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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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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19.01.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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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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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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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카라코롬

오·탈자 지적을 바랍니다.




DUMMY

한겨울에 박작시에서는 요양에 있던 군사학교의 학생들이 배를 타고 근해를 돌아다니며 뱃멀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 중에 마침내 졸본에 전령이 도착했다.

오고타이 칸의 사망에 대한 소식이 온 것이다.


세상의 모든 왕조를 살펴보면 창업군주는 주위의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하나의 나라를 건국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창업군주를 도왔던 주위의 많은 신하들은 자신의 공을 인정받고 또 자신의 후손이 보다 많은 재물과 보다 많은 땅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은 창업군주의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창업군주가 죽은 다음에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내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명이 그랬고 고려나 조선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 내전에서 군주측이 이기게 되면 나라는 안정기를 찾아 한동안 평안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자칫 창업군주가 세운 나라는 그의 후손이 아닌 다른 이에게 넘어 갈 수도 있다.


몽골의 칭기즈칸이 제국을 건설하고 죽은 후 오고타이 역시 여느 왕조와 마찬가지로 중앙집권화에 힘을 쏟았다.

자신의 영역을 보다 넓히기를 바란 것이다.

물론 힘을 외부로 투사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의 중앙집권화에 의해 가장 피해를 본 곳이 아마도 테무게 옷치긴의 옷치긴 울루스일 것이다.


차카타이 울루스는 오고타이의 형이고 또 오고타이가 대칸의 자리에 오르는 데 있어 차카타이의 지지는 중요했으니 오고타이 역시 차카타이의 영역을 건들기는 그랬을 것이다.

더구나 아직 차카타이의 영역 주위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는 처지다.

호라즘의 잘랄 웃 딘이 계속해 몽골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또 큰 형인 주치가 얻은 땅은 여전히 전쟁 중이다.

주치의 둘째인 바투와 툴루이의 장남 몽케 그리고 오고타이의 장남 구유크가 오스트리아를 한창 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반면 옷치긴이 차지한 지역은 이제는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조금은 신경이 쓰이던 고려는 한울루스가 틀어막고 있는 형편이니까.


오고타이는 먼저 서쪽(유럽)에 대한 전쟁은 바투를 총사령관으로 하여 자신의 아들인 구유크에게 얼마간의 중앙군을 지원해 전쟁을 치르도록 하고 자신은 송에 대한 전쟁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면서 옷치긴가의 몽골기마병을 그 전쟁에 투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웠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런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옷치긴 울루스에 대한 중앙집권화를 하면서 발생했다.

오고타이의 중앙집권화가 테무게에게는 절대 좋은 소리로 들리지 않았으니까.


그런 차에 오고타이가 죽은 것이다.

전령은 지나친 음주로 인한 사망이라고 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툴루이 역시 외부에 드러난 죽음은 지나친 음주였으니까.

마시던 마유주에 다른 뭐가 들었는지 누구도 확인을 하지 않았으니까.

또 그 마유주를 건넨 이 역시 찾을 수 없었을 테니까.


문제는 혹여라도 누군가가 오고타이를 암살했더라도 현재의 군사력에 있어 오고타이 측의 군사력을 누를 정도의 군사력을 가진 집단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바투의 군사력이 가장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몽골의 중앙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고 또 바투는 오고타이의 조카다.

조카가 삼촌을 먼저 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고 오고타이의 장님인 구유크를 대칸의 자리에 올리기 위해 쿠릴타이를 소집하기는 문제가 있었다.

당장 테무게 옷치긴이 찬성을 할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오고타이 사후 불과 몇 개월 후에 차카타이마저 죽고 만다. 역시 술로 말이다.

이제 칭기즈칸의 자식들은 없고 있다면 동생인 테무게와 손자들뿐이다.

더구나 장손이랄 수 있는, 그래서 칭기즈칸의 손자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주치의 큰아들과 둘째 아들인 오르다(1204~1280)와 바투(1207~1255)는 구유크와 사이가 아주 나쁜 상태였다.


카라코롬에서 몽골의 중앙권력을 손아귀에 쥐고 있던 오고타이의 부인이자 구유크의 어머니인 퇴레게네 Töregene Khatun(1186~1246)는 도무지 쿠릴타이에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내게 온 소식은 칸의 후계를 위한 쿠릴타이 소집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대칸의 죽음에 대한 소식일 뿐인 것이다.

‘결국 역사대로 이 여자가 섭정을 하겠구나. 그럼 당분간 우리 한울루스는 조용하겠군.’

본래 역사대로라면 퇴레게네 섭정기간 전쟁은 하지만 같은 제국내 각 울루스에 대한 간섭은 없었으니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오고타이의 조문을 위해 카라코롬으로 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 전에 오고타이의 죽음을 고려에 알리는 일이 먼저였다.

“아니, 세자 저하께서 포함된 규모의 조문단을 꾸리라는 말씀입니까? 그건 너무 한 처사가 아닙니까?”

“지외무 대감, 몽골은 송과는 다릅니다.

그들은 유목민이라 어떨 때는 아주 화통하고 가진 모든 것을 내놓기도 하지만 또 어떤 때는 작은 일로도 전쟁을 일으키는 족속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지금 카라코롬에 인경공이 입조해 있는 마당에 조문단이 안경공보다 격이 낮다면 몽골의 조정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를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적어도 안경공보다 격이 높은 인물이 조문사절로 가야 할 텐데 그런 인물이야 고려에 두 분 뿐 아닙니까?

설마 고려의 전하께서 조문사절로 갈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그건 말도 안 됩니다.”

“그러니 세자를 조문 사절에 포함시키세요.

왕복하는데 1년 정도 잡고 갔다 오면 고려는 몽골로부터 안다라는 칭호를 얻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세자가 중요합니까 아니면 고려 조정이 중요합니까?”

“한울루스에서는 누가 가십니까?”

“왜요? 제가 직접 갈 겁니다.”

“칸께서요? 그렇다면야 우리도 거기에 격을 맞추기는 해야겠지만. 조정이 한동안 또 시끄럽겠는데요.”

“시끄러울 일이 아닙니다. 빨리 출발해 가급적 올해 안에 돌아오도록 하십시다.

나는 이미 떠날 날을 정했으니 만약 고려에서 나와 같이 가려면 서둘러 주셔야 합니다.

본래 궂은일은 먼저 하는 게 좋은 법입니다.

늦어서 상대방에게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단 말입니다.

기왕 해야 할 일이라면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하는 게 좋으니까요.”


“그래도 수행인원도 정해야 하고 일이 많을 텐데요.”

“굳이 수행인원을 많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호위할 군사 몇과 잡다한 일을 할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세자께서 가시는데 누가 수행한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세자 역시 무슨 유람을 가는 것도 아니니 고생은 각오해야 하고요.

나는 우리 학교의 학생들로 수행단을 꾸릴 계획입니다.

학생들에게 한울루스나 고려와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보이면 좋으니까요.

아마 그곳에 가면 여기 졸본보다 훨씬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도 볼 테니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도 알게 되겠지요.”

“흠, 학생들이라. 그러면 여기 학교에 있는 학생들 중에 고려인 출신은 우리 세자 저하의 수행단에 포함시키는 건 어떨까요?”

“그건 알아서 하십시오. 아! 그러고 보니 유공의 자제분도 여기 학교에 있지요?

잘됐네요. 자제분에게 연락해 세자 저하의 수행인원을 고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나는 고려 세자의 수행인원을 제외하고 고르면 되니까요.”


그렇게 하여 고려와 한울루스의 조문사절단이 결정이 되었다.

나와 고려의 세자, 후에 고려 원종이 될 왕식王植과 고려조정에서 고위 관료 몇몇이 참석하고 나머지는 졸본의 학생들로 사절단을 꾸렸다.

그리고 나는 출발하기 며칠 전에 학생들에게 일장 연설을 하였다.


“너희들은 처음으로 너희들이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지역을 보게 될 것이다.

어느 곳은 온통 모래만 있는 사막이기도 하고 또 어느 곳은 한여름에도 몸이 떨릴 정도로 추운 곳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눈은 파랗고 머리색은 노란 이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몸이 온통 수염으로 덮인 이도 있을 것이다.

말은 통하지 않을 것이고 먹는 음식은 여기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에서 배울 것이 있고 또 가르칠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지만 다만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앞에 말한 그 모든 것을 기록하도록 해라.

너희들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적은 견문록을 작성해 제출한다면 그 중에 으뜸인 것을 골라 내가 친히 큰 상을 내리고 그 책을 활자로 찍어 너희들이 읽었던 『치기야 여행기』처럼 세상에 널리 알릴 것이다.”


그렇게 날이 풀릴 때쯤 해서 나는 졸본에 처음으로 와 촌뜨기가 된 고려의 세자와 함께 일단 마차에 올라 요양을 거쳐 무순까지 달렸다.

무순부터는 말을 달리고 강을 건너 카라코롬까지 갔는데 고려의 세자는 종종 내게 고려도 한울루스처럼 길을 만들어야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반듯한 길을 마차로 달리는 것과 말등 위에서 엉덩이에 멍이 들 정도로 말을 달리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렇게 두 달의 여정이 지나 여름이 시작될 때쯤에야 일행은 카라코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카라코롬은 처음이다.

테무친을 만났을 때는 한번쯤 들를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안경공을 오고타이에게 데리고 갈 때 역시 오고타이가 변경에 있다는 말에 발걸음을 변경으로 돌리면서 카라코롬에 오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카라코롬에 도착해 도시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카라코롬은 정말 동양과 서양의 건축물이 조화롭게 구성된 아름다운 예술품이라 할 정도였다.

한쪽으로는 중국식의 건물들이 또 다른 쪽으로는 모스크를 중심으로 하는 회족들의 거주지가 또 다른 쪽은 흙벽돌로 지은 신장 지역의 건축물이 그리고 몽골 전통의 게르로 된 건축물까지 있었다.

또 오고타이의 궁전 한가운데는 은으로 만들어진 나무 조각상이 있었는데 꼭대기에는 나팔을 불고 있는 천사가 있고 그 아래에는 네 마리의 용이 있는데 그 용의 입에서는 마유주가 나와 잔치에 참석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마유주를 마실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들어보니 프랑스에서 사람을 불러 만든 것이란다.(실제로 몽골 카라코롬 박물관에는 이에 대한 그림이 있다.)

내 전생에는 알지 못하던 것이다.

물론 그때에는 이미 중국인들에 의해 카라코롬은 철저하게 파괴가 된 상태였으니 모를 수도 있다지만 아무튼 카라코롬의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눈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넓은 초원을 흐르는 카라코롬의 오르홍 강Orkhon gol을 끼고서는 많은 기술자들이 금속을 제련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이 각양각색인 것을 보면 몽골이 정복한 여러 지역의 기술자들을 끌어와 여기에서 일을 하게 하는 모양이었다.

아직 졸본에 있는 용광로는 만들지 못했지만 다양한 금속을 제련해 각종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곳의 금속기술이야 말로 세계 제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흠, 기회가 된다면 이곳의 기술자 몇을 데리고 갔으면 좋겠구나.’

마음속에 인재에 대한 욕심이 치미는 것을 막기가 어려울 정도다.


카라코롬에서 만난 안경공 역시 이곳에 푹 빠진 모양이었다.

거기에 그는 이미 여기 카라코롬에서 혼인을 한 상태였는데 그 상대는 오고타이의 여식 중에 하나였다.

그나마 퇴레게네의 딸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카라코롬에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의 쿠빌라이가 내게 제 어머니의 편지를 전해 주었는데 그 내용은 툴루이 가문의 자식들이 어찌 될 것인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에 대한 답으로 툴루이 가문이 일어서기 위해서는 테무게 사후를 기다리라고 하고 또 바투와 가깝게 지낼 것을 주문했다.

테무게가 사라지면 보르지긴 씨족 중에 가장 어른은 바투와 바투의 형인 오르다가 될 것이고 특히 무력을 가지고 있는 바투의 입김은 보르지긴 씨족 사이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사실 소르칵타니가 바투와 가까이 지내는 것은 이미 전생의 역사에 있던 일이다.

이는 모두 소르칵타니의 정치감각으로 그녀는 몽골에 있으면서 구유크가 바투를 치기 위해 몽골 중앙군을 이끌고 유럽 쪽으로 간다는 정보를 미리 바투에게 알려 바투가 이에 대비를 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그 원정을 떠나던 구유크가 객사를 하면서 사촌간의 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지만 바투는 소르칵타니의 정보에 대한 대가로 쿠릴타이에서 몽케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오고타이의 죽음]

언젠가 적었듯이 몽골의 많은 군주가 술로 사망한다.

툴루이가 그랬고 오고타이가 그랬으며 오고타이의 아들 구유크 역시 술로 사망한다.

반면 툴루이계의 아들들 중 술로 사망하는 이는 없다.

칭기즈칸은 알다시피 낙마 사고의 후유증으로 사망했고 몽케는 이질에 걸려 죽었고 쿠빌라이는 질리게도 오래 살아 고려 조정이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

 

그럼 툴루이의 아들들은 술을 좋아하지 않았단 말인가?

더구나 역사적 기록으로 보면 오고타이는 매우 이지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다.

이지적인 이들은 절제라는 것을 아는 경향이 있다.

 

오고타이가 술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것은 그저 정사에 불과하다.

비사에 의하면 테무게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 글에 적었듯이 오고타이의 중앙집권화에 대한 반대로 테무게가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다른 의견을 내고 싶다.

즉 테무게가 아니라 오고타이의 부인인 퇴레게네에 의한 독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수사드라마에도 나오지 않던가. 사건을 통해 이익을 본 자가 범인이라고.

 

오고타이는 본래 코추Kochu(1206이후~1236)라는 아들을 자신의 후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추는 1236년 송과의 전쟁에서 그만 죽고 만다.

오고타이가 코추에 대한 애정이 거기서 그쳤다면 어쩌면 오고타이는 더 오래 살았을 수도 있겠지만 오고타이는 코추의 아들 시레문Shiremun(?~1250)을 자신의 후임으로 생각하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을 퇴레게네의 입장에서 본다면 환장할 일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자식이자 오고타이의 장남인 구유크가 있는데 남의 자식도 모자라 이제는 그 자식의 자식을 후계로 한다니 말이다.

더구나 여자들이 어릴 적에는 그저 제 남편이 전부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남편이 아니라 자식이 전부가 되는 일이 지금 21C에도 있는 일이다. 하물며 13C에는 어떻겠는가.

더구나 퇴레게네는 본래 메르키트족에게 시집을 갔다가 칭기즈칸이 메르키트족을 정복하고 퇴레게네를 빼앗아 오고타이에게 준 여자였다.

이미 남자는 바꿀 수 있어도 자식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여자인 것이다.

아마 퇴레게네 입장에서는 자신의 친자인 구유크가 그녀의 전부였을 것이다.

 

더구나 퇴레게네는 나이가 들어 정치를 접하면서 정치에 대한 눈도 떴을 것이다.

그러니 구유크에게 바로 물려주지 않고 자신이 섭정을 맡아 5년이나 권력의 단맛을 보고 죽을 때가 되어 구유크에게 대칸의 자리를 넘기지 않았는가.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퇴레게네는 권력을 잡고 페르시아 출신의 파티마라는 시녀를 대단히 중용한다. 시녀를 말이다.

퇴레게네가 나이가 들어 파티마라는 여자와 동성애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을 수도 있고 파티마가 오고타이의 독살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페르시아 지방에서 온 이니 몽골에서는 모르는 독약을 가졌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전무해 작가가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다.

그저 테무게에 의한 독살설 정도가 작가가 찾은 게 전부다.

그러나 테무게가 오고타이를 독살했다고 작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테무게와 오고타이는 공간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반면 퇴레게네는 적어도 같은 궁에서 생활하는 처지다.

권력을 탐하는 이가 상대가 죽기를 기다린다면 주위에서 대기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무슨 변수가 생길지 알고 멀리 떨어져 있단 말인가.

또 오고타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테무게는 군사를 끌고 카라코롬을 방문한다.

그러나 퇴레게네가 군사를 끌고 온 것에 대해 면박을 하자 이내 군사를 돌리고야 만다.

이 일로 인해 1246년에는 테무게 측근들이 구유크 명으로 대거 제거되기까지 하는 것이다.

아무튼 권력욕이 있다면 군사를 끌고 와 아녀자의 면박에 군사를 물릴 수는 없는 일이다.

테무게가 그런 졸장부라고 여겨지지도 않고 말이다.

기록에는 없지만 혹 테무게는 오고타이의 죽음이 정상이 아니라 판단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일단 군사를 끌고 왔다가 퇴레게네의 말에 설득된 것은 아닐까.

 

반면 퇴레게네는 테무게를 물리친 후 카라코롬을 장악해 중앙정치 무대를 자신과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는 일에 바빴다.

심지어 오고타이가 채택한 중앙집권화라는 정책을 중단시켜 오고타이를 못마땅해 하는 이들을 위무하기도 하고 말이다.

마치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작가만의 생각일까.

그래서 작가는 오고타이의 죽음은 퇴레게네의 공작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이 소설에서는 오고타이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뉘앙스를 풍길 뿐 퇴레게네의 소행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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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출병 19.05.13 1,553 4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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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박작 +2 19.05.10 1,680 52 14쪽
92 전쟁준비 Ⅱ +1 19.05.09 1,653 53 13쪽
91 전쟁준비 Ⅰ +5 19.05.08 1,749 50 14쪽
90 입조 +4 19.05.07 1,699 51 13쪽
89 도량형 +2 19.05.06 1,738 57 13쪽
88 바투의 선물 +2 19.05.04 1,802 54 13쪽
87 2차 순례 +7 19.05.03 1,783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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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호패 +4 19.05.01 1,727 50 13쪽
84 각자의 생각 +3 19.04.30 1,726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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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장용 19.03.18 2,634 67 13쪽
48 주고 받다 +5 19.03.16 2,666 76 12쪽
47 테무친 죽다 +6 19.03.15 2,884 64 13쪽
46 군권 +1 19.03.14 2,698 72 13쪽
45 살리고 죽이다 +3 19.03.13 2,644 70 14쪽
44 동하점령 +1 19.03.12 2,737 66 13쪽
43 과학 +1 19.03.11 2,776 66 12쪽
42 화약 +4 19.03.09 2,856 68 14쪽
41 문제는 식량 +1 19.03.08 2,870 65 13쪽
40 나의 처지 +2 19.03.07 2,952 63 13쪽
39 밍캇 19.03.06 2,830 75 13쪽
38 졸본으로 19.03.05 2,938 77 13쪽
37 소르칵타니 +4 19.03.04 2,935 69 13쪽
36 쿠릴타이 +2 19.03.02 2,988 70 13쪽
35 한울루스 +2 19.03.01 2,996 71 13쪽
34 테무친 19.02.28 2,988 72 13쪽
33 이야기를 퍼뜨리다 +2 19.02.27 2,913 76 13쪽
32 텝텡게르 +1 19.02.26 2,874 71 13쪽
31 사기詐欺의 이유 +6 19.02.25 2,982 74 13쪽
30 기도를 하고 의례를 만들다 +7 19.02.23 3,070 78 14쪽
29 테무게 +2 19.02.22 3,072 74 13쪽
28 유덕용 +3 19.02.21 3,082 73 19쪽
27 졸본 +2 19.02.20 3,174 75 17쪽
26 터를 잡다 +2 19.02.19 3,190 71 16쪽
25 고향 19.02.18 3,155 71 15쪽
24 대만 +2 19.02.16 3,086 68 13쪽
23 사탕 19.02.15 2,991 68 13쪽
22 여정 +5 19.02.14 3,041 65 14쪽
21 선물 +3 19.02.13 3,088 73 14쪽
20 바스라를 떠나다 19.02.12 3,084 75 13쪽
19 탈출 +1 19.02.11 3,145 73 14쪽
18 중독 +2 19.02.09 3,155 64 13쪽
17 바부 +4 19.02.08 3,192 60 13쪽
16 고려 마을 +2 19.02.07 3,317 82 13쪽
15 바스라로 옮기다 +4 19.02.06 3,305 67 13쪽
14 아랍으로 가다 19.02.05 3,409 73 13쪽
13 신화를 만들다 +1 19.02.04 3,587 74 12쪽
12 베다 +2 19.02.02 3,757 74 13쪽
11 대고구려 +8 19.02.01 4,075 71 13쪽
10 사명을 가지다 +3 19.01.31 4,032 76 13쪽
9 번민 +3 19.01.30 4,318 71 12쪽
8 이적을 보이다 +2 19.01.29 4,538 78 12쪽
7 고려고약 +5 19.01.28 4,912 85 12쪽
6 영靈을 단련하다 +1 19.01.26 5,221 80 13쪽
5 파미르 탈출 +2 19.01.25 5,952 82 13쪽
4 몸을 차지하다 +1 19.01.24 6,965 93 13쪽
3 다른 차원의 지구 +2 19.01.23 7,931 86 13쪽
2 역사의 변곡점 +5 19.01.22 9,543 95 7쪽
1 프롤로그-전면 수정 +6 19.01.21 12,034 10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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