이 +2 19.03.02 2,989 70 13쪽
35 한울루스 +2 19.03.01 2,996 71 13쪽
34 테무친 19.02.28 2,988 72 13쪽
33 이야기를 퍼뜨리다 +2 19.02.27 2,913 76 13쪽
32 텝텡게르 +1 19.02.26 2,875 71 13쪽
31 사기詐欺의 이유 +6 19.02.25 2,982 74 13쪽
30 기도를 하고 의례를 만들다 +7 19.02.23 3,071 78 14쪽
29 테무게 +2 19.02.22 3,072 74 13쪽
28 유덕용 +3 19.02.21 3,082 73 19쪽
27 졸본 +2 19.02.20 3,174 75 17쪽
26 터를 잡다 +2 19.02.19 3,191 71 16쪽
25 고향 19.02.18 3,155 71 15쪽
24 대만 +2 19.02.16 3,086 68 13쪽
23 사탕 19.02.15 2,991 68 13쪽
22 여정 +5 19.02.14 3,041 65 14쪽
21 선물 +3 19.02.13 3,089 73 14쪽
20 바스라를 떠나다 19.02.12 3,084 75 13쪽
19 탈출 +1 19.02.11 3,145 73 14쪽
18 중독 +2 19.02.09 3,155 64 13쪽
17 바부 +4 19.02.08 3,193 60 13쪽
16 고려 마을 +2 19.02.07 3,317 82 13쪽
15 바스라로 옮기다 +4 19.02.06 3,305 67 13쪽
14 아랍으로 가다 19.02.05 3,410 73 13쪽
13 신화를 만들다 +1 19.02.04 3,587 74 12쪽
12 베다 +2 19.02.02 3,758 74 13쪽
11 대고구려 +8 19.02.01 4,075 71 13쪽
10 사명을 가지다 +3 19.01.31 4,032 76 13쪽
9 번민 +3 19.01.30 4,318 71 12쪽
8 이적을 보이다 +2 19.01.29 4,538 78 12쪽
7 고려고약 +5 19.01.28 4,912 85 12쪽
6 영靈을 단련하다 +1 19.01.26 5,221 80 13쪽
5 파미르 탈출 +2 19.01.25 5,952 82 13쪽
4 몸을 차지하다 +1 19.01.24 6,965 93 13쪽
3 다른 차원의 지구 +2 19.01.23 7,931 86 13쪽
2 역사의 변곡점 +5 19.01.22 9,543 95 7쪽
1 프롤로그-전면 수정 +6 19.01.21 12,037 10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